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일기 쓰기' 는 어느 집에서나 고민하는 주제 중 하나다. 왜 써야 하는지는 아이와 엄마 모두 공감하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일기. 끙끙대는 아이에게 엄마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 실마리를 풀어주는 엄마와 자녀 대화법과 사례별 고민에 대한 솔루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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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아이 마음 들여다보는 대화로 시작 |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힘들어할 때 가족과 대화를 통해 일기 내용을 이끌어가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서울 고명초 김수정 교사는 "엄마와 나누는대화 내용을 글로 쓰며 재창조하는 연습을 반복하면 아이의 글쓰기 실력이 월등히 향상될 수 있다" 고 강조한다.아이의 일기를 볼 땐 글씨 모양과 맞춤법, 띄어쓰기가 엉망이라도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 먼저다. 경희대 평생교육원 논술·토론 지도과정 최영신 교수는 "칭찬할 구석이 없는글이라도 '엄마한테 보여주는 거야? 고마워' 라고 말하며 감격하면 아이는 용기를 내 다음에도 글을 쓰고 싶어 한다"고 설명한다. 서울 성신초 홍성원 교사는 "일기 쓰기를 위한 대화라도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하는 엄마의 따뜻한마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대화를 통한일기 쓰기는 아이의 정서도 건강해질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방법" 이라고 조언한다. |
대화로 풀어내는 일기 쓰기 |
엄마_ 오늘 가장 재밌었던 일이 뭐니? 생각이 안 나면 시간표를 봐도 좋아. 아들_ 수학, 즐거운 생활, 국어, 바른생활. 아, 즐거운 생활 시간에 꼬리잡기를 했어요. 엄마_ 그럼 꼬리잡기로 일기를 쓰면 되겠구나. 제목을 한번 정해볼까? 아들_ 신나는 꼬리잡기 어때요? 엄마_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런데 꼬리잡기는 어떻게 하는 거지? 아들_ 가위바위보를 해요. 그래서 제일 먼저 이긴 친구가 머리가 되고요, 모든 아이들에게 진 친구가 술래가 돼요. 엄마_ 그럼 술래가 아닌 친구들은 어떻게 하니? 아들_ 머리 뒤에 붙어서 긴 꼬리를 만들어요. (중략) 엄마_ 재미있네. 오늘 겪은 일이 차근차근 떠오르니? 아들_ 네, 수업 시간에 꼬리잡기한 내용으로 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의 일기 |
날짜 : 2013년 5월 7일 화요일 날씨 : 맑았다 오후에 비 제목 : 즐거운 꼬리잡기 |
즐거운 생활 시간에 꼬리잡기를 했다. 꼬리잡기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팀을 정하고 가위바위 보를 통해 술래를 정한다. 제일 먼저 이긴 사람이 머리가 되고, 끝까지 패한 사람은 술래가 된다. 두 번째로 술래가 아닌 친구들은 머리 뒤에 붙어 긴 꼬리를 만드는데, 꼬리가 술래에게 잡히면 꼬 리는 술래가 되고 술래는 머리가 되어 놀이를 계속한다. 중간에 허리가 끊어지면 술래는 끊어진 자리에 들어가고 꼬리가 술래가 되어 놀이를 이어간다. 우리 팀은 나와 민지, 진수, 미영, 지훈, 진영, 사랑이가 한 팀이 되어 가위바위보를 했다. 수정이 가 제일 먼저 이겨서 머리가 되었다. 꼬리는 진영이가 되었고 마지막까지 가위바위보에서 진 민 지가 술래가 됐다. 민지는 날렵하게 움직여 진영이를 금방 잡아 떨어뜨렸고 놀이는 계속됐다. 내가 술래가 되어 꼬 리를 잡으려는 순간, 선생님께서 호루라기를 불어 놀이가 끝났다. 많이 아쉬웠다. 나 말고 다른 친구들도 많이 아쉬워해서 목요일에 다시 하기로 했다. 목요일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출처 <현직 교사가 알려주는 일기, 독서록, 체험학습보고서 쓰기> | | | |
사례별 고민과 솔루션 |
case 1잠자기 전에 쓰는 게 힘들다는 아이 |
