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책토론 기록
함께 읽은 책 | 강아지똥 / 권정생 글 /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출판 |
참석한 사람 | 김윤희, 이영미, 이재필, 강영숙 |
발제, 진행, 기록 | 강영숙 발제/ 이재필 진행/ 강영숙 기록 |
때, 곳 | 2018.4.28. / 부산동부지회 모임집 |
새롭다는 말은 젊다는 뜻인 것 같아요. 신입회원들과 만나는 자리가 더 설레는 마음이예요.
첫모임이다 보니 어려운 책보다는 서로의 얼굴을 알아가고 싶어서 우리나라 동화책 중에서 많이 읽히는 책에서 골랐고요, 신입회원 책토론 순서에 강아지똥이 있어서 이책으로 책토론을 시작합니다.
1. 오늘 토론에서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 발제자의 말: 나는 이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 강아지똥의 희생이 있었기에 민들레가 꽃을 피웠다고 생각했는데요,
처음 이 책을 만나는 독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2.오늘 토론에서 나눈 이야기 (소감 나누기)
- 희생은 아니고,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인다. 자연에서 거름이 쓰임도 중요하니까요.
모든 존재가 소중하고요, 처음태어나서 ‘더럽다’는 말을 듣고서 자기의 정체성을 모르는데,
더럽다는 말을 들었다니 너무 슬프다.
만약에 강아지똥이 처음부터 민들레를 만났더라면 자신이 고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첫인상의 각인된 영향이 크게 느껴진다.
- 처음부터 좋은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 도움이 될까요?
---> 다행복학교에서도 별나게 보이는 아이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시선이 각자 다르다.
함께 돌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학대받는 아이들이 힘들어 보인다.
- 강아지똥의 말 “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 아무짝에도 쓸 수 없을텐데...”라는 말이 거슬린다.
꼭 쓸모가 있어야만 하는지....
---> 희생이나 쓸모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자연현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쓸모’라고 표현하는 것은 인공적이고 도시적인 위생관념, 과학적인 세태의 반영이다.
자연의 관점에서 멀어지고 있기에 희생이나 쓸모라는 용어를 쓰고 교훈적으로 느껴지고 있다.
- 아이가 기저귀 찰 때,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아이들이 서로 자기 똥으로 놀고, 맛보고, 온갖 저저리 다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러던 아이들이 점차 사회화 되면서 똥이 더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요. 도시화 되면서 똥은 필요가 없다는 사회적 통념에서 점차 더러운 존재로 변하네요.
- 이책이 출판된 당시에 처음 읽었을 때 재미없다고 느껴졌다는 것이, 나도 나름대로 시골에서 살아온 경험이 많았는데, 개똥은 거름으로도 안 쓴다고 어른들이 말했었다. 흙덩이가 “내가 더 나쁘다”라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가뭄이 들어서 고추가 말라 죽었을 뿐이지 흙덩이의 잘못은 아니다. 작가는 비, 해, 거름 모두가 필요한 것을 알면서 흙덩이에게 자학하게 했어야 하나? 천지에 널려있는 흙인데도 도로 가져가는 농부도 이해가지 않았다.
- 이 책에서 그림이 뒷받침이 되지 않았다면 책의 감동이 떨어졌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그림의 표현이 아름다워서 새록새록 느끼게 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이 그림책을 아직까지도 소장하고 있다.
- 그림에서 캐릭터의 표정이 감정표현을 잘 드러나게 해서 마음에 다가와서 편하게 느껴진다.
3. 오늘 토론을 통해 모아진 생각, 혹은 혹은 쟁점으로 남은 것은 무엇인가요?
3-1. 작가의 입장에서 책을 쓰지만, 흙덩이의 자책은 흙덩이의 캐릭터로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 강아지똥이 흙덩이에게 “여기 와서 뒹굴고 있니?”라고 했다.
( ‘뒹글고’라는 표현이 직설적이라 잠깐 용어에 대한 나누고....)
- 흙덩이가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농부가 밭으로 가져가는 것이 흙덩이에게는 자존감을 생기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요? 아직까지도 첫느낌이 남아서 인지 이 책이 재밌게 읽히지 않네요.
- 내 느낌이 중요하지요. 동화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지만 어른인 우리에게도 남는 것이 많은 거니까요.
3-2. 이 책이 교훈적인가요?
- 단어 선택을 하는 것도 작가의 몫이다. ‘쓸 수 있는’ ‘착하게’ ‘나쁘게’처럼 뉘우침을 강요하게 만드는 용어가 거북해서 이책이 편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메시지가 강한 용어들을 어린이책에서 조심하면 좋겠어요.
- 도입, 중반, 클라이막스, 말단, 형식의 틀에 맞추어지는 화법을 여전히 구사하는 직접화법의 책이 많다. 간접화법은 답을 바로 주지 않지만 은유적으로 알려줘도 독자는 알 것 같아요.
- 이 책이 나올 당시의 우리나라에서는 동화 작가가 부족했던 것 같네요.
- 이 책을 이전에 사놓은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없더라구요. 이책이 전에는 재미없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그래서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온 작가이기에... 돌아가신 이후에 평가가 더 높아지는 것인가 봐요.
동화작가들에게는 ‘성자’인 셈이네요.
3-3. 아이들은 강아지똥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던데요. 영상(그림)이 주는 감동도 있을 수 있잖아요? 아이들이 강아지똥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 어린이책 작가들이 아직까지도 <강아지똥>에 의미를 두고요, 권정생 작가를 존경하는 이유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어른의 입장에서는 억지스럽기는 하지만요. 문장이 매끄럽거나 섬세하지도 않지만,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삶을 살게 해준 분이었다고 생각해요.
3-4. 만약에 강아지똥이 민들레(밝은 성격)를 제일 먼저 만났다면?
- 상상 안되요.
- 날아가 버려도 아무도 책망할 수 없는 새가 “똥, 에그, 더러워” 해버리고 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성향이나 외모로 이름을 지우는 사람들이요. 흙덩이처럼 자기가 한 잘못도 아닌데도 뉘우치는 사람도 있고, 엄마닭처럼 아이를 키우기 위해 종종거리기도 하고, 병아리처럼 철모르게 띡띡거리는 모든 사람들이 있어야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겠지요.
- 그래서 ‘쓸모있게, 착하게 살아야겠다’라는 말을 굳이 어린이책에서 직접적으로 쓰지 않았으면 해요. 그냥 흙이 되도 좋고, 잡초의 거름이 되어도 좋을텐데요...
3-5. 책을 읽을 때 책과 작가의 삶을 연관지어야 하나요?
-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게 된다. 문체의 매끄러움에 젖어서 빠지기는 해도, 반면 우리가 투박스럽게 살아가는 것처럼 작가의 투박스런 글에서 감동을 느끼게 한다.
- 작가에 대한 공부를 책토론과 함께 하면 좋겠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를 알아가면서,
- ‘권정생’이라는 이름을 빼고 (이름없는 작가라면) 이 책을 읽게 되었을까?
- 문학도 삶과 떼어 놓을 수 없기에 폭넓게 다가가야 한다.
-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고, 우리말로 풀어놓고, 따쓰한 마음이 느껴지는 작가가 소중하다.
-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고 싶다.
4. 오늘 책토론 한 책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 작가로서의 삶과 성찰과 그림의 어울림.
5. 오늘 토론한 책에서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요?
- 교훈적이고, 일방적인 대사.
***그래도 어린이책 그림작가들이 권정생의 이야기를 자기 책보다 더 정성들여 그리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