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풍요롭고 격조 높은 생활 습관의 변화
앞장에서 우리는 관상성 심장병의 원인 연쇄와 그 근원에 가까이 접근하면 할수록 치유의
힘이 커지는 것을 보았다. 지금까지 나는 심장병의 전통적 치료법인 약물 요법과 수술 방법
의 한계를 이야기했고, 우리의 생활 습관과 심장병 발병 요인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했
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혈압, 나이, 성, 유전, 흡연, 당뇨, 비만, 오래 앉아있는 생활 습관과
같은 전통적 위험 요인들로는 심장병 발병의 50%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왜 사람들이 심장
병에 걸리는지 나머지 50%의 이유는 잘 모른다. 왜 어떤 사람은 심장병에 걸리는데 다른
사람은 걸리지 않는가? 위에 언급한 위험 요인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 어느 하나만으로
심장병이 발병하지는 않는다. 심장병 발병의 원인 연쇄의 또 다른 단계로 접근해보자. 즉 관
상성 심장병 발병의 심리적 요인 또는 정서적 요인에 관해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는 왜 자
기 중심적이 되며, 적개심을 가지며 냉소적이 될까? 심장병이나 그 밖의 질병을 일으키는
이러한 감정의 바탕에는 과연 무엇이 깔려 있는가? 1950년대에 메이어 프리드만과 레이 로
센만 박사는 심장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A 유형 행동(Type A behavior)이라 부르는 증후군
이라고 기술하였다. A 유형 행동 증후군은 적개심이 많고, 자기 중심적이고, 참을성이 없고,
몹시 서두르는 것을 가리킨다. A 유형의 사람은 뚜렷하게 정의되지 않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허둥대며,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출세하고 싶은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이들은 말을 하면서 동시에 움직이는 식으로 한꺼번에 두서너 가지 일을 하려
는 경향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A 유형 행동과 심장병 발병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
으로 짐작했지만 이 둘 사이의 관계를 분명하게 밝히는 데는 실패하였다. 그런데 최근에 캘
리포니아 대학의 래리 셔위츠 박사와 듀크대학의 레드포드 윌리엄스 박사가 A 유형 행동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 가운데는 심장병과 관계없는 요인들도 있고, 매우 밀접한 관련
이 있는 요인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박사는 '믿음직한 심장(trusting heart)'이란 책
에서 A 유형 행동과 심장병 발병의 관계를 잘 설명하였다. 그는 심장병 발병에 유해한 요
인으로 자기 중심성(self-involvement), 적개심, 냉소 등과 같은 것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셔위츠 박사와 린다 포웰 박사는 일상적인 말속에 '나, 나를, 나의, 나의 것' 과 같은 자신에
관해 언급하는 말이 빈도가 얼마나 많은 가에 따라 심장병 발생을 실제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나' 와 관련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심장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다. 셔위츠 박사는 9년에 걸쳐 남자 1만3천여 명을 면접하고 그들과 대담 내용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분석하였다. '다면적 위험 요인 개입 시험(multiple risk factor intervention trial :
MRFIT)' 이라 부르는 이 연구는 생활 습관을 적절하게 바꾸면 심장병이 예방되는지를 알
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더 놀라운 것은 심장병으로 죽
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두드러지게 많았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나, 나를, 나의, 나의 것'을 말하는 것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평소 쓰
는 말에는 자신의 세계관이 반영된다. 나 스스로 남으로부터 고립되어 소외감을 느낄 때 '
나는 이것이 필요하다, 나는 저것을 원한다.'처럼 자신에게 더 많이 관심을 가진다. 이러한
연구들은 그 나름의 합리적 관점을 가지고 진행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몇 가지 근본 문제점
을 제기한다. 곧, 우리는 왜 자기 중심적이 되고 적개심을 가지며 냉소적이 될까? 심장병이
나 그 밖의 질병을 일으키는 이러한 감정의 바탕에는 과연 무엇이 깔려 있는가? 나는 내가
했던 두 번째까지의 연구 중 한 번은 한달 동안 환자들과 함께 살았으며, 세 번째 연구에서
는 4년 동안 그들과 함께 살았다. 많은 의사들이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지만 환자들과 오랫
동안 같이 생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에서는 한 그룹에 속하는 여러 환자들과
몇 년 동안 함께 살았다. 그리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서 나는 1주일 동안 일상 세계
와 격리된 수련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에게 우리 프로그램 내용을 가르친다. 그
러고 나서 매주 두 번 저녁에 만나는데, 한번에 네 시간씩 만나고 네 시간 중 한 시간은 임
상 심리학자 짐 빌링스 박사, 셜리 브라운 박사와 내가 지도하는 집단 인정 프로그램이란
것을 실시한다. 그리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알려고 했고 많은 것을 서로 알 수 있게 되
었다. 처음에는 우리 프로그램 내용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여겼던 다이어트, 운동, 스트레스
관리 훈련, 금연 같은 것들을 잘 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집단 인정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그런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집단 인정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개입 방법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 외로움의 지각 때
문이고, 이 외로움이 심장병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간단하
게 말하면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모든 것들이 만성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고 이것이
심장병과 같은 병을 만든다. 거꾸로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친밀감이나 연결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면 어떤 것이나 참다운 의미에서 치유를 가능케 해주는 것이다. 옛날부터 친밀
감을 느끼게 해주는 능력이 정서적 건강의 요체가 된다고 여겨져 왔다. 나는 심장의 건강에
도 친밀감이나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에는 보통 두 가
지가 있다. 하나는 수평적인 친밀감의 형성이다. 이것은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 연결감과 관
계성을 발달시켜나가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수직적 친밀감의 형성이다. 이것은 내 자신과
좀더 높은 내 자신의 부분을 서로 연결해 나가는 것이다. 수평적 친밀감은 자신을 인정해주
는 집단에 참여하거나, 대화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용서하는 것을 배우거나, 남을 이롭게 해
주는 이타 행동을 실천하거나, 믿음을 키우거나 하는 방법으로 개발할 수 있다. 수직적 친밀
감을 키우는 방법으로는 기도와 명상을 들 수 있는 데, 이는 뒷장에서 자세히 설명해 놓았
다. 그러므로 생활 습관의 잘못된 선택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행동만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심장병에 대한 충분한 처방이 되지 못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스트레스 관리 기법은 단순하게 스트레스를 '관리' 하거나 스트레스에 '대처' 하거나 또는
스트레스를 '다루려는' 것만이 아니라 외로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에서 치유가 시작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순한 관상동맥의 열림만이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인 심
장, 곧 마음의 심장을 열자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심장병은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
킬 뿐 아니라 더 근원적인 방식으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스트레스 관리 기법은 신경 안정제 구실을 하는 정도의 것이
아니다. 이 스트레스 관리 기법은 바깥으로부터 엄습해오는 압력으로부터 자신을 이완시키
고 평화를 불러오게 할 뿐 아니라 마음과 몸을 충분하게 안정시켜 내면의 평화감, 자존심,
행복감을 한껏 누리게 해주고, 얻는 것보다는 존재하는 것이, 애써 행동하는 것보다는 행동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행복해지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어떤 사람이 사치다난다라는 인
도의 영적 스승에게 "당신은 누구요?" 라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무 것
도 하지 않는 사람이오, 다만 나는 사람의 마음과 몸에 상처를 입히는 '나'를 어떻게 하면
벗어버릴 수 있는가를 가르치는데,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오." 이 말은 매우
단순한 말이지만 '건강'과 '치유'가 다른 개념이란 것을 의미한다. 나는 '스트레스, 다이어트
그리고 당신의 심장'이란 책을 1982년에 펴냈다. 내가 이 책의 바탕을 이루는 두 가지 연구
를 하던 때에는 이러한 아이디어에 관심만 가졌다. 그 때에는 내 임상적 관찰을 뒷받침해줄
만한 과학적 문헌이 많이 발표되지 않았다. 그 뒤부터 외로움이나 감정의 억압이 질병을 일
으키고, 친밀감이나 사회적 안정이 질병을 치유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몇 가지 연구의 예를 아래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알라메다 카운티(샌프란시스코 근
교 지역으로 주민이 6,928명이었다.)와 노스 카렐리아(핀란드 동부에 있는 지방으로 주민이
13,301명이었다.)의 연구를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이 두 곳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5년에서 9
년 동안 연구했는데,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낀다고 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과 다른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두 배에서 세 배
정도 더 높았다. 이 결과는 콜레스테롤 수준, 혈압, 유전과 같은 요인들과는 별도의 것이다.
조지아주의 에반스 카운티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 연구에서도 사회적으로 친밀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외로운 노인일수록 사망률이 더 높다
고 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라도 어떤 클럽에 가입하거나 교회나
노인정과 같은 모임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심장병이 예방되며 그 밖의 질병으로 사망하는 빈
도도 뚜렷이 낮아진다고 한다. 반면에 연구가 이루어지던 그 9년 동안에 사회적 연결감이
점진적으로 낮아져갔던 사람들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 카플란 박사의 실험이 보
여준 것처럼 외로움을 느낀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에 비해 두 배 이상 심각한 심장 혈관 폐
색이 일어났다. 이러한 폐색은 콜레스테롤이나 다른 요인들과 관계없이 오로지 외로움이란
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휴스턴 대학의 로버트 네렘 박사는 유전적으로 동
일한 혈통을 가진 토끼를 대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였다.
그는 이처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은 동물들은 모두 동맥경화에 걸릴 것으로 짐
작하였다. 그런데 결과는 엉뚱하게도 높은 선반에 있는 사육 상자에서 자란 토끼들이 낮은
선반의 사육 상자에서 자란 토끼들에 비해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
왔다. 연구자는 이런 결과에 매우 당황하였다. 그는 이런 차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
었으나 연구를 거듭하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사육실에서 토끼를 돌보는 여자 사육사
가 매일 저녁먹이를 주려고 사육실에 올 때마다 낮은 선반에 있는 토끼들을 한 마리씩 끄집
어내어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었지만 높은 선반에 있는 토끼는 손이 잘 닿지 않았기 때문에
쓰다듬어 주거나 하지 못하고 그냥 먹이만 주었다. 따라서 윗단에 있는 토끼들은 고립되고
사랑 받지 못했기 때문에 동맥경화에 더 많이 걸렸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었다. 연구자들
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한 마리씩 매일 규칙적으로
만지고 얼러주면서 같이 놀아주었던 토끼들은 똑같은 음식을 먹고 자랐어도 사랑을 받지 못
한 토끼들에 비해 동맥경화의 위험이 60%나 적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랑 받은 토
끼는 동맥경화만 억제된 것이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 혈압, 심장 박동률도 낮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도 원숭이나 토끼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사
랑할 대상이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은 꽃을 가꾸거나 금붕어와 같은 애완 동물을 사랑
하는 사람에 비해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에서는 그
질이 양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도 증명되었다. 예일대 의대에서 심장 혈관 촬영을 받을 예정
인 남자 119명과 여자 40명을 조사했더니 사랑과 인정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한 사람일수록
관상동맥의 경화가 약한 수준이었다. 러버만 박사는 심장마비 끝에 살아난 2,320명의 남자를
면접하였는데,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느끼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발병 위험률이 4배나 더 많았다고 보고하였다. 하와이에 살고 있는 일본계 남자 노인 4,251
명을 7년 동안 조사해보았더니 사회적 유대 관계를 잘 이루고 있는 것이 흡연이나 고혈압과
같은 건강 위험 요인과는 독립적으로 심장마비, 심장통증, 관상성 심장병 등을 억제하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듀크 의과대학의 블레이저 박사는 더햄 지방에 사는 65세 이
상의 노인 331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그 결과에 의하면, 성, 인종, 경제수준, 신체 건강
상태, 우울한 정도, 생활의 스트레스 정도, 흡연과 같은 요인들을 고려하더라도 사회적 안정
을 적게 받는 사람의 사망률이 네 배 이상 높았다. 댈러스에 있는 남감리교대학의 제임스
페네베이커 박사는 억압시켜 놓았던 감정을 되살려 느끼게 하는 것이 면역 기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자들을 한 집단에게는 과거에 겪었던 충격적
인 사건을 나흘 동안 매일 20분씩 회고하도록 했으며, 다른 집단에게는 나흘 동안 시시한
사건에 관해 글을 쓰도록 하였다. 그리고 실험을 시작하기 전후에 각각 피를 뽑아 비교하였
다. 그 결과는 충격적인 사건을 스스로 회고한 집단에서는 면역 활동이 늘었고, 시시한 일들
에 대해 글을 쓰게 한 집단에서는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충격적 사건에서
받은 느낌을 분출하지 않고 쌓아두면 스트레스가 되어 오랜 기간이 지나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친다. 감정을 억눌러두면 심장이나 면역 체계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병이 생기
는 것이다. 오하이주립 대학교 의대에서 학자들은 외로움을 평균 이상으로 많이 느끼는 환
자는 평균 이하로 느끼는 환자에 비해 면역 기능이 뚜렷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다.
