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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성 / 대표 여행춘추
아이콘으로 돌아본
타이완 Taiwan -
‘집이 그립다면 당신의 여행은 실패한 것이다’이야기가 있는 CF를 보면서..
신문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빈집. 미동 없이 적막만 흐르는 공간에 “삐삑.-소리와 함께 자동 벨이 돌아간다. 빈집같이 텅 빈 마음 연락도 없이 어디에 갔을까?
나를 찾아 이곳에 있다.
여행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삶 그 자체 인가, 물음표를 머리에 이고 떠나온 길.
길을 잃고 길을 물어야 진짜 여행이 시작이다.
허름한 블루진 왜어를 입고 턱을 고이고 앉아 낯선 길에서 길을 묻다,,
거리에서 여행 가방만 봐도 떠나고 싶고 여행을 안 하면 아프다.
각종 잣대와 기준이 난무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은, 원초적인 욕망 말이다. 그래서 삶은 계속된다.
2시간 반 거리의 섬 나라
섬나라 중화민국 타이완.
흔히 비교되는 중국본토나, 마카오 홍콩과는 분명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수려한 자연과 전통 중화문화유산, 근대 아픈 역사의 흐름의 흔적이 있다. 현대적이고 화려한 도시 풍경, 아열대성 기후의 속하는 작은 섬나라 특유의 문화, 그 속에서 걷는 재미를 더해주는 야시장. 그리고 미각을 살려주는 천하의 음식까지 이 모두를 품고 있는 작지만 큰 나라 타이완.
16세기에 중국으로 가던 포르투칼함대가 타이완 섬을 발견한 후“아름다운 섬”이라는 포르모사(Formosa)라고 부르기 시작한 이후부터 원주민들과 함께 조용히 존재했던 타이완의 역사가 세계사에 기록되기 시작한다.
명, 청나라시대를 거쳐 일본 통치시대 그리고 국민당 장개석(장제스)총통이 공산당 모택동과의 국공내란의 쫓기여 옮겨오기까지, 타이완만의 역사의 흐름과 그 흔적들이 스며있다.
장개석(장제스)의 흔적을 찾아서 --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타이완 여행이 시작되는 타이페이에는 장개석총통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실질적으로 타이완 정부를 세운 인물이기도해. 젊은이들은 몰라도 나이 있으신 분들은 그를 아버지처럼 생각한다. 중국 근대사와 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이곳에 와 있다는 느낌만은 강력하다.
타이페이에 왔으니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은 필수적으로 들려야할 것만 같다. 중정은 장개석의 본명. 정문 앞에 서자 커다란 아치가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조경이 잘된 넒은 광장을 배경으로 서있는 푸른 지붕의 하얀 대리석 건물인 기념당이 서 있다. 내부에는 사진과 총통생애의 이용했던 자가용과 기념품등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와도 연관이 있는 사진과 유물들도 있고 특히 이승만 대통령과의 회담 등의 사진을 보면서 중국 국공내전에서 장개석 국민당이 모택동 공산당에 패하지 않았으면 한반도의 운명도 달라졌을 텐데 하는 생각이 관람 내내 무거운 짐이 되여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아치를 지나서 광장으로 들어서면 양옆으로 두개의 고전적인 건물이 서 있다.
국립극장과 콘서트홀이라는 건물이다.
9시가 되자 기념당 문이 열렸다. 2층의 25톤짜리 장개석총통의 동상이 나타났고 곧 이어서 그 앞에서 한 시간의 한 번씩 근위병들의 교대식이 시작됐다. 알 수 없는 구령을 외치면서 조금의 어긋남도 없는 로봇의 움직임이다.
