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무단으로 퍼갈 수 없습니다. 서해안 최고의 일몰-꽃지해변 글/사진: 이종원 동해에 일출이 있다면 서해에는 일몰이 있다. 동해 일출은 분출되는 생명력이 쏟아진다면 서해 일몰은 고단함에서 해방된 여유가 흘러나온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보내는구나 ' 라는 자조섞인 아쉬움이 동반하는 것이 서해의 일몰이기도 하다. 태양도 오늘 하루를 보내기 아쉬운지 형형색색의 색감을 선사한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감동이 일렁인다. 할미바위 옆으로 서서히 떨어지는 꽃지의 일몰은 변산의 채석강, 강화도의 석모도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낙조로 손꼽히고 있다. 모두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의 대표 선수들이다. 3일동안 빡빡한 태안의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야 함에도 꽃지의 일몰은 나를 그냥 가게 하지 않았다. 날씨마저 청명하여 만약 오늘 일몰을 보지 못하면 다시는 그 장엄을 접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내 소매를 끌어 당겼는지도 모른다. 자연이 그려낸 장엄한 스팩타클에 마음껏 감동했고 너무도 평평한 진리를 깨달았다. '오늘 해가 넘어간다고 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잖아.
황도 안면대교를 건너 오른쪽 산길로 접어 들면 안면도의 또 다른 섬 황도가 나타난다. 근래 팬션이 많이 들어서 예전의 고즈넉함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300년이나 이어진 붕기 풍어제가 나를 끌었는지도 모른다. 그 옛날 천수만에 안개가 짙게 깔리자 출어한 어선들이 당산에서 비춘 불빛을 따라 마을로 돌아 왔다고 하여 정월 초이틀날부터 황소를 제물로 당제를 올린다. 제는 1박 2일동안 거행되며 마을사람들의 결속을 다지기도 하고 어선의 풍어와 안전을 기원한다. 만선을 기념하여 어선에 다는 깃발인 붕기를 들고 당집으로 달려가는 세시풍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이 제사를 꼭 보고 싶었건만 구정때 거행되는 바람에 한번도 본 적 없어 늘 아쉬움이 남는다. 황도는 일출의 명소로 유명하다. 섬 가운데에서 올라오는 해가 일품이다. 천수만에 방조제가 생기면서 가장 덕울 많이 본 곳이 바로 황도다. 바다의 목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갯벌에 바지락이 지천이다. 단일 면적당 바지락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이 황도라고 하여 황금도라고 불릴 정도다. 마을 안쪽의 폐교를 둘러보는 것도 즐겁다. 이순신동상, 손기정동상등 이발소의 촌스런 그림처럼 동상들이 작은 운동장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 담벼락 한쪽에 홈을 파서 세운 송덕비도 넉넉한 황도사람의 심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마을의 강명준 주사가 1936년 사재를 털어 학교를 만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마을사람들이 세운 송덕비다. 세월의 때가 잔뜩 묻어 있는 교회도 여전히 황도를 지키고 있다. 지붕에 새겨 있는 '福'자가 유난히 강렬하게 느껴진다. 복받은 마늘이 싱싱하게 잘도 자란다.