스웨덴에서 중년 남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10년 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이 심
장병과 그 밖의 모든 질병의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하였다. 위스콘신 의과대
학의 제임스 굿윈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결혼하지 않은 암 환자들은 치료가 순조로운 경우
에도 생존 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는 또 다른 연구에서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
정받고 있는 건강한 노인 256명을 관찰했더니 이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혈중 콜레스
테롤 수준이 낮고 면역 기능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발견은 나이, 흡연, 음주,
스트레스와는 별도로 오로지 충분한 사회적 지지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탠포드대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스피겔 박사는 유방암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
에게는 보편적인 의학 치료를 해주었고 다른 한 집단에게는 보편적인 의학 치료에 더하여
매주 90분 동안 집단 인정 치료를 1년 간 해주었다. 두 집단 사이에 생존 기간의 차이는 없
을 것이라고 기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 인정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은 생존율이 두 배 이
상 더 높았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한 논문에 의하면, 사회적 고립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
이는 증거가 많은데 이 논문을 쓴 저자의 한 사람인 제인스 하우스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병에 아주 잘 걸리는 사람들 중에는 개인적 감정을 나눌 친구가 한 사람도 없다고 하거나,
일주일에 한 번도 남과 가깝게 접촉하지 못한다고 말한 사람이 10-20%에 이른다." 이 논문
은 사회적 고립이 흡연,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 비만, 운동 부족과 같은 정도로 사망률을 높
이는 원인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가고 자신의 안팎 상황에 적응해 나가면서 사회적 소외
감이 흡연보다 건강에 더 치명적이 된다. 몸의 건강 상태, 경제상태, 흡연, 음주, 운동, 비만,
인종, 삶의 만족감, 보건 진료 같은 요소들을 모두 통제하고 진행한 연구에서 사회적 유대가
미약한 사람들이 유대가 강한 사람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더 많이 죽는다는 사실이 밝혀졌
다. 이 연구자들은 "그리하여 우리는 사회적 관계가 건강에 중요한 것을 알았고, 또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가 널리 이루어지지 못하
고, 이를 활용할 기회조차 점차로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위에 언급한 모든
연구들은 외로움이 병을 일으키며,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다정하게 지내는 것
이 건강을 가꾸고 행복감과 생존율을 높인다고 하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는 자신의
우월감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수가 많다. 사회적 안정과
친밀감이 생존을 연장시킨다는 이러한 증거들은 콜레스테롤 강하제나 아스피린 또는 그 밖
의 전통적 의술들이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지 못한다는 연구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내가 지
금부터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몇 가지 임상 관찰에서, 그
리고 내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 분야를 연구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우리의 연
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나이, 성, 인종, 종교, 성적 기호, 경제 상태, 교육 수준 등이 다양하였
다. 이처럼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을 강조하여 사람들을 범주화하고 정의하는 방법은 궁극
적으로 서로가 고립되어 있고 외로운 존재라는 점을 스스로 느끼도록 한다.(사치다난다 요
기는 한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 전까지는 무척 행복하
였다. 그 후부터 우리는 같은 점보다 다른 점을 말하기 위해 이 정의를 적용해왔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
못 색다른 연구에 자원하여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공유하는 부분이 거의 없었던 사람들이
다. 처음에는 심장병을 가졌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공통점으로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는 이렇게 다양한 환자들이 자신을 보는 눈이나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서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환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다르게 보이는 이면에 '나는 고독하지
만 이런 감정을 느끼길 원치 않는다. 나는 고립되고 싶지 않다. 남과 가까워지고 친밀감과
다정한 관계를 맺고 싶다. 사랑을 받기엔 내가 틀림없이 모자라며,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비록 희미하게나마 남과 감정적으로
친밀한 상태일 때나, 생각이나 느낌이 남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때의 지극한 행복감을 알
고 있다. 남과 잃어버린 친밀감이나 관계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스트레스를 느낄 수도
있고, 승리감 또는 패배감을 느낄 수도 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행동 양식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외로운 감정은 내가 무언가 모자라거나 충분한 존재가
되지 못했다는 부족감을 가지게 한다. 이런 부족감 때문에 '돈이 좀더 많으면, 힘이 좀더 있
다면, 더 자주 성행위를 할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성취를 할 수 있다면 모든 일이 잘 풀리
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될 것이므로 더 행복해질 텐데...' 라고 생각한다. 또는 '내
가 더 날씬하고, 더 잘 생기고, 더 키가 크고, 근육이 발달했더라면 더욱 행복해지고 매사가
잘 되고,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고 좋아할 것인데...' 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심장병 환자 고유의 세계관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늘날처럼 물질의 풍요를
누리는 사회에서 왜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느끼고,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심장병이
늘어나는지를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면
사랑과 존경을 받아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은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지속적인 행복은 오지 않으며, 오히려 더 외로
워지고 더 채워지지 않은 불만감만 남는다. 우리는 이런 욕망이 채워질 때까지 불안해하고
걱정하며 이를 얻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느낀다. 만일에 다른 사람이 이를 얻으면 조바심을
내며 더욱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지만 소망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혹시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더라도 생각만큼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얻거나 큰 의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성공은
상대방의 질투심과 부러움과 원한을 불러 따돌림을 당하거나 더욱 외로워지는 원인이 되기
도 한다. 행복은 좀처럼 손아귀에 잡히지 않고 우리를 피해 도망 다닌다. 마치 멋진 향기가
제 몸에서 나오는 것을 모르는 채 그 향기의 원천을 찾아 온 숲을 헤집고 다니는 사향노루
처럼 우리는 행복의 셈이 바로 자신에게 있는 것을 모르고 바깥에서만 헤매게 된다. 심장병
발생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자책감, 적개심, 냉소주의는 외로움을 깨닫는 데서 시작된다. 어
떤 사람이 외롭다고 느끼면 관심의 대상이 자기 자신에게로 옮겨져 당장에 "나는 외로워,
뭔가 부족해. 이 부족을 채우는 그 무엇을 가지면 행복해질 텐데..." 라고 독백한다. 외로움
을 깨달을 때는 이처럼 먼저 자기 자신을 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만성저인 불만이나 좌절감 또는 기대한 대로 이
루어져 맛보게 된 행복감이 영속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불만이 적개심과 냉
소주의를 부채질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역설적인 방법으로 남과 친해지려고 기를 쓴다.
이를테면 "봐라,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네가 주목하고 존중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야. 그러니까 나를 사랑해야 해." 하며 안간힘을 쓴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하다는 것은 도대
체 무엇을 뜻하는가? 특별하다는 것은 무언가 남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특별
하게 되려는 것은 친하게 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남과 구분되게 함으로써 나를
더 외롭게 만드는 모순을 낳는다. 이처럼 자기 파괴에 이르는 행복 추구에는 두 가지 심리
과정이 있다. 첫째는 기를 쓰고 자신을 남과 갈라놓으려고 애쓰는 짓을 강박적으로 되풀이
하는 것이다. 스스로 선을 그어놓고, 자기가 창안한 것에 산출되는 것만을 자존심으로 여긴
다. 그러므로 어떤 주어진 과제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그 문제
에 운명을 걸고 성공한 사람인가 실패한 사람인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시합에서 무엇을 얻
고 무엇을 잃었는가가 아니라 승자냐 패자인가만 문제삼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추구하는 개
인적 가치는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적대적이고 스트레스를 주는 상
황은 문제되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은 비록 성공한다 하더라도 행복은 그를 비켜가고 그 자
리에는 좌절감, 냉소주의, 적개심만 남는다. 둘째는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여기는 것을 얻
기 위해 억척스레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취감, 존경받는다는 느낌, 사랑의 느낌 같은
진정으로 얻으려고 했던 것들은 충분히 얻지 못한다. 그가 얻은 것은 가면뿐이었다. 이 가면
의 한쪽 면에는 진실이, 다른 한쪽 면에는 허위가 있다. 최근 우리 연구에 참여했었던 환자
중에 셈이라는 운동 선수 출신이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자신이 예전에 올림픽 선수였고, 세
계적인 육상 선수이자 경보 선수이자 사이클 선수였다고 했다. 셈은 내가 만나 본 가장 경
쟁적인 사람이 하나였다. 그에게 시합은 단순히 이기는가 또는 지는가에서 끝나지 않는다.
만일에 그가 이겼다 하면 그는 적어도 다음 경기가 있을 때까지는 승자로 자부하고, 만일에
2등을 했다고 하면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는 패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는 마흔 아홉 살 무
렵의 어느 날, 달리기를 하다가 심한 심장통을 느꼈는데 이를 무시한 채 끝까지 달렸다. 그
후 주치의의 권유로 트레드밀 검사를 받았는데 심장병의 조짐이 발견되었다. 주치의는 샘에
게 "당신은 열심히 운동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니까 심장이 정상일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해 심장 혈관 촬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고 거의 사정조로 얘기했다. 촬영 결과 관
상동맥 가운데 몇 군데가 심하게 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그는 관상동맥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가슴 통증이 사라졌다. 그는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6주 후 달리
기를 하다가 다시 가슴 통증이 왔다. 이번에도 주요 관상동맥 하나가 완전히 막힌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는 반복하여 수술을 받을 형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샘은 우리 연구에 참여하
게 되었고 생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샘은 금연은 물론이고 우리가 지시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따랐고, 6주 동안 기계적으로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배웠으나 그 후 더 이상 스
트레스 관리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처방해준 운동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정도만큼만
하라고 권했고, 훈련받는 동안에 자기 자신과 대결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하였다. 샘의 경우
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아니라 운동에 대해 가지는 경쟁적 태도로부터 스트레스
를 받았다. 그의 자존심은 오직 자신 외부의 일에 달려 있었다. 그는 사람의 가치가 시합에
서 이기고 지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만 믿고 있었다. 그는 다이어트를 따라 하고
운동도 따라 했지만 집단 모임에서 감정을 드러내고 대화하는 것은 거부하였다. 심장병 의
사들 대부분이 말하는 것처럼 샘도 "감정은 심장병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오직 문제가 되
는 것은 다이어트와 운동을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 이라고 말했다. 처음 그는 자신
의 모든 문제는 여자 친구 때문에 생겼다고 하며 그 여자 친구를 비난하였고, 집단 모임 동
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팔로 가슴을 싸안고 그냥 앉아만 있었다. 어떤 환자가 어려
운 점을 서로 얘기하자고 하면 샘은 "좋아요. 나도 당신과 같은 문제가 있지만 더 이상 말
하고 싶지 않소." 라고 했다. 그는 우리 연구팀의 임상 심리학자 빌링스 박사와 만나는 것을
거부하였다. 나는 그때까지 집단 모임에서 감정을 드러내고 함께 토론하는 것이 과연 핵심
적인 요인이 될 것인지에 확신이 없었다. 따라서 이 집단 모임의 토론에 모든 사람이 반드
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는 않았다. 샘은 다이어트를 매우 엄격하게 실천했고 콜레스테
롤이 249에서 121까지 떨어졌으며 가슴 통증이 현저하게 사라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감정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거나 스트레스 관리를 하지 않고 오직 다이어트만 잘해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였다. 샘이 우리 연구에 참여하기 전에는 네거리를 건너려고만 해도 가슴 통증이 일
어날 정도였다. 우리 연구에 참가하고 아홉 달이 지난 후, 그는 일주일에 100마일 이상 통증
없이 자전거를 타고도 하고 멀리 달리기도 할 정도로 운동 능력이 좋아졌다. 심장병이 생기
는 과정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징후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불행하게도 샘은 심장병이
생기게 된 더 근본적인 문제를 언급하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꿈꾸
어왔고 그 꿈을 위해 엄청나게 힘든 노력을 하였지만 꿈을 현실로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
신이 올림픽에 참가하여 대표 선수가 되는 것처럼 무언가 특별한 사람이 되겠다는 희망이
현실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과거에 자기가 올림픽 선수였다는
새로운 이미지의 가면을 쓰게 되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샘은 심각
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러한 가면을 쓴 것이다. 이 가면은 선량한 것도 아니고, 남
이 잘 알아볼 수도 있는 것도 아니며, 사랑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가면은 다시 한번
단절감을 불러오는 것이다. "나를 봐라. 나는 특별한 사람이야. 나는 과거 올림픽 육상 선수
였고, 세계적인 경보 선수였으며, 엘리트 그룹의 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당신들이 사랑하고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샘의 이런 태도는 이중으로 자기 파괴를 불러왔다. 만
일에 그가 사랑 받고 존경받지 못하면 상실감만 가질 것이며, 설령 사랑 받고 존경받는다
하더라도 그 대상이 진정한 자신이 아니라 그가 만들어 놓은 한갓 개인적 이미지에 불과한
것이므로 참된 민족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러한 이미지를 유지하려면 한시도 경계심을 놓
을 수 없으므로 결국 외롭게 홀로 남게 된다는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것은 샘에
게 만성 스트레스를 주고, 남과 진정한 친밀감을 가지지 못하도록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
비밀은 가지는 것만큼 고통도 함께 가지는' 것이다.
셈은 가면의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하는 욕구가 너무나 강해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는
동안 눈에 드러나지 않는 비밀스런 경쟁을 시작하였다. 경보 경주나 사이클 경주에 참가하
기 시작했고, 정기적으로 달라기도 시작했던 것이다. 셈이 마지막으로 집단 모임에 참가했던
어느 날 저녁, 스트레스 관리 지도자가 환자들에게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자신의 심
장 상태를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주문하였다. 샘은 검은 벽으로 둘러싸인 심장을 그렸는데
이 그림은 그가 느끼고 있는 외로움을 나타낸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그림에 관해 말하
려 하지 않았다. 우리 연구에 참여한 지 열 달이 지나 그는 죽었다. 셈의 사망은 우리 연구
에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유일한 경우이다. 죽기 직전 그는 한 지역의 체육관에
들러 노 젓는 기계 운동을 했었다. 이 노젓는 기계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경
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가 빨리 노를 저으면 그의 비디오 보트가
빨리 나아가고, 노를 천천히 저으면 다른 사람의 비디오 보트가 그를 앞질러 간다. 이렇게
한 시간 동안 노를 저은 후, 그는 150척의 다른 비디오 보트를 앞질렀다고 자랑하고 나서
자리에 일어나 휴게실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심장병 의사가 그
곳에 한 사람 있었지만 그를 소생시키지 못했다. 비디오게임에서 이겼으나 자신의 생명을
잃어버린 이 비극적인 사건은 너무나 소름끼치는 일이다. 이 사건은 나에게 너무나도 비통
한 충격을 주었다. 어떻게 사람이 자존심을 얻기 위해 기계와 경쟁한단 말인가? 한갓 덧없
는 비디오 영상이 그처럼 강력한 영향을 주었단 말인가? 샘에게는 이 기계가 자신의 자존심
과 가치를 정의해주는 강력한 힘이 되었고, 마침내는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 되고 말
았다. 나는 그의 부검에 참석했는데 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그의
관상동맥 하나에서 커다란 혈액 응고가 발견되었고, 다른 관상동맥은 심하게 경련을 일으켜
내벽이 찢어져 있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심한 경쟁심의 스트레스로 생긴 것이다. 다시 말해
샘은 비디오게임에 마치 죽고 사는 생존 투쟁인 것처럼 너무나 지나치게 반응했기 때문에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이다. 왜 샘은 비디오게임에 마치 생존 투쟁을 하듯 반응하였
을까? 어디까지나 그것은 한낱 게임에 불과하지 않은가? 샘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나에게는
다음과 같이 중요한 몇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첫째, 어떤 사람에게 건강에 필요한 정보
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는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치 못하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
맞을지 모르는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지만 사는 것이 즐겁지 않다면 누가 행동을 바꾸려
고 할 것인가? 내가 의과대학 학생일 적에 종양학 주임교수와 호흡기내과 주임교수 두 분이
담배를 피웠다. 삶이란 우리가 절실하게 기대하는 행복은 가져다주지 않으면서 서서히 또는
급속하게 우리 자신을 파괴시켜 가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었다. 외롭다
거나 고립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그 같은 느낌은 근본적으로 자기 파괴적이고 자기학대
적인 세계관을 이루게 된다. 이 자기 파괴적 행동은 강박적인 운동, 강박적인 직업, 강박적
인 성 행동, 흡연, 음주, 약물 남용 같은 다른 사람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두려고 하는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게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일시적으로 고통을 무디게 할 수 있으나 마침내
는 외로움을 더 키우고, 더 심한 고통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한다. 둘째, 행동의 변화만으
로는 진정한 치유를 이루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 더 근본적으로 행동의 바탕에 있는 것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나 운동과 같이 행동을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못하
다. 왜냐하면 우리의 행동이란 자기 지각의 표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외로움에 대한 이해도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오래 살자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게 해야 종종 고통을 싣고 다가서는, 우리를 짓누르는 스스로 부과
한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어떤 사건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에서
내 자존심을 만족시키고 내 가치를 느끼려고 하는 것은 그 사건이나 다른 사람이 내 삶을
지배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된다. 그리하여 그러한 사건이나 행동이 루이 자신을 좋게도 느
끼게 하고 나쁘게 느끼게도 하고, 행복하게 또는 슬프게도 하며, 궁극적으로 살고 죽는 것조
차도 지배하게 된다. 샘은 비록 비디오게임에서는 이겼지만 그 대가로 생명을 잃었다. 넷째,
사람들은 필요한 것을 가질 정도만큼만 힘을 가져야 한다. 우리 자신을 개별적으로 분리하
여 정의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부족하고 궁핍한 존재로 정의하게 된다. 최근 한 인
터뷰에서 제이콥 니들먼이란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몇 년 전 나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
에게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대
가족제의 해체, 핵전쟁, 생태계의 파괴와 같은 통상적인 것들을 문제를 삼았는데 조금 있다
가 어떤 학생이 '외로움(loneliness)' 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는 여러분 가운
데 근본적으로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하고 물었더니, 모든 학생이 손을 들
었다. 나는 몹시 놀랐다. 다음에 온갖 부류의 사람이 다 참석하는 큰 규모의 대중 강의에서
똑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손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 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나이지리아에서 온 서른 다섯 먹은 한 남학생이 내게, '내가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사람들이 외롭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그것이 무
슨 뜻인지 몰랐다. 2년이 지난 오늘날에서 와서야 겨우 외롭다는 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외로움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고 외로움을 가리키는 단어도 없다. 나
이지리아에는 고통도 많고, 아픔도 많고, 슬픔도 많지만 그러나 외로움이란 없다.' 고 말했
다. 그러면 우리가 경험하는 이 외로움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개인 단위로 분리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를 조화시키는 힘으로부터도 분리
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 우주적인 힘과 본질적으로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데 부족함을 느끼
고 있다. 내 생각에는 바로 이것이 외로움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현상이라고 생각한
다." 그러므로 요약하면, 외로움은 병을 불러오지만 친밀감은 치유를 불러올 수 있다. 외로
움은 몇 가지 형태로 올 수 있다.
