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하나] "서울로 향하는 열차에 오르며..." (AM. 06:20-1504통일호)
그동안 열차를 타고 전국각지를 다니면서 늘 어디론가 떠날때면 난 무엇을 얻기 위함이고, 또
무엇을 버리기 위함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난 애써 무엇을 비워내거나 과거를
회상하기 위함이 아닌 오직 차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
자체에 대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열차를 탄다는 것에 대한, 그리고 슬플때나 기쁠때나 내곁에
있던 음악과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것은 아마도 내 마음의 키가 어느덧 훌쩍 커버려 담담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내가
어른이 되었다는 뜻이리라..
한줄기 빛을 내뿜으며 12월의 새벽을 달리는 열차와 같이 지금 내 삶도 그 끝을 알 수 없을 테지만
언젠가 내 삶에도 지리한 겨울이 지나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는 자연의 대법칙처럼 그렇게
행복한 날도 찾아오리라..
[스토리 둘] "울산행 새마을 제71열차." (AM. 09:30-서울역)
내 친구 은정이가 사는 울산까지 이용할 열차는 서울역에서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여 종착역인
울산에는 오후 2시 28분에 도착하는 새마을 제71열차이다. 이 열차는 이른바 장대형 새마을로서
1호차부터 8호차까지는 포항행, 8호차부터 16호차까지는 울산행 새마을인데 물론 열차번호는
각각 95, 71로 틀리며 경주에서 두 열차는 분리되어 포항과 울산으로 향하게 된다. 이 열차의
가장 큰 특징은 영등포나 김천등 주요역들을 무정차통과 한다는 것이다.(열차시각표는 다음과
같다...서울 : 09:30 수원 09:55 천안 10:27 대전 11:09 구미 12:16 동대구 12:45 영천 13:15
경주 13:49 울산 14:28 )
그래서 시속 120KM정도로 출발 약 30분만에 수원역에 도착한다. 역시 새마을의 강점은 빠른 속도
와 편의 시설의 완비, 제일 좋은 것은 차장이 여자라는 것^^;;, 고품격의 스테인레스스틸차체,
열차내 모든 정보가 천장에 달린 LCD모니터로 디스플레이되며, 각종 영화, 오락프로그램등이
방영되어 팔걸이에 달린 헤드폰시스템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 등등..
그러고 보니 새마을을 이용해 보는 것도 거의 7개월만의 일..(5월 5일날 목포발 서울행 새마을
제122열차를 이용한 후로..)
[스토리 셋]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AM. 10:04 수원-세류간 운행중..)
어제 반지의 제왕2편을 봤다. 1편이 워낙 화제를 불러모았고 스펙타클하고 초대형 스케일로 블록
버스터의 제1선에 있었기 때문에 잔뜩 기대하고 보았었는데 내 기대에 어긋남이 없었다.
2편은 인간족의 땅인 로한 왕국을 멸망시키고 인간을 멸종시키려는 암흑의 제왕 '샤우론'과 사악
한 마법사 '사루만'이 우르크하이 1만대군으로 헬름요새를 공격하고 반지원정대의 주요인물인
인간족 '아라곤'과 엘프족인 '레굴루스' , 난쟁이족인 '김리'와 로한왕국 사람들이 이를 막아내고
결국엔 백색의 마법사로 부활하여 사루만과 대등한 실력을 가지게 된 마법사 '갼달프'가 로한왕국
에서 추방되었던 기병 2천명을 원군으로 데리고 와 '샤우론'의 1만대군을 격파한다는 내용과
반지를 운반할 운명을 지게 된 호빗족 '프로도'와 그의 충실한 친구 '샘'이 불의 산이 있는 '모르
도르'에 도착하기까지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내가 2편에서 가장 감명깊게 봤던 것은 헬름협곡
에서의 대전이었다. 여기서 현대전과 비교해서 잠깐 말해보자면 몇가지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다.
