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해박의 효능

산해박(山-해박:Cynanchum paniculatum Kitagawa)은 박주가리과 백미꽃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지역에 따라 산새박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키는 60cm 정도이고 잎은 피침형으로 언뜻보면 버드나무잎이나 작은 대나무잎과 흡사하고 뜯으면 흰즙이 있으며, 꽃은 6~7월경 누런색이 도는 녹색으로 피어 8~9월에 열매는 박주가리나 하수오 열매의 축소판 같은 골돌과의 열매를 맺으며, 줄기는 가냘프게 보인다. 줄기는 강아지풀 모양으로 가늘게 보이지만 뿌리를 캐보면 의외로 실한 수염뿌리가 달려 있는데 마치 세신(細辛)의 뿌리를 연상케 하여, 처음 채취하는 사람은 대박(?)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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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박은 잎모습이 대나무잎과 비슷하고 뿌리는 세신과 비슷하여 죽엽세신(竹葉細辛),토세신(土細辛) 이라 불리우고, 대나무잎과 비슷한 이미지로 요조죽(療刁竹), 천운죽(天雲竹), 천죽(天竹)이라는 이름도 있고, 독특한 향으로 인해 일지향(一枝香),선향초(線香草)라는 이름도 있으나 서장경(徐長卿), 귀독우(鬼督郵)라는 이름이 한자명,생약명으로 자주 쓰인다. 이시진에 따르면 서장경은 사람의 이름으로, 항상 이 약으로 병을 치료하였으므로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 이름을 지었다- 라고 유래를 밝히고 있다. 신농본초경에는 석하장경(石下長卿)이라 기재 되었는데 둘다 산해박을 의미한다. 석하(石下) 즉, 돌 아래의 장경(長卿)이니 바위틈새에 자란 서장경을 품질 좋은 약재로 친다고 하나 생태상 주로 산지의 풀밭에 자생하고 있다.
재미있는것은 산해박의 다른 이름으로 영웅초(英雄草), 약왕(藥王)이라는 거창한 이름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름에는 유래가 있듯이 적은량으로도 신속하고 탁월한 효과를 내며 넓은 쓰임새를 가지고 있는 산해박에 어울리는 이명일 것이다.

산해박은 여름과 가을에 줄기와 뿌리를 채취해 씻어 햇볕에 말려 쓰는데,산해박의 약성은 신농본초경에-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며,명의별록등의 문헌에는-독이 없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약물이 작용하는 귀경은 심,간,위경에 들어가며 하루 4~12g을 물로달여 복용하며,환이나 술로 할 수 있으며,짓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는등 외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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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문헌의 효능을 발췌하여 기재해보면, 다음과 같은 효능이 있다.
신경쇠약/건망증/불면증/불안감/정신분열/악몽/진통(두통,요통,월경통,치통,타박상,복통,관절통 등)/진정/혈압내림/이뇨/부종/간경화로 인한 복수/이질/복부팽만/대상포진/두드러기/습진/각종 창증/만성기관지염/장염/피로감/강장작용/이명증/현훈/독사에 물린상처 등에 효과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본경(本經)에는 귀신 들린 물건이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독(毒)에 접촉되어 발생한 질환과 전염성이 강한 독한 질병과 학질(瘧疾: 말라리아와 같은 열병)을 치료한다.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강하고 빨라지며 가벼워진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별록(別錄)에는 기운을 북돋우고 수명을 늘린다. 또한 石下長卿(석하장경)이라고도 하는데,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치료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독기(毒氣)에 감염된 것을 치료하며 늙어서 정신이 혼미한 것을 치료하고 미친 듯이 달리고 울고 웃으며 슬프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을 치료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것을 볼 때 육체적 정신적질병 모두에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귀독우(鬼督郵),별선종(別仙踪)이라 불리는 이유도 될것 같다.
산해박을 술로 담가 마시면 풍습을 제거한다-라는 문헌도 있으니 술로 이용해도 색다른 맛을 즐기면서 약효를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이 술을 입에 물고 있으면 진통작용으로 치통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록도 있다.
현대적으로 밝혀진 약리작용은 진통, 진정작용, 관상동맥 혈류량증가, 혈압강하, 고지혈증강하, 억균작용 등이 보고되었으며, 심허하여 힘이 없거나 철분 결핍성의 빈혈증상에도 사용하며, 멀미,만성기관지염 등에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산후풍의 증상인 이명(耳鳴), 목이 뻣뻣한 감, 악몽(惡夢), 수면장애(睡眠障碍)와 현훈증(眩暈症)은 80% 이상 나았으며, 바람이 들어오는 듯한 느낌과 차가운 느낌, 여러 가지 통증(痛症)이 60% 이상 나았다는 임상결과가 <동의치료경험-외과편, 1994>에 실려있다.
이때의 복용법은 산해박을 가루내어 한번에 2~4g씩 하루 3회 온수나 술에 타서 공복에 먹으며, 보통 치료기간을 30~40일로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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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박뿌리, 줄기, 잎에 정유, 향기가 강한 쿠마린, 알칼로이드 등이 들어있고 뿌리에 1%가량의 페오놀(paeonol)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데, 페오놀(paeonol)은
진정작용, 해열작용, 진통작용, 진경작용, 소염작용, 지혈작용을 나타낸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작약에도 이 성분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있기도 하다.
이러한 약성으로 산해박 복용시 신체가 허약한 사람은 주의해서 복용하라는 주의사항이 있는데 신체가 허약할 경우 명현현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질병치료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전문가의 지도하에 복용하여야 한다.

