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툇마루에 걸터 앉아서 초하루 꽃편지를 씁니다. 온갖 초록들이 가득한 앞 산과 이파리의 연두와 앵두알의 연두가 어우러진 정원을 바라보며 무슨 이야기를 써 볼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꽃편지라 해도 농사꾼이 된 지금은 농사 이야기지만 들어 주시겠지요. 3년차 초보 농군, 올해는 참깨 농사를 꼭 해 보고 싶어서 외숙모께 얻어 온 하얀 참깨와 지평의 어느 농군의 검정깨를 준비했어요. 외숙모는 당신은 하우스안에 심었는데 발아가 늦는다고 하시며 조금 나눠 주셨어요.
발아가 걱정을 안 하려면 소독이 된 판매되는 씨앗을 사서 뿌리면 되지만 자연농을 추구하기에 왠만하면 직접 채종한 씨앗을 심으려고 합니다. 씨앗도 소독을 하고 흙도 소속제를 넣고 자라면서 농약을 뿌리는 것이 일반적 농사법인것 같아요. 하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자연농법을 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특히 아버지)의 속이 터지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고집같지만 토종 씨앗으로 심고 땅을 가꾸다보면 흙이 건강해지고 씨앗도 보존하게 되고 더불어 행복한 농부로 먹거리를 만드는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자연농, 그래서 안 좋은 점은 수확량에 욕심을 부리지 못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좋은 점은 주어지는만큼 먹고 아무때나 아무거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발아가 잘 안되는 것 같다는 숙모님 말을 기억하고 상토를 조금 섞어서 밭을 일구고 씨앗을 줄 뿌림을 했어요. 그리고 BM을 물과 섞어서 뿌려 약간의 영양분과 수분을 보충했고 저녁에는 부직포를 덮어서 보온을 해 줄 요량입니다.
참깨가 들깨보다 먼저 심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잘 될거라 믿음을 갖고 씩씩하게 하지요.
흙을 일구다보면 많은 작은 생명들을 만나는데 그 중에 귀여운 아이를 만나는 기쁨도 있는데 바로 땅강아지랍니다. 일 하다가 만나서 사진은 없지만 흙속에서 나왔는데도 작은 몸이 아주 통통하고 앞의 두개의 발이 어찌나 힘이 센지요. 어릴때를 생각하며 한참을 손에 올려 놓고 놀아봅니다. 지금은 애완용이나 관찰용으로 사육을 하기도 한다네요.
하지만 생각치도 못한 복병이 있답니다. 한 열흘전부터 윗쪽 채마밭부터 아래쪽 쪽파, 완두콩밭까지 누군지 모르는 야생동물이 완져 쑥대밭을 만들고 있어요. 처음에는 열흘 전쯤 막 서너잎씩 나던 모종밭을 파 헤치고 무엇을 잡아 먹었는지 어떤 곳은 구덩이 깊이가 주먹이 쑥 들어갈 정도로 깊었어요. 상추랑 오이 수세미등 모종밭이 엉망이 되었었지요.
오늘은 완두콩밭이랑 감자 그리고 참외 수박밭까지 초토화를 해 놯네요. 이제 막 꽃이 피는 완두콩은 뿌리까지 뽑히고 중간에 몇개씩 심은 옥수수까지 뽑혀서 다시 심어주고 두더지 퇴치용 소리가 나는 것을 세워 봤는데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마침, 바람개비를 스무개 만들었는데 이거라도 설치를 해 봐야겠어요. 발자욱이 눈에 띄지 않는것을 보니 큰 짐승같지는 않고 지렁이를 잡아 먹으려고 그런것 같는데 어디까지나 짐작이고요.
5월은 초록이 짙어지는 달이고
5월은 후박나무 잎이 넓어지는 달이고
5월은 아카시꽃이 피는 달이고
5월은 마늘알이 굵어지는 달이고
5월은 완두콩 꽃이 피는 달입니다.
그리고 5월은 가족의 사랑이 깊어지는 달입니다.
바람재 들꽃님들, 지금 나의 옆에 있는 그 사람들과 후회없는 사랑을 하고 섬기는 기쁜 달이시기를 바래요. 그가 있기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에 그가 있는 삶, 그래서 오늘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별사랑님의 금난초
첫댓글 굿모닝? 5월이 활짝 열렸습니다
캔디님 자연농법 멋지세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힘들어도 재미있게 들려주시는 이야기
열심히 오늘을 사는 이야기입니다
5월에도 건강하게 즐겁게 씩씩하게
뿌리고 나누고 행복하겠습니다
바람재꽃님들과 함께요
사랑합니다♡♡♡
마냥 푸르른 5월입니다.
