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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김지우 - 시놉시스
KBS 수목드라마 기획안
마 왕 (가제)
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
제 목 : 마 왕(가제)
작품의도
이 드라마는 소년시절 비극적인 사건으로 숙명적 대결을 펼치는 두 남자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이 펼치는
지독한 투쟁과 진실 찾기를 통해 과연 인간의 선과 악은 무엇이며 인생의
행불행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켜지는지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사소한 불장난에도 인간은 화상을 입는다. 그 흔적은 오래오래 남아 사람의
인생을 지배한다. 특히 청소년 시절의 경험은 인간의 가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여기 사소하게 시작되어 큰 비극을 불러온 사건 속에 던져졌던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의문의 목격자가 있다.
평범한 삶을 꿈꾸는 초능력을 가진 여자.
귀엽고 평범한 소녀였던 12년 전, 뜻밖의 사건으로 자신에게 남들과 다른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과 사람들의
몰이해와 편견으로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겪었지만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맑고 강직한 여자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신의 특별한 능력과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그녀에게 의문의 사건과 함께 두 명의 남자와의
만남이 기다린다. 마치 안개 속을 헤매는 듯 서서히 진실에 접근해 가지만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감춰진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란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가진 것이라곤 선량한 가족뿐이던 따뜻하고 착했던 소년.
우리 사회의 힘 있는 자들이 무심하게 행했던 폭력과 차별로 인해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악의에 찬 현재를 살아가는 남자.
가난했지만 단란했던 가족. 자신의 친구이자 아버지였던 듬직한 형과 식당주방에서
힘든 일을 마다않던 어머니. 열심히 공부해서 고생하는 어머니를 호강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꿈이고 소망이었던 16살 소년에게 형의 억울한 죽음이 찾아온다.
형의 죽음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에 찬 소년은 도저히 이해도 납득도
할 수 없는 현실과 맞닥뜨린다.
형에게서 인간다움을 빼앗고 결국엔 목숨까지도 빼앗은 가해자들에게 한없이
관대하기만 한 판결, 더군다나 죽은 형에게 씌워진 불명예.
어디에도 호소할 길 없는 억울하고 가난한 어머니의 울부짖음 그리고 뼈아픈
어머니의 죽음 앞에 소년은 세상의 모든 빛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는다.
지금까지 소년은 정의는 진실의 편이며 진실은 반듯이 밝혀진다고 믿어왔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 달랐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유는 너무나도 사소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소한 진실 회피, 편견, 그리고 법 집행자들의
전관예우, 힘 있는 자들과의 인간관계. 그것이 법이고 곧 사회 정의였다.
형의 사건과 얽힌 인물들의 크고 때론 작은 이유가 불평등한 판결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따뜻하고 명석했던 한 소년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 인간으로
탈바꿈되었다. 12년이 지난 후 소년은 변호사가 되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가 곧 정의이며 그가 곧 법이라는 확신을 갖고...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 비틀린 못나고 비겁했던 소년.
잘난 가족의 높은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던 아들, 그래서 집안에서 외톨이였던
17세 소년은 그 울분을 학교에서 풀었다. 비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자신도 상처 받고 있었다는 것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자꾸만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놈을 만났다. 입만 열면
옳은 소리만 하고 아무리 겁을 주어도 꿈쩍도 안한다.
마치 잘난 자기 형처럼 잘난 놈처럼 굴었다. 미웠다 부러웠다 재수 없었고
동경했다. 그 놈을 꺾어버리고 싶었다. 결국 꺾어버렸다. 영원히...
하지만 후회했다. 죽이려던 것은 아니었다. 아니 그 당시엔 분명 살의를 느꼈지만
정말 죽을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사람을 죽였다는 두려움보다 소년원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무섭고 두려웠다.
겁에 질려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진술했다. 그래서 정당방위로 풀려 놨다.
하지만 오랜 세월동안 죄책감에 시달렸고 괴로웠던 만큼 앞으로의 인생을 통해
구원받고 싶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비겁했던 소년은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12년이 흘러 소년은 강력 팀 형사가 되었다. 이젠 그 사건도 까마득하게 잊혀 졌고
자신의 인생에도 서서히 자신감이 붙었다. 이젠 나쁜 놈이 아닌 나쁜 놈을 잡는
떳떳한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그렇게 평화롭던 어느 날, 자신 앞에 비겁했던 과거의 사건을 서서히 상기시키는 자가 나타났다. 마치 숙제를 내듯 그에게 문제를 던지기 시작한다.
드라마 <마왕>은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크고 작은 무심한 폭력과 차별이 인간을 얼마나 불행하게 하고 황폐하게 만드는지, 그로인해
피해자 가해자 모두가 치러야 하는 희생의 대가가 얼마나 아픈 것인가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한다.
또한 어떤 악의나 불의 앞에서도 자신의 인간다움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의라는 사실을 전달하고자 한다.
**기획 포인트
1. 사회성을 부여한 힘 있는 미스터리 드라마를 지향한다.
-따돌림과 학원 폭력이 발단이 된 비극적인 사건이 어른들의 잘못된
방식으로 왜곡됨으로써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인물들이 벌이는
숙명적인 대결을 미스터리 방식으로 전개하여 기존의 청춘멜로 드라마에서
탈피 참신하고 힘 있는 드라마를 지향한다.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연속살인 사건 이면에 우리 사회의
힘 있는 자들이 무심코 행했던 잘못된 관습과 편견으로 희생당한 소외된
인물들을 배치시켜 힘 있는 자들의 사소한 이기주의가 평범한 인간을
어떻게 괴물로 변모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2. 선인이었던 악인, 악인이었던 선인의 캐릭터 승부.
-항상 얼굴에 미소를 달고 다니는 모범 변호사 승하. 그는 한 때 순진했던
소년이었으나 현재는 야누스적 인간이 되어 살인을 연출하고 지휘한다.
아무리 정당한 이유라 해도 악인임엔 분명한 승하의 야누스적 캐릭터를
부각시켜 드라마의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의리파 강력계 형사 오수. 하지만 그는 죄 없는 친구를 살해했던 소년이었다.
살인범을 쫓으며 악인이었던 자신의 과거와 충돌하고 갈등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를 부각시켜 드라마에 따뜻한 호흡을 불어 넣는다.
3. 신비한 능력을 지닌 여자 그리고 치명적인 사랑.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 서해인.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인 동시에 현재 사건을 풀어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인의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부각시켜 자칫 무겁기 쉬운
드라마에 극적 재미와 청량제 같은 신선함을 주고자 한다.
-모든 것을 계획대로 움직이면서도 해인에게 계획에 없던 사랑의 감정으로
흔들리는 남자 승하와 사건 해결을 위해 만난 해인을 사랑하게 되는 오수.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일은 결코 보이고 싶지 않은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의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치명적인 사랑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두 남자.
자신이 진실에 접근하면 할수록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기가 닥친다는 것을
모르는 해인.
이들의 숙명적인 사랑을 통해 진실한 사랑의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4. 사람만이 사람을 구원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아끼는 사람을 위해 따뜻함과 희생을 마다않는
인물들의 진정성을 통해 아무리 각박한 현실에서도 사람만이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는 소박한 진리를 전달하는 드라마이기를 바란다.
**등장인물
-서해인(여. 25세) 신비한 능력의 소유자.
사이코메트리라 불리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로 계약직 도서관 사서.
솔직하고 밝은 성격. 다분히 엉뚱한 면을 갖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선입견
없이 대하는 너그러움을 지녔다. 건망증이 병적인 수준이면서도 한번 몰입한
일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다. 그림 그리기에 타고난 소질이 있으며
타로카드의 달인이지만 취미생활일 뿐 다른 사람의 것은 좀처럼 보지 않는다.