우리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내면의 자기로부터 또는 내면의 평화로부터 오는 외로움. 타인
으로부터 오는 외로움. 고차원적인 힘으로부터 오는 외로움. 이런 요인들에 대해서는 제2부
에서 더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어느 시대나 어느 문화권이나 어려운 문제들은 있었으며, 사
람들은 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기근 같은 것들로 고통을 받아왔다. 오늘날 미국의 만성적 스
트레스는 현대 생활의 빠른 보폭에서 올 수도 있으며, 수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것처럼
소외감, 외로움, 사랑과 인정이 결핍으로부터도 올 수 있다. 요컨대 스트레스는 우리가 어떤
것을 하는가 뿐만 아니라 우리가 행한 것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올 수도 있다. 우리
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따른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거대한 전체 세계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거기에서 떨어져 나온 고립된 개별적 존재로
지각한다면 우리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자기 파괴적
인 행동 양상을 불러오기 때문에 심장에 직접적, 간접적 작용을 하여 심장병을 일으키게 된
다. 따라서 외로움을 초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그 무엇이 심장병의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것이다.
제2부 심장 열기 프로그램
제4장 심장 열기 프로그램의 소개
"내 몸은 성장했다... 내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에 대해 알았던 지식들을 잊어버린 것 같
다... 그러나 여전히 그 지식들은 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꽤 오래 명
상하고 마음을 비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가능한 일이다. 충분히 활짝 자신을 열어 젖힌다
면." 샐린저
제1부에서 우리는 심장 열기 프로그램의 의학적, 과학적 증거들을 살펴보았다. 제2부에서
는 앞에서 다룬 내용들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여 환자가 자신의 경우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
도록 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친밀감을 높이고 스트레스
를 다루는 방법들. 알맞은 운동 프로그램.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물 섭취. 금연과
약물 남용에서 벗어나기. 이것들은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부터 치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환자는 매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충실하게 실천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 기법. 참가자는 적어도 하루 한 시간은 다음 프로그램을 실천해야 한다. 20
분간 요가 운동, 15분 간 점진적 이완 훈련, 5분 간 세 종류의 호흡 훈련, 15분 간 명상(정
좌 명상), 5분 간 직접적 심상법 또는 수용적 심상법. 이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에는 이 밖
에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대화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
운동. 하루에 30분 이상 또는 일주일에 3번 정도 매번 한 시간 이상 걷기 운동을 한다.
(이보다 더 오래 운동하는 것이 반드시 심장을 더 건강하게 하고 오래 살게 해주는 것이 아
니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새로운 연구들을 뒤에서 소개한다.)
음식. 두 종류의 음식을 소개한다. 반전 음식(reversal diet0은 심장병 환자로서 심장병의
반전을 원하는 참가자를 위한 음식이다. 예방 음식(prevention diet)이란 적절한 활동을 하면
서 심장병 예방을 원하는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음식이다. 반전 음식에는 계란 흰자와 탈지
방 유제품을 제외하고는 어떤 동물성 음식도 허용하지 않으며, 식물성 음식이라도 지나치게
기름기가 많거나 농축된 지방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적절한 양의 당분, 알코올, 염분
(고혈압, 신장병, 심장병이 아닌 환자의 경우)은 허용되지만 카페인이나 그 밖의 흥분제는
허용도지 않는다. 예방 음식은 반전 음식보다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허용 범위가 넓다. 심
장병은 예방하기가 반전시키는 것보다는 쉽다.
금연. 마지막 장에는 금연을 돕는 여러 기술들을 열거하였다.
우리의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이 프로그램을 잘 실천할수록 심장이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관상동맥이 많은 막힌 사람일수록 이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을 실천하다 보면 스스로 상태가 좋아졌음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막
힌 심장이 많이 열렸다는 것이므로 이때 가서는 처음처럼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프로그램 내용 중에 어떤 것은 따르기가 쉽지만 어떤 것은 좀 어려울 수도 있다. 심장병은
수십 년 동안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이것을 치유하는 과정 또한 장기간에 걸
쳐 다양한 접근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심장병을 반전시키는 것이 예방하는 것보다 더 어
려움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프로그램은 정확하고 과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꾸며졌으므
로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만큼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생활 습관을 바꿀 것인지, 또 얼
마나 열심히 실천할지는 전적으로 독자 여러분의 선택에 달랐다. 그러면 이제부터 실천을
시작해 보자.
"벽을 쌓기 전에 먼저 내가 벽안에 있는지 벽 바깥에 있는지를 알고 있는지 알고 싶을 것
이다. 로버트 프로스트(Mending Wall)
"만일 내가 이 요새를 당신 마음에 세운다면, 참호와 철망으로 둘러싸인 당신의 마음에,
다리를 놓을 수 있게 해줘요. 그 틈을 메꿀 방도가 내겐 없으니. 그리고 총구에 불을 당기게
해주오." 스팅(Fortress Around Your Heart)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오래 살고 싶습니다. 오래 사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기에 개의치 않습니다. 다만 신의 뜻을 따르고 싶습니다. 신은 내가 산에 오를 수 있게 허
락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땅을 보았습니다." 마틴 루
터 킹(1968년 4월 3일, 마지막 연설에서)
제5장 내면의 감정과 내면의 평화를 드러내기
명상을 하거나 저지방 음식(채식)을 먹는 것이 심장병에 좋다는 보고들이 1970년대 중반
부터 나오기 시작하였다. 명상이나 채식은 동양적인 수행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30년대에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에드먼드 제이콥슨 박사는 '점진적 이완법(Progressive
Relaxation)' 이란 요가법을 소개하였다. 그 뒤로 60여 년 동안 이 방법이 긴장성 두통과 같
은 각종 정신적 긴장에서 오는 여러 종류의 질병 치유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
다. 최근 오하이오주립대학의 글레이저 박사는 대학생을 상대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동
안 그 같은 이완법을 실시했더니 감기나 독감과 같은 감염성 질병을 방지하는 조세포
(helper cell)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요가에서 비롯한 각종 이완법을 규
칙적으로 실천하면 면역 기능을 효과적으로 높이게 된다.
1. 스트레스 관리 기법. 명상법이나 심상법이란 것도 고대 인도에서 나온 요가 수행 방법
의 하나인데 이러한 심리적 수행법을 실천하면 순환기 질환에 좋은 효과를 미친다고 한다.
하버드 의대 순환기 내과 교수로 세계적으로 저명한 허버트 벤슨 박사는 지난 30여 년 간
명상의 효과를 연구해왔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보이는 '공격 또는 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과 정반대 되는 일종의 명상 반응인 '이완 반응(relaxation response)'을
실천하면 혈압이 낮아지고 심장 박동이 줄어들고 소화액의 분비가 억제되며 그밖에 여러 가
지 유익한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메디컬센터의 '스트레
스 감소 클리닉' 소장인 존 카바트 진 박사도 원초 불교 수행법인 '주의 집중 명상' 방법을
적용하여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한편 방사선 암 치료 전문가인 사이먼튼 박사는 암의 보조
치료법으로 시각적 심상법(visualization)과 심상법(imagery) 같은 명상 기법이 효과적임을
밝혔고,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작인 메리 제스노스키 박사는 이완 반응법이 상기도 염증의
방어력을 높인다는 사실과 이에 심상법을 병행하면 그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는 사실도 밝혔
다. 그밖에도 요가나 명상은 무통 분만에 도움이 되며, 모든 육상 경기에서 요가식의 부드러
운 스트레칭이 부상의 위험률을 낮추고 경기력을 높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요가는 노화도
억제한다고 하는데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미용 전문가인 라쿠엘 웰치의 미용책에도 요가 방
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요가가 이렇게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요가는 그
하나 하나의 동작 자체로도 강력한 효과가 있지만 개개의 동작이 합쳐지면 그 효과가 극대
화된다. 요가는 스트레스 관리에 좋은 방법이며, 이 기법이 더 높은 차원으로의 자기 변화,
곧 깨달음을 얻는 방법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요가는 고대 인도(기원전 4세기 무
렵)의 요기 파탄잘리가 쓴 '요가 수트라(요가경)' 에서 처음으로 체계화되었다. 이 책에는 요
가로 내면의 평화를 찾고 지식을 단계적으로 높여 가는 방법들이 기술되어 있다. 요가는 종
교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종교에 걸쳐 제한 없이 적용될 수 있다. 요가는 수련자 자신의 철
학과 종교 그리고 일상 생활의 현존적 경험을 넓히고 심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요가는 서
구의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접근 방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은 것이 아니라 서양 의학의 취
약점을 보완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사람들은 요가를 다양한 몸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것 이상이다. 요가에는 호흡 수련, 명상, 심상화, 점진적 이완,
자기 분석, 자비 행동 같은 여러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든 방법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공통 목표, 곧 외로움의 극복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진다.
'요가(yoga)' 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전체로 만든다, 서로 합친다. 하나로 묶는다' 라는
뜻을 지녔다. 곧, 심신을 이완하거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개별적 부분들을 하나로 묶어주거나 타인 또는 고차원적인 힘과 합일하거나 질병을 치유하
기 위한 강력한 방법이란 뜻이 '요가' 에 포함되어 있다. 치유의 첫 단계는 각성이다. 불행
하게도 우리는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보다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더 많은 주의와
관심을 나타낸다. 이른 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깨어나는 순간부터 밤늦게 책이나, 신문, TV
를 보면서 잠들 때까지 우리의 주의력은 온통 외부 세계에 빼앗겨 있다. 우리는 몸에 이상
이 생겨 아픔을 느낄 때까지 마음이나 몸에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
는다. 심장 열기 프로그램은 우리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인 변화
에 주의를 집중하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내면의 변화에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커지
면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통제하는 능력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가 우
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쉽게 알아차리고, 이런 영향을 방치하면 심장병과 같은 질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장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하나 하나의 요가 동작들이 결국은
하나의 목적, 곧 우리의 마음과 몸을 이완시켜 내면의 평화와 환희를 누리도록 하는 데 이
바지하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 같은 평화는 스트레스를 받아 혼란에 빠지기 전까지는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관리 훈련을 계속하면 그 같은 내면의
평화가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이미 존재하는 것임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따
라서 그 동안 내적 평화를 가로막고 있던 신체적, 정서적 스트레스를 물러나게 함으로써 본
래의 자기 감정, 곧 내면의 평화를 되살릴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완과 무기력은 같은
것이 아니다. 요가에서 얻어지는 이완을 마치 무기력해지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수가 있는데
이완과 무기력은 판이하다. 운동 선수들은 자신이 이완되고 있다고 느낄 때 최대의 효율성
과 최고의 성과를 내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우, 경
기 능력의 개인차는 별로 없지만 정신적인 능력의 개인차는 매우 심하다. 테니스 스타 보리
스 베커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로 구성된 랭킹 1위와 100위 사이의 실력 차이는 별로 없
으며 이들 간의 차이의 95%는 정신 상태의 차이에서 온다고 하였다. 이러한 정신적 차이는
긴장도의 차이다. 운동 선수들은 이처럼 지나친 긴장으로 경기를 망치는 현상을 가리켜 '숨
이 막히다(choking)' 또는 '얼다(freezing)' 라고 표현한다. 긴장이 줄어들면 근력의 탄력성
고 유연성이 커진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수영 부문 금메달 7개를 휩쓴 비욘디는 팔의
힘은 다른 선수들보다 현저하게 약했지만 탄력성이 월등히 뛰어났다. 그는 이런 탄력성 덕
분에 힘의 열세를 극복하고 금메달을 휩쓸었다. 1988년 월드시리즈의 최종 이닝에 앞서 투
수 오렐 허사이저가 눈을 감고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는데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 "나
는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스스로 찬송가를 불렀다." 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좋은 명상 이완
법이다. 그가 결국 승리를 거두고 최우수선수 상까지 받은 데에는 명상 이완의 힘도 컸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완되어 있을 때 가장 능률적이고 효과적으로 기
능한다. 요가를 배우면 이런 이완의 세계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유명한 요기들은 사업을
하든 경기를 하든 요가를 규칙적으로 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관
리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스트레스를 가능한 한 회피하는 방법
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엄습해오는 스트레스를 때때로 피할 수는 있지만 언제나 피할 수는
없으며 또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른 하나는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잠정
적으로 다가오는 스트레칭 상황에 잘 대처하도록 자신을 돕는 것이다. 곧,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의 문턱을 높이고, 도화선의 길이를 더 길게 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모든 스
트레스 관리 기법들은 궁극적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것들이다. 우리가
몹시 바쁜 일상의 와중에서도 이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배우고 건강식을 섭취하고 흥분제
와 흡연을 삼가면 몸과 마음이 덜 긴장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문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런 훈련에 익숙해지면 매일같이 엄격하게 실천하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아진
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는 다음에 소개하는 요가 방법 하나 하나를 철저하게 배워두는 것
이 우선일 것이다.
