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란 참 신묘한 것인가 봅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악기로, 같은 방식으로 연주를 해도 소리가 다르니 말입니다.
이것이 나를 웃기고 울립니다. 세상에 꾸준히 한 계단씩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없나봅니다. 어느날 잘 되다가, 다음날이면 안되고, 그러다 또 잘 되고... 부침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 거죠. 그래서 한참 지난 후에 문득 부쩍 성장한 스스로를 깨닫습니다.
득음
오래 전에 '서편제'란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적이 있었죠? 판소리하는 사람들의 득음을 향한 갈망을 그린 이청준 원작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판소리 뿐만 아니라 음악의 모든 장르에서 '득음'은 궁극적인 희망이요, 꿈입니다. 취미로 배우는 아마추어가 무슨 '득음' 씩이나...? 하지만 아마추어도 그 수준에서 '득음'은 해야 합니다. "그 수준에서..." 말이죠. 요 앞에 두 차례 제가 올린 연주 샘플을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색소폰에서 득음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나름대로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늘 일정한 톤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둘째는 잘 다듬어진 소리를 내는 능력입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흔히 '둥근 소리'라고 하더라고요. 도대체 둥근 소리가 뭐야?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감이 옵니다. 제가 득음했다는 뜻이 아니라 그게 어떤 것을 말하는지는 알만 하다는 뜻입니다.
득음의 길은 연습입니다. 그것도 무조건 부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잘 내려고, 즉 좋은 소리를 내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앙부쉬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입술의 아픔
뭐든 처음 시작이 중요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모든 것이 뒤틀리기 마련이죠. 윗 이빨로 마우스피스를 물고, 아랫 입술로 리드를 누른다는 것은 처음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일입니다. 특히 아랫 입술이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꾸 아랫 입술을 아랫 이빨로 누르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아래 위 이빨을 모두 사용해서 마우스피스를 꽉 물게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조금만 불면 아래 입술이 아픕니다. 당연히 아프겠죠. 입술이 이빨 사이에 낀데다 꽉 물고 있으니 그 연약한 입술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저는 지금도 아랫 입술이 좀 아플 때가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고음으로 올라가면 소리가 잘 안나고, 그럴 때면 저도 모르게 깨물게 되고, 그래서 아픈 것입니다. 하지만 부르틀 정도로 아프지는 않습니다. 아프다 싶으면 아랫 이빨을 물지 않도록 고치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아랫 입술이 아프고, 부르트기까지 한다면, 빨리 교정해야 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
더 심각한 문제는 아래 위 입술과 이빨의 역할이 바뀌는 것입니다. 올바른 자세는 윗 이빨로 마우스피스를 찍어 누르는 듯한 느낌으로 무는 겁니다. 즉 윗 이빨이 악기를 고정시켜 주는 겁니다. 그럼 숨을 쉴 때는, 아랫 입술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아랫 입술이 기준이 돼, 숨을 쉴 때 윗 입술이 떨어지게 되면 문제는 심각합니다. 즉 아랫 이빨을 깨무는 데서 더 나아가 아랫 이빨로 마우스피스를 물게 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선 비브라토가 안됩니다. 그렇죠? 비브라토는 아랫 턱을 유연하게 움직임으로써 가능한 것인데 아랫 이빨로 꽉 물고 있으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라면 물론 둥근 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
출처: 하늘 아래 땅 위에 원문보기 글쓴이: 무위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
감사..감사...
넹^^ 잘알았습니다 감사 꾸벅^^
아직은 입술의 아픔이 ㅠㅠ
입술이 부어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