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성 공원에서
채홍조
가섭산 자락에 안겨있는 아담한 쉼터 설성 공원 음성천을 따라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걸어본다 찰랑찰랑 흐르는 맑은 물길 따라 작은 고기떼들이 조르르 물속에서 경주하고 논다 오리들은 양껏 배를 채우고 삼삼오오 걸어가는 사람들 아랑곳없이 평화로운 오수를 즐기고 있다 냇가 곳곳에 걸쳐있는 징검다리를 엄마와 산책 나온 아이들이 팔딱팔딱 건너가고 둑 양쪽으로 늘어선 키 큰 가로수를 따라 길게 뻗은 도로 이 길이 지켜보는 눈이 많은 여성 안심 귀갓길이란다 이 내를 건너 조금만 가면 오일장이 서는 장터가 있다 어제부터 내린 비에 냇물이 많이 불어 햇살에 반짝이는 물 비늘 나무들은 초록초록 보드라운 손을 하늘하늘 흔든다 벚꽃 잎은 하롱하롱 바람을 타고 사뿐사뿐 내려앉아 길바닥에 하얀 꽃수를 놓는다 아기자기한 동그란 연못에 둘러 쌓인 경호정의 멋스러운 자태 정자를 한 바퀴 빙 돌며 걷다가 돌다리 건너 하염없이 경호정을 바라보는 구릿빛 소녀상과 눈이 마주친다 마음이 겸허해지고 숙연해진다 운동하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달려온다 넓은 공연장의 하얀 천막에 야외무대까지 갖추고 큰 전나무 숲 속에 한가로운 휴식을 즐기는 의자, 그 주위로 민속자료 전시관실 청소년 문화원 게이트볼장 여성회관, 웨딩홀, 음성의 선비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유림회관 넓은 공원 여기저기 품바들이 익살스러운 얼굴로 정겹게 인사를 한다 해마다 이곳에서 각 면마다 움막을 지어놓고 저 냇가를 따라 무대를 만들고 그 유명한 품바축제를 열었던 곳이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품바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둘레에 나무들도 모두 정갈하게 손질된 깔끔한 모습 둑길 따라 늘어선 벚나무 느티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서고 키 큰 백합나무에 아주 예쁜 꽃이 피기 시작한다 설성공원은 음성의 봉학골과 함께 사랑받는 쉼터이다
충북 음성군 음성읍 설성공원길 28에 위치하고 있는 설성공원
채홍조 (蔡鴻祚) 계간 시 세계 신인상 수상 등단 충북문학인대회 시낭송대회 장원 한국 문인협회 음성지부 회원 충북문인협회 회원 둥그레 시 동인회 회장 역임
충북 문학에 물들다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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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설성공원을 한번도 가 본 적은 없지만 글을 읽다보니까 눈에 본듯 머리속에 그려지네요~
초록초록,하늘하늘,하롱하롱,사뿐 사뿐 참 정겹네요~
고운 발걸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