식물을 무척 좋아해서 식물과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있으며 제 때 밥 먹는
일은 목숨 걸고 사수한다.
자신의 감정이 고스란히 얼굴에 나타나는 단순함과 타인과의 소통이 다소
서툴러 간혹 독특해 보이기도 하지만 큰일이 닥치면 말없이 용감하게 헤쳐
나갈 줄 아는 강인함을 지닌 여자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과 싸우며 행복하고 소박하게 사는 것을 소망한다.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크고 작은 오해와 상처를 경험하면서 성장한 탓에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을 의도적으로 꺼리지만 강직하고 따뜻한 천성 때문에 종종
엉뚱한 일에 휘말리곤 한다.
따뜻한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은 그녀가 지닌 타고난 순수함을 지킬 수
있는 큰 힘이 되어주었다.
3년 전 부친은 간암으로 사망하고 청각장애인인 모친과 함께 살고 있다.
모친의 영향으로 말보다는 사람의 눈빛과 몸짓을 읽는데 익숙해져 있는 그녀는
화가 나거나 의사표현이 힘들 때면 갑자기 수화를 하는 버릇이 있다.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은 12년 전.
태훈이 쓰러져 있는 현장에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12살의 그녀가 멍하니
서 있었다. 한 손엔 박하사탕을 꼭 쥔 채로..
그 순간의 충격은 그녀도 생생이 기억하고 있다. 흐릿하게 보이는 단상,
처음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겁에 질린 채 자신이 본 대로
형사가 묻는 말에 대답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녀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녀의 부모뿐 아니라 어린 그녀 역시 몹시 당황스러웠고 혼란스러웠다.
자신의 말을 믿어 주었던 건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태훈의 동생이라는 중학생
오빠뿐이었다. 누군가의 물건을 손에 쥐고 정신을 집중하면 찰라 같은 단상을
떠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태훈의 사건이 일어난 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알게
되었다.
사람들에게서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이 소망인 그녀지만 불행한 모습과의
대면은 여전히 두렵고 무섭다.
씩씩하게 평온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녀 앞에 예기치 못했던 사건이 생긴다.
오수를 도와 의문의 살인사건을 풀어가며 진실에 접근해 갈수록 승하에 대한
마음도 점점 깊어진다.
-오승하 (남. 28세 본명 정태성) 변호사
늘 얼굴에 미소를 달고 다니는 모범 변호사.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변호는 스스로 도맡아 하는 변호사계의 천사인
동시에 자신만의 판결로 살인을 연출하고 지휘하는 냉정한 악인.
최종학력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 출신으로 25세에 사법고시 수석 합격,
연수원 성적 최상위 졸업, 검사와 판사를 마다하고 변호사로 출발한 남다른
경력의 소유자.
연수원 시절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닥터’라는 호칭으로 불렀다.
동료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어 마음을
치료해주는 의사라고 붙여진 별명이다.
하지만 정작 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드러운 솜이불 속에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숨겨 놓은 듯 따뜻하고 온화한
이미지와는 반대로 속내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정한 야누스적 인물.
초등학교 때 일용직 건설 노동자였던 부친이 현장 사고로 숨지고
식당주방에서 일하는 모친, 한 살 터울인 형과 함께 가난한 유년을 보냈다.
하지만 가족 모두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듬직하고 사려 깊은 형과
따뜻하고 공부 잘하는 둘째가 모친에겐 늘 자랑이며 낙이었기에 고생도 고생이
아니라고 모친은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 역시 얼른 어른이 되어 형과 함께 모친을 안락하게 모시고 사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며 가장 큰 꿈이었던 착하고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그의 소박한 꿈은 너무도 어이없는 사건으로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중학교 3학년 늦겨울, 고등학교 1학년이던 형이 칼에 맞아 숨진 것이다.
동네 후미진 곳에서 칼에 맞아 신음하는 형을 119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늦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조금만 일찍 병원으로 옮겼다면 형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119구조대 말로는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친구가 칼에
맞았다고 한 걸로 봐서 형의 친구가 전화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사고가 있기 얼마 전부터 형에게 무언가 고민이 있다는 것을 그는 직감했었다.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한 듯 시퍼런 멍이 들어있는 형의 몸을 여러 번 목격했고
평소와 다르게 말 수가 줄었으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부쩍 많았다.
형에게 물어보아도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건 정말 비겁해’라고 할 뿐
자세한 얘기는 해 주지 않았다.
곧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졌다. 형과 같은 학교 학생인 강오수를 비롯한
세 명이었다. 형이 그들과 함께 가는 것을 보았다던 몇몇 학교 친구들의
목격증언과 동시에 강오수의 변호사가 경찰에 자진 출두 한 것이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현장에 있었던 강오수의 친구 세 명의 증언을
들었다. 그리고 1심에서 정당방위라는 납득할 수 없는 판결로 그들은 무죄로
석방되었다. 그 판결의 이면엔 많은 사람들의 인간관계가 얽혀있었다.
그와 그의 모친에겐 결코 받아드릴 수 없는 치욕적인 판결이었다.
모친은 아직 어린 학생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을 반대했었다. 단지 정확한
사건 경위와 진실을 알고 싶었을 뿐이다.
최소한 과실치사 내지는 상해치사로 판결나면 그들을 집행유예로 풀어 주리라고
모친은 생각했었다. 헌데 그들은 무죄이고 억울하게 죽은 아들은 죽음과 더불어
죄인까지 된 것이다. 검사와 판사는 만날 수조차 없었고, 모친의 억울한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돈이 있었으면 나한테 힘이 있었으면 그랬으면 우리 태훈이 저렇게는
안 죽었는데..’ 모친은 자신을 탓했다.
그는 형의 죽음보다 억울한 판결에 분노했다. 그리고 모친의 슬픔에 가슴이
막혔지만 아무런 위로의 말도 찾지 못했다.
그 날 밤, 모친은 술에 취한 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 세상에 혈육이라곤 없이 홀로 남은 어린 그에게 세상의 빛은 모두 꺼졌다.
암흑...그는 너무 일찍 어둡고 무서운 세상을 알아버렸다.
며칠 후, 그는 그곳에서 자취를 감췄다. 유일하게 형을 위해 진실을 말했던
서해인이란 12살짜리 여자아이의 이름과 강오수란 이름을 가슴에 품고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잡초 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는 오승하라는
이름의 변호사가 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12년 동안 준비해 온 일들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기 시작한다.
해인을 만난 것도 그의 계획에 있었다. 12년 전의 고마움을 어떻게든 갚고
싶었고 왜곡된 진실이 심판받는 자리에 그녀를 동참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계획에 없던 일이 생긴다. 해인을 향한 그의 감정이다.
철저히 자신을 숨기는 것은 12년의 세월로 인해 이젠 평범한 일상이 되었지만
해인을 만날수록 점차 힘겨워진다.
이 어둠의 게임에서 그녀만큼은 제외시키고 상처 받게 하고 싶지 않지만
너무 많이 와 버렸다.
-강오수 (남. 29세) 강력팀 형사.
나쁜 놈 잡는데 죽고 사는 정의파 강력팀 형사.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형사가 되었다.
인간성 좋고, 주먹 쓰는 일은 조폭보다 한 수 위고 동료의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올 줄 아는 의리파. ‘불의는 못 참고 불이익은 더 못 참는
다!’...고 말하지만 손해 보는 일은 혼자 다 하고 있는 남자.
