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성 칼럼](37) ‘작음 속의 위대함’ 천년의 섬, 비양도에 가다
비양도: 제주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앞바다
면적: 약 0.5㎢, 둘레 3km 소요 시간: 3시간(여유 있게)
배편: 협재항/한림항에서 출발, 소요시간 15~20분
6월 14일 휴일을 맞아 비양도 탐방을 위해 옆지기와 함께 202번 버스를 타고 한림항으로 출발했다.
비양도는 제주도 서쪽 한림읍 앞바다에 있는 섬으로 제주 본섬의 부속 도서 중 우도, 가파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유인도다.
한림읍 협재리 협재해수욕장 앞바다 약 5킬로미터 거리에 떠 있는 섬으로 비영섬·대섬·비량도·죽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면적은 0.5㎢이며 인구는 60여 가구 200여 명이 거주한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서 서쪽으로 2km 떨어져 있으며 섬 모양은 원형이고 한림항이나 협재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 등에서 잘 보인다.
인근 본섬의 협재해수욕장, 협재리의 용암 동굴지대, 그리고 한림항과의 연결이 잘돼 여름철에는 낚시꾼으로 붐빈다. 교육기관으로는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가 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선은 약 3.15km이다. 북쪽으로 높이 114m의 분석구(噴石丘) 비양봉이 솟아 있고, 남쪽의 평탄면에 취락이 형성되어 있다.
한림항에서 비양도로 들어가는 배는 천년호와 비양도호 두 척이 운항하는데, 우리는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는 비양도호를 타기로 했다. 나오는 배는 오후 2시 20분 배를 타기로 했다. 비양도는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섬이지만 천천히 보려고 3시간 머무르기로 해 여유 있게 탐방하기로 했다.
비양도행 배는 하루 4번 운항하며 소요 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걸린다. 특히 배 승선 시 신분증 지참 필수라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오전 11시 35분경 비양도 선착장에 도착해 비양도 탐방 안내판 앞에서 인증을 하고 비양리 설촌 유래 안내문을 살펴보고 섬 탐방에 나섰다.
비양도 탐방은 A 코스와 B 코스가 있는데 A 코스는 섬의 해안선을 따라 천천히 걷는 코스고, B 코스는 비양봉 등산로이다. 우리는 A 코스를 먼저 걷고 B 코스인 비양봉에 오르기로 했다. A 코스 시작으로 왼쪽으로 섬 둘레 약 3.5km 탐방을 시작했다.
조금 걸으니 비양도 천년기념비와 과거 드라마 ‘봄날’ 촬영지로도 알려진 곳임을 알려주는 조형물이 나온다. 그곳에서 봄날의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어 인증도 해본다.
비양도 해안선을 따라 부담 없이 산책하듯 걸을 수 있고, 현무암 해안과 바다 풍경이 이어져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탐방하는 관광객들도 여럿 보인다.
산책로 군데군데 세발자전거 서 있는데 그 앞 바다에서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것으로 봐서 해녀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간 자전거 탄 분들이 독특한 형상의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어 자세히 봤더니 바다를 향해 코를 내민 모습이 코끼리 모습을 닮아 코끼리바위라고 한다면서 인증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코끼리바위는 비양도의 대표 명소로, 관광객들로부터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비양도의 해안에는 제주에서 가장 큰 화산탄들이 분포되어 있다. 화산탄은 화산 분출 시 주로 폭발로 유동성이 큰 용암덩어리가 상공으로 높이 솟아오르면서 냉각되어 괴상으로 형성된 화산쇄설물을 말한다.
비양도 해안에는 굴뚝 모양의 바위인 호니토가 40여 개 자리하고 있는데, 호니토는 용암이 흐르다 습지의 물을 만나 수증기와 함께 솟구치며 형성된 지형으로, 이곳에 있는 아기를 업고 있는 모양의 호기바위(애기업은돌)는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439호로 지정되어 있다.
제주의 독특한 생태환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펄랑못습지도 있다.
섬 안에 자리한 자연습지로 비양도 동남쪽에 있다. 펄렁못은 염습지로서 바닷물이 지하수로 스며들며 간·만조에 따라 수위가 변동한다. 펄렁못 서쪽 능선에는 해송과 억새, 대나무 등 다양한 식물 251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과거 저지대에는 경작지로 이용되어 왔다고 한다.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장이 눈에 들어온다. 2019년부터 학생이 없어 휴교 중이라고 한다.
비양분교장 앞을 지나 B 코스 비양봉 산책로 입구 근처에 있는 정자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잠시 쉬어 간다.
커피 한잔 후 B 코스인 비양봉 산책로로 걸어가니 비양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어느 정도 올라가면 대나무 숲길이 나오는데 이곳 대나무 숲 터널에 사진을 찍으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비양도 포토존을 지나니 비양봉 분화구와 등대가 보인다.
비양봉 정상에는 등대와 기준점 그리고 비양봉 바로 옆에는 쌍둥이 분화구가 있다. 비양도 분화구에는 비양도에서 자생하는 비양나무 군락이 형성되어 있다.
비양봉 정상은 해발 114m의 낮은 정상이지만, 전망대 등대에서 바다와 협재 해변과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이 그림같이 펼쳐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이 든다.
아쉽지만 배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 선착장으로 내려왔다.
비양도는 크지 않다. 그러나 그 작은 섬 안에 천년의 화산 흔적, 고요한 마을, 푸른 바다와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려한 관광지와는 다른, 깊은 울림을 주는 섬. 비양도에 서면 우리는 ‘작음 속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비양도 선착장에서 뱃머리를 돌리며 떠나는 도항선에서 안녕 잘 있어 다음에 또 올게...
다시 올 것 같지 않게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떠나는 배 위에서, 기약 없는 약속을 남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