2. 스트레칭. 스트레칭 운동을 하면 하타요가(hatah yoga)라고도 한다. 이 요가는 신체를
유연하게 부드러운 동작들로 구성된다. 사실 하타요가를 운동이라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못
하다. 왜냐하면 아주 천천히, 부드럽고 우아하게 하는 이러한 스트레칭은 운동이나 미용 체
조라기보다는 일종의 명상 형태이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의 'Ha-tha' 는 '태양과 달' 이
란 뜻이다. 여러 종류의 문화적 전통이나 종교에서 태양과 달은 음과 양, 밤과 낮, 남자와
여자, 의식과 무의식, 합리성과 불합리성, 시작과 종결, 밝음과 어둠, 들숨과 날숨 등과 같은
양면성을 가리키거나 삶의 주기를 뜻하는 데 비유되었다. 하타요가는 단순한 스트레칭이나
호흡 기법의 묶음이 아니다. 서로 상충하는 양면적인 힘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부터 시작하
여 궁극에 가서는 이러한 양면성에 개재된 균형감과 평화와 통일성을 경험하게 해준다. 사
람의 근육은 대부분 수축하는 근육(신근)과 이완하는 근육(완근)으로 되어 있는데, 이 두 근
육 사이에 균형이 깨어지면 만성적으로 이완되거나 만성적으로 수축된다. 그 균형을 잡아주
면 내면의 평온과 치유가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신체를 안정시키고 이완시키는 것이 치
유의 첫 단계이다. 사람의 마음은 몸에 영향을 미치며 몸은 또한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예
컨대 미시간 대학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자종 교수는 슬픈 표정을 짓거나 밝은 미소를 지으
면 즉각 마음 안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또,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폴 에크만 박사는 다양한 종류의 정서 표현을 흉내내는 데 따라 심장 박동률이
나 호흡률과 같은 생리적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였다. 앞서도 말했듯이 신체는 위험
을 지각하면 모든 근육을 긴장시켜 무장함으로써 싸우는 동안 잘 보호받도록 한다. 그런데
만성적 스트레스를 만나면 근육도 만성적으로 긴장해 이내 '어깨가 아프거나(견비통), 허리
가 아프거나(요통), 목이 아픈' 등의 온갖 통증이 생긴다. 이처럼 만성적인 긴장으로 수축된
근육들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학습하면 마음과 몸이 위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요가도
가르치는 사람마다 방법의 차이가 있다. 여기서 선보이는 것은 사치다난다(Satchidananda)
란 요기가 소개한 방법으로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호흡과 명상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방법
은 매트나 카펫이 깔려 있는 마루 바닥에서 편안한 옷만 갖추어 입으면 행할 수 있다. 여기
서 제시하는 개개 동작들은 얼마나 많이 뻗는가가 아니라 편안하게 느끼면서 가능한 한 많
이 뻗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오전보다는 오후에 더 많이 뻗을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
고 있다. 몸을 뻗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에 주의를 집중하고, 지나치게 많이 뻗지 않도
록 주의하는 일이 중요하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기는 것처럼 천천히 그
러나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왕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려운 동작은 차츰차츰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만성적으로 긴장된 근육을 뻗을 때에는 천천
히 부드럽게 이완 시켜나가야 한다. 지나치게 힘을 가하여 뻗으면 근육 손상 같은 엉뚱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칭은 어느 때나 할 수 있지만 시간을 정하고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 긴 시간을 내어 한꺼번에 하려고 들지 말고 날마다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더
좋다. 경험자들에 의하면, 다른 사람들이 아직 일어나기 전인 이른 아침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아침은 평화롭고 방해를 덜 받는 시간대이다. 여의치 못한 일이 생겨 아침에
하지 못하면 저녁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하루에 한 시간 정도 각종
요가 기법들(스트레칭, 호흡, 명상, 점진적 이완법, 심상법)을 실시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
시간보다 더 오래 해도 되고 적게 해도 괜찮지만, 오래 하면 할수록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루에 단 5분만 하더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시간이 없으면
다음에 소개하는 '12가지 부분 운동'을 한두 번씩만 실시하고 뒷장에 있는 명상을 단 몇 분
간이라도 실시하라. 시간이 좀더 허락한다면 12가지 부분 운동 외에 어깨로 서는 동작을 추
가하면 좋다.
머리 돌리기.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목이 뻣뻣해진다. 머리 돌리기는 목과 어깨를 이완시키
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그림 8) 다른 스트레칭과 달리 머리 돌리기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먼저 의자나 방바닥에 편안하게 앉는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머리를 가슴 쪽으로
편안하게 숙이면서 천천히 숨을 마신다.(어깨를 귀 쪽으로 들어올려서는 안 되며, 갑작스레
머리를 앞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동작을 해서도 안 된다.) 숨을 다시 들이켜면서 오른쪽 어
깨 쪽으로 머리를 돌려 머리가 목 뒤로 부드럽게 젖혀지도록 하면서 턱을 이완시킨다. 이번
에는 숨을 토하면서 머리를 왼쪽 어깨 쪽으로 돌리면서 같은 동작을 되풀이한다. 이런 머리
돌리기를 몇 번 반복하라.
어깨 들어올리기. 이제 목이 많이 이완되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어깨 쪽이나 그밖에 만성
긴장을 보여주고 있는 신체 부위에 주의를 기울여 보자. 우리는 힘들고 긴장될 때 "어깨가
무겁다."는 말을 많이 한다. 다음 몇 분 동안은 어깨를 들어올려 긴장을 풀어보자.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서서 두 팔을 부드럽게 늘어뜨린다. 양어깨를 앞으로 내밀고 귀 쪽으로 천천
히 들어올린다. 어깨를 들어올린 채로 앞뒤고 돌리면서 원상태로 되돌아오게 한다. 어깨가
완전히 한 바퀴 회전했을 것이다. 이런 동작을 두세 번 반복한다.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어깨를 돌린다. 한쪽 어깨씩 번갈아 가면서 돌려도 좋다. 이제 몇 초 동안 쉬면서 떠오르는
느낌에 주목하라.
윗몸 틀기. 다리를 벌리고 편안하게 서라. 몸이 '큰 대' 자 모양이 되도록 두 팔을 좌우로
들어올려 땅과 수평이 되도록 하라. 그런 다음 두 팔을 가볍게 돌리면서 엉덩이와 몸통을
이쪽저쪽으로 흔들어라. 이 동작을 하는 동안에는 호흡을 염두에 두라.
휴식 자세. 눈을 감은 채 등을 바닥에 붙이고 눕는다. 손바닥을 위로 한 채 팔을 벌리고,
두 다리의 간격을 1자 반(46센티미터) 정도 벌린다. 그런 자세에서 팔다리를 이완시킨다.(그
림 9)
등 펴기(코브라 자세). 배를 바닥에 붙이고 엎드린다. 손가락을 앞으로 뻗친 채 손바닥을
어깨 밑의 바닥에 붙이고, 턱은 위로 바짝 세워 마치 팔굽혀펴기를 하는 자세처럼 몸을 바
닥에 밀착한다. 두 다리를 가지런히 하고 발등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발가락을 편다. 이
자세에서 호흡을 들이쉬면서 동시에 턱을 앞으로 밀고, 손바닥을 바닥에 붙인 채 머리, 목,
가슴 순으로 바닥으로부터 천천히 몸을 들어올리다가 골반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자연스
럽게 숨을 내쉰다.(그림 10) 처음에는 이런 자세를 몇 초 간만 지속하면서 2-4차례 반복한
다. 숨을 토할 때는 서서히 몸을 낮추면서 먼저 턱, 다음엔 이마, 마지막으로 어깨 순으로
바닥에 닿도록 한다. 뺨을 옆으로 붙이고 손은 적당한 위치에 두고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를
유지한 채, 일분 정도까지 이런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천천히 시간을 늘여간다. 끝으로
뺨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팔다리를 이완하면서 엎드린 자세로 몇 초 동안 쉰다.
다리 들기(메뚜기 자세). 자세 1. 턱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두 팔과 팔꿈치는 몸통 밑에
넣고, 손바닥은 넓적다리 밑에 넣는다.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쪽 다리를 뻗친 채 천천히 들어
올린다. 정상적으로 호흡하면서 다리를 들어올린 상태에서 10초 정도 있다가 천천히 내린다.
다음에는 다리를 바꾸어 마찬가지 방법으로 왼쪽 다리를 운동한다. 같은 동작을 왼쪽과 오
른쪽 다리에 두 번씩 반복한다.(그림 11) 자세 2. 다음에는 숨을 들이쉬면서 몸을 뻗친다. 턱
을 바닥에 붙인 채 두 다리를 굽히지 않고 동시에 위로 들어올린다. 정상적으로 호흡하면서
한 번에 약 10초 동안 들어올린다. 같은 동작을 2-3차례 반복한다.
앞으로 굽히는 자세. 자세 1. 바닥에 앉아 두 다리를 앞으로 뻗는다. 왼쪽 다리를 굽혀 왼
쪽 발바닥을 오른쪽 허벅지 안쪽으로 바짝 붙인다. 숨을 들이쉬면서 두 팔을 편안하게 머리
위까지 들어올렸다가 숨을 토하면서 등을 앞으로 숙인다. 편안하게 손이 닿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발가락이나 종아리에 손을 댄다. 머리를 앞으로 숙인 채 이완시킨다. 정상적으로 호
흡하면서 이 자세를 10초 정도 유지한다. 다리를 바꾸어 반복한다. 각 다리를 2-3번 반복한
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이 자세를 유지하는 시간을 차츰 늘려간다. 끝나면 잠시 쉬면서 이완
한다.(그림 12) 자세 2. 앞의 동작과 순서가 같으나 이번에는 한 다리가 아니라 두 다리를
함께 뻗어 허벅지를 붙이고 머리를 앞으로 굽힌다.
어깨로 서기. 자세 1. 등을 바닥에 붙이고 누워서 다리를 의자 위에 올려놓는다. 이 자세
를 2-3분 간 유지한다. 혈압이 몹시 올라가거나 등이나 목이 아프거나 어깨에 손상을 입어
뻗기가 어려울 때 이 자세를 한다.(그림 13) 자세 2. 몸에 꽉 끼지 않는 옷을 입는다. 등을
바닥에 붙이고 두 다리를 펴고 눕는다. 두 팔을 몸통 옆에 가지런히 놓고 손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숨을 들이쉬면서 다리를 들어올린 후 머리와 평행이 되도록 유지한다. 그런 다음으
로 정상적으로 호흡한 후 손바닥에 들어올려 허리를 받치고 두 다리를 수직으로 세운다. 턱
과 가슴을 맞닿도록 한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면 점차 다리를 머리 쪽으로 넘겨 바닥
과 다리가 평행을 유지하도록 하고, 손을 허리에서 떼어 다시 바닥에 붙인다. 그리고 나서
몸통을 천천히 내리면서 다리도 함께 내린다.
가슴 펴기(물고기 자세).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다. 두 다리를 함께 펴면서 넓적다리가 서
로 붙도록 한다. 머리와 몸통을 들어올리면서 등을 굽히고 가슴을 위로 젖혀 올린다. 머리의
정수리를 바닥에 붙인다. 체중을 팔꿈치, 정수리 그리고 엉덩이에 골고루 분산시킨다. 얼굴
에 가벼운 미소를 짓고, 턱에 긴장을 풀고, 팔꿈치에 힘을 주고, 목과 등을 쭉 편 후 몸통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는다. 앞서 본 어깨로 서기 동작을 한 후 이 물고기 자세를 취하면 긴
장 이완에 큰 도움이 된다.(그림 14)
척추 비틀기. 바닥에 앉아 두 다리를 앞으로 뻗는다. 오른쪽 다리로 왼쪽 무릎을 넘긴 다
음 발바닥을 바닥에 붙여 세운다. 이 상태에서 상체를 세워 똑바로 앉은 채 오른쪽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세운다. 그리고 왼팔을 오른쪽 무릎으로 넘겨 왼다리 무릎쯤에 넣고
오른쪽으로 척추를 돌린다. 약 15-16초 정도 척추를 돌리고 있다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온
다. 이번에는 다리를 바꾸어 같은 동작을 한다.(그림 15)
앞으로 굽히는 자세3. 이 동작은 사람들이 가장 즐겨 하는 스트레칭 동작이다.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는다. 두 손을 등뒤로 가져가 왼손으로 오른손의 손목을 잡는다. 몸을
세워 똑바로 앉아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숨을 토하면서 가능한 한 편안하게 몸을 앞으로
숙인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서 가능한 한 앞으로 많이 숙인다. 이런 자세로 몇 분간 이완
하면서 목, 등 어깨의 긴장을 풀어 준다. 턱을 뻗어주고 숨을 다시 들이마시면서 앉은 자세
로 몸을 일으킨다.(그림 16)
12가지 부분 운동(태양을 향해 인사하기). 이 운동은 앞에서 소개한 자세들이 지닌 많은
이점을 결합한 운동으로, 몸을 앞뒤로 뻗어주는 운동이다. 다음에 자세히 설명한 12가지 동
작들은 준비 운동이나 정리 운동을 할 시간이 없을 때, 다른 스트레칭 자세 대신 운동할 수
있는 동작들이다.(그림 17-1, 17-2) 동작 1. 숨을 토하면서 두 다리를 붙이고 똑바로 선다.