사람을 격식 없이 좋아하고 인간관계에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대하는
그는 어떤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절대 등 돌리지 않고 정면 승부하는
뚝심과 배짱이 있다.
물불 가리지 않고 일단 덤벼들고 보는 급한 성질.
에둘러 말할 줄 모르는 거칠고 직선적인 말투.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속내를 표현하는데 서툴러 마음과는 다르게 엉뚱하고 거친 말부터 불쑥
내뱉는 중증 언어장애(?)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천성이 호쾌하고 낙천적이며
그만의 썰렁한 유머 감각으로 주변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든다.
겉보기와는 다른 섬세한 내면을 갖고 있는 그는 남에게 뒤지지 않는 머리와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하는 끈질긴 승부 근성을 갖고 있다.
만화책과 게임중독에 걸려있다.
특급호텔을 소유한 4선 국회의원인 부친을 둔 잘나가는 집안의 둘째 아들.
중고교 시절, 공부는 죽어라 안하고 하지 말라는 나쁜 짓은 모조리 독차지했다.
폭력을 밥 먹듯 일삼던 문제아 중에 문제아였다.
그런 탓에 오래전부터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개과천선했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의 천성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소년 시절엔 자신의 고통을
표현할 방법을 몰라 미숙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표출했다.
그의 부친은 자식들에게 엄격했고 기대도 남달랐다. 그런 아버지의 기대에 똑똑한
형은 부응했지만 그는 항상 실수가 잦았고 언젠가부터 아버지 발자국 소리에도
주눅이 들었다. 아버지대신 호텔 경영에 바쁜 어머니 역시 그를 깊이 헤아려주지
못했다.
그는 점점 엇나가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욕망과는 달리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좌절과 두려움에 빠질 때마다 마약에 의존하듯 폭력에
빠져들었다. 특히 나약하고 바보 같은 놈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거울 같았다. 김영철이 그런 놈이었다. 늘 주눅 들어 쭈뼛댔고
자신의 주장이라고는 없었다. 실컷 괴롭혔다. 죄의식조차 들지 않았다.
그런 그를 비겁하다며 도전장을 내미는 놈이 나타났다. 정태훈이란 잘난 놈.
자신의 형을 꼭 빼 닮은 모범생, 뭐가 그리 잘났는지 언제나 당당한 태훈이
그가 밑바닥에 꽁꽁 숨겨둔 죄의식을 자꾸만 들쑤셔댔다.
그리고 사고가 벌어졌다. 자신의 칼에 태훈이 죽었다. 살인자가 된 것이다.
눈앞에 캄캄하고 겁이 났다.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진술을 했고 공범자이며
목격자인 자신의 세 친구들도 거짓 증언을 했다.
12살짜리 꼬마의 의문의 증언 말고는 그에게 불리한 상황은 없었다.
곧 정당방위라는 판결로 무사히 풀려났고 학교로 돌아갔다. 국회의원
아버지가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었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담임선생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혹독한 처벌을 가했고 그 일로 담임선생은
학교를 그만 두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쓰레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삶으로 구원 받고 싶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죄책감과 싸우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다.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형사가 되었고 이젠 더 이상
나쁜 놈이 아닌 나쁜 놈을 잡는 사람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앞에 과거의 과오를 상기 시키는 사건이 벌어지며 꿈에서 조차
잊고 싶은 죄의식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리고 신비한 능력을 가진 해인의 순수한 영혼에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중 그녀가 12년 전 태훈을 위해 증언한 소녀였음을 알게 되면서
끊을 수없는 과거와의 고리를 절감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애써 숨겨둔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들키게 될 것만 같은 불안함 속에서도 해인을
향한 그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이민재 (여. 25세) 강력팀 여형사.
사격 국가대표 출신 특채 형사로 오수의 파트너.
사격신동이란 소리를 들으며 화려하게 국가대표가 되었지만 큰 대회 징크스가
있어 금메달 한 번 못 따보고 동메달만 두 번 받았다.
타고난 생활의 달인. 시원시원하고 활달한 성격이면서도 신중하고 꼼꼼하다.
호기심이 많고 행동력이 강하며 하고 싶은 말은 마음속에 담아두지 못한다.
소문난 짠순이로 밥은 가능하면 얻어먹고 비싼 커피 사 먹는 것이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인터넷 쇼핑을 틈만 나면 들여다보고 특이한 물건만
보면 큰 맘 먹고 사들이는 불가사의한 쇼핑 중독이 있어 그녀 앞으로 오는
택배를 받는 일이 주업무 중 하나.
지방에서 식당을 하는 부모의 3녀 중 차녀.
현재 대학생인 동생과 함께 자취를 하고 있다.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좋지만 이상하게 남자 친구 사귀는 데는
소질이 없는 그녀기에 특별한 감정이 있는 오수에게도 괜히 툭탁거리는 걸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오수가 부잣집 아들이란 점은 도무지 불가사의한 일이라서 자기 멋대로
오수의 집안 내력에 대해 소설을 쓰는 일이 이젠 거의 취미 수준이다.
오수가 거칠어 보이지만 속이 따뜻한 남자란 것을 조금씩 알아갈수록 오수의
존재는 그녀에게 자꾸만 커져간다.
그러다 오수가 해인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후회 없이 충실하고 싶다.
강력계 여형사란 직업이 무척 폼 나 보여서 지원했는데 막상 와보니
영화 속 미녀삼총사는 없고 꾀죄죄한 중노동일 뿐이라며 불만도 많다.
그러던 중,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제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열의를 갖고 사건에 뛰어들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나석진 (남. 29세) 강희수의 비서실장
오수의 고등학교 4총사 중 한 명으로 4총사 중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
경영학을 전공했다. 현재 희수가 경영하는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성적이고 판단력이 빠른 타고난 참모형.
부친이 오수 아버지의 운전기사로 25년을 근무하다 자동차 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지면서 퇴직했다.
그 후로도 오수 아버지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다.
그런 탓에 오수 집안에 대한 고마움과 열등감을 동시에 갖게 되었다.
고교시절 모범생인 자신이 오수와 어울렸던 것도 처음엔 열등감에서 시작됐다.
아버지의 상사는 곧 자신뿐 아니라 집안의 상사였고 오수는 거역할 수 없는
상대처럼 느껴졌었다. 또한 자신과는 다른 오수의 거칠 것 없는 성격에 내심
동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수의 입장과 마음을 이해하게 되어 현재는 오수와
남다른 우정을 쌓은 친구가 되었다.
고교시절 그는 오수와 어울려 다니면서도 공부도 잘했다. 그래서 일명
공부 잘하는 날라리로 불렸다.
사교술에 능하고 문제 일으키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으로 어떤 일이든 가능하면
충돌 없이 해결하고자 한다. 오수의 급한 성격을 무난하게 받아줄 만큼 성격이
둥글둥글 모난 데가 없다. 오수가 가족과 잘 융화되길 바라는 마음에 중재
역할은 도맡아 하고 있지만 도무지 쉽지가 않다.
그에겐 오수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 희수의 처인 나희와의
불륜관계다. 어쩌다 관계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그도 나희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한다. 호텔 일에 바쁜 희수 대신 집안일을 챙기던 그와
나희는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끌렸다. 불안한 관계가 벌써 2년 째 접어
들었다. 그런 탓에 희수와 오수를 볼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나희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다. 고교시절 공부 잘하는 날라리였던
것처럼, 지금도 이중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셈이다.
고교시절 태훈의 사건은 그에게도 상처로 남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은
마치 남의 일처럼 까마득하게 잊혀졌다.