안면암 가는길에 정당리 소나무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소나무가 이렇게 길 게 뻗어 있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안면암 '정당리 소나무 군락지'에서 비포장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안면암이 나온다. 산에 자리잡아야 할 암자가 조용한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어 기분이 묘하다. 절집이라기 보다 멋진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처럼 보인다. 이곳에서 바라본 전망은 장쾌하다. 역시 안면암의 최고 볼거리는 지네처럼 생긴 부교다. 물이 들어오면 뜨고, 빠지면 가라앉는 부교가 200m나 이어지고 있다. 부교 위를 쿵당쿵당 걸으며 양편에 펼쳐진 갯벌을 감상하는 것도 서해바다를 보는 또다른 맛이다. 뻘에는 싱싱한 석화가 숨쉬고 있으며 미끌미끌한 망둥어와 자라까지 눈에 띈다. 이곳은 안면도의 동쪽에 자리잡고 있어 일출포인트로도 유명하다. 안면도는 한반도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안면암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꽃지에서 일몰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기지포 자연관찰로 천연기념물인 431호인 신두리사구를 보았는가? 모래언덕이 드넓게 펼쳐져 있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고운 입자의 모래가 파도와 바람에 실려 육지로 이동하여 모래언덕을 만든 것이다. 신두리사구 말고도, 삼봉, 기지포등 태안에는 사구가 참 많았다. 인간이 옹벽을 쌓아 모래 채취를 하는 바람에 그 많은 사구가 없어진 것이다. 꽃지의 할미바위까지도 예전엔 모래밭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걷기조차 힘든 자갈밭으로 변해버렸다. 인간의 탐욕은 이렇게 부메랑이 되어 다시 우릴 위협하고 있다. 모래언덕은 파도와 바람에 의해 형성된다. 겨울에는 북서풍이 갯벌과 해안의 모래를 언덕 위로 옮기고, 여름에는 파도로 해변의 모래가 유실되면 사구의 모래가 흘러내려가 채워준다. 그러나 옹벽이 이런 상호작용을 막아 놓았다.조류의 흐름을 왜곡시켜 모래를 싣고오는 파도가 해변에 머물지 못하고 튕겨나가면서 기존의 모래밭마저 쓸어내고 있다. 기지포해수욕장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모래포집기'가 지그재그로 설치하되 모래가 바다쪽으로 쓸려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 그 결과 모래가 높이 1m 가까이 쌓이는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모래포집기 위에 사구가 형성되면서 해당화, 통보리, 순비기등 사구식물들이 다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태안군은 이곳에 600m의 자연관찰로를 조성하여 사구식물과 갯벌생태계를 직접 체험하며 관찰할 수 있는 학습장을 만들어 놓았다. 관찰로는 해안사구, 곰솔림 관찰로, 사구식물관찰대, 조류관찰대. 패각전시대, 갯벌이야기등으로 꾸며 놓아 아이들이 흥미를 끌고 있다. 관찰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적격이다. 기지포 해수욕장 전경
고기잡는 돌그물 -밧개의 독살 남해 지족의 죽방렴을 보고 놀란적이 있다. v자 형의 참나무를 박아 그물을 만들어 놓고 고기를 건져 올리는 어로법에 무릎을 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남해에 죽방렴이 있다면 서해에는 독살이 있었다. 돌그물을 쌓아 올려 밀물 때 물의 흐름에 따라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그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게 하여 고기를 건져 올리는 어로법이다. 그 흔적들을 밧개해수욕장에서 찾을 수 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는 습기가 적당한 해안성 기후와 돌이 적은 토양 덕분에 소나무가 옹이 없이 곧게 자란다. 같은 나이라도 훨씬 크기 때문에 내륙의 소나무와 구별하여 '안면송'이라 부른다. 나무 기둥의 위 아래 굵기가 같고 원통형으로 곧게 뻗어 있어 목조 건물을 짓는데 최상품으로 친다. 그렇기 때문에 조선 왕실은 이런 혈통 좋은 소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도록 하였고 궁궐을 짓는 재목이나 배를 만드는 데만 사용했다고 한다. 자연휴양림을 산책하는 데는 대개 1시간 정도 걸린다.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걷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진다. 