새벽 비행기의 출출함에 우육면을 시켜먹었다. 강한 향이 거슬려도 국물 맞은 괜찮고 고기도 많이 들어있어 술 퍼 마신 다음날 해장용으로 좋을 것 같다. 이제부터 지하철을 타고 유유자적 유람을 해볼 생각이다,
고궁박물관(古宮博物館)
영어를 모르는 택시 기사에게 안내지도를 펴 한자로 된 고궁박물관을 가리키자 고개를 끄덕하고 출발한다. 택시는 노란색이라 눈에 잘 띄고 잡기도 쉽다. 타이페이 고궁 박물관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미국 메토리폴리스 미술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슈 미술관과 함께 세계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곳이란다. 그만큼 중국 5000년의 역사가 한자리에 모인 문화 예술품이 보관되어 있다. 현재 이곳 고궁박물관의 소장품은 700만점인데 실제로 전시되는 것은 6.500점 정도이다.
이 유물들은 모두 1948년 가을, 국민당과 공산당 사이의 전황이 역전되면서 난징에서 바다를 건너 타이완으로 왔다,
1948년 말, 일차적으로 운반된 유물은 난징으로부터 해군 함정에 실려 지롱(基隆)에 도착하였다. 다음해,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운반된 유물들이 타이완에 도착한다. 운반된 고궁박물관 유물 총2,972상자는 베이징에서 남쪽으로 옮겨진 유물의 22퍼센트 밖에 되지 않지만 중앙박물관 준비처 유물 852상자와 더불어 상당히 중요한 유물들이다
1949년 중국 국공내전에서 장개석 국민당이 패하면서 타이페이에 옮겨온 후 국부 손문(孫文)선생 탄신 백주년 기념일(1965)에 맞춰 신축 국립고궁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전체 건물들은 꽤 큰 편으로 그 넓은 건물들을 전부 구경할 수는 없었다. 몇 천 년 전의 돌도끼부터 명, 청나라 때의 각종 서화와 조각품들과 황제의 옥새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삼국, 고려 시대의 유물들도 많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간대 별로 안내 도우미가 여러 나라 언어로 설명을 해주니 이해하기 좋다. 유독 관심을 갖게 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유물들이였다. 전시물 한 칸을 채울 만큼 많다. 작은 탑도 있고 삼국시대의 불상은 아주 많고 고려시대 때의 금관 같은 것도 보인다. 언제 이 많은 유물들을 약탈해 간 것일까?
중국이 한반도에 쳐들어 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언제 일지는 몰라도 아무튼, 이 유물들을 이곳 타이페이 박물관에서 보게 되니까 기분이 되게 묘했다.
타이페이 최대의 절 용산사(龍山寺)
후덥지근한 날씨에 오렌지 쥬수를 먹으면서 용산사로 들어갔다.
불교, 유교. 도교가 혼합된 다종교의 나라 타이완에는 수많은 사원들이 흩어져 있다.
용산사는 가장 오래되고 또 전형적인 타이완의 사원인데 내부의 돌기둥과 지붕에도 용들이 장식되어 있다.
신도들이 피운 향냄새가 하루 종일 코가 맵도록 풍기는 이곳에서 저마다 마음속 짐을 털어 버리려는 듯 기도하고 제물을 바치고 향을 피우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워낙 많고 시끄러워서 차분히 둘러 볼 수가 없다. 한가히 다시 들려볼 생각으로 그냥 밖으로 나왔다. 결국은 마지막 날까지 다시 들르지는 못했지만…….
먹거리 잔치 스린(士林) 야시장
잠시 쉬었다가 7시쯤 그 유명한 스린 야시장을 구경하가 위해 호텔을 나섰다.
MRT 지하철을 타고 진탄역 역에서 내려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타이페이 시내 대표적인 스린 야시장이 나온다. 이곳은 노천 시장이 아니라 넒은 건물1층이 전부 야시장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중국 음식 특유의 강한 향이 우선 느껴진다.
먹을거리는 그 나라의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관광객에게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부터 시민들이 자주 찾는 대중음식점, 노천야시장까지 많고도 많다. 여기서 파는 음식들은 20-60 NT까지 다양하다. 뭘 먹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다.