그러던 중 오수 아버지의 고문변호사이자 호텔 고문 변호사의 죽음이
과거 태훈의 사건과 연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안에 휩싸인다.
-윤대식 (남. 29세) 사채업자.
오수의 고교 4총사 중 한 명으로 사채업자면서 해결사 역할도 한다.
다혈질의 단순 무식, 성질도 사납고 입도 험하지만 친구들에 대한 의리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주먹질은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했다. 오수만 아니었다면 교내 일진 짱은 분명
자신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업이 망한 뒤 그의 부친은 알콜중독자가 되었다.
그리고 술만 취하면 아내와 자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분풀이를 했다. 아이들을 괴롭히고 걸핏하면 싸움질을
해 댔다. 태훈의 사건 후에 방황하던 그는 결국 학교를 자퇴하고 폭력조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오수를 비롯한 세 명의 친구들과의 관계는 여전히 돈독했다.
오수를 만날 때마다 깡패와 형사는 형과 아우라며 놀리기도 하고 잘 봐 달라며
응석을 부리기도 했다. 오수가 요즘은 자꾸 사채업을 그만 두라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채무자의 칼에 찔려 숨진다. 마치 과거 태훈의 사건을 재현하듯
똑같은 상황으로...
-김순기 (남. 29세) 무직.
4총사 중 한명으로 절도 전과 2범 폭력 전과 2범의 전과자로 최근 상해치사로
3개월째 구속수사중이다. 1심에서 3년형을 선고 받고 항소를 신청, 승하가
그의 변론을 맡아 단기 출소한다.
작은 반찬가게를 하는 홀어머니와 출가한 누나가 있는 그는 가족과 등지고
산지 이미 오래지만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대학 입시에 실패 한 뒤 아는 선배를 따라
피라미드 회사에 들어갔다가 결국 빚만 남게 되자 카드빚을 갚기 위에
첫 번째 절도를 저지르게 되었다.
사총사 중 가장 마음이 약했고 착했던 소년이었던 그는 중학교 때 혹독한
따돌림과 폭력을 경험했다. 지독하게 힘들었던 시절,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그는 더 이상 왕따가 아니란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난폭하게 굴었고 겁 없이 행동했다.
태훈의 사건은 그에겐 또 다른 의미에서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로인한
죄책감은 그를 더욱 엇나가게 만들었다. 차라리 그때 사실대로 진실을
말했더라면 더욱 좋았을 거라고 후회도 많이 했다.
자신은 도둑놈이 되었지만 정작 오수는 도둑놈을 잡는 형사가 되었다.
그것이 어쩐지 억울했다. 그러니까 자신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출소 후엔 희수를 찾아가 돈을 요구했다.
과거에 자신이 오수를 위해 입 다물어 준 대가로...
그리고 얼마 후, 숨진 채 발견된다.
-강희수 (남. 32세) 강오수의 형. 호텔 사장.
명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MBA를 마쳤다.
철저하게 부친이 원하는 대로 살았고 현재 부친의 호텔을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다.
집안의 소개로 만난 기업가의 딸인 최나희와 결혼, 네 살짜리 아들이 있다.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아내와는 큰 갈등 없이 지내지만 사랑이 없기에
건조한 부부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신중하고 침착한 성격으로 부드러워 보이지만 내면엔 비정함이 있다.
사람들은 그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황태자라고 부르며 부러워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
동생 오수와는 다르게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그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기
힘들었다. 밖으로 내 지르며 반항하는 오수가 부러웠지만 동생이 엇나가면
엇나갈수록 그는 아버지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는 아들이 되어야만 했다.
동생이 힘들었던 만큼 그도 힘들었다.
그러다 태훈의 사건이 터졌고 그 일은 멀어진 가족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강을 만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동생과의 사이가 서먹하다.
최근 호텔 고문 변호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뒤숭숭하던 차에
출소한 허기천이 또 다시 과거의 일을 운운하며 돈을 요구했다.
언제까지 치졸한 협박을 받아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결단을 내려야하는지
심경이 복잡하다.
-최나희 (여. 29세) 강희수의 아내. 전업주부.
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희수와 결혼 네 살짜리 아들을 두었다.
지적인 외모에 반듯하고 세련된 옷차림 예의 바른 태도와 말투.
완벽주의자란 별명이 붙을 만큼 내조와 육아 모두 잘 해내고 있고 어지간한
요리도 거뜬히 해 내는 현모양처. 하지만 내면 가득 쏟아내지 못한 열정이
많은 여자다. 유복한 집안에서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하게 자랐지만 유난히
보수적인 부모로 인해 자신의 뜻대로 살아오지 못했다.
언제나 주위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을 써야했다.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지만
부모의 반대에 부딪쳐 실패하고 희수를 만났다.
성실한 남자였고 자신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자란 탓인지 서로 비슷한
면도 많았다. 열정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허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2년이 지난 뒤 석진을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엔 실수라고 생각했고 잘못이라고 생각했지만 석진에 대한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다. 석진과 함께 있는 시간이 그녀에겐 가장 위로가 되고 행복하다.
죄책감과 불안감마저도 그녀는 감수할 수 있었다.
죄책감이 들수록 완벽한 아내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 그녀에게 예상치
못했던 일이 다가온다.
-김영철 (남. 29세) 회사원.
소규모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다. 지방대 국문과 졸업.
극도로 내성적이며 불안하면 말까지 더듬는 버릇이 있다.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여러 직장을 전전하며 불안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혼자 책읽기를 좋아하고 영화도 혼자 보러 다닌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단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편하다.
오수와 같은 고교 동창인 그는 고교1학년 때 오수를 비롯한 사총사에게
지독한 시달림을 받았다.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반 아이들은 무관심했고 담임선생님껜 말하기가 겁이 났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우군은 있었다. 같은 반 모범생인 정태훈.
태훈은 그를 따뜻하게 대해주었고 오수에게도 주눅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수의 미움은 태훈에게로 향했다.
태훈은 담임 선생에게 사실대로 말하자고 했지만 그는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태훈의 사고가 터졌다. 그는 그 당시 현장에서 모든 상황을
전부 다 훔쳐보았었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상황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기를 한참... 그리곤 겁에 질려 119에 전화를 걸었다.
친구가 칼에 맞아 쓰러졌다고...오수가 정당방위로 풀려났지만 자신은 끝내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세상은 불공평했지만 그땐 진실을 말하는 것이
너무 두렵고 무섭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을
위해 애썼던 친구를 외면했던 비겁한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고 하나뿐인 친구를 죽게 한 놈들에 대한 미움이 세월의
두께만큼 쌓여만 갔다. 일 년 전부턴 그 녀석들이 어디서 뭘 하며 사는지
세세히 확인했다. 이젠 자신의 비겁함을 씻고 태훈에게 용서 받을 때가
찾아 왔다.
-반창호 (남. 사십대 중반) 강력계 형사팀장.
오수가 속한 강력 팀 팀장으로 농담도 잘하고 후배들에게 너그럽지만
한번 화나면 걷잡을 수가 없다. 겉으론 유해보여도 한때 조폭들 사이에
귀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을 만큼 과거 전적이 화려하다.
부인과 딸 둘을 두고 있는 가장. 언제나 반듯한 양복 차림으로
과학수사를 하자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직감에 의지한다.
술은 자주 마시지 않지만 마셨다하면 말술이고 취했다하면 후배들을 밤새
끌고 다니는 버릇이 있다. 20년 넘게 피워온 담배를 최근에 끊었지만
못내 아쉬운 듯 빈 담배를 입에 물고 다니곤 한다.