두 손바닥을 붙인 채 가슴 앞에 모은다. 동작 2. 숨을 들이면서 엄지손가락끼리 서로 마주하
고, 팔을 들어올려 편다. 머리 위로 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리면서 눈으로 손을 바라본다. 몸
을 펴줄 때 엉덩이 쪽을 약간 구부리면서 뒤로 몸을 젖힌다. 동작 3. 숨을 내쉬면서 허리를
천천히 앞으로 굽히고 무릎을 편 채 손바닥을 바닥에 댄다. 동작 4.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쪽
무릎을 굽히며 두 손바닥을 오른발과 나란히 놓는다. 왼쪽 다리를 뒤로 뻗은 상태에서 왼쪽
무릎이 바닥에 닿게 한다. 이때 오른쪽 무릎은 가슴에 닿도록 하고, 머리를 쳐들어 위를 바
라본다. 동작 5. 숨을 토하면서 두 손은 그대로 둔 채 오른쪽 다리를 뻗어 두 발이 서로 맞
닿도록 하고, 엉덩이는 위로 들어 올리면서 몸이 삼각형이 되도록 한다. 두 발의 뒤꿈치를
바닥에 닿도록 하고 눈은 발 쪽을 바라본다. 동작 6. 숨을 들이쉬면서 무릎, 가슴 그리고 턱
이 차례로 바닥에 닿도록 낮추고, 엉덩이는 약간 위로 들어올린다. 손바닥은 어깨 밑에 두
고, 팔꿈치는 몸에 바짝 붙여 위로 향하게 한다. 동작 7. 엉덩이를 바닥 쪽으로 낮추면서 숨
을 들이마신다. 머리, 목 그리고 가슴을 차례로 뻗어 올린다. 팔꿈치를 약간 몸 쪽으로 굽힌
다. 동작 8. 숨을 토하면서 손바닥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려 몸이 삼각
형이 되도록 한다. 동작 9. 숨을 들이쉬면서 왼발을 두 손 사이에 두고 왼쪽 무릎을 가슴에
닿도록 한다. 오른쪽 다리는 뒤로 뻗는다. 동작 10. 숨을 내쉬면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와 가지런히 한 후 두 무릎을 뻗은 채 몸을 앞으로 숙인다. 편안함을 느끼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많이 숙인다. 동작 11. 숨을 들이쉬면서 팔을 들어올려 뒤로 뻗친다. 동작 2에서
처럼 엉덩이 쪽을 약간 굽힌다. 동작 12. 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두 손바닥을 가슴 앞에 맞닿
도록 하고 천천히 이완한다. 1에서 12까지 동작을 두세 차례 반복한다. 만일 잠에서 금방 깨
어나 얼떨떨한 상태라면 좀 더 강하고 빠르게 동작한다. 반대로 흥분된 상태라면 평소보다
느리게 한다. 끝으로 눈을 감고 잠깐 쉬면서 몸을 이완한다.
사무실에서 하는 스트레칭. 사무실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신체적 스트레스와 정서적 스트
레스가 합쳐져 몸과 마음이 굳어진다. 잠깐 동안 스트레칭을 해줌으로써 그 같은 만성 스트
레스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사무실에서 앉아 일하는 동안에 할 수 있는 몇 가지 동작을
소개한다.(그림 18) 머리를 좌우로 돌린다. 어깨를 으쓱으쓱 들어올린다. 앞으로 몸을 뻗는
다. 허리를 좌우로 비튼다. 아래 등의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푼다. 다리와 발목을 긴장시켰다
가 푼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신체를 마사지하는 방법도 만성적으로 긴
장된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3. 점진적 심부 이완. 근육 하나하나를 시계의 추라고 생각해보자. 시계추를 왼쪽으로 잡
아당겼다가 놓으면 오른쪽으로 힘차게 움직인다. 깊은 이완은 바로 이 같은 원리에 근거하
여 강력한 이완법이다. 간단히 말해 근육을 한껏 긴장시킬수록 더 많이 이완되는 것이다. 눈
을 감고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다. 편안한 자세가 취해질 때까지 몸을 약간 움직인 후 가만
히 누워 있는다. 숨을 들이쉬면서 오른쪽 다리에 힘을 주어 긴장시킨 후 바닥에서 얼마쯤
들어올린다. 다리를 들어올릴 때 몇 초 동안 가만히 있다가 숨을 내쉬면서 내려놓는다. 똑같
은 방식으로 이번에는 왼쪽 다리를 움직인다. 다음으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오른쪽 팔을
바닥에서 얼마쯤 들어올린 후 강하게 긴장한 채 5초 정도 있다가 숨을 토하면서 바닥으로
툭 떨어뜨린다. 그런 다음 왼쪽 팔을 똑같이 한다. 이번에는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엉덩이를
같은 요령으로 들어올려 5초 정도 있다가 숨을 토하면서 바닥으로 툭 떨어뜨린다. 다음으로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배를 마치 풍선처럼 부풀게 하여 5초 동안 있다가 입으로 숨을 토하
면서 완전히 이완시킨다. 같은 방식으로 가슴도 그렇게 한다. 팔이 이완된 상태로 숨을 들이
쉬면서 어깨를 귀 쪽으로 으쓱하고 들어올린 후 가슴 쪽으로 오그렸다가 아래로 툭 떨어뜨
리고 편안하게 이완시킨다. 머리를 좌우로 부드럽게 돌린 후 목을 이완시킨다. 숨을 들이쉬
면서 턱, 입, 눈 그리고 이마와 같은 모든 얼굴 근육을 일시에 찡그린 후 이완시킨다. 마지
막으로 신체의 모든 부분을 더 깊이 이완시킨다. 깊은 이완에 들어가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움직임들을 더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마음 깊이 감추어 놓았던 생각이나 느낌
이 의식 표면으로 떠올라 의식 속에서 재통합될 수 있다. 이보다 더 깊은 수준의 이완 상태
에 이르면 자기 자신의 우주 전체의 작은 한 부분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몸이 안정됨과
더불어 마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관찰하라. 만일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르면
그냥 살펴만 보라. 판단하려 하거나 억압하려 하거나 통제하려 하지말고 그냥 그대로 지나
가도록 지켜만 보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뒤에 더 자세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에는
의식을 호흡으로 가져가라. 호흡하는 방법을 인위적으로 바꾸려 하지말고 단지 숨이 부드럽
게 코를 드나들고 있는 것에만 주목보라. 원할 때는 언제나 들이쉬는 숨을 좀더 깊게 쉬도
록 하라. 그러면서 몸과 마음의 생기를 소생시켜주는 빛 에너지와 산소를 들이마시고 있다
고 상상하라. 천천히 손가락과 발가락 또는 손과 발을 움직여라. 팔과 다리를 앞뒤로 부드럽
게 굽혀라. 이제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벌떡 일어나지 말고 부드럽게 옆으로 몸을 굴리듯이
천천히 일어나 앉아라. 심부 이완을 몇 번하고 나면 모든 근육을 긴장 없는 이완 상태로 바
로 가져갈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이 몹시 시간에 쫓기는 경우라도 가만히 누워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모든 근육을 몇 초 동안 긴장시킨다. 이어서 깊이 숨을 내쉬면서 긴장을 풀고
완전한 이완 상태로 들어가도록 하라.
4. 호흡방법. 호흡은 몸과 마음을 잇는 다리이다. 신체의 변화가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운
동을 하면 산소 요구량이 늘어나 호흡은 빨라지고 깊어진다. 마음의 변화가 호흡에 영향을
미친다. 불안할 때 호흡은 빨라지고 얕아진다. 이완되면 호흡은 느려지고 깊어진다. 호흡의
변화가 몸에 영향을 미친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와인드업할 때 먼저 깊은 호흡을 하
는데 이렇게 하면 투구에 큰 도움을 준다. 사격 선수가 총을 쏠 때 도 먼저 충분히 숨을 들
이마신후 천천히 토하면서 방아쇠를 당기도록 훈련한다. 오페라 가수나 대중음악 가수 그리
고 유도, 합기도, 태권도 같은 무술의 수련자들도 가창력을 높이거나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호흡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호흡의 변화가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소 피곤할 때 심호흡
을 하면 각성을 도와주며, 불안감을 느낄 때 심호흡을 몇 차례 하면 안정에 도움을 준다. 영
어에서 '숨을 들이쉬다(inspire)' 는 기운을 복돋우고, 창의성을 주며, 동기를 부여한다는 뜻
이고, 반대로 '숨을 내쉬다(expire)' 는 죽음을 뜻한다. 호흡은 마음과 몸을 잇는 일 외에 교
감신경계와 부 교감신경계를 연결하기도 한다.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에는 교감신경
계가 자극을 받는다. 그 결과 심장 박동률, 혈압 그리고 근육의 긴장도가 모두 높아진다. 만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잃고 교감신경계가 늘 지나친 자
극을 받는다. 여기서 설명할 호흡법은 교감신경계와 부 교감신경계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
을 줄 것이다.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마음과 몸을 깊이 이완시키고 교감신경계가 받고 있는
자극을 덜게 된다. 몸으로 하는 스트레칭과 달리 이 호흡법은 언제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
요가에서 숨을 들이쉴 때 산소뿐만 아니라 기(prana)도 함께 들이쉰다고 한다. 산스크리트
어로 'prana'는 '호흡(breath)' 과 '영혼(spirit)' 을 동시에 뜻한다. 호흡은 기를 싣고 가는
수레이다. '생명력(vital force)' 이란 것은 전통적인 과학 장비로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
에 서구의 생리학자들에게는 다소 신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어떤 때
는 기운이 좀 왕성하고(에너지 수준이 높고), 또 어떤 때는 기운이 없다.(에너지 수준이 낮
다)" 고 말하는데, 이때 '기운의 정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경
험적으로 '기운이 있다' 또는 '기운이 없다' 라는 표현을 그럴싸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호흡
기술을 익히는 것은 바로 기운의 정도를 높이는 기술을 익히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설명하
는 호흡 기술을 '프라냐아마' 라고 부르는데 이는 '기를 통제한다' 는 뜻이다. 곧, 호흡 기
술은 기의 활용 수준을 높이고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다. 뒷장에서 다룰 '명상' 에서는 이러
한 기의 흐름에 초점을 둘 것이며 또 이 장의 뒷부분에서 언급할 심상법(visualization)에서
는 건강과 치유 과정을 돕기 위해 기를 조정하는 법을 다룰 것이다. 요가 사상에 따르면, 사
람은 미묘하게 다른 몇 개의 '몸체(body)'로 구성되어 있다. 곧, 우리의 육체적 신체는 기
(prana) 곧 에너지체(energy body)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며 그 밖의 다른 '몸체'는 여기서
언급할 수 없는 더 미묘한 것이다. 이런 견해가 실제로 맞는지는 확답하기 어렵다. 비록 주
관적으로는 경험할 수 있다 하더라도 과학적으로는 입증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가
깊은 이완 상태에 들어가 신체가 충분히 안정되었을 때 숨을 들이마시면 에너지체가 앞뒤로
약간 요동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호흡 중 진동 현상의 경험) 한편, 팔이나 다리가 손상
이나 질병으로 절단된 후에도 여전히 그것이 몸에 달려 있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는 절단된 부위에서 이른바 '환지통(phantan pain)' 이라는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신체는 사라졌지만 사라진 부위에 에너지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심리적 또는 영적 차원에서 변화가 일어나면 신체적 차원의 심장에서도 변화가 일어
나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러한 심장의 변화를 심장 PET 이미지나, 그 밖의 고도화된 영상
기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심장에서 보여주는 이러한 변화는 아직까지는 그 원인을
모르지만 에너지체에서 일어난 변화 때문인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만일 에너지 형태에서
충분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육체적인 신체 부위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곧, 정
서 상태나 호흡이 에너지체에 먼저 영향을 미치고, 다음으로 육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
가의 호흡 방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대단히 강력한 효과가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대부분
의 요가 책이나 요기들이 강조하는 대로 경험 많은 스승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복부 호흡. 복부 호흡은 스트레스 관리 기법 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오페라 가수는
복부 호흡을 횡경막 호흡(diaphragmatic breathing) 또는 복식 호흡이라 부르는데 이 호흡
덕분에 자신의 목소리를 커다란 콘서트 홀에 가득 울려 퍼져나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권도, 합기도, 가라데 같은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들도 이 호흡 훈련으로 놀랄 만한 격파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횡경막은 가슴과 배 사이에 있는 거대한 근육이
다. 횡경막이 수축될 때 이 거대 근육이 아래로 내려감으로써 더 많은 공기가 폐 속으로 들
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횡경막 호흡은 가슴에 흡입 압력을 높여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 혈압을 높인다. 여러분은 가슴으로 호흡하는가. 복부(횡경막)로 호흡하는가? 이것을 알
아보려면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왼손은 배에 얹고 숨을 들이쉬어 보자.(그림 19) 이때 오른
손이 왼손보다 더 많이 부풀어 올라가면 가슴 호흡을 하는 것이며, 왼손이 더 많이 부풀어
올라가면 복부(횡경막) 호흡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슴으로 호흡을 하는데 이
호흡은 복부 호흡에 비해 좋지 않다. 그러면 왜 가슴 호흡이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자. 가슴
호흡은 일반적으로 빠르고 얕고 불규칙적인 것이 특징이다. 가슴으로 호흡하는 것은 '투쟁
반응이나 도피 반응' 이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데 이 같은 반응은 스트레스 정서와 관련이
있다. 폐의 하부엽에서 많은 피의 흐름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가슴 호흡을 하는 동안에는 산
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복부 호흡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등을 똑바로 세우고 앉는다.
가능하면 코로 숨을 쉬도록 하라. 코는 공기를 여과하고 따뜻하게 한다. 다시 한번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왼손을 배에 얹는다. 이렇게 하면 호흡을 할 때 복부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잘
살필 수 있다. 횡경막이 수축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동시에 복부의 깊은 곳에서부터
호흡이 이루어지도록 의식을 집중하라. 숨을 들이마실 때 왼손은 올라가야 하지만 오른손은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숨을 내쉴 때에는 복부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가능한 한 많이 토하도
록 하라. 이때도 왼손은 움직여야 하지만 오른손은 움직여서는 안 된다. 이것이 바로 복부
호흡이다. 처음에는 자연스럽지 않더라도 꾸준히 규칙적으로 해나가면 복부 호흡이 자연스
럽게 잘 이루어진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선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부 호흡을 할 정도로 능
력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를 덜 느끼게 되고, 몸의 균형이 잡히게 된다. 복부 호흡
을 배우는 것이 어려우면 바닥에 편안히 누워서 배 위에 전화번호부와 같은 묵직한 것을 올
려놓고 호흡해보자. 책이 상하로 움직이면 복부 호흡이 잘 되고 있는 증거이다.
심호흡. 심호흡 또는 매우 효과적인 스트레스 관리 기법의 하나이다. 심호흡은 언제 어디
에서나 쉽게 할 수 있으며 꾸준히 실천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심호흡은 스트레스에
서 오는 온갖 유해한 반응을 물리치게 만든다. 매일 단 몇 분만이라도 심호흡을 하면 과거
처럼 돌발적 사건이나 사태에 쉽사리 휘말리지 않게 된다. 흥분되거나 불안하거나 걱정될
때마다 단 몇 번만이라도 심호흡을 하면 스트레스의 악순환 사이클을 끊고 안정을 찾게 된
다. 스트레스가 생기는 상황은 통제할 수 없다 하더라도 호흡은 언제나 통제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심호흡은 다음과 같이 한다.
먼저 코를 통해 완전히 숨을 토해낸다.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왼손은 앞서처럼 배에 얹는다.
