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목 병어과의 바닷물고기인 병어는 몸이 납작하고 마름모꼴로 생겨 수족관의 열대어와 비슷한 모습이다. 몸 빛깔은 청색을 띤 은백색으로 창백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몸체에 비해 입과 눈이 작은 것이 특징이다.
먼 바다에서 살다가 육칠월쯤 되면 산란을 하려고 연안으로 몰려와 중층을 무리지어 유영하는데, 이때가 가장 많이 잡히고 맛있는 시기다. 초가을이 되면 다시 먼 바다로 떠난다.
병어는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은 물고기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편어(扁魚)라고 표기하고 '머리가 작고 목덜미가 움츠러들고 꼬리가 짧으며 등이 튀어나오고 배도 튀어나와 그 모양이 사방으로 뾰족하여 길이와 높이가 거의 비슷하다. 입이 매우 작고 창백하며 단맛이 난다. 뼈가 연하여 회나 구이, 국에도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6~7월 산란기 맛 절정
비린내 적고 담백해 인기
우리 속담에 '병어 주둥이, 메기 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입이 작은 사람과 입이 매우 큰 사람을 농담조로 이르는 말이다.
병어는 생긴 것만큼이나 맛이 담백하고 뒷맛도 개운하다. 뼈째 씹을수록 고소하고 감칠 맛 있는 병어, 깻잎 한 잎에 얇게 썬 마늘과 풋고추를 한 조각씩 얹어 된장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가히 일품이다.
안도현 시인은 '병어회와 깻잎'이란 시에서 병어회를 맛깔나게 먹는 법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군산 째보선창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 주전자 시켰더니 병어회가 안주로 나왔다. 그 꼬순 것을 깻잎에 싸서 먹으려는데 주모가 손사래 치며 달려왔다. 병어회 먹을 때는 꼭 깻잎을 뒤집어 싸먹어야 한다고, 그래야 입안이 까끌거리지 않는다고.'
병어의 맛이 담백하면서 비린내가 덜한 이유를 먹이와 결부시켜 설명하는 사람도 있는데, 병어가 해파리를 즐겨먹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파리를 즐겨먹는 물고기로는 쥐치, 개복치, 병어 등이 있고 이들의 맛이 담백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