오수와는 툭탁거리면서도 배포가 맞아 서로를 아껴주고 챙겨준다.
오수 역시 자신을 형 같은 선배로 의지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관내에 살인사건이 터지고 오수 앞으로 알 수 없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분명 복잡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예감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오래전, 동료에게 얘기를 듣고 해인의 능력을 알게 되었고 해인을 통해
사건 해결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해인이 원치 않는 일임을 알고 더 이상
부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석연치 않는 사건이기에 오수를 데리고 해인을
찾아간다. 그러던 중 자신의 옛 동료 형사에게 오수의 과거 사건을 듣게 된다.
과거 동료가 맡았던 형사사건으로 그에겐 찜찜하게 기억되는 사건이라고 했다.
처음엔 그저 오수의 과거쯤으로 치부해 버렸지만 결국 살인사건의 동기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차광두 (남. 40대 중반) 변호사 사무장.
강력계 형사 출신으로 현재 승하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주로 관할 경찰서를 찾아다니며 형사사건을 수임해 오는 역할을 한다.
소탈하고 우직한 성격으로 입이 무겁다. 욱하는 성질이 있어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간다.
형사 시절 태훈의 사건을 담당했다. 사건의 정황으로 보아 분명 오수가
가해하자라고 확신했지만 검찰로 넘어간 조서에서 오수는 정당방위로
풀려났다. 가해자가 청소년이란 점을 감안 상해치사 정도로 생각했었지만
막상 정당방위로 판결이 나고 보니 씁쓸했다. 태훈에게 유리한 증언은
12살짜리 서해인이란 여자아이의 얘기뿐이었고 해인의 증언은 공상쯤으로
가볍게 치부되었다.
그 역시 처음엔 믿지 못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여자아이의 신비한
능력을 확신했다.
3년 전, 경찰대학 출신의 나이어린 상관과의 마찰로 형사를 그만 두었고
그 시기에 승하에게서 사무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승하는 사건 수수할 능력자가 필요하고 우연히 소개를 받게 되었다고
말했지만 그는 승하가 어쩐지 낯이 익었다. 하지만 승하은 그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다지 중요한 문제도 아니었기에 잊고 지내다가 최근 들어
승하의 정체에 대해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강동현 (남. 60세) 강오수의 부친. 4선 국회의원.
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노회한 사업수단으로 현재의 호텔을 이뤄냈다.
권력에 대한 야망이 컸던 그는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4선 국회의원의 자리에
오르며 부와 권력을 오랫동안 누리고 있다.
다혈질에 급한 성격으로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지만
남다른 배포와 추진력으로 그만의 카리스마를 지녔다.
하지만 가족만큼은 뜻대로 되질 않았다.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들 오수에게 내심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그래서 아들에게 더욱 매몰차게 대했고 냉정하게 굴었다.
아내는 신병치료차 미국에 갔다고 외부에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와 별거 상태에
이른지 2년째 접어들었다.
자기 고집대로 경찰이 된 오수에게 여전히 차갑게 대하지만 실상은 오수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을 갖고 있다.
12년 전, 태훈의 사건이 터지자 오수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고문변호사를
통해 사건을 왜곡, 은폐했다.
-공주희 (여. 25세) 타로마스터.
해인의 고교동창으로 타로 까페를 운영하는 타로마스터.
엽기발랄하고 화끈하고 눈꼴신 건 절대 못 봐 넘기는 그녀.
자칭 신비주의 이미지를 고수한다고 약한 척, 고상한척을 하지만 입만
열면 엽기발랄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내고야 마는 여자.
운명적 사랑을 꿈꾸는 그녀는 잘생긴 남자한테 무지하게 약하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부자 아버지를 눈물로 협박해 현재의 타로까페를 차렸다.
대학시절부터 타로에 끌려 취미로 시작한 일이지만 실상은 그다지 능력이 없다.
타로마니아들 사이에서 나름 인기 있는 비결은 그녀만의 오버액션.
타로 고수인 해인에게 매일 도서관 사서 때려 치고 자신과 일하자는 협박을
입에 달고 산다. 엄살도 심하고 불평불만도 많지만 칭찬 한마디에 굳었던
얼굴이 풀리는 천성이 착한 그녀. 여전히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그녀는
해인에겐 위로가 되는 친구다.
-황수곤 (남. 30세) 유기농 농산물 재배.
고아로 자라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20살 전에 다 겪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삐끼를 시작으로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잔뼈가 굵었다.
배운 건 없지만 눈치코치 백단으로 험한 세상을 헤쳐 나왔다.
연민과 동정심이 많고 너그럽고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착한 아내와 5살짜리 딸을 둔 가장으로 4년 전 귀농하여 자신의 꿈인 농부가
되었다.
12년 전, 우연히 승하를 만났다. 추위와 배고픔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지만 눈빛 만큼은 무섭도록 매서웠던 승하에게 밥 한 끼 먹여준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형제 같은 우정을 나누고 있다.
승하의 도움으로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도 땄으며 자신이 꿈인 농부가
되었고 아담하고 예쁜 집도 지었다.
그에게 승하은 큰 자부심이며 자랑이지만 마음 한 구석엔 늘 불안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아무것으로도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승하의 슬픔을 알고
있기에..
-여순옥 (여. 52세) 해인의 모친.
청각장애인으로 해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자신의 장애를 신의 축복으로 여기는 강인하고 지혜로운 여성.
남다른 이해심과 밝은 에너지를 지닌 그녀는 직관이 뛰어나고 이해심도 많다.
해인의 눈빛만 봐도 그녀의 마음의 상태를 짐작하고 어루만져준다.
해인이 남과 다른 능력이 있음을 알고 그녀 역시 당황스러웠지만 딸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따뜻하게 보살폈다.
-조동섭 (남. 40대 초반) 일용직 근로자.
일정한 직업 없이 주차관리요원이나 청소부 잡역부등으로 일한다.
단칸 전세방에서 혼자 생활하며 3년 동안 함께 산 여자는 2개월 전에 가출했다.
가난한 집의 맏아들로 20살 때 무작정 상경하여 막노동을 시작했다.
22살 때 임금을 주지 않아 공사판 십장을 폭행했고 합의금이 없어 전과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뒤 두 번의 절도 전과를 달개 되었다.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뒤 오해로 인해 절도죄로 또다시 체포되었다.
억울하다고 항변해도 이미 절도 전과가 있는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고
결국 보호 감호 10년 형을 언도 받고 청송감호소로 보내졌다.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설사 자신이 도둑질을 했다 해도 세상 어느 나라에서 20만원도 채 안 되는 물건을 훔친 죄로 10년을 선고한단 말인가.
검사는 상습적인 절도를 일삼는 자로 재범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달았지만
그는 납득할 수 없었다. 10년 후 출소한 그를 사람들은 ‘간첩 리철진’이라
불렀다. 물가를 몰라 일일이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그에게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편지가 전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10년을 구형했던 검사를 살해한다.
-모인호 (남. 41세) 대안학교 국어교사.
12년 전 오수의 담임. 성실하고 대쪽 같은 성격으로 융통성이 부족하다.
교사 2년차 시절, 태훈의 사건이 일어났다.
그 당시 결혼 준비와 모친의 갑작스런 암수술등으로 정신없이 바빴다.
자신의 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다는 자책감과 태훈에 대한
미안함이 그를 몹시 힘들게 했다. 게다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 오수에게
복잡한 분노가 폭발했다. 결국 심한 체벌이 문제가 되어 학교를 그만두고
대안학교 교사가 되었다.