앞서와 같이 배 가득히 공기를 들이마신다. 이렇게 호흡하면 왼손은 올라가지만 오른손은
가만히 있다. 배에 공기가 가득 찬 다음에 더 많은 공기를 들이키면 가슴의 아래 부분까지
가득 차게 되어 오른손도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숨을 잔뜩 들이켜면 갈비뼈가 부풀어
오름을 느낀다. 깊게 들이마신 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기가 가슴까지 차올라온 것을 느
끼도록 한다. 공기가 폐의 위까지 차오면 쇄골이 부풀어오른다. 이때 복부가 안으로 오그라
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숨을 토할 때는 들이마실 때와 반대로 한다. 먼저 가슴 위에서
부터 공기가 빠져나가도록 하면서 쇄골이 내려가도록 한다. 계속하여 위에서부터 아래쪽으
로 수축되게 하여 마지막에는 복부에 들어 있는 공기가 다 빠져나가도록 복부의 근육을 수
축시킨다. 숨을 토하는 동안에 가장 많이 이완되기 때문에 흡식보다 토식을 더 길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반적으로 흡식 대 토식의 비율을 1:2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토식을 흡식보다 오랫동안 하라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이 이런 비율을 지키면
서 호흡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많은 훈련이 요구된다. 그런데 현기증을 느끼거나 호흡이
곤란해지면 정상적인 호흡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매일 몇 분 간 심호흡을 훈련하는 스케줄
을 잡도록 하라. 그밖에도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낄 때는 언
제나 이 심호흡을 하라.
풀무식 호흡(bellows breathing). 이 방법은 몇 번의 빠르고 힘을 실은 풀무식 토식을 한
다음 편안하고 자연스런 흡식을 계속하는 것이다. 약간 피곤하거나 나른할 때는 1분 미만의
풀무식 호흡이 기운을 복돋우는 데 특별한 효과가 있다. 풀무식 호흡은 다음과 같이 한다.
복부 호흡 기법을 이용하여 숨을 충분히 토하고 나서 다시 충분히 들이마신 후 공기를 조금
씩 짧게 강제로 토한다. 이때 복부 근육만을 움직여야 하며 토식 빈도를 초당 2번 정도로
한다. 이렇게 15번 정도 토하거나 불쾌감을 느낄 정도가 되면 정상 호흡으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이런 것을 한두 번 반복하라. 마무리할 때에는 부드럽게 충분히 숨을 토하고, 다시 부
드럽게 들이켜고 부드럽게 토하면서 끝낸다.
비강 교체 호흡(alternate-nostril breathing). 코의 안쪽은 늘어나기도 하고 오그라들기도
하는 융기성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코 안의 점막이 부풀어올랐다가 오그라듦에 따라 수
축과 이완이 되풀이된다. 콧구멍으로 드나드는 공기는 코 점막이 생물학적 리듬에 따라 확
장되거나 수축되어 하루 중에도 어떨 때는 어느 한쪽 콧구멍으로 더 많이 드나들다가 다음
에는 다른 쪽 콧구멍으로 더 많이 드나든다. 대체로 2시간 주기로 어느 한쪽 콧구멍으로 공
기가 더 많이 드나들다가 다시 반대편 콧구멍으로 더 많이 드나든다. 다만 사람이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따름이다. 생리학에서는 아직 이 현상에 관심이 없지만 요가에서는 이러한
리듬 변화와 기능 교체의 양상이 생리적, 심리적 균형감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주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대뇌의 좌, 우 반구가 서로 다른 기능
을 한다는 과학적 사실에 비추어본다면 요가적 발상이 타당할 수도 있다. 어쨌든 비강 교체
호흡법은 호흡의 균형을 이루는 데 좋은 방법이다. 이 호흡은 마음과 신체를 안정시키고 이
완하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이 연습하면 된다. 편안한 자세로 앉아
서 눈을 감는다. 충분히 숨을 토한다. 엄지손가락으로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콧구멍으
로 천천히 숨을 들이켠다.(전통적인 요가에서는 오른손을 부드럽게 주먹 쥐었다가 엄지손가
락과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펴라고 한다. 그런 상태로 엄지손가락 끝으로는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새끼손가락 끝으로는 왼쪽 콧구멍을 막으라고 한다.) 왼쪽 콧구멍을 막고 오른쪽 콧구
멍으로 숨을 토한다. 오른쪽 콧구멍으로 숨을 들이켠다.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콧구멍
으로 숨을 토한다. 이것을 되풀이한다. 편안한 상태에서는 토식하는 시간을 점차로 길게 하
여 흡식 시간의 두 배까지 길게 한다. 이 호흡을 한 번에 15초씩(흡식 5초, 토식 10초) 3분
동안 한다. 공기를 충분히 들이쉬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정상 호흡으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5. 직접적 심상법(directed visualization). 우리가 어떤 단어를 마음에 떠올리면 우리 몸은
지금 그 순간에 떠오르는 이미지에 반응한다. 어제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던 일을 떠올리면
바로 어제 그 순간과 똑같은 반응이 몸에서 일어난다. 눈을 감고, 애인이나 가족과 다투었던
장면을 회상하면서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 보라. 아마 호흡이 거칠어지고 얕아
지면서 근육은 뻣뻣하게 긴장되고,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불안해지고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번에는 친구나 애인과 다정하게 지냈던 가장 최근의 일을 생각해 보자. 또는 평화로웠던
장면을 생각해 보자. 이번에도 시작하고, 호흡은 더욱 깊어지고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며, 심
장 박동은 느려지고, 편안하고 좋은 기분이 느껴질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눈을 감
고 손안에 노란 빛깔의 굴고 즙이 많은 잘 익은 레몬 하나를 쥐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자
이번에는 이 레몬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칼로 두 조각으로 싹둑 자른다고 상상하라. 자른
조각을 집어 코끝에 갖다대면서 손톱으로 레몬 껍질을 긁는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냄새가
날지 상상하고 그것을 입에 넣고 씹는다고 상상해 보라. 실제로 잘 익은 레몬을 씹을 때와
똑같이 침이 입에 많이 고일 것이다. 마음과 몸은 이와 같은 정신적인 이미지들로 서로 대
화한다. 이 같은 대화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언제나 일어나고 있는데, 치유의 방
식으로 일어나는 때도 있고 유해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때도 있다.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사
이에도 이 같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심상법은 우리 몸의 감각을 이용하여 상을 그리는 것이
다. 한 가지 감각으로 가능하지만 위의 예에서 보았듯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다
동원하는 것이 가장 좋다. 프로 운동 선수들은 심상법이 경기력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는 것
을 잘 알 고 있다. 새롭게 각광받는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선수 육성을 위해
심상법을 연구하고 이를 훈련시킨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 심리학자 셰인 머
피 박사는 선수들에게 심상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미국 올림픽위원회에 제안하였으며, 이 제
안이 받아들여져 실제 훈련에 응용되었다. 심상법을 쓰면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몸에 변화
가 생긴다. 심리학자 리처드 수인 박사는 스키 선수가 할강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을 때
근육 활동을 측정해서 실제로 할강할 때 일어나는 근육 변화와 매우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
는 것을 관찰하였다.
마음의 상 만들기. 심상법은 한 가지 감각 기관만으로도 할 수도 있고 여러 감각 기관을
함께 사용해서 할 수도 있다. 마음의 눈으로 어떤 장면을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상으
로 소리를 '듣고', 음식을 '맛보고', 냄새를 '맡고', 물건이나 사람을 '만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어떤 장면의 색깔을 뚜렷이 볼 수 있다고 하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흑백으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심상을 하는 데는 어는 것은 옳고 어는 것은 틀렸다고 할 수 없으며, 원하
는 대로 하면 된다. 이제 심상법을 연습해 보자. 눈을 감고 마음을 잠깐 가라앉혀라.(눈을
감은 후 다른 사람에게 아래의 지시문을 또박또박 읽어달라고 부탁해도 좋다.) 지금 당신은
침실에 들어가 푹신한 침대 위에 편안히 누워 있다. 침실의 창문 수를 헤아려 보고, 벽지 색
깔을 상상해 보고, 방바닥에 깔린 카펫의 질감을 상상해 보라. 침실에 놓인 전화기의 색깔을
생각하고, 모양을 생각하라. 이번에는 전화벨 소리를 듣는다고 상상하라. 전화를 받으러 가
고 수화기를 쥔 느낌을 떠올리고 "여보세요?" 하고 말하는 것을 상상하고, 친구의 다정한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 친구와 마지막 만났던 장면을 떠올리고, 그와 함께 있을 때의
느낌을 생각하고 그의 얼굴을 생각해 보라. 자, 눈을 떠라. 그리고 눈을 감았던 동안에 어느
장면을 잘 상상할 수 있었다면 바로 그 장면을 상상하라. 심상 연습 동안에 느낀 것에 주의
를 집중하는 훈련을 하라.
치유되는 심장을 상상하기. 앞에서 우리는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의 양을 늘리거나 줄이는
여러 메커니즘, 곧 관상동맥 폐색, 관상동맥 경련, 혈관 안의 혈액 응고 같은 것들을 알아보
았다. 그리고 이 같은 메커니즘들이 생활 습관 요인에 따라 개선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그림 20) 이를테면 정서적 스트레스가 온몸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혈관 수
축이 심장에서 일어난다면 관상동맥 경련이 된다. 손에 피가 많이 흐른다고 상상하면 실제
로 더 많은 피가 흐른다. 상상으로 피의 흐름을 활발하게 하여 성기를 발기시키는 것도 가
능하다. 이와 반대로 나쁜 일을 상상하면 심장으로 흘러드는 피가 줄어든다. 따라서 심장 혈
관이 치유되고 있다고 상상하면 실제로 관상동맥이 넓어져서 피의 흐름이 좋아진다. 또 다
른 증거에 의하면 심상법으로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고칠 수 있다. 심상이 관상동맥 폐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만일에 관상성 심장
병에 걸려 있고 관상혈관을 촬영해 보았다면 의사에게 막힌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가르쳐
달라고 하라. 그런 정보를 알면 심상법을 실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정보를 얻지 못
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심장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보라. 내 심장은 규칙적으로 잘
뛰고 있다. 내 심장은 박동할 때마다 피를 활발하게 잘 내뿜고 있다. 내 심장의 동맥이 확장
되어 더 많은 피가 잘 흐르고 있다. 새로운 혈관들이 자라나고 있고, 이것들이 더 많은 산소
와 영양소를 심장 근육에 공급하고 있다. 피가 온몸에 막힘 없이 부드럽게 흐르고 있다. 심
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심장에 건강하다는 상상을 하면 된다.
어떤 방식으로 심상을 하든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좋다. 의학 책을 펼쳐들고
심장 사진을 보면서 하거나 심장 수술을 하는 비디오를 보면서 하면 좋고, 자신의 심장 혈
관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한다면 더 좋다. 그러나 아무 자료도 보지 않고 순전히 상상만
으로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어떤 환자는 터널을 뚫는 굴착기를 떠올리며 막힌 동맥에
새로운 통로를 마련하여 그곳으로 피가 잘 흐르는 장면을 상상한다고 했다. 어떤 환자는 숨
을 들이켤 때마다 백색 광선을 들이마신다고 상상하면서 이 백색 광선이 폐를 지나 관상동
맥을 통과하면서 막힌 곳을 태워 버린다고 상상한다고 했다. 그는 숨을 토할 때는 막혔던
동맥의 잔류물을 내뱉어 버리는 것을 상상한다고 했다. 자신의 심장이 좋아지고 있다고 상
상하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하겠지만 명상이 끝난 직후가 가장 효과적이다. 명상은 주의를
집중시켜주기 때문이다.