최근의 주목할 만한 산해박의 임상예를 보면 신경쇠약/건망증/불면증/두통/불안감/피로감 등의 증상에 산해박 전초를 가루내어 꿀로 환을 만들어 1회 10~15g씩 1일 2회 복용한 결과 유효율이 94.1%로 매우 높은 치료율을 나타냈다고 한다(고려의학 제1권 46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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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습통의 치료에는 산해박 30~40g과 돼지고기 살코기 150g에 청주 75g의 비율에 적당히 물을 붓고 반으로 달여 1일 2회 먹으면 좋다고 하니 약선요리로 먹어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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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이나 간경변으로 인한 복수, 위가 차가워 생기는 복통 등에는 산해박을 8~15g 달여 복용하면 된다.
만성기관지염에는 산해박 37.5g을 달이거나 환으로 하여 두번에 나누어 복용하며 10일을 1치료 기간으로 임상실험 결과 단순형에서는 효과가 높았고 천식형에서는 조금 낮았다고 하며 어성초를 가해 쓰면 치료효과가 상승 되었다고 한다.(54례중 41례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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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가 팽만 할 때는 산해박 9~11g을 적량의 물로 달여 반사발 분량으로 해서 더울때 복용하며, 이질증상이나 장염에는 4~8g을 달여 1일 1회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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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에는 산해박 18g을 물에 담가 차로 복용하며 대상포진, 접촉성 피부염, 완고성 담마진 등에는 7.5~15g을 달여 내복하고 동시에 환부를 씻으며, 피부 가려움증에는 씻어 내기만 해도 된다. 타박상에의한 통증과 접골에는 적당량을 짓찧어 환부에 붙인다.
산행을 하다보면 산해박은 높은산 무덤가 주변의 풀밭이나 능선주변 산길의 양지쪽, 정상부근의 양지바른 풀밭 등에 한두포기씩 나는데, 한 뿌리 캐어서 뿌리의 냄새를 맡거나 조금 씹어보면 산행의 피로가 가시고 기분마저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방향성이라 차로 끓일 때에도 향기를 보존해 마셔야 약효를 볼 수 있으니 너무 오래 끓이지 말고 15~20분 내로 끓이는게 좋다. 이 산해박을 알아서 이용하게 된다면 산야초 즐기기의 색다른 멋을 알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