방학 후 생활 리듬이 흐트러져 그런지, 아이가 대낮부터 미리일기를 써놓고 놀면 안 되냐고 종종 묻네요. 하루를 잘 보내고 정리하는 느낌으로 써야일기 아닌가요? |
solution 편안한 시간에 집중하되, 규칙적인 습관 들일 것 |
일기는 일과를 정리하고 반성과 성찰을하며 쓰는 게 좋지만, 반드시 잠들기 전에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가 가장 편안한 상태에 집중해서 쓸 수 있다면 오후나이른 저녁에 쓰는 것도 괜찮아요. 다만 불규칙한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으니되도록이면 자기 전에 쓰도록 노력하는게 좋습니다. "잠들기 전에 일기를 쓰는 게어려우면 저녁 먹기 전에 써보는 건 어떨까?" 라고 얘기해보세요. 하루 이틀 건너뛰더라도 억지로 쓰는 것보다 낫습니다.궁극적으로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쓰는 습관을 들이는 게 목표라는 사실을기억하세요. 일기는 재미로 쓰기도 하지만, 의무감으로 쓰기도 한다는 사실도 일깨워야 합니다. |
case 2 쓰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 |
우리 아이는 말을 참 잘하는데 그걸 글로 옮기는 건 많이 힘들어합니다. 글솜씨가 없어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 어떻게 지도할까요? |
solution 대화하며 일과 정리하기 |
"나는 글솜씨가 부족해서 일기 쓰기 싫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라면 "일기는 솜씨로 쓰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쓰는 거야"라고 알려주세요. "쓰다 보면 느는데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볼까?" 하면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쓰는 방법을 모를 때는 엄마와 대화를 통해 일기 를 완성해가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처음부터 주제를 정하기보다 "오늘은 날씨가 어땠지?" "우리 ○○이는 오늘 학교에서 누구랑 얘길 많이 나눴어?" 등 쉬운 질문을 통해 아이가 마음 속으로 일과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
case 3 글씨 쓰기 싫어하는 아이 |
저희 아이는 연필 잡기 자체를 싫어합니다. 일기 쓰기는 방학 숙제 필수 과제라서 꼭 해야 하는데요. 글씨 쓰기가 고역인 아이, 어떻게 할까요? |
solution 강요보다 설득 필요 |
글씨 쓰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일기를 쓰 라고 하는 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 이런 아이에겐 강요보다 설득이 필요합니다. 일기를 쓰기보다 놀고 싶어 그러는 것 같 다면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세요 . 하루쯤 건너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씩 계속 고집을 피운다면 귀찮 고 힘들다는 이유로 일기를 계속 건너뛰었 을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결과를 설명해주 세요. 그리고 어떻게 할지 스스로 선택하 도록 하면 됩니다. |
case 4 쓸거리가 없다는 아이 |
저희 아들이 일기장을 펼쳐놓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쓸 게 없어 요' 예요. '오늘 엄마가 자장면을 시켜 주면 그걸 주제로 일기를 써보겠다' 고 하지 않나, 정말 속 터집니다. |
solution형식 바꿔 다양하게 시도 |
이런 때는 일기의 유형을 다양하게 바꿔 서 쓰는 방법을 제안해보세요. "쓸거리가 없어 고민이구나. 그렇다면 아까 어린이신 문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으로 주 제 일기를 써볼까?" 하는 식으로요. 방학 동안 자주 만나지 못한 선생님이나 친구들 중 한 명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 책 을 읽고 독서 감상문 형식으로 쓰는 방법 도 있습니다 . 쓸거리를 만들기보다 쓰는 형식을 바꿔 다양하게 시도해보세요.
미즈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