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물처럼바람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청산
김동률 - 출발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김동률 - 오래된 노래
우연히 찾아낸 낡은 테입속의 노랠 들었어 서투른 피아노 풋풋한 목소리
수많은 추억에 웃음 짓다 언젠가 너에게 생일 선물로 만들어준 노래
촌스런 반주에 가사도 없지만
넌 아이처럼 기뻐했었지
진심이 담겨서 나의 맘이 다 전해진다며
가끔 흥얼거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
오래된 테입속에 그 때의 내가 참 부러워서 그리워서
울다가 웃다가 그저 하염없이
이 노랠 듣고만 있게 돼 바보처럼
널 떠나보내고 거짓말처럼 시간이 흘러서
너에게 그랬듯 사람들 앞에서 내 노랠 들려주게 되었지
참 사랑했다고 아팠다고 그리워한다고 우리 지난 추억에 기대어 노래할 때마다
네 맘이 어땠을까 라디오에서 길거리에서 들었을 때
부풀려진 맘과 꾸며진 말들로 행여
널 두 번 울렸을까 참 미안해
이렇게라도 다시
너에게 닿을까 모자란 마음에 모질게 뱉어냈던 말들에
그 얼마나 힘들어했을지 오래된 테입속에 그 때의 내가
참 부러워서 그리워서 울다가 웃다가 그저 하염없이 이 노랠 듣고만 있게 돼 바보처럼
김동률 - 아이처럼
사랑한다 말하고 날 받아줄 때엔 더 이상 나는 바랄게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해놓고
자라나는 욕심에 무안해지지만
또 하루 종일 그대의 생각에 난 맘 졸여요
샘이 많아서 (아이처럼)
겁이 많아서 (바보처럼)
이렇게 나의 곁에서 웃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서
너무 좋아서 너무 벅차서 눈을 뜨면 다 사라질까봐 잠 못 들어요
주고 싶은데 (내 모든 걸) 받고 싶은데 (그대 맘을)
남들처럼 할 수 있는 건
다 함께 나누고 싶은데
맘이 급해서 속이 좁아서
괜시리 모두 망치게 될까봐 불안해하죠
웃게 해줘서 (아이처럼)
울게 해줘서 (바보처럼)
이런 설렘을 평생에 또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줘서
믿게 해줘서 힘이 돼줘서 눈을 뜨면 처음으로 하는 말 참 고마워요
내게 와줘서 꿈꾸게 해줘서 ‘우리’라는 선물을 준 그대 나 사랑해요
김동률 - 다시 시작해보자
헤어지자 요란할 것도 없었지 짧게 굿바이 7년의 세월을 털고
언제 만나도 보란 듯 씩씩하게
혼자 살면 되잖아
잘됐잖아 둘이라 할 수 없던 일
맘껏 뭐든 나를 위해 살아보자
주기만 했던 사랑에 지쳐서
꽤나 많은 걸 목말라 했으니
그럼에도 가끔은 널 생각하게 됐어 좋은 영화를 보고 멋진 노랠 들을 때
보여주고 싶어서 들려주고 싶어 전화기를 들 뻔도 했어
함께일 땐 당연해서 몰랐던 일 하나 둘씩 나를 번거롭게 했지
걸핏하면 툭 매사에 화를 내고
자꾸 웃을 일이 줄어만 갔지
내 친구들의 위로가 듣기 불편해서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휑한 방안보다도 내 맘이 더 시려 좀 울기도 했어
그럴 때면 여전히
널 생각하게 됐어
매일 다툰다 해도 매번 속을 썩여도
그런 게 참 그리워 좋았던 일보다 나를 울고 웃게 했던 날들
아무래도 나는 너여야 하는가봐
같은 반복이어도 나아질게 없대도 그냥 다시 해보자
한번 그래보자 지루했던 연습은 이제 그만하자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김동률 - Melody
Melody 한마디 말보다 진실한 맘을 전하는 메시지 아련한 기억의 조각들
어제처럼 되살리는 마치 마술 같은 힘
Melody 언제 어디든
가슴을 맘껏 울리는 종소리
메마른 거리의 풍경 하나하나에도 생명을 불어넣고
이야길 만들어 준
나를 살아가게 해줬고 세상을 사는 동안에
한번쯤 이루고픈 부푼 꿈을 꾸게 했고
서투른 마음도 감히 전해볼 수 있도록 또 다른 내가 되어준 그 Melody
언제나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친구로 용길 북돋아주는 결코 변하지 않을
나를 사랑하게 해주고 세상을 사는 동안에
지나칠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게 했고
모자란 생각도 감히 끄적일 수 있도록
또 다른 내가 되어준 그 Melody 이 세상 어느곳 누군가가
삶의 무게로 숨가빠할때 작은 힘이라도 돼줄 수 있다면 이 노래가 그럴 수 있다면
Melody 세상 가득히 찬연한 꿈을 수놓는 무지개
눈물로 얼룩진 맘을 다독여주었고
두 팔로 보듬어 준 자장가 Melody 매일 아침을 새롭게 열게 해주는 에너지
아득히 멀기만 한 내 미래를 비춰줄 끝없이 이끌어 줄 빛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