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나무
김윤희
차선을 너머 문득 눈에 들어온
이름모를 나무들
전시물도 장식품도 아닌데
몇백년,몇십년의 세월동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구나
마른가지에 잎새의 옷을 걸쳐
풍성해 보이기까지 오랜 인고의 시간
옆에서 너와 정답게 소곤되던 친구가 떠나
슬픔이 차분해지기도 전에
넓다란 도로 생겨 허전함마저 도려냈겠지
큼지막한 집 한채 두채가 빽빽히 들어서고
뿌리내린 정든 곳이 타향이 되니
낯선 불편함 감수한 채
세찬 바람 매서운 눈발 맞으며 참아야 했겠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 내려간 뿌리가 굵게 자리잡아
점점 견디는 것 익숙해지고
즐비하게 스치는 각종 색색의 차 보며
허탈함 위안삼고 고독함 덧입어 우뚝 서 있구나
태생적부터 간간히 내리 쬐는
따뜻한 공기에 서러움을 말리며
무수한 세월 세파의 기를 인내로 누르며
하루 하루 견디고 있구나
첫댓글 반갑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