음식 냄새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부침개 지글거리는 소리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뒤섞여서 시끌벅적 사람 이야기가 있는 분위기다. 튀김치킨을 사려는 사람들의 긴 줄은 끝날 것 같지 않고, 밤새도록 사람들이 들락거리며 먹더라도 음식이 떨어 질 것 같지 않다.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앉아서 넓은 물그릇에 담긴 새우를 작은 낚시도구를 이용해 잡아 불을 피워 놓고 그곳에서 자기가 잡은 새우를 직접 요리해 먹는다.
길거리 음식이 집결한 서민띵
우리나라에 떡볶이와 순대, 어묵이 있다면 시먼띵은 그 가짓수도 헤아리기 힘들 만큼 다양한 음식물로 넘처난다. 특히 젊음의 거리 서민띵을 방문하거든 망고주스와 쌀국수 그리고 샤오롱빠오즈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거리 판매대마다 올려져 있는 음식들을 보자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음식의 천국이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 버불티는 타이페이가 원조격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좋고, 우리나라의 메실 장아찌 또는 멸치 볶음 등의 요리도 판매되고 있다. 굴 지침이나 타이완의 된장으로 만든 초두부 요리 역시 야시장 방문시 탐험해 볼만한 먹을거리로 손꼽히는데, 초두부는 냄새가 매우 고약해 비위가 상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한다.
맛의 천국 타이페이 미각여행
특별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타이완의 음식문화는 매우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다고 한다.
장개석 국민당이 타이완으로 쫓겨 올 때 중국 전역 사란들도 함께 내려 왔기 때문에 중국 전역의 온갖 종류의 음식도 함께 건너온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평생을 살아도 하지 못하는 일’두 가지가 있다는데, 하나는 중국 전역을 돌아보는 일과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의 모든 음식을 먹어보는 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방대한 음식을 자랑하는 중국 음식이 작은 나라 타이완에 종합되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중국요리는 수천 년 동안의 역사 속에서 경험과 지식이 축적되어 지금의 수준의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타이페이의 중화요리는 거리에 파는 샤오차이(小菜,간단한 먹을거리)에서 왕실요리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그 고유의 맛을 선보인다. 타이페이 시내 용강지에,시먼딩,푸싱난루 등은 이곳 미식의 집중지이다. 세계 각국의 이름난 요리까지, 온갖 종류의 식당과 샤오챠이 가게가 빼곡히 들어서 있으며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다. 각 지방마다 재료와 맛이 다른 중국요리를 이번 기회에 먹어봐야겠다. 19개 주름을 만들어내는 숙련된 요리사의 손끝에서 만두소가 다 보일정도 얇은 샤오롱바오가 한입에 부드럽게 목젖을 넘어간다.
석양을 위해 해안가 단수이(淡水)로 --
점심을 먹고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것이 벌써 3시가 넘었다.
더 늦기 전에 단수이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져온 인스텐트 커피를 타 마시고 지하철을 탔다.
단수(淡水)이는 MRT 종착역 위치한 항구로 교통이 편리해서 타이페이 시민들이 평일에도 인기 있는 곳이라고 한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일몰의 모습이 볼만하고 해안의 길 따라 늘어선 좌판의 먹을거리가 많아 한번쯤은 들려봐야 할 곳으로 생각되어진다.
조금 걸으니까 해안과 바다가 나타났다.
아쉽게도 날이 흐려 그 유명한 석양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그냥 뚜벅이 여행객으로 해안가를 따라 걷기로 했다.
않아서 먹는 음식보다 서서먹거나 돌아다니면서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온갖 꼬치구이 과일 쥬스등이 대부분이다.
만만한 것을 골라 가리키니 아주머니가 손가락 두개를 펴 보인다.
내가 역시 외국인처럼 보이나 보다. 20NT 건네주고 재료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맛있게 먹었다.
“셰셰”(謝謝)하고 돌아서려니,,
그 아주머니가 나에게 “아리가또 -- ”,,,
일본인으로 알았나 보다.
여행을 갈 때면 태극기배지가 붙여진 크로스가방을 메고 다니는데 그게 보이지 않았나 보다.