모두가
저 초록처럼
싱그럽고 씩씩한 계절이기를
바래봅니다~
사랑해요.^^
농사를 지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일기도 합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 일을 도와 여러가지를 해봤지만 저 스스로 농사 짓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거든요. 아것 저것 심어 보고, 지켜보고 기다리는 소소한 모습들....
건강한 식단의 기초이고
찐사랑의 기본을 추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심이 진심 감동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다음편의 아름다운 삶 기대도 또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할수록 보람 있는 일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누군든지 들리면
무엇이든 따 가라고 할 수 있는것이
감사고 행복입니다.
감사합니다.^^
노동절이라 조금 늦게 출근해도 되어 캔디님의 정성스런 삶이 가득 담긴 5월의 꽃편지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늘 행복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덩달아 행복이 가슴에 차오릅니다~
노동자의 날이어도 출근을 하셨군요.
아카시꽃이 피어나는
5월,
꽃향기만큼
모두의 마음도
향기롭기를 바래봅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저또한
2년지기작은것부터시작해
보았답니다
생각보다힘들고
실패가나오더라구요~올해는
좀더신경을
써볼생각입니다
함께화이팅
해보아요^~
실폐하면서
배우는 것 같아요.
올해도 팥을 벌써 심어서
웃자람을 근심하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농사꾼이 되어 가는 것이겠지욤.
함께 파이팅~^^
캔디님의 자연농사법을 응원합니다!
자연농은 누구를 의식하는 게 아니고 자신과의 약속으로 지속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적절히 보살피는 텃밭주인의 성의를 작물들이 원한다고언제나 생각하지요.
모자라는 게 많은 저는 그 놈들이 주면 얻어먹고, 덜 주면 덜 먹고, 안 주면 못 얻어 먹고, 정 먹고 싶으면 맘에 드는 시장물건을 사 먹습니다. ㅎㅎ
얻는 게 항시 모자라지만 두 아들들에게는 조금씩이라도 꼭 나누어 줍니다.
이왕 시작하신 자연농이니 중단없는 지속을 응원합니다!
친환경인증센타에서
나와서
풀관리를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데
"적당히 같이 키우려고요~"
했더니 고개를 갸웃등.
땅콩받 고랑이 왕겨를 뿌리며
풀들이 좀 덜 자라기를
바랬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자연농법을 계획하고 실천하며 농사짓는,
욕심없는 마음이니 가능한거겠지요.
쉽지않은 일이지만 응원할게요.^^
연둣빛이 초록으로 짙어가는 오월이 되었네요.
보이는 모든것이 다 아름다운 계절이네요.
잠시 쉼하는 소중한 시간을 꽃편지 쓰는 일에 할애해주셔서
아주 많이 고맙습니다.^^
캔디 님 밭 호작질 해놓은 그 녀석은 무엇일까요?
더 이상 안건드렸음 좋겠데요.^^*
친환경 밭이라
지렁이도
굼벵이도
땅강아지들도 많으니
그것들 잡아 먹는 아이일텐데
다 먹고 먹을거 없으면
안 오겠지…
생각하니 불편한 마음이 조금 가라 앉았답니다.
고마워요, 나영님.^^
5월은 가족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달이지요.
살금살금 봄이 다가와 이젠 아까시 꽃을 피웁니다.
농사일 너무 힘들게 마시고 천천히 하셔요
예, 조금씩
천천히
즐기며 할게요.
나물이 지천인데
주이언니는 언제나
오시려나요?
어린시절의 5월하면 아카시향이 먼저 떠오르면서
지금 코에 대고 맡고 있는것처럼 생생합니다
친환경이 좋기는 한데 노동에 비해 수확이 적으니
그것이 맹락없이 힘빠지는 일일텐데
꿋꿋이 해주시거라 믿습니다
그러기에 감사합니다
초하루 편지도요..
좋은 땅에서
좋은 작물이 자라고
좋은 음식 재료가 만들어 질테니
좋은 흙이 되도록
떳떳한 농부이고 싶습니다.
오늘도 풀속에서
쪽파 찾아 캐고 파김치 담궜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어느새 5월이군요.
캔디 님을 존경합니다.
저도 오늘 참깨를 넣었습니다.
