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간질환 주요 뉴스 2012-2-21 ~ 2012-3-30 |
이번에도 격월간이 되었습니다... -_- 1. C형간염이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0년간 C형간염이 42%증가했다고 발표했다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발표 원문을 보면 신고 방법이 바뀌어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C형간염이 증가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C형간염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두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C형간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진단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C형간염은 혈액에 의해서만 전염됩니다. 그래서 수혈, 문신, 침이나 사혈과 같은 피부에 상처를 내는 의료행위, 성관계, 마약 사용 등으로 전염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C형간염은 1992년이 되어서야 진단이 가능해졌는데요. 때문에 그 이전에 수혈받은 분들은 C형간염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비교적 높습니다. 또 적십자 내부 직원이 2004년 B, C형간염바이러스 등에 오염된 혈액이 수혈로 출고된 것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수혈의 안전은 크게 강화되어 지금은 수혈로 인한 감염은 없다시피 합니다. C형간염은 병원에서 하는 일반적인 검사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간기능에 이상이 있고 B형간염이나 지방간 등 다른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될 때 검사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는 일반건강검진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C형간염 진단이 늘어나는 이유는 개인이 비용을 들여 하는 건강검진에 C형간염 검사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도 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이후 C형간염이 매우 높은 확률로 완치되는 병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C형간염을 대부분 완치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어 보다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것도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C형간염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유병률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이런 C형간염의 증가는 우리나라뿐의 문제는 아닙니다. 관련기사 백신없는 ‘C형 간염’ 급증… 10년새 42%↑ 대부분 만성 환자. 국민일보. 2012-3-27. C형 간염 급증…4명 중 1명은 간경화로 이어져. SBS. 2012-3-18. 美 C형간염 사망 증가 추세, 베이비부머 33명 중 1명 감염돼. 디지틀보사. 2012-2-21. 2. 영국 C형간염 치료제 빅트렐리스 급여 앞에서 새로운 C형간염치료제가 나와 치료율을 높였다고 했는데요. 빅트렐리스와 인시벡이라는 약들로 2011년 5월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영국에서는 인시벡이 먼저 보험급여를 받았고 빅트렐리스가 뒤늦게 급여를 받았습니다. 기사를 보면 빅트렐리스의 비용이 5만달러 가까이 됩니다. 좋은 약이기는 한데 우리나라에 얼마에 들어올지가 걱정입니다. 너무 비싸면 환자가 쓰기도 힘들고 정부도 보험급여를 하기 어렵습니다. 관련기사 英 HCV에 ‘빅트렐리스’ 급여권고-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 상당 개선 인정. 디지틀보사. 2012-3-12. 3. B형간염치료에서 병용투여를 보험급여 하지 않는 문제이다 라포르시안이라는 의학전문지는 문제가 있는 급여기준을 시리즈 기사로 내고 있습니다. B형간염 치료제 병용투여를 다루었고 제 인터뷰도 있습니다. 현재 12편까지 나왔는데요. 얼마나 더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여러 급여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관련기사 [애·정·기⑩-B형간염 병용요법] "치료 인정하되 보험 안되는 해괴한 급여기준". 라포르시안. 2012-3-26. 4. 승승장구하는 바라크루드, 그리고 예상되는 위기 바라크루드가 엄청난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는 기사는 이제 식상하기까지 합니다. 매월 나오는 기사입니다. 2월을 기준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55.6%나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바로 전달과 비교해도 4.9%가 늘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10월이후 복제약이 나올 수 있는데 이미 43개 회사가 허가를 준비하고 있고 올해 비리어드가 나오면 이렇게 매출이 늘어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B형간염치료제 2월 원외처방도 '바라크루드' 독주. 메디파나. 2012-3-21. 바라크루드 제네릭 43품목 허가신청대기. 디지틀보사. 2012-2-28. 5. C형간염 예방 백신 개발 C형간염바이러스를 발견한 마이클 휴튼 박사가 C형간염 예방백신까지 개발했다는 소식입니다. 출시에는 보다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정말 백신이 출시되면 노벨상은 따놓은 당상이겠습니다... 세계보건증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으니까요. 관련기사 “C형 간염 발견 휴튼 박사, 백신도 개발”. 서울신문. 2012-2-24. 6. 간암치료에 표적항암제 넥사바와 색전술을 함께 썼더니 보다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 간암치료제 넥사바는 최초의 간암치료제입니다. 간암은 전신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할 수 없어 다른 암에 비해 치료 방법이 제한적입니다. 