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서 오전 광한루와 춘향테마파크 관광을 마치고, 12시 30분에 50분 거리에 있는 하동 쌍계사로 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쌍계사 근처가 고향인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와 이미 고인이 된 또 한 친구와 3명이 쌍계사에서 일박한 적이 있는 곳이어서 추억이 서린 곳이고, 이후에도 아내와 간 적도 있고, 산악회를 따라 간 적도 있는 곳인데, 오랜만이어서인지 새로움이 있었다. 쌍계사 근처의 차 박물관에서 녹차 시음도 할 수가 있었다. 한 시간 30분 쌍계사에 머무른 후, 화개장터에 잠간 들려 30여분 장 구경과 남도대교를 구경하고, 최참판댁으로 갔다.
최참판댁 역시 두 세 번 간 적이 있는 곳인데 오랜만에 간 것이다. 주변 상가가 거창하게 조성되어 있는 것이 예전과 달랐다. 박경리의 유명한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곳이어서 드라마 촬영을 위해 조성한 셋트장이 유명하게 된 곳으로, 박경리 문학관이 함께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박경리 작가를 돋보이게 하는 시설이 많았다. 한 시간 반 정도 머무른 후, 마지막 코스인 하동 야시장을 향해 가다가 야시장이 오후 6시에 개장한다고 해서, 5시 20분경 하동송림을 지나면서 30분간 가이드의 배려로 송림에 내려 산책을 했다. 1977년으로 기억이 되는 추억이 있는 곳이다. 여수고에 근무하면서 여수중부교회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여름수련회로 학생들을 송림으로 데리고 가서 1박 2일 야영을 했던 곳이다. 그 때 좋았던 기분이 연상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좋은 송림의 분위기였다.
하동야시장에 오후 6시가 조금 지나 도착하여 7시 20분까지 머물렀다. 하동시에서 여행사에 보조금을 주는 여행으로 야시장에 1시간 반 이상 머물러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야시장 운영은 하동시의 중요 사업으로, 섬진강의 두꺼비 전설과 두꺼비가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해서, 커다란 두꺼비상을 시장 가운데 상징으로 만들어 놓고, 주변을 먹거리 위주의 상가로 조성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 있게 하려는 정책인 것 같았다. 행사장은 좁고 사람은 많아서 오래 있을 필요가 없는 곳이었지만, 보조를 받는 여행사의 입장에서 어찌할 수가 없어 계속 머물러 있다가, 10분 빨리 담당자의 양해를 받아 7시 20분 하동을 떠났다. 가수의 공연도 있어서 그런대로 있을 만 했고, 나는 주변 산책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밤 11시경 죽전정류소에 도착했고 전철을 이용하여 집에 오니 시계가 11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17시간 30분의 여행이었다. 넘치게 살아본 하루의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