코팅된 씨앗을 사서 두 알씩 넣고 모래로 덮어주었어요.
그리곤 풀이 무서워 풀막이 비닐로 고랑과 주변을 모두 덮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과연 이렇게 농사를 지어서 될까 하고 혼자 잠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늘 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쌤, 저도 어쩔수없이 가끔은 씨앗을 구입한답니다. 하지만 웬만하면
채종한 씨앗을 쓰고요.
풀, 진짜 무섭습니다.
그러나 안 무서운척
친한척 삐대며 해 봅니다.
~~^^
캔디님, 3년차 농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건강하고 즐겁고 지혜롭고 자연주의자의 농법으로 전원생활을 하시네요.
땅을 들쑤셔놓는 놈은 아마도 멧돼지가 아닐까요.
울 집에도 맷돼지가 내려온 적이 있었다는데,
마을사람들이 합심해서 두 마리를 잡았대요.
고라니는 올봄에도 여전히 발자국을 남기며,
먼저 비비추잎을 갉아먹네요.
남편이 초록그물망을 채마밭에 몇 이랑 쳐놓아서 오랜만에 상추, 쑥갓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네요.
우쨋든 몸 상하지 않게 천천히, 무리하지않게 농사 지으셔야해요.
전 꽃밭 담당, 남편은 채마밭 담당인데,
처음의 반의 반 정도만 일하고 쉽니다.
싱그런 오월, 청안하세요!
ㅎㅎㅎ 별꽃님, 맷돼지는 아닌것 같아요~
발자국이 없고요.
땅을 쑤신 자국이 맷돼지 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 동네도 맷돼지가 내려 오는데
이 밭은 망을 쳤는데
개울쪽으로 작은 짐승이 들어 오는것 같아요. 다 잡아 먹으면 안 오겠지요?
오늘 내편이 바람개비 스무개 달아 줬어요.
고맙습니다.
감사하구욤.^^
6시 못 되어 부엌창 커튼을 젖히는데 집 뒤 마른 논에 밀레의 이삭 줍는 이들처럼 구부정한 누군가가.
내가 보고 있는 걸 느꼈는지 순식간에 길 건너 산 쪽으로 겅중겅중 뛰어가는 그는 고라니였어요.
산짐승 들짐승에 길고양이들까지 거리낌없이 드나드는 양평생활은 이들과 같이 먹고 같이 굶고 그래야 하나봐요.^^
고라니는 자주 만나는 친구지요.
채마밭에 고라니 못 오게
경고등도 켜고
바람개비도 세우고
고라니 방지망을 치는데
그래도 내려오는걸 보면
사람들 먹는것이 맛나기는 한가봅니다~
와 진짜 농사도
잘지으시네요
어찌 그리도 척척박사님이세요?
세상에 만능박사님이시네요 어젠
휴전선 가까이에서 죙일 친구랑 해되다가 늦게 귀가해서 답신도 지각입니다
그야말로 캔디님은 뭐는 못하실까?
입이 딱딱 벌어집니다 내편과 양평에서 아버지 모시고 알콩달콩 살아가시는 모습이 꿀이 뚝뚝 떨어집니다
전 늘 남의편과
티격태격하는데
오늘은 반성좀 해볼까요
캔디님 만세 만만세 입니다
사진은 신탄리역
백목련님 못하는것도 많아서
실폐하는 농사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비밀로
쏘옥 빼는 거지요~
멀리 다녀 오셨군요.^^
지렁이를 잡아먹으려고 들 쑤시는넘은 아마 두더지일것 같습니다
두더지 잡는 약도 있다는데 캔디님은 안쓰시겠지요
제 지인중에 자연농법으로 농사짓는 이가 있어요
남편이
풀이 자라지 못하는 땅에선 곡식도 자랄수 없다고 ~
남편이 뚝심있다고 했더니
지인은 똥고집이라고 해서 한참 웃었네요
암튼 그렇게 풀속에서 자란 채소들과 곡식들을 가꾸며 농사짓는데 수익성이 없어서 남편은 조경일을 한다더군요
캔디님의 자연농법이 성공하길 바래요
콜라맘님 두더지는 아닌것 같아요.
자연농은 곧
모두를 살리는 농법이지요.
땅이 살아야 곡식이 산다는 친구분 남편의 말씀에 100% 공감하고요.
풀이 살아야 채소들도
사는 것이라는것이 제 생각이랍니다.
풀속에서 뭐가 있냐고들~ㅎㅎㅎ
하지만 있거든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