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당일날 아침에 세수를 하다가
불쑥 이번에 가지 않으면 무지 후회할것 같은
생각이 들어 허겁지겁 짐을 챙겨
농활을 다녀온 98추연오입니다.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토요일 저녁9시 넘어서야
학교에 도착했는데 진한 뒤풀이 후유증에
오늘에서야 좀 제정신이 돌아오는것 같습니다.
(인보야- 너 그날 잘 들어갔냐. 난 졸다가 버스정류장
지나쳐서 꽤 많이 걸었다... -.-;)
지금 제 머리속에는 이번에 농활을 다녀온것이
아주 탁월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배운것이 있었고 추억이 있었거든요. 아마 한학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사건들이 매일 수시로 쏟아진것
같아요. 덕분에 더운 날씨였지만 즐겁게 일하며 지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우선 농활 최고 스타들부터 더듬어 볼까요!
누가 뭐래도 엽기녀(99송은미, 배진영)들이 아닐까
합니다. 평소에 학교에서 워낙 얌전했던 친구들이라
우리들이 받았던 충격은 컸던 것 갔습니다.
어느날 방청소를 하는데 빗자루로 하루살이와 파리,모기를 쓸어모은 은미가 슬며시 저를 보고 문득 한마디 하더군요.
"오빠, 우리 가위바위보해서 이거 먹기 할까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더군요. 현장에는 진영이와 인보도 있었는데
예비역 둘이서 아무말도 못하고 참 엽기적인 분위기였습니다. 그밖에 둘이 가위바위보하면서 발바닥으로 싸대기때리는 것도 봤고, 작업휴식시간에 물먹다가 갑자기 옆사람 얼굴에 먹던 걸 뿜어대고.. 정말 한여름이 시원해 지는 장면들이 많았죠. 생각으로만 끝내는 사람이 있고, 그걸 실천해보는 사람이 있다는데 정말 생각나는 즉시 행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아참. 근데 왜 하필이면 진영이 별명이 '여자 추연오'가 되 버렸습니까. 전 억울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을 빗대다니요... 그리고 전 가볍습니다. 말뚝박기하다가 진영이가 올라탔을때 줄 전체가 휘청거리는 것을 우린 분명 목격했는데 여자 추연오라니요... 그리고 전 작업 그렇게 뚝심있게 하지 못합니다. 이둘은 정말 절대로 먼저 쉬자는 얘기 않하더군요.
그 다음 스타는 아무래도 99김용문,곽창주가 되겠죠. 용문이는 일단 눈빛으로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항상 뭔가에 취한듯, 졸린듯, 풀린듯한 눈빛으로 새로운 용문교를 창설했죠. 은선이의 집요한 갈굼에 끝내 모든걸 체념한 표정으로 '그래 우리 결혼하자'라는 너의 한마디는 상황을 반전시켰지. 그리고 선배로서 충고하는데 앞으로는 틈틈이 농구연습좀 하길 바란다. 화장실청소는 농구자유투로 정했는데 왜 하루도 거르질 않는지... 현근이가 후발대로 안왔으면 어쩔 뻔했냐. 그리고 우리는 용문이가 자는 모습으로 그날의 작업강도를 짐작했습니다. 용문이가 1/3정도 눈을 뜨고 자면 죽도록 일한날이고 1/2정도 뜨고 자는 날은 좀 힘들게 일한 날이죠. 아마 힘들면 눈을 많이 감는것 같아요.
마을 주민들로부터 '경운기'로 통했던 창주. 정말 농활와서 피부가 하나도 타지 않은 유일한 후뱁니다. 참고로 김경모 교수님이 격려차 방문하셨을때 정말 마을주민인줄 알았던 빅3중 한명이죠. 아마 마을에 남았으면 모범 영농 후계자로 지목받았을 만큼 그곳 생활에 적응을 잘 했었습니다.
이외에도 재밌는 얘기는 무지 많지만 제가 다쓰면 안 될것 같아서 이만 마쳐야 되겠습니다. 후속편은 다른 농활대원들이 곧 올릴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농활을 경험해보니 아직 농활을 다녀오지 못한 경영학우들은 대학 4년중 한번은 꼭 경험해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요번에 다녀온 충북 음성군 소이면 후미리란 곳이 농활을 처음 받은 곳이었는데 저희를 너무 잘 봐주셔서 내년에 저희과가 또 간다면 아마 무척 잘해주실 겁니다. 그럼 이만.
경영학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