반지의 제왕의 시대적 배경이 언제인지와(샤우론과 인간-엘프동맹의 최후의 혈전이 있었던 1편의
전시대 배경이 1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데...) 사루만이 만들어낸 우르크하이군의 공격대형
이다. 1만대군이 가로, 세로의 일정한 공간에 밀집해 있으면 적 공군 폭격기의 융단폭격 대상이
되기 쉽다(현대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하긴 그 시대에 폭격기가 어디었었겠어..ㅡㅡ)
1만대군이라 봤자 미공군의 B-52나 B-1과 같은 전략폭격기 8대(2개 편대)가 폭격한다면 단 30분
만에 1만명을 궤멸시켜버릴 수 있다. 물론 사용무기가 비핵재래식이 아닌 핵무기라면 사정이 달라
진다. B-1 랜서(전략폭격기)가 전략핵폭탄인 B-83(탄두위력 1메가톤-TNT폭약기준 1백만톤의 폭발력
)1기를 탑재하고 출격하여 우르크하이군 중간에 투하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벌이질까?..
헬름요새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가정하면 우르크하이군의 70%정도 되는 약 7천명이 폭발순간에
화이어볼(화구)속에서 흔적도 없이 소멸되며(즉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야기이다.) 주위에
엄폐물이 있더라도 나머지 20%정도로 후폭풍에 의해 비산물에 강타되거나 내장이 파열되어 몇분
안에 죽게된다..또한 이웃 곤도르 지방과 로한왕국은 향후50년간 핵불모지가 된다..
이 핵폭탄이 샤우론의 모르도르 지방에 떨어진다고 하면 영화에서 처럼 싸우고 지지고 볶는
그런 수고스러움 없이 그 땅에 있는 생명체는 모두 멸종되며 종국엔 중간대륙 전체에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쓸데없는 생각을 좀 해봤다^^;;하도 요즘 북한 핵문제로 씨그러워서..
[스토리 넷] " 대전..한때의 기억들... (AM. 11:12 - 대전역사를 빠져나오며..)
작년은 유난히도 대전에 많이 다녔던 해였다. 8월달에 '레일로드'란 다음카페 운영자회의, 9월달
에 카페정모, 11월달엔 한 사람이 보고 싶어서..
철도회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서 알게 된 대전에 사는 2살 연상의 누나가 있었다. 유난히 어
린 시절의 대부분을 혼자 보냈던 기억에 난 유난히 정에 약했다..8월 15일 광복절날에 그 누나를
알게 된지 1달만에 서울에서 그 누나를 만나 창경궁도 가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으며, 당시 한참
히트쳤던 '엽기적인 그녀'도 같이 봤다. 창경궁을 걸으며 유난히 땀을 많이 흘렸던 나였기에 땀이
송글송글한 내 이마를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던 어머니같은 따스함과 다정함에 언젠가부터 그 누나
를 좋아하게 되었고 춘천에 슬픈 기억이 있던 누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결국은 누나도 내가 누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좋은 누나로 남고
싶어했다. 작년 10월 한달동안 마음을 정리하고 11월 3일날 같이 정동진 갈려고 했던 계획이
누나의 집안 사정 때문에 취소되고 대신 누나를 이성으로 좋아했던 누나로서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서 대전으로 내려갔다..그리고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후로 해가 바뀌어 2월 23일날 대전에 갔었을 때 누나는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했고 난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그날 누나를 대전에 두고 올라오면서 난 앞으로 누나를 자주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물론 복학후 본격적인 학교 생활과 고시공부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어느새 생긴 누나와의 거리감 때문이었다..
어느 순간에서부터 난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고 내 자신을 챙기기에 바빠지고 있었다.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는 내 자신의 의지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내 마음속의 작은 소망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늘 왜 나만 먼저 연락하고 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내 자
신에게 던지는 의구심이 그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카페활동 한답시고 정작 내 주위의 중요한 사람
들에게 소홀히 한 것이 너무나 후회스러웠다..그 시간에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했으면 지금
쯤은 사법고시 1차를 볼 정도의 실력은 되었을 것이고 내 친구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
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단지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인데..
그러나 그 누나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한때는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나에겐 더없이 소중
한 사람이었다. 단지 그 사람이 나에게 연락을 자주 안하고 챙겨주지 않는다고 해서 나 역시 단순
히 대응식으로 그 사람을 내 일상에서 제외시킨다는 것..그건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오늘 누나가 살던 대전역을 지나면서 문득 누나가 생각나서 참 오랜만에 전화를 했다.
긴 시간 서로의 바쁜 일상에 부딪혀 연락 한번 못했지만 누나는 단번에 내 목소리를 기억해주었고
또 반가워하는 눈치였다...그러했으므로 누나는 나에게 여전히 "좋은 사람"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도 적어도 영원을 위해서는 노력해봐야 할 것들이 아직 우리에겐
많이 남아있다...