산림전시관에 들어서면 안면도의 역사, 문화를 알리는 전시품과 안면송을 이용하여 배를 만드는 모형등이 전시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야영장, 체력단련장, 놀이터가 있다. 특히 통나무 집이 예쁜데 주변환경과 잘 어우러진다. 한옥 통나무집도 있어 그 운치를 더해준다. 휴양림을 나와 놓쳐서는 안될 곳이 있다. 바로 위쪽의 수목원인데,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서면 서해바다가 한 눈에 펼쳐진다. 모감주나무 군락지 (천연기념물 138호) 안면도의 모감주나무 군락은 꽃지해수욕장에서 구름 다리를 건너 젓개포구에 자리잡고 있다. 숲의 길이는 120m, 너비 약 15m로 바닥은 자갈로 덮여 있으며, 높이 2m쯤 되는 나무가 400∼500그루 정도 자라고 있어 마치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는 모감주나무 외에도 소사나무, 졸참나무, 신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도 함께 자라고 있다.모감주는 절집의 염주알로 쓰이기 때문에 주로 절에서 정원수로 심는다고 한다. 원래 모감주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어 중국내륙에서 자라던 나무의 종자가 해류에 밀려와 이곳 안면도에 군락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꽃지해수욕장 젊은이들의 최고의 데이트 코스는 꽃지 해수욕장이 아닐까? 꽃지라는 어감부터 연인들의 심성을 자극한다. 백사장 길이가 3.2km. 걸어서 왕복 2시간이 걸릴 정도로 긴 해변이다. 특히 야간 데이트 코스로 좋다. 은은한 나트륨 조명이 내려 비출 때 철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애인과 한적하게 거닐면 기분은 최고조에 이른다. 밤에는 오션캐슬 야외무대에서 통기타 무대가 펼쳐지니 그 분위기에 흠뻑 빠져도 좋다. 할미바위 앞에서 굴을 팔고 있는 할머니들. 어리굴젖 맛이 고소하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의 슬픈 사랑 이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신라 때 바다를 장악했던 장보고가 최전방 기지인 안면도에 승언 장군을 지휘관으로 보냈다. 승언장군의 부인은 빼어난 미모를 지녔으며 두사람의 금술은 주위에서 부러워 할 정도였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지극한 사랑은 부하 병사가 시기하였고 이를 안 승언장군은 바다에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바위섬에 초가집을 짓고 떨어져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장군은 출정하게 되었고 부인은 그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바위로 굳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마주보고 선 두 바위는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안타깝게 바라만 보고 있다. 이 일대 지명이 '승언리'인 것을 감안하면 꾸며낸 허구는 아닐 것이다. 꽃지일몰의 황홀경
해를 보고 소원을 빈다지..
모놀과 정수 .....여행작가 이종원 홈페이지
*주의 모든 원고와 사진의 저작권은 저작자에 있습니다. 사전동의 없이 무단게재 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됩니다
|
첫댓글 보고 또 보고 .... 회 접시에 침 꾸~울꺽 삼키고 갑니다.
안면도는 언제봐도 아름답네요... 해의 붉은 기운은 필터인가요? 저 색감이 항상 부러워요....^^;;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가 속인의 눈을 가리는가 봅니다.수없이 다녀온 곳이라도 휭하니 지나처버리곤 해서.... 대장의 그림과 설명을 접하면 이렇듯 새로운것을...... 애 썼고 고마워요.
항상 대장님의 담 답사지가 기대됩니다... 많은것을 보여주기위해 무척 애쓰시는 수고로움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내일 아침 태안여행을 갑니다.1박2일 코스이고 꽃지해변에 숙소는 마련되어있습니다.이종원님께 제일로 멋진 여행코스 안내를 부탁드릴께요.... 내일 아침 9시30분에 서울 송파에서 출발해서 다음날 오후에 서울에 돌아올 예정이거든요... 시간이 없어서 빠른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__)죄송
안면대교-기지포해수욕장-밧개해수욕장-모감주나무-안면자연휴양림-꽃지일몰-숙소-야간꽃지해변산책-포장마차도 좋음-샛별해수욕장-장삼.장돌-바람아래해수욕장-패총박물관-가경주포구-영목-안면암-황도...이런 일정이면 좋겠네요. 나머지는 여행후기 참조하세요.좋은 여정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