-권현태 (남. 58세) 강동현의 고문 변호사.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로 조동섭 사건의 검사.
변호사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강동현과는 검사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고 변호사 개업과 더불어 그의
고문변호사가 되었다. 개업을 하고 첫 번째 맡은 사건이 오수의 사건이었다.
후배검사에게 부탁을 했고 사건은 만족스럽게 해결됐다.
12년이 지난 후 조동섭에 의해 살해된다.
-신재민 (남. 28세) 강력팀 형사.
재기발랄한 신세대로 예쁘고 몸매 착한 여자를 무지 좋아한다.
애교가 많아 강력팀 내에서는 미스신으로 불린다. 민재를 은근히 맘에 두고 있다.
-이민주 (여. 22세) 민재의 여동생.
연극영화과 2학년. 나이보다 무지하게 어른스러운 애 늙은이.
그 외...
줄거리
1995년 2월 119구조대 앞으로 한통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친구가 칼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는 신고였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칼에 찔린 채 의식불명 상태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12살 짜리 소녀가 충격에 휩싸인 듯 굳어 서 있었다.
어린 소녀의 이름은 서해인.
소녀는 두려움에 빠진 얼굴로 멍하니 서 있더니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병원으로 옮긴 남학생 이름은 강태훈으로 결국 사망했다.
현장에 있던 소녀의 두서없는 증언은 충격을 받은 어린아이의 망상으로
철저히 무시됐고 사건은 발 빠르게 종결지어졌다.
그 사건은 한 소년의 영혼을 망가뜨렸고 한 소년의 영혼을 구제했다.
또한 한 소녀에게 신비한 능력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리고 12년이 흘렀다.
해인은 최근 임신한 선배의 요청으로 임시직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며
소망했던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반납된 도서에서 읽혀지는 단상들로
인해 오늘도 여전히 머릿속은 시끄럽다. 하지만 익숙해진 일상이 되었기에
그녀만의 엉뚱한 방법으로 넘기는데 친구인 주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주희가 운영하는 타로까페에 밤새 도둑이 들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도 모른 채 정신없이 경찰서로 향하는 해인.
같은 시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변호를 도맡아 하고 있는 변호사 오승하는 오늘도
변함없이 의뢰인의 억울한 사정을 조용히 경청하고 있다.
입가에 미소를 담고 의뢰인의 하소연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은 평소와 달리
유난히 차갑고 건조하다. 그의 의뢰인은 상해치사 혐의로 3개월째 구속수사
중, 1심에서 3년형을 선고 받고 항소를 신청한 김순기다.
승하에겐 너무도 친숙한 이름이지만 순기는 승하를 전혀 기억해 내지 못했다.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원래 가해자는 피해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사법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하고 연수원 성적 최상위였음에도 변호사로
나선 승하를 사람들은 닥터라고 불렀다.
소외된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의사라는 뜻도 포함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에게 하소연 한 것만으로도 위로를 얻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순기의 하소연을 듣던 그가 문득 벽에 달력을 보고 날짜를 확인한다.
그리곤 언제나 그렇듯 부드러운 미소로 의뢰인에게 박하사탕을 내민다.
그 시간.
강력팀 형사 강오수는 최근 일어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투숙한
모텔의 정보를 입수하여 출동, 특유의 겁 없는 용기와 박력으로 검거에 성공한다.
‘세상엔 두 가지 인간이 있다. 나쁜 놈하고 나쁜 놈 잡는 좋은 놈’
오수가 입만 열면 하는 소리다. 그는 범인을 잡는 일엔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들어 동료들 사이에서도 사냥꾼으로 통했다.
검거된 용의자는 자신의 범행이 우발적이었다고 항변했다.
과실치사라는 것이다. 오수의 파트너인 민재는 용의자를 대하는 오수의 태도가
오늘은 어쩐지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 범인을 대하는 태도가 다소 과격해서
여러 차례 주의를 들은 오수인데 오늘은 좀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다.
그건 용의자의 진술이 마치 오래전 오수 자신이 했던 진술과 닮아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오수는 대식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순기가 항소를 신청했고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연락이다.
순기가 항소를 신청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고교동창인 순기는 오수에겐
친구이자 마음속에 유리처럼 박힌 껄끄러운 존재였다.
순기는 과거의 일로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형 희수를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오수이기에 분명 희수에게 순기가 변호사 요청을 했을 것이란
걸 직감했다. 그렇다면 순기의 변호사는 아버지 고문 변호사이리라.
하지만 순기의 변호를 자청하고 나선 변호사는 승하였다.
경찰서에 도착한 해인은 자신이 직접 그려 주희의 타로까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타로카드를 도난당했다는 얘길 주희에게 듣고 어이가 없다.
고작 타로카드 몇 개 도둑맞은 걸로 이 생난리를 치고 있는 주희가
어이없기는 경찰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주희는 치안을 문제 삼고 자신의 까페에서만 파는 희귀한 물건이라며
당장 도둑을 잡아달라고 떼를 썼다.
겨우 주희를 진정시켜 일단락되었지만 해인과 경찰모두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건 건드리지도 않은 채 값나가는 물건도 아닌 타로카드를 왜 훔쳐 갔을까?
경찰은 까페에 드나드는 손님의 장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날 저녁.
퇴근을 서두르던 권현태 변호사 앞으로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택배 하나가
배달되었다. 무심코 열어본 상자 안엔 의미를 알 수 없는 타로카드 한 장과
청소년들이 쓸 법한 칼 한 자루가 들어있었다.
권변호사는 어리둥절했지만 자신에게 불만을 품은 못난 인간의 분풀이쯤으로
여기고 바쁘게 사무실을 나간다.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도서관으로 돌아온 해인은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시선을 한곳에 고정시켰다.
퇴근 시간이 임박해서 들어온 남자가 아직도 책을 읽고 있었다. 승하였다.
승하에게 퇴근시간임을 알려주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다가 좀 기다려주자
하는 생각으로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준다.
승하는 시간을 잊은 사람처럼 조용히 책을 읽는다.
기다리다 못한 해인이 결국 승하에게 다가가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음을
알렸다. 필요하다면 대출이 가능하단 사실과 함께.
하지만 승하는 책을 덮어 서고에 도로 넣고는 다음에 와서 다시 읽겠단다.
해인은 승하가 어쩐지 낯익었다. 하지만 승하는 해인을 처음 보았다고 했다.
승하와의 첫 만남은 해인에게 기묘한 경험을 느끼게 해 주었다.
퇴근 후.
타로까페에 들른 해인은 혹시 범인이 남긴 흔적이 없는지를 살폈지만 범인은
철저하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어떤 물건에도 손대지 않았다.
주희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넘겼지만 해인의 머릿속엔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자리했다.
다음날 아침.
권현태 변호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칼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반팀장과 강력팀 형사 두 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칼 하나와 타로카드가 놓여있었다.
그것은 어제저녁 권변호사 앞으로 온 택배였음을 알게 되었다.
같은 시각.
강력반에 있던 오수는 어제 낮에 자신 앞으로 왔던 택배를 발견한다.
당연히 민재의 것이라고 생각해 민재 책상위에 놓여있던 택배였다.
그 속엔 권변호사 앞으로 배달되었던 모양과 똑같은 타로카드가 들어있었다.
타로카드의 의미는 심판.
권변호사 살해 현장에 있던 타로카드와
자신이 받은 타로카드가 같은 것임을 알게 된 오수와 반팀장은
이 사건이 시작에 불과한 것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시간상으로 권변호사보다 오수에게 타로카드가 먼저
배달되었다. 결국 예고살인.
