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영화 “도둑들”, 장애인에게 볼 권리를 제공하라!
영화 “도둑들”을 관람하러 갔던 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다며 우리 단체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민원이라 봐야 불평을 늘어놓는 정도지만, 이러한 사안을 접하면서 우리 단체는 장애인들이 영화를 재대로 관람할 수 없는 환경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니, 영화 “도둑들”을 제작한 제작사나 배급사, 상영관은 물론 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입법의 권한을 가진 국회를 지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도둑들”은 순 제작비만 110억이고,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는 145억 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개봉 25일 만에 1,100만 관객을 돌파해서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4위의 기록을 세웠고, 평일에도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8월 26일 현재)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이지만 중국어 대사는 한글자막으로 처리한 반면 한국어 대사에는 자막이 없다. 이러다보니 청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시각장애인들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장애인도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볼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막대한 제작비를 사용한 영화임에도 외국말에는 자막을 달면서 한국말에는 자막을 달지 않거나 장애인이 관람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않은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다. 또한 임의(任意) 규정이기는 하지만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영상물 사업자는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영상물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음에도 적극적인 정책을 펴지 않는 정부 또한 영화 “도둑들”을 장애인 관람하지 못하도록 차별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영화 관람권을 위하여 법률을 개선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국회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장애인들이 영화 “도둑들”을 장애인이 원하는 극장에서 재대로 관람할 수 없는 환경을 지탄하며, 우리 단체는 영화 제작사나 상영관이 영화 “도둑들”을 볼 수 있도록 대책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정부도 이 영화를 장애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긴급히 대책을 만들고, 다시는 이런 차별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장애인 영화관람 정책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 국회 또한 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관련 법률을 하루 빨리 개정할 것도 요구한다.
우리 단체는 장애인들이 “도둑들”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며 제기했던 민원을 바탕으로 영화사나 상영관, 정부 등을 차별인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되어지는 과정에서 우리단체가 영화 “도둑들”을 비롯하여 영화나 영상을 장애인들의 원하는 극장에서 보편적으로 관람할 수 있을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2012년 8월 29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성명]도둑들 2012. 8. 28.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