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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은 ‘yonggeun156’ 아이디.
또는 ‘맛있는 탐구생활’ 검색하면 나온답니다.
‘통나무집떡볶이쫄면’은 선정고등학교, 선정 관광 고등학교(여자고등학교), 예일여자고등학교, 은평중학교, 구산중학교 등 여러 학교가 인접한,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38년 전통 분식집입니다.
타일이 떨어져 있을 정도로 꽤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에 있었습니다만, 가게 안은 십 년 전에 들렸을 때와 변함없이 한결같았습니다. (2년 전 방문 당시, 8년여 만에 방문했음에도 저를 알아봐 주셨던 71세 주인 할머니는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이곳은 쫄면과 떡볶이만 판매합니다. 처음 들렸었던, 10년 전과 변함없는 가격 2천 원.
떡볶이와 쫄면을 주문하면, 제공되는 음식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철학을 가지신 주인아주머니의 소신 때문입니다.
신맛을 가진 차가운 음식에서 매운맛을 가진 뜨거운 음식 순으로 제공되거든요.
쫄면. (양은 적습니다.) 코스 요리의 애피타이저처럼, 먼저 제공된 쫄면은 강한 신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념장 속 케첩 맛은 우리 미각을 속이는 페이크”
입안에 느껴지는 산미 속에는 케첩 맛이 실제 존재하지만, 그 익숙한 맛 속에서 레몬과 양파가 더해진 깊은 감칠맛이 존재하고 있었거든요.
이 소스의 레몬 등 과일의 산미는 1년여 동안 자연 숙성 시킨 것이라서 그 산미는 꽤 강하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그 강한 산미는 시중의 식초나 빙초산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노하우는 오래전, 고인이 대신 인천 원조 쫄면 할아버지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이라고 하네요. *흥미로 왔던 것은 처음에는 쫄면의 신맛이 뇌를 자극하지만, 그 신맛에 익숙해지면 신맛 속에 숨은 매운맛의 존재감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쫄면의 전체적인 맛을 신맛이 이끈다면, 약하게 다가오는 짠맛이 조력자가 되어 뒤늦게 매운맛으로 전체적인 맛을 당겨준다.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유니크한 쫄면입니다. 이곳 쫄면은 독특한 산미를 적응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떡볶이.
1970~1980년 대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서 사용했던, 검은색 주물 프라이팬에 떡볶이가 담겨 제공됩니다.
이곳 떡볶이는 주문 후 주방에서 즉석에서 만들어 줍니다. 쫄면 사리도 들어갑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는데요. 바로 미나리도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만든다는, 고춧가루 양념장으로 만든 떡볶이는 조 선생님의 익숙한 양념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짠맛과 어우러지는 매콤함이 매력 있게 다가옵니다. *이곳 떡볶이는 단맛이 있기는 하지만, 도드라지지 않았고 ‘짠맛’이 맛의 밸런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인 할머니는 몇 년 전, 위암으로 크게 아프실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큰 병을 앓으셨기에) 항시 음식을 신경 쓰고 관리하셔야 함에도 손님에게 내어주는 쫄면을 주인 할머니가 그대로 드실 정도로 이곳 나름의 좋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곳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