[스토리 다섯] " 고대 신라의 고도, 경주..." (PM. 1:50 - 경주역)
우리 가족은 한번도 기차여행을 해 본적이 없다. 내가 어렸을 적 큰집이 있던 남양주 금곡에 몇번
다녔던 것이 전부이고 그나마 그것도 중학교 이후로는 거의 없었다. 아버지는 유난히 경주에 와
보고 싶어하셨다.(내색은 안하셨지만..) 부모님 두분이 신혼여행조차 제대로 다녀오신 적이 없을
정도로 우리 가족은 먹고 사는 일에 매달려야 했다. 그나마 형편이 나아진 지금도 그것은 변함이
없다. 나 혼자 이렇게 새마을을 타고 경주에 와보는 것이 아버지, 어머니에게는 정말 송구그러울
따름이다.
내가 특수부 검사(꼭 특수부가 아니더라도)를 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 국법질서를 바로 잡고 국민
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는, 그리고 무엇보다 내 소신대로 일할 수 있다는 것, 그럼으로써
내가 살아가는 의미를 찾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또다른 이유는 지난 23년동안 고생만 해오신
부모님께 내가 존경받는 검사가 되어 효도해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두분은 내가 검사
임용을 받는다면 누구보다 더 기뻐하실 테니까..그날이 어서 와서 부모님과 함께 이 새마을을
타고 경주에 꼭 한번 와보고 싶다...내가 검사가 되려는 것은 이 두가지 이유뿐이다. 그리고 난
앞을 향해 달릴 것이다..
[스토리 여섯] "어느 낯선 거리에서.." (PM. 3:56 - 울산 '코리아나 호텔' 부근 카페 '초콜릿')
내가 사는 곳을 떠나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낯설음으로 다가오면서 한편으로는
나를 모르는 사람들도 북적대는 곳을 걷는다는 것..즉, 자유란 이름으로 불려지는 또다른 것..
여행은 낯설음을 느끼기 위해 떠나는 것이지만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치던 1999년 겨울 제주에서
느꼈던 낯설음만큼 나에게 엄청난 낯설음의 벽으로 다가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느껴졌던 낯설음들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만큼..
낯설음은 우리에게 우리 주위의 익숙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매일 다니던
학교,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도시를 떠나면 도시가 그리워지고, 사람을 떠나면 사람들이 그리워지듯이..
[스토리 일곱] "시외 음악과..그리고 MILLER" (PM. 5:08 - 카페 '초콜릿')
다시 새해 아침에.. <이태수님>
새해에는 새로이 눈뜨게 하소서..
낡고 오랜 집에 그래도 살더라도
다시 살게 하시고, 새꿈을 이루게 하소서.
잠을 터는 산발치의 한 그루 소나무.
벗을 것 다 벗은 미루나무 빈가지에도
새로운 피가 돌게 하시고
얼음장 밑 물고기들, 빈 들판 위를 비상하는
새들의 기다리는 눈빛에도
아름답고 새로운 꿈이 반짝이게 하소서....
가위눌리고 구겨진, 뒤틀리고 이지러진
우리 마음의 어둠과 그늘들이
막 태어나 퍼덕이는 햇살에 말끔히 씻겨지고
오로지 생명과 사람의 길로 나아가는
지혜와 너그러움이 돋아나게 하소서
낡은 책장을 덮듯, 컴퓨터의 칩을 갈아끼우듯
어제의 허무들을 죄다 지워 버리시고
이 아침부터는 진정 다른 세상
둥글고 따스하고 넉넉한 나라이게 하소서...
주먹풀고 무겁게 자기 가슴이나 치는
눈먼 바람 앞에서 속으로만 고개를 젓는
그런 안개마을의 어두운 사람들을 위하여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어린 양떼의
이마 넓고 푸른 목자를 위하여
흔들리지 않는 말들과 우리의 새문법을 위하여
이 아침에는 새로운 은총이 온누리 가득
내리게 하소서, 새해 새 아침에는
우리 모두 거듭 태어나게 하소서.
2003년 "좋은 생각" 1월호 중에서..