6. 수용적 심상법(receptive visualization). 앞에서 직접적 심상법, 곧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몸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심상법을 다루었다.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몸이나 무의식과
소통시켜 변화를 꾀하는 것이 직접적인 심상법이다. 야구 선수가 공을 더 정확하게 치고 던
지기 위하여 이를 이용하듯이 심장병 환자는 막힌 관상동맥을 열기 위해 이를 이용한다. 수
용적인 심상법은 그동안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무시하고 있었던 유용한 정보를 우리 안
에서 들추어내어 의식선상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수용적 심상법은 우리가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자신 안에 있다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오랜
동안 심장병 환자를 다루어본 심장병 전문의들에 따르면, 환자들은 무심코 '자신의 심장이
벽이나 요새와 같은 것으로 둘러써야 있다.' 고 생각하고 있다. 심장병 연구에 무증상 허혈
증(silent ischemia)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활발히 다루어지고 있는데, 허혈증이란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의 흐름이 줄어드는 증상이다. 심장 전문의는 심장이 피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
할 때 가슴에 통증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
가 크게 줄어들어도 아무런 통증이나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 아무런
증후도 느끼지 못한 채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왜 다른 사람은 가
슴 통증을 느끼는데 어떤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런 연구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무증상 허혈증이 있
는 환자는 신경계통이나 자생적 통증 제어 물질인 엔돌핀을 생성하는 데는 다른 환자와 차
이가 없지만 여러 종류의 통증이나 쾌감을 느끼는 정도가 훨씬 둔하다고 한다. 팔콘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무증상 허혈증 환자의 71.2%는 심하게 자극했음에도 불구하고 치통을 느끼
지 못하는 반면 협심증 환자의 69.7%는 아주 작은 자극만 있어도 치통을 호소한다고 하였
다. 무증상 허혈증 환자는 자기 느낌과 경험, 또는 생각과 느낌 사이를 연결짓지 못한다. 말
하자면 자신의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털어놓지 않는다. 그들에
게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일반적으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말한다. 그러므로 이
프로그램의 핵심 치유 과정은 환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집단 안정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자신의 경험 세계로부터 스스로 벽을 쌓아 느끼지 못해왔던 느낌들을
새롭게 느끼게 하고, 새롭게 통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심상법을 사용함으로써 자기
내면의 벽 뒤에 쌓아둔 특별한 경험 내용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심장병이 있는 사람들
은 삶의 어느 시기에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안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성장해가면서 우
리는 마음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면 마음의 상처를 더 심하게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어렸을 때 더 심한 상처를 받는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는 스
스로를 잘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지만, 어릴 때는 방어 능력이 약하기 때문에 더 쉽게 상처
를 받는 것이다. 심장은 감정에 의해 가장 쉽게 영향 받는 기관이다. 오랜 옛날부터 시인이
나, 소설가, 신비주의자와 성직자, 나아가 일반인까지 마음이 있는 곳이 심장이라고 믿어왔
다. 앞에서 우리는 심장이 감정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살펴보았다. 친구, 적, 가족
그리고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하는 온갖 돌팔매질과 비난의 고통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심장 둘레에 정서적인 벽을 쌓아 둠으로써 심장을 보호해왔다고 상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심장 둘레에 잘 무장된 요새를 구축해온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
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벽이 오히려 자기 자신을 격리시키게 된' 양면의 날을 가진 칼로 비
유할 수 있다. 이를테면 그 같은 '격리' 가 만성 스트레스가 되어 드디어는 심장병을 일으킨
다. 발달의 어느 단계에서는 이 같은 벽이 정서적 생존을 위한 보호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에 보호벽으로 시작되었던 이 벽을 그대로 두면 해로운 벽으로 바뀐다. 말하자면 생존
을 위해 보호적이고 필수적인 것으로 시작되었던 '공격 또는 도피 반응' 이 계속하여 일어
나면, 이 반응은 해로운 반응이 될 뿐만 아니라 마침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 반응이 된
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몸은 마음에서 일어난 상상을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여기고 반응
한다. 레몬을 씹는다고 상상하면 마치 실제로 레몬을 씹을 때처럼 입안에 침이 고이듯이. 신
비주의자들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 현실이 된다." 고 말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
다.(As you think, so you become.)" 무엇을 강렬하게 생각하면 삶 속에 그것이 실제로 일
어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만일 스스로 위험하다고 느끼면 이미 위험에 처한 것이다. 만일
자신이 위험하고 적대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고 느끼면, 투쟁 또는 도피 반응 기제가 자신을
위험 지대로 몰고 가도록 만성적으로 자극한다. 이와 비슷하게, 마음에 상처를 받을 것이라
든지 거부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면 스스로 심장 둘레에 내면의 벽을 치게 되며, 이런
두려움으로부터 심장을 격리시키고 어둠 속에 감추어 두어 심장을 보호하려고 한다. 이것은
또 다른 자기 달성적 예언과 악순환을 하게 된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 고통을 만든다. 이
내면의 벽은 "보라, 이 벽의 바깥 세상은 너무나 고통스런 세상이야. 그러니까 너의 심장은
이 벽의 보호가 필요해." 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 벽은 더 튼튼하게 둘러쳐지게 되며, 우리
는 더 심한 고통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악순환은 계속된다. 만일 바깥 세상이 위험해
보이고 또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느끼면 아무 것도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편
안해 보일 수 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으로부터 올 수 있는 위협적인 것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리 심장 둘레에 단단한 벽을 쌓아 둘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방어벽 없이 마음을 열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
될 것이므로 방어벽 쌓기가 더욱더 필수적인 것이 된다. 그런데 쉬지 않고 방어벽을 쌓아올
리는 데는 엄청난 대가가 따른다. 심장 둘레에 벽을 쌓는 데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르고 나면
고통을 느낄 힘조차 없어지고, 즐거움을 느낄 힘 또한 고갈되고 만다. 방어를 더 잘 하려면
더 높이 쌓아올려야 하므로 더 외로워지고 더 심하게 격리될 수밖에 없다. 방어벽을 낮추기
위한 위험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이 벽을 낮추어야만 할 이유를 발견할 필요가 있다. 그 같
은 장벽이 고통과 질병을 일으킬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될 때 우리가 겪는 신체적, 정서적, 정
신적 고통이 치유 과정에 들어가도록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벽을 허물
고 여는 일이 너무나 두렵기 때문에 결코 쉽게 행동에 옮길 수 없다. 이때 우리가 느끼는
고통과 질병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고 병들게 했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수용적 심상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일반적인 원칙
은 자신이 무시하고 있는 중요한 정보에 먼저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다. 편견 없이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수용적 심상법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내 안의 스승과 만나기. 자신이 모르고 있는 정보에 다가서는 한 가지 방법으로 '내 안의
스승(inner teacher)' 을 만나는 것이 있다. 내면의 스승을 심상화 하는 이 방법은 고대 인도
에서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사용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정신분석학자 칼 융
이나 잔 아흐터버그, 물리학자 사뮤엘스와 라첼 나오미 레멘 같은 사람들도 활용했다. 이 방
법은 그 효력이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 알기 전까지는 낯설고 신비하게 여겨지기 쉽다. '내
안의 스승' 이란 자신 속에 있는 '내면의 자신(your inner self)' 이며 '참된 나' 이다. 수용
적 심상법 역시 언제 어느 때나 해도 좋지만 스트레칭, 호흡, 깊은 이완, 명상 직후에 하는
것이 좋다. 눈을 감고 명상 상태로 들어가라. 자신이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실제로 가 본 장소를 상상해도 좋고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장소라도 좋다. 모든 감
각을 다 동원하여 되도록 세밀하게 그 장소를 마음에 그려라. 어떤 것들이 보이며, 무슨 소
리가 들리며, 색깔과 냄새와 맛은 어떠한지, 걸음을 옮길 때 발바닥에 닿는 느낌은 어떠한
지! 그곳에서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나타났다고 상상해 보라. 남
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고, 동물일 수도 있고, 무생물일 수도 있다. 또는 흰 수염을
나부끼는 현자일 수도 있다. 어떤 모습이든 그가 풍기는 고매한 인격 때문에 스승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 같은 스승을 만났을 때는 먼저 자신을 소개하고 대답을 기다려
라. 그를 어떻게 불러야 좋을지 물어보고, 어떤 방법으로 질문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 보라.
답을 얻고 나면 다음에는 도움이 될 정보를 줄 수 있는지 물어 보라. 줄 수 있다면 이미지
로 주어도 좋고 소리로도 좋고, 또 그밖에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어떤 방식으로 전해주면 좋
겠다고 말하라. 만일 정보를 주지 않으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고 응답을 기
다려라. 만일 정보를 주려고 하거든 이렇게 물어보고 대답을 기다려라. "내가 모르고 있는
정보가 어떤 것입니까?" 이 정보는 대체로 불완전한 것이므로 정보를 받은 후 새로운 질문
들을 내놓아라. 만일 정보를 받은 후 더 이상 정보가 나오지 않으면 내면의 스승에게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벽이나 담장 또는 그 밖의 다른 장
벽이 보일 수 있다. 만일 그런 것이 보이면 다음과 같이 하라. 그 같은 장벽은 그 나름의 소
리가 있다. 이 소리는 내면의 스승의 소리와 다르다. 당신은 이 벽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이
벽이 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질문해 보라. 대부분의 경우, 이 벽은 어떤 것은 받아들이고 어
떤 것은 배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 벽은 대개 위험스럽거나 위협적인 것으로 보이는 자극은
배제하려 하고, 또 위험스럽거나 협박적인 것으로 믿어지는 감정들은 감추려고 한다. 삶의
어떤 시점에서 이 벽은 보호적인 기능을 했으며, 정서적 생존에 필요한 것이 되었다. 그러므
로 이 벽에 감사를 표한 다음 그 응답을 들어 보라. 이 벽이 처음 나타났을 때 이렇게 물어
보라. "그 때 내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벽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만일
답을 해준다면 그 대답을 들어 보라.(대답은 단어로, 심상으로, 소리로 또는 어떤 상징을 통
해서도 가능하다.) 그런 후 이 벽에게 조금 열어주거나, 조금 더 투명하게 해주거나, 또 다
른 방법으로 벽 뒤에 있는 그 무엇을 조금 보여줄 수 없는지 물어 보라. 만일 벽 저쪽 세계
에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만나게 되면 곧바로 이곳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해 주라. 바
로 그 시점에서 이 벽은 열릴 수도 있고 여전히 닫힌 채일 수도 있다. 아니면 더욱 큰 벽이
될 수도 있다. 만일 벽이 더 이상 열어주지 않으려고 하면 언제 어느 때 열어주려 하는지
물어 보라. 만일 벽이 열리기 시작하면 그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이 지닌
느낌이나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 주의를 기울여 살펴 보라. 그러면 새로운 의문과 정보들이
생겨날 것이다. 당신이 편안하다고 느껴지면 이 과정을 계속하라. 대개 벽의 뒤편에서는 빛,
사랑, 즐거움, 해방감, 행복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것들이 나타날 때 당신의 인생은 더 이
상 벽이 필요 없는 특별한 삶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그 이미지가 고통스럽거나 두려운 경
우도 있다. 일반적으로도 이러한 경험은 모두 치유가 가능한 것이다. 벽 뒤편에 있는 이미지
가 당신이 견디기에 지나치게 힘든 것이라면 벽은 더 이상 열리지 않을 것이다. 양파 껍질
처럼 벽 속에는 또 다른 벽이 가로놓여 있다. 만일 당신이 또 다른 벽을 발견하면 앞에서와
같은 접근을 다시 시작하라. 새로운 벽도 과거의 벽과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그 나름의 소
리가 있을 것이다. 당신이 과거의 벽을 가졌다면 내면의 스승이 주는 정보에 귀기울여 보라.
이 현자는 먼저 나서서 많은 정보를 주지는 않는 것 같다. 현실에서도 그렇듯이 당신이 질
문할 때까지 기다린다. 만일 당신이 특수한 질문을 하면 특수한 답을 받게 된다. 만일 대답
의 의미가 분명치 않을 때는 내면의 스승에게 더 명료하게 해석해 달라고 할 수 없다. 때때
로 내면의 스승은 다른 내면 세계나 실제 현실 세계에 있는 다른 내면의 스승에게 당신을
보낼 수도 있다. 당신의 내면 스승이 제2의 내면의 스승에게 당신을 보냈을 때에는 당신에
게 무슨 정보가 필요한지 제2의 스승이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제 내면의 스승과
헤어질 때가 되었다면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 보라. 눈을 뜬 후에
는 이번 만남에서 얻은 정보들을 정리해 두라. 혹시 내면의 스승을 만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마라. 만날 수 있도록 다시 노력해 보라. '자기 자신의 치유' 라는 저서에서 마
틴 로스만 박사는 상상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꼼꼼히 설명했는데, 이 책에는 내면의 스승을
만날 때까지 해야 할 몇 가지 참고 사항을 일러두었다. 그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
해 보라. 그가 어떻게 생겼을지 상상해 보라. 아주 좋은 친구와 대화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그가 역사나 신화 속 인물 중에서 누구와 닮았을지 상상해 보라. 그에게 편지를 써라. 당신
자신이 현자라고 상상하고 난 후 당신 자신에게 편지를 쓰도록 하라.
내 안의 심장과 만나기. 직접적 심상법에서는 심장을 직접 치유하는 이미지들을 떠올렸다.
그것과는 달리 여기서는 심장이나 그 밖의 어떤 것으로부터 이미지들을 받는다. 당신의 심
장을 상상하라. 그 모양이 심상법에서 이용했던 해부학적 그림과 같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모양이 어떻든 심장과 만났으면 낯선 사람들 만났을 때처럼 인사를 하여라. 심장
에게 "안녕!" 하고 인사하고 나서 그가 무어라 대답하는지 살펴라. 그에게 이름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 보라. 이름을 말해주면 언제부터 그런 이름을 가졌는지 물어 보라. 당
신의 심장이 목소리를 낸다면 그것은 당신 내면의 스승의 목소리와 같을 수도,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의 심장과는 단어보다는 이미지의 변화나 소리의 변화에 따라 소통하게 된
다. 이미지이거나 소리이거나 또는 다른 어느 것이거나 일단 심장으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되
면, 심장이 치료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보라. 처음에는 신체적인 치유에 필요
한 것부터 물어 보라. 대답을 얻은 후에는 정서적, 영적 치유에 필요한 것부터 물어 보라.
그것이 다이어트나 운동 같은 특별한 것이라고 충고해줄 수도 있고, 인간 관계나 정서 같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무엇이라고 말해줄 수도 있다. 당신은 쉬지
않고 박동을 계속하며 생명을 지켜준 심장에 고마움을 표하라. 그런 후, 어떻게 대답하는지
귀를 기울여라. 당신이 심장에게 질문한 것에 대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처음 당
신 자신을 소개했을 때 당신의 심장이 자신의 이름을 대답해주지 못할 때도 있다. 만일 이
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런 정보와 자기 자신을 갈라놓는 장벽을 대상으로 심상법을 시도하도
록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심장 둘레에 심장을 보호하고 격리시키는 장벽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당신도 비슷한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당신의 장벽은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또는 당신 심장 둘레에는 그 같은 이미지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 만일 어떤 모
양이든 벽을 만났다면 앞에서 연습했던 것과 같이 이 벽과 대화하기 시작하라. 먼저 오랜
세월 동안 당신을 지켜준 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대답을 들어 보라. 그 벽에게 벽 너머
그 속에 있는 것을 만나봐도 좋으냐고 물어 보라. 이렇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문을 열어주는
것에 대해 심장에게 감사 드려라. 당신의 심장에게 사랑을 느끼도록 하고, 당신의 심장이 당
신에게 베풀어준 사랑에 감사를 드려라.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는가를 물
어 보라. 이런 종류의 심상은 당신에게 힘과 정보를 동시에 부여해준다. 왜냐하면 이 심상은
당신에게 무엇이 가장 알맞은지 잘 모르는 어떤 전문가나 권위자에 의해서 나온 것이 아니
라 바로 자신에게서 나온 정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미지나 어떤 느낌이 나오든 그것은 바
로 당신 자신의 이미지와 느낌이며, 이것은 더 중요한 정보를 더 잘 인식하도록 해주는 것
이다. 자신의 내면 정보를 믿기 시작하면 더 쉽게 그 정보에 접근해갈 수 있다. 이 정보는
자신의 합리적 생각을 바꾸어 놓기보다는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이것은 의문과 해답을 동
시에 주므로 진단적이기도 하고 치료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남이나 자신이 어떤 것을 판단
할 때의 느낌을 잘 알고 있다. 남에게 판단되거나 거부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공통의 느낌과 경험 속에서 남과 다르다거나 분리된다는 느낌 대신 서로
더 공고하게 연결되는 공감의 느낌을 더욱 좋아한다. 우리는 약이나 마약 또는 술을 남용하
기도 하고, 너무 많이 먹어 비만해지고, 강박적으로 일하고, 영화나 연극에 몰입하면서 우리
의 감정을 스스로 차단해왔다. 우리는 그동안 삶의 방법을 선택해오지 않았다. 때때로 고통
이 너무나 극심해서 죽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냥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하는 강요된 삶을 살아왔다. 이제는 삶을 살아갈 뿐 아니라 치유될 수 있는 새
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스트레칭, 심부 이완, 호흡, 심상법
이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적인 기법일 뿐 아니라 우리의 느낌과 내면의 평화를 위해 우리의
심장을 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효율적인 방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장에서는 커뮤
니케이션 기술과 그 밖의 다른 기법들을 다룬다. 그런 것들이 어떻게 우리의 심장을 열게
하고, 어떻게 다른 사람과의 격리감을 치유해주는가를 설명할 것이다.
"인류가 공통으로 가져야 할 책임감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느끼는 것이다.
