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가는 시계
아들과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보다
훨씬 작은 아저씨 한 분이 옆을 지나갔다.
그러자 아들이 그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큰 소리로
“엄마, 저 아저씨는 왜 키가 작아요?”하고 물었다.
당황해서 “저분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란다.” 하며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아들은 “아! 그렇구나.”하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계속 걸어갔다.
안 되겠다 싶어 아들을 불러 세우고 말했다.
“장애는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야.
절대 불행하거나 불쌍한 것이 아니야.
정말 불쌍한 사람은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란다.
알았니?”
TV나 책에서 주워들은 말이지만,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어느 날, 아이 학교에 갔다가 같은 반 학생 중
말을 약간 어눌하게 하는 아이를 봤다.
나는 집에 온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그 아이, 좀 이상하지 않니?”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이 이렇게 답하는 게 아닌가.
“뭐가 이상해요? 그 친구는 우리보다 조금 늦게
가는 시계를 마음속에 갖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보다 말도 늦고 공부도 조금 못하는 거예요.”
순간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장애인, 비장애인 운운하면서 정작 마음속에
벽을 쌓아 둔 사람은 바로 나였다.
- 배은경, ‘좋은생각’ 중에서
같이 걸어가 주면 되요
저는 13살 딸과 10살 아들을 키우며
인천 부평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아들과 짧은 대화를 하였지만
너무나도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아
몇 자를 적고자 합니다.
먼저는 아들이 2학년 1학기 때 반장으로 임명되어
지금 3학년 하반기까지
내리 4번이나 반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하도 기특하여
어떻게 이렇게 4번씩이나 할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제 아들의 대답을 한 번 들어 보세요.
"반 아이들과 친구가 되면 반장이 될 수 있는데
친구 되는 방법은
1. 친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2. 친구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이야기가 끝나면
3. 어깨동무를 해서 등을 두드려 주고
4. 같이 걸어가 주면 되요." 라는 것입니다.
10살짜리가 어떻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가장 기본이 되고,
리더십이 될 수 있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대견스럽기만 했습니다.
또 하나는 4번째 반장이 되기까지
한 번도 무슨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지 않아
미안해서 피자를 사 주었는데
피자를 다 먹고 난 다음에 제 손을 잡고,
"엄마! 바쁜데 시간 내 주셔서 고마워요.
저를 위해 이 소중한 시간을 내 주셔서
저는 1년 동안 이 시간을 기억하면서 지내겠어요..."
저는 바빠서 무심코 듣고는 가게로 돌아와
일을 하다가 아들이 한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는데
'참, 내가 사는 의미가 언제나 감사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나에게 이런 아들이 있다는 것이 어찌나 행복한지...'
그 때부터 힘이 들 때마다 저는 아들의
이 두 사건(?)으로 든든하기만 합니다.
- 오현주 (케이크 하우스 '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슨 큰 발명이나 위대한 일을 해서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말 한마디에 얼마든지 희노애락이
표현된다고 할 때 과연 나는 어떤 말들을 하며 사는지...
오늘은 한 번, 자기 점검을 해 보십시오.
이래서 우리는 인생을 살 맛 난다고 합니다. -
첫댓글 언제부턴가 딸들과 길을 걸을 때면 제가 팔을 껴야 편안해졌어요. 어느새 아이들이 작은 제 키를 넘어서지요. 몸도 마음도 커가는 아이들 보며 때때로 제가 아이들에게 배울 때가 많더군요. 이제는 엄마 친구가 될 때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