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제한조치 약발 다하자
이틀 만에 전면금지로
18조 추경도 국회통과 앞둬
한은도 금리인하 동참할 듯
文 "전례없는 일 해야할 상황"
추경놓고 당정갈등 홍남기엔
"앞으로도 잘해달라 "격려
대통령.경제수장 긴급회의
'세가지 화살' 한번에 발사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자 국내 증시 또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자 금융위원회가 '6개월간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오후 임시회의를 열어 오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6개월간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시장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금융위는 같은 기간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증권사의 과도한 신용융자 담보주식의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 동일기간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도 면제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 세계 증시가 대폭락을 연출하자 경제 수장들을 일제히 소집해 '비상경제시국'을 선언하고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했다. 금융위가 곧바로 6개월간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조치를 내놓았으며 다음주 초에 추가 증시안정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소 18조원 이상의 메가톤급 추가경정예산이 다음주 국회를 통과하고 동시에 금리 인하가 전격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확산에 따른 경제 팬데믹에 맞서기 위해 증시 안정. 추경. 금리인하라는 '세 개의 화살'을 정부가 쏘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은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하 안 되는 비상경제시국'이라며 "과거 사례와 비교할 순 있으나 그때와는 양ㅇ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증액을 놓고 당정 갈등이 고조된것과 관련해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지금까지도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해달라"고 당부했고 홍 부총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금융위는 향후 금융시장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컨틴전시플랜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할 예정이다. 컨틴전시플랜은 금융당국이 주식 시장의 과도한 하락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와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 등에서 공매도 종목 확대, 전체 종목에 대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증시안정공동펀드 투입 등이 시행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는 공포심을 부추기는 공매도 거래 제한을 시작으로 안정화 자금투입 등의 순서로 이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험 상황별로 프로토콜이 마련돼 있으며 중가가 몇 % 떨어지거나 환율이 얼마 이상 되면 가동한다는 식의 고정적인 대응 방식은 아니다"면서 "또 즉각적인 즉시 부양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급락에 따라 매번 대책을 낼 수 없으며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6개월 전면적 공매도 금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선제적인 대책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0일 주가가 이같이 폭락하기 전에 전면 금지를 통해 사태를 막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이 모두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만 시행할 경우 자본 유출의 역효과도 우려됐었다"며 "공매도 금지가 즉각적인 주가 부양 효과로 항상 반영되는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안전판을 마련하면서 신중한 대응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시장에서는 줄곧 강력한 정책적 시그널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책은 타이밍"이라며 "공매도 지정종목 지정요건 확대가 아닌 공매도 자체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매도는 국내 바이오 종목에 몰리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요했다는 시각이다.
실제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종목 확대를 알린 10일 이후 공매도 거래대금은 오히려 상승하며 12일에는 하루 1조원을 넘어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설별적인 공매도 거래 종목 확대가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매일경제신문 3월 14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