하지만 범인이 왜 하필 오수를 지목했는지는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결국 이 사건은 오수와 민재에게로 넘어왔다.
오수는 자신에게 체포된 적이 있었던 전과자 중에 권변호사와 관련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또한 타로카드를 도난당했다는 까페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 주희의
타로까페를 찾아간다.
주희로부터 친구에게 특별히 그림을 부탁해서 만들어 자신의 까페에서만
판매하는 카드라는 사실을 알아낸 오수는 카드를 직접 그렸다는 해인을 찾아간다.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해인과의 첫 만남은 오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반팀장이 오래전 동료로부터 해인의 존재를 알게 되어 미궁에
빠졌던 사건해결에 몇 차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듣게 된 오수는 해인이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임을 알게 되지만 그녀가 12년 전 자신의 사건과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른 채 해인에게 사건해결에 도움을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오승하라는 변호사와의 약속을 잡는다.
순기의 항소를 준비하는 승하는 순기의 1차심 변호사였던 권변호사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사람이었기에 승하를 통해 권변호사의 행적에 대해
묻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타로까페.
오수와 반팀장은 현장의 타로카드에서 범인의 단상을 떠올려달라는
부탁을 해인에게 한다. 해인은 거절하지만 결국 응하게 되고
해인이 카드에서 한 사람의 얼굴을 읽어내는 순간 승하가 까페로 들어선다.
해인이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는 얘기를 들은 오수와 반팀장은 승하가
들어선 것도 모른 채 해인의 대답을 기다린다.
해인은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더니 오수를 지목한다.
오수라는 말에 오수뿐 아니라 반팀장도 말문이 막힌다.
어째서 타로카드에 오수의 모습이 보이는 것인지...
과연 범인은 오수와 어떤 관계인지 점점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는 것 같던
순간 뜻밖에도 범인이 스스로 경찰서로 찾아온다.
범인의 이름은 조동섭.
오래 전, 절도죄로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친 그는 권변호사가
당시 자신의 검사로 부당한 판결로 인해 10년을 잃어버린 것이 억울해
권변호사를 찾아갔었고 그에게서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고일 뿐 살인은 아니라고 했다.
오수는 조동섭을 집요하게 추궁했지만 그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자신은 타로카드와 칼의 존재를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조동섭의
주장을 증명하듯 칼과 타로카드에선 그의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조동섭은 오수와는 안면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기에 오수는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권변호사에게 타로카드와 칼, 그리고 자신에게 카드를 보낸 것은
누구이며 그의 목적이 무엇일까?
그러던 중, 조동섭의 억울한 과거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그는 살인자에서
희생자로 바뀌고 있었다. 그리고 조동섭의 변호를 자청한 변호사가 나타났다.
바로 오승하였다.
그 와중에 순기는 항소가 받아들여져 풀려났다.
순기는 승하에게 몹시 고마워하며 이 은혜를 꼭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변호사 비용을 넉넉히 치르겠다는 큰소리도 잊지 않았다.
승하는 의미 있는 대답을 하곤 순기를 세상 밖으로 풀어주었다.
한편, 승하의 사무실 사무장인 차광두는 순기를 통해 과거의 사건을
상기했다.
12년 전, 강력계 형사였던 그는 한 소년의 살인사건을 수사했었다.
순기는 그 사건의 중요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었다.
게다가 승하가 맡고 있는 사건의 피의자가 12년 전 사건의
변호사를 죽인 범인임을 알게 되면서 미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갑자기 과거의 인물들이 자신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과거사건을 계기로 해인의 능력을 알게 되었고 반팀장에게 해인을
소개한 것도 그였다.
차광두는 앞으로 벌어지는 사건으로 인해 그의 의문은 차츰 커져가고
조용히 사건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순기가 풀려났다는 소식을 접한 과거 사총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 승하도 초대되었다.
순기는 생명의 은인이라며 승하를 소개했다. 이미 승하와는 안면이 있던
오수는 그 만남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천사변호사라는 소문이 자자한 오승하는 현재 조동섭의 변호를 맡고 있기에
그에겐 껄끄러운 존재였다. 또한 사건 해결을 위해 해인과의 만남이 잦아
지면서 해인에게 점차 마음이 이끌리고 있던 오수는 해인이 승하에게
대하는 태도가 자신을 대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승하는 그들의 술자리에 동석해 있을 뿐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조용히
술값을 계산하고 사라졌다. 곧 순기의 비틀어진 오기와 억눌림이
터지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자리는 엉망이 되어버렸다.
순기로인해 보고 싶지 않은 과거 자신의 모습을 상기한 오수는 괴로운
심정으로 술에 취했다. 석진은 그런 오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오수를 위로하면서도 석진은 오수에 대한 미안함을
지울 수 없었다. 나희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그날 밤, 술에 취한 오수는 해인을 찾아갔다.
하지만 해인의 특별한 능력을 알고 있는 오수이기에 그녀에게 자신의
비겁했던 모습을 들키게 될까봐 겁이 났다.
해인은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오수와의 만남이 잦아졌다.
다시는 그런 일에 끼어들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일은
어쩐지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오수의 소탈하고 따뜻한 성품이
해인을 편하게 해 주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오수가 술에 취해 자신을 찾아 온 날 밤, 해인도 오수의 감정을 알게 되었지만
해인의 마음은 승하에게 끌리고 있었다.
승하는 도서관을 찾아와 읽다만 책을 읽고 가는 일을 반복했고
때론 책을 대출해 갔다.
승하는 그녀에게 아무런 단상도 보이지 않는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러기에 승하와 함께 있으면 소란스럽던 마음이 평온해졌고 위로 받는
기분이 들었다. 해인은 언젠가부터 승하가 오는 시간을 기다렸고 그가
대출한 책을 반납할 날짜를 기억하게 되었다.
한편, 순기는 희수를 찾아가 또 다시 같은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입을 열면 오수 아버지의 정치생명도 끝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순기의 협박을 묵묵히 참아내던 희수도 이번만큼은 마음이
복잡했다. 언제까지 과거 사건에 발목 잡혀 휘둘려야 하는지 참담했다.
어쩌면 순기의 입을 영원히 닫아버리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위험한 생각 속에 사로잡혔다.
석진 역시 희수의 생각을 알아채고 같은 고민에 휩싸였다.
승하가 조동섭의 변호를 진행하는 와중에 두 번째 타로카드가
오수에게 배달되었다. 두 번째 희생자를 구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희생자가 발생했다.
바로 오수의 친구인 대식이었다. 역시 사건 현장엔 첫 번째 사건과
마찬가지로 타로카드가 놓여있었다.
오수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순기가 범인이라는 심정을 굳혔다.
분명 12년 전 사건으로 비틀어진 순기가 엽기적인 일을 벌인 것이라고
생각했던 오수는 순기를 찾아가 범행을 자백하라며 두드려 팬다.
하지만 순기가 범인일 리가 없음이 순기의 완벽한 알리바이로 곧 밝혀졌다.
해인이 얻어낸 단상을 통해 사건을 추적하는 오수는 진실에 접근할수록
이 사건이 자신의 과거 사건과 연관 되어있음을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극도의 불안과 덮어두고 있던 죄책감과 마주하게 된다.
12년 전.
오수는 아버지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 가족에게 소외당한 채 비틀린 분노를
폭력으로 풀어내던 문제아였다. 약한 친구들을 폭행하고 괴롭히는 일이
반복되면서 죄의식조차 점차 사라졌다. 같은 반이었던 영철은 그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석진과 대식, 순기도 오수의 비겁한 행동에 합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범생이었던 태훈이 오수의 행동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태훈은 오수의 새로운 사냥감이 되었다.