그러다보니 두 가지이상의 치료를 함께 시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간 넥사바에 대한 글을 여러번 보내드렸는데요. 지금까지 발표된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다른 치료와 병행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기대해보자는 말씀을 드려왔습니다. 드디어 국립암센터에서 넥사바와 색전술을 함께 시도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요. 예측한 것처럼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환자들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직 아닙니다. 기사를 보시는 분들은 이 연구가 말기 간암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관련기사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팀, 중증 간암환자 생존기간 2배로 연장. 동아일보. 2012-3-2. 7. 페가시스로 B형간염을 치료할 때 충분한 기간 동안 충분한 용량을 쓰면 더 효과가 좋다. 그리고 s항원 수치로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주사제인 페가시스의 보험급여 기간은 e항원 음성 B형간염에서는 48주, e항원 양성 B형간염에서는 24주입니다. 최초 허가 받을 때 e항원 양성 B형간염에서는 치료기간을 24주로 단축해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를 근거로 이렇게 정해졌습니다(그러나 허가사항은 모두 48주입니다). 새롭게 발표된 임상시험에서 48주 치료가 24주 치료에 비해 효과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90µg 용량 보다 180µg의 결과가 더 좋았습니다. 많은 양을, 오래 쓸 때 더 효과가 좋다는 것이죠. 이 연구에서는 주목할 만한 점이 또 있었는데요. 치료 12주 s항원 수치에 따라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페가시스와 같은 페그인터페론으로 C형간염(유전자1형)을 치료할 때는 12주 결과에 따라 계속 치료여부를 결정합니다. C형간염바이러스 감소가 충분치 않으면 1년을 치료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고 보험급여도 안됩니다. 앞으로 B형간염치료에서도 12주 결과를 기준으로 계속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수 있고 보험급여 기준도 이에 맞춰지지 않을까요. 치료 대상이 줄면 보건복지부에서 급여를 결정하기가 더 쉽습니다. 관련기사 로슈, 페가시스 허가요법 효과 입증. 의약뉴스. 2012-3-28. 8. 고등학생에게 A형간염항체 검사를 하겠다는 구로구 보건소... 2009년 A형간염이 급증하면서 백신 접종도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대한의사협회에서 '급성 A형 간염 관련 회원 공지사항'을 통해 접종 대상과 방법을 안내하였습니다. A형간염은 연령대별로 항체유병률에 큰 차이가 있어 30대 이상은 항체검사를 한 후 백신 접종을 하고 20대 이하는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으면 항체검사를 하지 말고 접종을 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A형간염은 백신도 비싸지만 항체검사도 11,250원(2009년 기준)으로 비싼편입니다. 그런데 구로구 보건소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게 항체검사를 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만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하는 것도 타당한 이유가 없고(고2,3 학년은?) 의료계에서 불필요하다고 하는 항체검사를 굳이 하겠다는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기사 제목처럼 '뻘짓'이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서울시는 12개월~36개월의 저소득층, 사회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A형간염백신 접종을 하고 있고 청주시는 약 50%저렴한 비용으로 보건소에서 A형간염백신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구로구 보건소가 생각이 있다면 36개월 이상 저소득층, 사회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접종을 했어야죠.... (이 기사가 저의 제보로 취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자랑입니다...) 관련기사 A형 간염 무료검사, 구로구보건소의 '뻘짓'?. 청년의사. 2012-3-29. |
![]() |
모델 이파니씨 인터뷰로 본 B형간염수직감염과 모유수유 |
지난 4월 19일 모델 이파니씨에 대한 기사가 여러 언론에 났습니다. 모 육아교실에서 강연한 내용이었는데 여기에서 이파니씨는 자신이 B형간염보유자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사마다 내용이 조금씩 달라 정확히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중 발언 내용이 비교적 자세히 나온 기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파니씨는 의료인이 아닙니다. 물론 강연을 듣는 임산부들도 의료인이 아니었고 B형간염이 주제인 강연도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용어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고 그것이 문제가 될 정도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원들에게는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B형간염은 유전되는 병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B형간염보유자가 많은 지역에서 B형간염은 주로 B형간염보유자인 엄마에서 아이에게 전염되는 수직감염을 통해 전염됩니다. 또 과거 B형간염 예방백신이 없던 시절에는 어렸을 때 아빠나 형제에 의한 전염(수평감염)도 흔했기 때문에 한 가족에 여러 명의 B형간염보유자가 있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때문에 이파니씨처럼 B형간염이 유전되는 병이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 유전과 감염은 어떻게 다를까요?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의 설명을 보겠습니다.
