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물택배, 정기화물 등 특화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택배업체들이 이번에는 퀵서비스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택배업체들이 퀵서비스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부터로, 한진이 제일 먼저 퀵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한진은 2010년 4월 ‘퀵플러스’란 브랜드로 한진택배 퀵서비스를 출범했으며 현대로지엠 역시 작년 말 ‘현대로’를 설립, 최근 영업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일부 중견택배업체들도 신사업으로 퀵서비스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본격적인 사업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은 고객사 체계적 관리와 서비스 요구 충족
택배업체들이 퀵서비스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신규 수익창출보다 서비스 강화 측면이 강하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고객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퀵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택배업체들의 대형 고객사인 할인점, 백화점, 대형슈퍼, 병원 등에서 퀵서비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런 시장을 선점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고객사로부터 신뢰도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함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품 등의 요청 건 증가를 비롯해 정확한 시간 대 배송 등의 요구사항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택배서비스에 퀵서비스를 추가 접목시키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택배업체들의 운임현실화 노력과도 연관성이 깊다. 화주기업에게 택배단가 인상을 요구하기 앞서 화주기업이 요구하는 서비스는 최대한 수용하고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현재 모 업체의 퀵사업 매출은 월 2~3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형 택배업체들이 이 정도의 수입을 얻고자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강화 성격이 짙은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고 말했다. 물론 틈새시장이자 신규 수익원 확보 측면에서 접근하는 택배업체도 있다. 이미 퀵 시장은 2조 5,000억 원 이상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하루라도 늦지 않게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그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택배업체들은 기존 고객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의 대다수는 퀵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이미 거래되고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한 업체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고객사도 관리가 편해지는 장점이 있고 택배업체들도 새로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과의 상생이 관건
택배업체들의 퀵시장 진출에 대해 기존 영세한 퀵서비스 업체 죽이기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있다. 하지만 택배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택배업체가 직접 사업체를 설립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퀵서비스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업의 성공요인 역시 중견 퀵서비스 업체와 얼마만큼 상생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그들의 얘기다.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인 한진택배와 현대로지엠 모두 위탁운영 형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들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퀵 시장의 경우 자유업으로 분류돼 영세업체들이 난립, 출혈경쟁과 불법운행이 난무하고 있음은 물론 세금탈세도 심해 이러한 부분에서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은 있어도 직영체제 운영은 힘들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일부 택배업체에서는 직영체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택배업계 전문가들은 퀵 직영체제에 대해 위험성이 매우 높은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토바이 배송의 경우 인사사고가 많고, 한 번 사고가 발생했을 시 사고 피해가 큰 만큼 이미지 등에서 더욱 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또한 사업 초기 물동량이 많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영체제로 운영할 경우 이동거리 증가 등 비효율 운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만큼 차후 안정적인 물동량이 확보된 다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 충족을 위한 다양한 상품개발에 주력
택배업체들은 최근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 중에 있다. 이러한 택배업체들의 활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CJ GLS가 홈쇼핑 주문 상품에 대한 당일배송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택배업체들이 총알배송을 넘어 빛의 배송을 표방함과 동시에 정확한 배송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업체들의 다양한 전략들은 꾸준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최근 택배시장은 택배단가 인하 경쟁을 넘어 서비스 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택배업체들로서도 최대 무기가 될 전망이다. 고객편의를 최우선시하는 택배업체들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곧 도달할 수도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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