■동조자(내부의 스파이)
▪︎The Sympathizer는 베트남계 미국인 교수인 Viet Thanh Nguyen의 2015년 데뷔 소설입니다. 베스트셀러 소설이자 2016년 퓰리처상 소설 부문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독후감 : 진혜원)
▪︎남베트남 패망 당시 4세의 나이로 보트피플이 된 베트 안 응우엔의 작품입니다.
▪︎저자는 미국인 가정에 입양되어 영문학을 전공한 관계로 말과 글에서 동양인의 자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젊고, 쾌활한 분인데,
▪︎2016년도에 이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토크쇼에도 많이 출연해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이 책은 현란한 영어를 탁월하게 번역한 문장과, 베트남에 대한 깊은 역사의식, 그리고 전쟁과 전투 상황에 대한 스릴 넘치는 묘사가 모두 최고인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기 위해 빨리 퇴근하고 싶어질 정도로 폭풍적으로 몰입되면서도,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내부의 스파이로 인한 패망'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는 의식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1. 주인공은 미국이 엄청난 물자로 후원하는 남베트남의 장교로서, 장군의 비서로 활동하지만, 사실은 어린 시절부터, 소박한 호치민이 설립한 북베트남의 인민사상에 매료되어 있던 북베트남의 스파이였습니다.
2. 책은, 주인공이 남베트남 패망 후 베트남 수복을 꿈꾸는 장군을 수행하여 괌과 미국 서부로 망명한 후 다시 작전 수행을 위해 필리핀을 거쳐 캄보디아로 잠입하는 것이 큰 줄거리를 이루고,
3. 북베트남의 고위 정보장교인 친구 '만', 그리고 남베트남에서 주인공과 함께 간첩 활동에 동조하는 친구 '본'과 정보를 주고받고 활동하는 내용이 주된 가지를 형성합니다.
4. 남베트남 정보 당국도, 장군 지척에 스파이가 있을 것이라는 보고를 하지만, 장군은 주인공에게 스파이를 색출하라고 지시하고, 주인공은 엉뚱한 망명 장교를 스파이로 지목한 후 암살해 버립니다.
5. 또, 장군은 달러와 금괴를 쌓아두고 살다가 위기가 다가오자 가장 먼저 뇌물을 주고 탈출하면서도 인민들에게는 사이공을 사수하라는 모순된 지시를 내리는 부패한 인물이어서 남베트남의 패망이 일응 정당해 보이는 상황 묘사가 상당 부분 계속되지만,
6. 주인공의 끊임없는 간첩 활동과, 결국 캄보디아를 통해 잠입한 전투에서 주인공과 본만 살아남고 남베트남 출신 비밀 장교들은 모두 북베트남 군인들의 총에 사살당하는 상황을 초래하는 장면을 보면서, 베트남의 패망은 부패 뿐만 아니라 적군의 가치에 동조한 내부의 스파이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함께 첨부하는 사진의 서늘한 이미지와 함께 끊임없이 떠올랐습니다.
▪︎권력 분산을 통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가치에 대한 스파이가 나오지 않기를, 만에 하나라도 나온다면 철저한 경계와 감시로 제 자리를 찾아가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