어쩌면 보고도 몰랐는지 모른다.
하긴 타이완의 아주머니가 우리나라 태극기를 모른다고 나무랄 수는 없겠지.
야류 (野柳)
타이페이에서 한시간정도 거리에 위치한 해안가 야류에는 바다와 바람이 만든 기막힌 절경을 감상할 있다.
수만년 동안 바람에 깎이고 파도에 부딪히면서 탄생한 이곳의 거대한 바위는 버섯,생강,아이스크림,코끼리,촛대,슬리퍼 등 마치 인간이 만들어 놓은 듯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어 신기할 따름이다.
특히 이집트의 여왕 네베르티티의 옆얼굴을 닮은 여왕 바위는 오묘하가 까지 하다.
해안가에 도착하니 좋던 날씨가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혹 비라도 뿌리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비옷도 없는데.,
계란 모양의 바위들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발밑으로는 화산 작용의 결과인지 검붉고 딱딱한 땅이 깔려있다.
기념품가게를 들려 기념품 하나를 샀다. 어디를 가든 친절하고 개방적이어서 중국어를 몰라도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더듬거리는 중국어라도 몇 마디하고 나면 친절하게 맞아준다.
신베이터우(新北投)온천 지옥곡
101 빌딩 ----
버스를 타고 신베이터우(新北投)에서 돌아온 시간은 12시, 온천을 했으니 뱃속까지 뜨거워진 기분이라 시원한 음식을 먹어야 갰다.
신베이터우는 유황온천이 많아 온천욕을 하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유황 냄새와 희뿌연 연기가 자욱해 지옥곡이라 한다.
고구마같이 생긴 타이완 북단 카오승, 태로각 협곡은 지난번 들린 터라, 타이페이가 자랑하는 101빌딩으로 향했다.
지상 102층, 총 높이 508m로 세계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101빌딩.5층에서 89층 전망대로 올라가는데 겨우37초가 걸리는“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를 타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사방이 유리창인 전망대에서 타이페이 시내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타이페이시의 밤은 낯보다 아름답다.
독특한 아이템이 가득한 타이페이는 휘황한 야경, 초현대식 쇼핑센터가 많아 흥미로운 밤 문화가 넘실거린다.
101빌딩 주변에는 대형 백화점 소고(SOGO),일류 브랜드 상품들이 모여 있는 리징징핀(麗晶精品),독특한 컨셉트의 복합휴식. 레저 공간인 뉴욕쇼핑센터 등이 모여 있어 쇼핑과 나이트 라이프를 줄길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비는 사람을 센티멘탈하게 만드는 묘한 버릇이 있다.
더불어 지난 추억을 더욱 선명하게하는 재주까지도..
비 내리는 타이페이를 가슴에 담아본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떨어지는 청량한 빗소리가 신금을 울리는 날
목젖을 데우는 따끈한 차 한 잔은 옛사랑에 그리움을 더하고 ...
낭만에 흠뻑 취해 목 놓아 울 줄 아는 자들은 눈부신 풍경을 제 집 삼아 비오는 창가에 기대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촉촉한 거리, 비가 내려 더욱 좋은 타이페이에서 이제는 아련해진 케케묵은 보석 같은 추억을 뒤적여본다.
언제나 아쉬운 여행은 떠나오는 날.
코인 락커에서 배낭을 찾아 달랑 둘러메고 공항버스를 탔다.
또 하나의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은 또 어느 낮선 길에서 길을 물을까,
그때는 좀 여유 있는 일정, 그리고 날씨도 쨍˜˜했으면 좋겠다.
인간이라면 상처받은 자아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나를 계속 여행 짐을 꾸리게 하는 원동력 역시 그런 실용적인 이유가 아닐까.
나이가 들수록 더 강하게 그 慾望이 꿈틀 되여 견디지 못하게 한다.
새로 산 사스 신발이 편하게 이끄는 旅行을 계속 떠나고, 회복되어서 돌아올 것이다.∴∴
취옥백채 (翠玉白寀 ) 청나라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