유전
감염
B형간염은 사람의 특정 유전자(DNA)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B형간염바이러스라고 하는 생명체가 사람의 몸에 자리잡으면서 생기는 병입니다. 그러니 유전되었다는 것은 잘못된 말입니다. 유전되는 병은 사람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순간 그 병에 걸리거나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지가 결정됩니다. 대부분의 유전되는 병은 특정 DNA를 가지게 되는 것 만으로 발병하지는 않고 특정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보다 높은 확률로 발병합니다.
감염되는 병은 병원체에 노출되지 않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걸리지 않습니다. B형간염바이러스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사람은 부모가 어떻건 B형간염보유자가 되지 않는 것이죠.
B형간염이 유전되는 병으로 오인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간염보유자인 엄마를 통해 전염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태아가 출산과정에서 엄마의 체액에 노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B형간염바이러스는 태반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태내 감염은 3%내외로 드물다고 합니다).
B형간염이 모유로 전염된다?
B형간염보유자 산모들의 큰 고민 중 하나는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느냐입니다. 의사선생님들마다 설명이 다르고 산부인과와 내과를 함께 다니는데 두 병원의 설명이 다른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B형간염은 모유수유를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간의 연구 결과이고, 책임 있는 보건기관들은 B형간염보유자인 산모라고 하더라도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의 2011년 예방접종 지침을 보겠습니다.
미국질병통제센터도 B형간염보유자 산모의 모유수유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예방접종 지침의 내용과 같습니다.
=> 모유수유로 B형간염이 전파되지 않는다고 예시하고 있습니다.
=>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정상적으로 접종하고 있으면 모유수유를 피할 필요가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의사선생님들은 B형간염보유자 산모의 모유수유를 반대하는 것일까요?
B형간염보유자 산모가 모유수유를 해도 된다는 안내가 비교적 최근에 나왔습니다. 미국질병통제센터의 위 두 글은 각각 2008년과 2009년에 작성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공식 자료에서는 2011년 처음으로 이 내용이 반영되었습니다.
모유수유로 전염된다, 전염되지 않는다를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B형간염보유자가 아닌 산모가 출생한 아이에게 B형간염보유자 산모가 모유수유를 해서 전염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직감염과 구분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구는 윤리적인 이유 때문에 절대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쓰는 방법이 B형간염보유자 산모가 출산한 아이들을 모유수유를 한 집단과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집단으로 나누어 수직감염률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두 집단간 차이가 없다면 모유수유로 전염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구는 대만과 우리나라에서 시행되었고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모유수유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유수유로 B형간염이 전염되지 않더라도 모유에 미량의 바이러스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분유라는 대안이 있기 때문에 굳이 모유수유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안내하시는 거죠.
그래서 모유수유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모유수유에 대한 신념에 더 좌우됩니다. 모유수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가능하다고 말하기 쉽고 분유수유와 모유수유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모유수유를 하지 말라고 말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B형간염 전염을 가장 잘 막는 나라입니다. 정부는 2002년부터 B형간염보유자가 출산을 할 때 예방접종과 면역글로불린을 무상으로 접종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직감염률을 3.3%로 막고 있습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70-90%까지도 감염이 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뚜렷한 성과입니다. 그 결과 10대에서 B형간염보유자의 비율은 인구의 0.5%이하입니다. 남자 40대가 5.8%이니 1/10이상 감소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B형간염 관리 성과 인증(Certification of hepatitis B control)’을 획득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