태훈은 당당하게 오수의 폭력에 맞섰다. 그리고 영철에게도 용기를 내라고
격려했다. 하지만 영철은 용기가 나지 않았다. 차라리 오수를 죽여 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잭나이프를 샀지만 태훈이 당분간 자신이 보관하겠다며
잭나이프를 가져갔다. 바로 그날 태훈의 사고가 터졌다.
영철은 태훈이 오수 패거리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목격하고 뒤를 밞았다.
오수는 태훈의 주머니에서 잭나이프를 발견하고는 칼을 들이대며 태훈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죽이려고 산거냐면서...
석진과 대식 순기가 그 모습을 장난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위협을 느낀 태훈이 오수의 팔을 잡고 반항하는 순간 두 사람이 한꺼번에
넘어졌다. 찰라갔던 그때 오수에게 엎어져 있는 태훈의 등에 칼이 꽂혔다.
오수가 태훈의 등을 찌른 것이다.
당황한 오수가 혼이 나간 듯 일어서며 칼을 집어 던졌다.
석진과 대식, 순기 역시 겁에 질려 서 있었다.
제일 먼저 순기가 달아났고 대식이 도망쳤다.
그리고 넋이 나간 오수의 팔을 끌고 석진이 빠르게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모든 것을 보고 있던 영철은 온 몸이 얼어붙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겁에 질렸다. 그리고 태훈을 놔두고
무작정 도망쳤다.
한참을 도망친 태훈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119에 울면서 전화를
걸었다. 친구가 칼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 전화는 오수가 신고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사고 현장엔 어린 소녀가 넋이 나가 서 있었다.
12살의 서해인이라는 아이었다.
소녀의 부모가 경찰서에 도착하고 경찰의 질문에 해인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엄마의 심부름을 다녀오던 중 굴러온 농구공을 집어 들었다. 순간 이상한
영상이 소녀의 머릿속을 스쳤다. 누군가 쓰러져 있는 것이다.
소녀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사건현장으로 왔다.
태훈이 쓰러져있었고 박하사탕이 그 주위에 떨어져있었다.
조심스레 박하사탕 하나를 주워들고는 태훈을 살피려던 순간
태훈이 피를 흘리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또 다시 떠오른 영상 속에 네 명의 소년이 있었다.
소년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태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녀에겐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무섭고 두려웠다. 하지만 형사의 질문에
해인은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해인의 부모에게 아이를 정신과에 데리고 가 보라는 말만을 들었을 뿐이다.
태훈의 사망소식을 접한 태훈의 어머니와 동생 태성이 정신없이 경찰서로
뛰어왔다. 사체를 확인하고 초라한 행색으로 울부짖는 어머니의 어깨를
착해 보이는 태성이 꼭 잡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의 얼굴에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곧 가해자인 오수가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나타났다.
목격자인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석진은 침착하게 사건 경위를 오수의 형인 희수에게 전했고 희수는 곧바로
부친인 강동현에게 전했다. 동현은 고문 변호사에게 의뢰했고 변호사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부장검사를 지내고 최근 변호사로 전업한 권변호사는
사건이 정당방위였음을 주장했다.
하지만 사건형사였던 차광두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태훈의 등에 칼이
꽂힌 걸로 봐서 정당방위라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 명의 목격자와 사건 현장에 있던 칼이 태훈의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태훈이 모범생이었다는 사실과 문제아였던 오수의 그 동안의
행실로 봐서 차광두는 이번 사건이 오수의 과실에 의한 치사라고 판단했다.
다음 날 아침, 학교 측에서는 학교의 명예를 위해 그리고 오수의 부모와
이사장의 힘에 굴복하여 교내에서 절대 따돌림과 폭력은 없었노라고 언론에
공표했다.
차광두는 자신의 의지대로 조서를 꾸며 검찰로 넘겼지만 결국 정당방위로
판결이 났다. 전관예우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최근까지 부장검사을 지내고 변호사로 전업한 권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맡은 후배 검사에게 정당방위가 분명하며 자신이 처음 맡은 사건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하지만 사건조서를 본 검사는 정당방위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입장이 곤란해진 검사는 결국 직속상관이었던 권변호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게다가 피의자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란 사실도 부담을 주었다.
하지만 피의자가 청소년이란 점이 그의 비겁함에 면죄부를 주었다.
재판을 맡은 판사 역시 이 사건에 의문이 들었지만 이 사건 변호사는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검사는 자신과는 돈독한 친구사이였다.
어차피 이번 승진에 낙오되면 자신도 변호사 개업을 해야 하는 처지에
괜히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세 명의 목격 증인도
있는 마당이었다.
태성과 모친은 이 판결에 수긍할 수 없었다.
아들을 잃은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착한 아들에게 불명예까지 씌어진
판결이었다. 모친과 태성은 분노했고 항변했지만 아무도 그들의 피토하는
억울한 심정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날 밤.
태성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
활명수에도 취한다는 어머니가 술에 취한 채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태성이 어머니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교통사고가 났다.
태성에겐 모든 것이 비현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날.
강오수의 집에서 합의금으로 구백만원을 보내왔다. 법적으로 계산한 형의
목숨 값이었다. 태성은 그 돈을 고스란히 돌려보냈다.
형의 목숨 값은 어머니의 목숨 값과 함께 훗날 자기 방식대로
반드시 돌려받겠다고 오수의 아버지 강동섭에게 분명하게 말했다.
사글세 방 값을 빼서 모친의 장례를 치르고 나니 아주 조금의 돈만이
태성의 손에 남았다. 갈 곳도 없었지만 그는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사건 현장에 있었다던 소녀. 형을 위해 유일하게 진실을 말했던 서해인이란
여자아이를 만나러 갔다. 해인은 무척 불안한 얼굴이었지만 자신이 본 대로
솔직하게 태성에게 말해 주었다. 해인의 말이 태성의 현실을 아무것도
바꾸지는 못했지만 태성에겐 위로가 되었다.
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태성은 그날 이후 그곳에서 자취를 감췄다.
12년이 지난 뒤 변호사가 된 태성은 오승하란 이름으로 오수 앞에
그리고 형의 사건과 얽혔던 사람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오수는 두 번째 살인사건을 해인의 도움으로 쫓던 중 과거 태훈에게 동생이
있었단 사실을 알아내고 동생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게
되지만 그가 승하란 사실을 모른 채 또 다시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사건의 범인으로 석진이 지목된다.
현장에 남겨진 증거와 나희와 함께 있었기에 증명할 수 없는 석진의
알리바이는 석진을 함정에 빠뜨리기 시작한다.
오수는 석진이 범인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증명해내지 못한 채 과거
자신에게 폭력을 당했던 김영철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하지만 영철에겐 뚜렷한 물증도 정황도 없었다.
그러던 중 사건을 추적하던 오수와 민재는 승하라는 인물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다.
사건의 피의자 옆엔 언제나 승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승하에게 의문을 품고 서서히 접근해 들어가는 오수...
해인 역시 현재 일어나는 사건이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게
해 준 최초의 사건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그리고 결국 과거 사건의 가해자가 오수였음을 알게 된 해인은
차츰 승하를 기억해내기 시작한다.
승하는 12년을 준비해온 일을 하나씩 실행해 옮기며 오수에게 문제를
던지고 오수는 위험한 게임 속으로 점점 빠져 들어간다.
하지만 해인이 진실에 접근할수록 해인을 향한 승하와 오수의 사랑은
승하조차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을 예고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