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을 데리고 포항 구룡포에 갔을 때입니다.
점심 때가 되어 구룡포의 명물인 물회를 먹으러 그곳에 갔습니다.
작은 항구를 따라 다양한 식당들이 즐비했습니다.
여러 간판 중에서 유달리 '천자물회'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차를 세우고 그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천자'나 '천자봉'은 해병대 출신들에겐 매우 각별한 단어입니다.
신병훈련소에서 받는 훈련 중 가장 마지막에 하는 훈련이 부대에서 천자봉까지 완전군장을 한 채 왕복하는 장거리 행군인데 이 훈련을 마쳐야만 비로소 해병대의 상징인 빨간명찰을 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천자물회'
남다른 감회가 느껴져 그 집으로 들어갔는데, 아뿔싸!!
그 집 주인이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윤병태 선배님이셨습니다.
전혀 모르고 들어갔던 건데 거기서 전역한지 26년만에 선배님을 만나다니요.
그동안 연락처도 모르고 살았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운 해후였는지 모릅니다.
식당은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선배님이 바빠서 많은 얘기를 나눌 순 없었지만 짧게나마 각자의 삶을 나누었고, 안부를 교류했습니다.
명함을 주고 받으며 앞으로는 가끔씩 연락을 취하자고 했습니다.
각종 해산물, 과메기, 횟감 등을 주문할 때도 선배님께 연락을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조우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얘기하셨지요.
"죄 짓고는 못 산다"
정말입니다.
서로에 대해 좋은 인상과 감정을 갖고 있었던 까닭에 해후가 반가웠지만, 그 반대의 경우였다면 좀 어색했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크든 작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삽니다.
서로에게 복이 되는 그런 풋풋한 인간관계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내가 조금 손해보는 듯하게 살면 되지 싶습니다.
내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살면 될 성싶습니다.
오늘도 승리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