가수 : 박효신
곡명 : 모래성
잊혀질만큼 괜찮을만큼
조금만 사랑했다면 좋았을텐데
너도 나처럼 이런 생각하는지..
오늘은 왠지 더욱 힘들어
잠들수 없어
우리 사랑한 날들
매일을 마지막처럼 너무 간절히 사랑한
추억은 이별이란 파도에 무너진 모래성처럼
아름다울수록 더 아프단 걸
왜 그때 우린 알지 못했나
아니라는걸 안된다는걸 맨처음 알게 됐을때
포기했다면 너같은 사람 마음 아프게하고
미련한 나를 만나는 일은 없었을텐데
우리 사랑한 날들
매일을 마지막처럼 너무 간절히 사랑한
추억은 이별이란 파도에 무너진 모래성처럼
아름다울수록 더 아프단걸
왜 그때 우린 알지 못했나
노력해볼게 오랜뒤에 다시만나면
된다고 참아낼수있다고
웃으며 말하던 네가 나보다 더 힘들테니까
너무 소중한 추억 하나까지 시간이란
파도에 다시는 씻기지 않게
나의 아음속에 널 간직할게
영원히 무너지지 않도록
[스토리 여덟] "좋은 사람....." (PM. 11:25- 울산역, 510열차에 오르며..)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든일, 슬픈일, 고통스러운 일들을 겪지만 그럴때 마다 좌절하지
않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럴때마다 손을 내밀어 이끌어 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만난 은정이란 친구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인, 나에게는 몇 안되는 친구
이다. 비록 몸은 춘천과 울산이라는 물리적인 거리로 떨어져 있지만 결코 은정이가 춘천에 있는
여타의 친구들과 다르지 않은 결코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친구라고 나는 믿는다. 아까 울산에
도착하여 뭔가 기억될 만한 선물이 없을까 하고 1시간정도 울산 시내를 돌아다녀 대형 팬시점
에서 목걸이 하나를 샀다. 그리고 은정이가 일이 6시쯤 끝나서 태화강변에 있는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춘천에서 출발한지 13시간만에 볼수 있었다.
처음 춘천에서 떠나올 때 아무리 메일을 매일 같이 주고 받았다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되지 않을
까 싶은 생각이 앞섰지만 은정이나 나나 모두 좋은 친구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런 어색함은
다행히도 없었다. 은정이의 구수한 입담과 쾌활하고 명랑한 성격과 나의 사교성..^^;;
좋은 사람과 같이 보냈던 시간들이었기에 난 모처럼만의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의 볼품없는 싸구려 목걸이 하나에도 좋아하는 은정이에게 난 정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510열차 출발시간과 은정이의 귀가시간이 되어 은정이와 헤어질 때 난 시월애에 나왔던
이정재의 그 대사를 어김없이 나도 모르게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항상 내가 볼 수 없는 곳에 있었습니다...그래서 그 사람들이
더 그리웠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난 청량리로 향하는 열차에 오를때까지 내 좋은 사람이 사는 울산의 밤하늘을 한없이...
그리고 또 한없이 바라보았다..
[스토리 아홉] "집으로......" (22일 AM. 06:56-청량리역)
드디어 7시간의 긴 여정의 종착역인 청량리역에 도착하여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열차인
춘천행 무궁화에 올라서 집으로 내려간다. 여행이란 것이 늘 아쉬움과 진한 고독을 남기는 것이
지만 이번 여행은 나에게, 내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더없이 소중한 여행이었다
이제 전국 6대 광역시를 다 둘러보게 된 것도 그렇고 전라도 목포에 사는 혜진이와 함께 경상
도 울산에 사는 은정이라는 좋은 친구를 만났기 때문에 더 가슴에 와닿는 여행이었는지도 모르겠
다. 울산에서 청량리까지 장장 7시간을 밤새 달려오면서 밀려드는 잠 때문에 이번 여행을 정리할
시간은 없었지만 어차피 어떤 목적을 가지고 떠난 여행도 아니었고, 어떤 것을 느끼려고 떠난
여행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건 아무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열차를 마음껏 탓다는 것과 보고싶었던 친구를 만났다는 것과,
그리고 돌아갈, 내일부터 또다시 활기차게 시작할 내 소중한 일상이 있다는 것이다...
카페 게시글
기차여행(경상도)
2002년 12월 21일 울산여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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