적이란 행복에 대한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인간이 원하
는 것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14대 달라이 라마
주여, 저를 평화의 도구로 삼아주소서. 증오가 있는 곳에 사랑을 씨 뿌리게 하시고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빛을, 그리고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성스런 주여, 부디 간청하나니 위로하는 것처럼 위
로 받기를 이해하는 것처럼 이해 받기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 받기를 갈구하지 않게 해주
십시오.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
제6장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가슴 열기
앞장에서 우리는 신체, 마음, 심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더 잘 인식하고, 내면에 존
재하는 더 큰 평화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이 장에서는 남과 격리되
는 것을 어떻게 하면 치유해 나갈 수 있는가를 알아보려고 한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하
는 행동은 남과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격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일 수도 있
다. 어떤 행동은 다른 행동에 비해 활기가 넘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복돋
워 주기도 하지만 어떤 행동들은 이와는 정반대로 좌절감을 주어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한
다. 성 행동이 바로 이러한 예에 해당된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두 사람 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고 사랑의 행위는 더욱 투명하며 황홀감을 안겨준다. 두 연인 사이를 가로막
고 있던 경계가 무너지면서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일방적으로 행해지는 강간의 경우는 가장 외롭고 가장 파괴적인 경험을 맛보게 한
다. 강간을 당한 사람은 흔히 심각할 정도로 심한 격리감을 느껴 신뢰감을 회복하는 데 많
은 어려움을 느낀다. 죽음이 임박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죽음이란 어두운 작은 방 속으
로 영원히 혼자가 되어 내던져지는 듯한 외로움의 극치를 경험한다고 한다. 그렇게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원점으로 되돌아간다거나, 빛 속으로 들어간다거나, 한 방울의 비가 되어 대
양의 일부를 이룬다거나, 영혼이 신과 하나가 되는 이른바 초월의 경험을 하기도 한다. 위에
서 든 극단적인 상황과는 다른 일상적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행동이 외로움과 스트
레스, 고통과 질병을 낳지 않고 친밀감과 이완감, 즐거움과 건강을 가져다주게 할 수 있을
까? 신체를 접촉하고, 껴안고, 비비는 것이 친밀감을 높인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이 장에서는 인간 관계에서 더욱 공고한 일치감을 불러일으키고, 외로움과 격리감 대신 초
월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다음의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커뮤니케이션 기술. 이타주
의(altruism), 자비심(compassion), 관용(forgiveness)
1. 커뮤니케이션 기술. 어떻게 말해야 다른 사람이 내 야이기를 귀담아 들어주는지 우리
는 알고 있다. 친밀감은 서로의 말에 귀기울일 때 커진다. 서로가 긴밀히 연결된 존재임을
느끼고, 이런 일이 용이해질 때 스트레스와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격리감이 줄고 치유의 과정
이 시작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과 감정 표출(ventilation)은 똑같지 않다. 감정 표출이란
문자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며,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지에 주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이 내 말을 더욱 잘 들어주고 이해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분노를 표출
하는 것이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시켜 주어 여러 모로 좋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믿
음은 사실이 아니다. 캐롤 태브리스가 쓴 '분노 : 오해된 정서(Anger : The Misunderstood
Emotion)' 라는 책을 보면 "분노의 표출에 관한 실험적 증거에 의하면, 분노를 표현하면 할
수록 점점 더 화가 나게 되고, 더 심한 적대적 태도를 갖게 되며, 적대적 습관을 형성하게
된다." 고 한다. 그리하여 태브리스는 분노의 표출은 좋은 것이 아니라 몹시 해로운 것이라
고 주장한다. 공격받았다는 느낌이 들면 앙갚음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문제가 더 복잡하게
엉키게 되므로 두 사람 사이가 더 멀어지고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공격과 반격의 과정은
나라 사이의 전쟁의 경우나 개인간의 경우나 비슷하다. A나라가 B나라에 테러를 가하면 B
나라는 A나라에 보복 테러를 가하게 되고, A는 다시 B에 강력한 폭탄으로 반격하고, B는
더 강력한 폭탄으로 A나라를 보복하여 드디어 전면전에 돌입한다. 어떤 사람과 같이 일을
하거나 또는 친구로 지낼 때, 그 사람과의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간직하여 더 불편한 관계
로 진행되거나 감정을 갑자기 표현하여 화를 내버릴 수도 있다. 부부 관계에서도 이런 경우
가 흔하다. 예컨대, 남편이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만일 생각하고 있는 대로 털어놓
으면 당신은 내게 비난을 받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니 더 큰 싸움으로 번질 것이야. 그러
면 당신은 나를 뒤에서 비난할 것이고 나는 피해버릴 것이니 결국 나는 더욱 외로워지겠지.
따라서 나는 감정이 폭발할 때까지 가만히 감추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야.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아무 것도 느끼지 않고 오로지 그냥 가만
히 있는 것이 가장 편안한 방법이 아닌가 말야?" 이런 식으로 감정 표현을 억압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상대방이 공격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할 수 있는 더
나은 처신은 서로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지만 흥미 있고 생
산적인 삶과, 나무 밑에 가만히 누워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기만 하는 수동적인 삶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란 바깥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세상사
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자기 내부에서도 온다. 비록 우리가 대화의 문제로 남을 비난
하지만-예컨대 '만일 저 사람이 바뀌기만 한다면 나도 대화할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다른 사람이 바뀌지 않고서도 대화를 잘 할 수 있다. 우리는 자라면서 다른 사람과
건설적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잘 배우지 못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일상 생활과 관련되는 것
은 거의 배우지 못했으므로 대화가 일상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남과 교
제하는 기본적 기술을 익히지 못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공격이나 판단 또는 비평을 받지
않으며 대화하고 교제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려면 "감정은 우리 사
이를 연결해주지만 생각-특히 판단-은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경향이 있다." 는 기본 원칙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은 남의 생각보다 남의 감정을 빨리 알아챈다. 서로 감정을 표현하면 친
밀감이 커진다.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것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지만, 정서를 교환하는
것은 비록 같은 경험까지는 아닐지라도 서로의 가슴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
조차도 교묘하게 잘 표현하면 자신과 상대방을 서로 연결시켜주기 때문에 모드에게 좋은 일
이 된다. 생각은 머리를 서로 연결시켜주지만 감정은 가슴을 서로 연결시켜준다. 어째서 그
럴까? 생각은 말로 하면 느낌이라기보다 비판으로 들리는 경향이 심하다. 만일 어떤 사람에
게 "나는 네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또는 "나는 네가 멍청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했다면
상대방은 자신이 공격을 받았거나 비판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이러면 둘 사이에 벽(정서적
인 방어의 벽)이 쌓이게 되고, 논의가 꼬이게 되어 어느 누구도 승리할 수 없게 된다. 이때
부터 둘에게는 서로 공격받았다는 기분만 남아 논쟁이 커진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그의 말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게 한다. 이때 "나는 너의
행위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고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공격받았다는 느낌이 덜해진다. 우리
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남이 내게 귀기울여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감정은 진솔한
진실이다. '화났다' 또는 '슬프다' 라고 했을 때 어느 누구도 이 진술의 진위에 시비를 걸지
않는다. 이와는 달리 "내가 보기엔 네가 틀렸어." 하고 생각을 표현하고 나면 그 말이 옳은
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벌어진다. "아니야, 나는 틀리지 않았어. 네가 틀렸어." 하고 생각을
표현하고 나면 그 말이 옳은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벌어진다. "아니야, 나는 틀리지 않았어.
네가 틀렸어." 하는 반박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들으려 하
지 않고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하는 싸움만 이어진다. 경청하는 것은 복종하는 것과 다
르다. 우리는 자신이 요구하는 것을 얻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말을 들어주기를 원한다. 편하
게 대화할 수 있으면 남이 늘 내 요구대로 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서로를 잘 이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외로워지고 무기력함
을 느낀다. 그래서 처음 발단이 된 문제가 별것 아닌데도 불구하고 논쟁이 싸움으로 종결되
기 쉽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다소 약점을 내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전한 것이다.
우리는 친구나 가족, 사랑하는 사람한테서 공격이나 비판을 받고 있다는 느낄 때 이를 되받
아 공격하고 싶어지고, 약점을 방어하려고 한다. 그러나 감정을 나누고 있다고 느낄 때는 자
신의 일부분을 남에게 드러내려고 한다. 자기 스스로 약점이 약간 드러나고 있다고 느낄 때
가슴은 더욱 많이 열리게 되며, 이때 상대방은 당신에게 편하고 친절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
렇게 되면 둘 사이가 더욱 안정되고 자유로워진다. 감정의 호소는 이성에 의한 호소보다 사
람들에게 더 강력한 영향을 준다. 과학 연구에 쓰일 기금 모금에 동참하라고 하면 특별한
인연이나 목적을 가진 사람 외에는 대부분 외면하는 데 반해 수재민 돕기나 불우 이웃 돕기
모금에 동참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이것은 감정적 호소가 지적, 이성적 또
는 아이디어에 의한 호소보다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는 증거이다. 커뮤니케이션 기
술의 기본 원칙은 매우 간단하지만 이 기술이 몸에 붙기까지는 웬만큼 훈련이 필요하다. 처
음에는 생각과 감정을 구분하는 일이 마치 머리에 가르마를 타는 것처럼 쉬워 보이지만 대
화를 할 때 잘 적용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음에 소개하는 기법은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
정의 표현과 수용을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단계 1. 당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확인하라. 이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사
람들은 생각과 느낌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그럼, 보편적인 느낌(감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나는 화가 났다. 나는 두렵다. 나는 걱정한다. 나는 떨린다. 나는 혼란스
럽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우울하다. 나는 부끄럽다. 나는 분개한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나
는 원한다. 보편적인 생각(판단)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나는 옳다. 너는 틀렸다. 너는 내 말
을 잘 듣지 않는다. 너는 그것을 다시 해야 한다. 너는 언제나 늦다. 너는 바보 얼간이야. 너
는 잊어버렸어. 너는 다른 옷을 입어야 돼. 때로는 생각이 느낌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내가
옳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네가 틀린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네가 더 잘 해야만 한다고 느낀
다. 나는 네가 더 주의해야 한다고 느낀다. '반드시, 당연히, 결코, 언제나' 와 같은 단어를
사용할 때 그것은 생각이며, 항상 판단이나 비평으로 들린다. 요가나 명상은 우리가 반드시
또는 당연히 느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 실제로 느끼는 것 그 자체를 더 잘 알
도록 도와준다.
단계 2. 당신이 느끼는 것을 표현하라.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할 것. 생각이나 판단이 아니
라 느낌만을 표현하라. 누그러뜨려서도 안되며, 가장해서도 안 되고, 미화해도 안 된다. 부정
적인 느낌을 긍정적인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느낌들을 판단과 비판보다
는 느낌과 정보로 표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감정을 서로 나누는 것이 만병통치약은 아
니지만 공격과 반격, 회피의 악순환을 끊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
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새로운 문제를 덧붙이지는 않는다. 핵심적인 문제
에 초점을 맞추게 되므로 논쟁과 논쟁, 싸움과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자신
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게 된다.
단계 3. 공감과 자비심을 가지고 열심히 들어라. 어떻게 듣느냐 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하
느냐 못지 않게 중요한 대화의 기술이다. 상대방이 느낌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판단의
방식으로 표현한다고 해도 상대의 말을 느낌으로 들으려고 해야 한다. 상대도 당신처럼 자
신의 말을 들어주기를 바란다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다른 사람이 당신의 의견에 언
제나 동의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기대하는 것이 중요
하다. 가슴을 열어 말하고, 귀를 기울여 경청하며, 주위를 기울여 들어주면 서로 간에 가슴
이 열린다. 자비롭고 공감적인 것이 바로 치유인 것이다. 공감은 동정과 다르다. 공감은 상
대방이 느끼는 것을 같이 느끼려 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며, 사랑으로 들어주려고 하는 것이
다. 동정심은 상대방을 가엾게 느끼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사이를 더욱 벌려놓
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곧 "나는 문제가 없는데 너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이렇
게 무언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동정심의 여러 변형 가운데에는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도 충
고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이 고민을 털어놓을 때 충고를 원하지도 않는데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말하고 충고하고 비평하며 경험을 일러주기도 한다. 대체로 상대방은 들어주
고 이해해주기만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만 하면 비록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두
사람 사이에 더욱 두터운 친밀감이 형성된다. 원치 않는 충고의 이면에는 "나는 해답을 알
고 있어. 너는 그것도 모르느냐?"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원치 않는
충고를 하게 되면 두 사람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친밀감은 떨어진다. 그냥 들어주는 것이
충고하는 것보다 더 상대를 지지해주는 반응이다.
단계 4.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인정해 주라. 당신이 말하는 것을 상대방이 이해한다고
해서 곧 동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내가 집에 늦게 갔기 때문에 당신
이 화난 것을 이해할 수 있어." 라는 표현보다는 "당신과 함께 집에 있고 싶었지만 이 보고
서를 끝내기 위해 늦게까지 사무실에 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몹시 짜증이 났었어." 라
고 말한다면 상대방은 늦은 이유를 이해하고 동의해줄 것이다.
2. 이타주의와 자비심과 관용. 이타주의와 자비심과 관용은 남과 격리되는 것을 치유하고,
스스로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것은 스트레스, 고통, 질병을 불러오는
격리를 치유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이타주의, 자비심, 관용은 우리 내면에 스스로 존재하는
것으로써 우리를 우리 스스로 만든 속박으로부터 해방시켜주며,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의 과학자들은 미시간주 테쿰시 지방의 주민 2,754명을 대상으로 1968년
부터 10여 년 동안 연구했는데, 이들 가운데 자발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매주 한 번 이상 봉사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가했던 사람보다 같은 기간 동안 두 배 반 이상
이나 더 사망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인간이 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든 나라, 모든 장소에서 사람들이 신한테든 인간
한테든 이상적인 완벽한 장소를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이유는 이상이 바로 네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박동 하는 심장인데 그것을 너는 알지 못한다. 바깥에서 무언가
를 찾는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을 부르고 신을 깨닫도록 부추기는 것은 다름 아닌 자
신 속의 신성이다. 이곳저곳, 이 사원, 저 교회, 땅과 하늘을 오래도록 돌아다닌 후에 마침내
당신은 자신의 영혼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당신이 첫발을 내딛었던 곳으로 돌아옴으로써 한
바퀴를 완전히 돈 셈이 된다. 그리고 전 세계를 다니며 찾아 헤매던 그 존재, 교회와 사원에
서 눈물을 쏟고 기도를 올리고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신비스런 존재로 바라보았던, 구름 뒤
에 가려져 있던 그 존재는 실은 아주 가까이에 있는 바로 당신 자신, 당신 삶과 육체와 영
혼의 실체인 당신 자신이다... 영적인 수련을 통해 개인의 영혼은 궁극적으로 우주와 하나됨
을 깨닫게 된다." 비베카난다 요기
"탐험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모든 탐험이 끝나면 우리는 처음 출발했던 곳에 이
를 것이다. 그러면 처음으로 그 곳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T. S. 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