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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강북 ‘최대어’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
암초 만나 `흔들`
중앙일보 | 2018.12.18
서울 강북권 재건축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흔들리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이 구성한 ‘바른재건축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조합장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까지 개최하기로 했기?때문이다.
한강맨션 아파트 재건축은 지난달 불과 2개월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재건축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장 해임총회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비대위 “정보공개 위반한 조합장 해임시켜야”
업계에 따르면 한강맨션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27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2003년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한지 15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이다. 특히 지난 9월 건축심의 접수 이후 불과 2개월 만에 통과하며 눈길을 끌었다. 조합은 이르면 내년 초 사업시행인가를 얻은 뒤 시공사 선정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모처럼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던 상황에 ‘조합장 해임 총회’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가 발생했다. 조합장 해임 총회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조합장 해임 총회를 발의한 비대위 측은 조합장이 조합운영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에 고발된 조합장의 정보공개 위반 사항은 추진위원장 시절 월별 입ㆍ출금 세부내역 등 65건을 비롯해 총 99건이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조합운영에 관한 정보는 총회책자에 빠짐없이 담았고, 조합 설립 이후 최근까지 약 1년 반 동안 20개에 달하는 소식지를 배포하며 조합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무보수로, 직원도 없이 추진위원회를 운영하던 중 ‘클린업시스템’(서울시 온라인 정보공개 시스템)에 일부 정보를 늦게 공개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임총회를 개최할 정도로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비대위에서는 덮개공원 공사추진과 관련한 건설사업관리업체(CM) 선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조합이 무자격 업체 ‘미래안기술단’을 선정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조합은 미래안기술단과 컨소시엄으로 입찰한 무영씨엠 건축사사무소가 자격을 갖춰 문제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관련 입찰지침서를 확인 결과, 컨소시엄일 경우에는 대표사 한 곳의 자격을 평가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무영씨엠 건축사사무소는 지난해 기준 자본금 7억원, 매출액 412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512명이다.
이와 관련해 조합 한 관계자는 “덮개공원 공사를 추진하면 서울시 기부채납으로 용적률을 18% 상향 가능하고, 일반 분양자가 50% 비용을 지불해 초과이익환수세금까지 반영하면 세대당 8000만원 가까이 절감할 수 있는데 왜 자꾸 반대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비대위는 조합장이 업체와 뒷거래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하는데 사실 무영씨엠에서 처음 제시한 비용 50억원을 40억원으로 낮춰 계약한 장본인이 바로 조합장”이라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또 "그동안 비대위에서 제기한 고소ㆍ고발은 대부분 법원으로부터 무혐의 판결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일각에서는 이번 해임 총회로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에 제동을 걸릴 수 있고,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정법에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날로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 구역해지 사유가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한강맨션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지 1년 6개월이 경과한 상태로, 만약 20일 총회에서 조합장이 해임될 경우 조합 정상화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구역해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조합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만에 하나 비대위가 조합집행부를 몰아내고 집행부 자리를 꿰찬다 하더라도 또다른 비대위 등장이 예고돼 있어,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이촌동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업이 또 다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돈 이후 한강맨션 아파트 시세도 소폭 하락했다”며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시공사를 선정해야 시세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오는 19일 건축심의 통과 설명회 및 사업시행인가 준비를 위한 조합원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