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Symphony No.9 in D major Op.125'Choral'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Danil Barenboim,
conductor West-Eastern Divan
Orchestra Royal Albert Hall,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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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Barenboim/West--Eastern Divan
Orchestra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4악장에서 독일의 시인 실러의
시에 곡을 붙인 합창이 나오는 까닭에 ‘합창’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작품은 작곡가 베토벤이 완성해낸 마지막 교향곡이자 오랜 세월에 걸쳐
작곡된 역작이기도 하다. 베토벤이 ‘합창’ 교향곡을 완성해낸 것은 그의 나이 53세 때인 1824년 2월의 일이지만 이 교향곡은 이미
1812년경부터 구상되었고, 실러의 ‘환희에 부쳐’의 송가에 곡을 붙이려 생각한 것은 그가 고향 본을 떠나 빈으로 가기 이전부터였으니 베토벤은
교향곡 9번을 30년 이상이나 구상하고 있었던 셈이다.
*편성:
피콜로 1,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콘트라바순 1,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2, 팀파니, 큰북, 심벌즈,
트라이앵글, 현악5부, 소프라노 1, 알토 1, 테너 1, 베이스 1, 혼성4부 합창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변화무쌍한 교향곡
1824년 5월 7일, 빈의 케른트너토르 극장에서 교향곡 ‘합창’이 초연되었을 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 변화무쌍한 교향곡에 청중들은 놀라움과 경외감을 느꼈다. 그러나 정작 베토벤은 자신이 만들어낸 이 위대한 교향곡이 초연되는 그 순간
단지 참관자의 역할만을 수행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날 음악회의 실질적인 지휘자는 미하일 움라우프(Michael Umlauf,
1781-1842)였고 악장을 맡은 바이올리니스트인 이그나츠 슈판치히(Ignaz Schuppanzigh, 1776-1830)도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베토벤은 지휘자 옆에 자리를 잡고 악보를 보면서 연주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중요한 부분에서 지시를 내리기도 했으나
불행히도 음악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었다. 당시 합창단의 소프라노 파트에서 노래한 그레브너 부인은 베토벤의 모습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연주에 맞추어 악보를 읽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한 악장이 이미 끝났는데도 페이지를 계속
넘기곤 했다. 공연 때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한 남자가 그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건드리고 청중석 쪽을 가리켰다. 박수 치는 손 모습과 손수건이
휘날리는 광경을 보고 그는 머리를 숙였고, 그러면 더욱 큰 함성이 일었다.”
1951년 7월 29일 바이로이트 축제 공연에서 '합창' 교향곡을 지휘하는
푸르트벵글러.
교향곡의 역사에 비추어볼 때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통의 틀을 벗어나
있다.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를 도입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2, 3악장의 템포를 바꿔 2악장을 빠른 스케르초로, 3악장을 느리고
가요적인 악장으로 설정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또한 피날레 악장이 전통적인 음악 형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 역시
베토벤 이전의 교향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우주의 문이 열리는 듯한 1악장의 신비스러운 도입부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1악장의 신비스러운 도입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교향곡의 첫 도입부를 듣는 순간, 베토벤의 교향곡이라면 으레 크고 웅장하게 시작되리라는 우리의 추측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린다.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들릴 듯 말 듯 한 호른의 지속음과 현악기의 살랑거리는 트레몰로가 슬그머니 교향곡의 시작을
알린다.
▶1악장의
애매모호한 도입부와 명쾌한 주제는 마치 혼돈 속에서 우주가 생성되는 모습과 같다.
피아니시모(pp)
10여 마디가 지나도록 들리는 음이라고는 단지 A와 E음뿐이다. 이 텅 빈 완전 5도를 채워줄 중간 음마저 빠져 있어서 대체 이 음악이 장조인지
단조인지조차 감이 안 온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도입부는 베토벤 이전의 교향곡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파격적인 것이다. 형이상학적인 이론가들은 이
도입부를 가리켜 아무것도 없는 혼돈 속에서 서서히 우주가 생성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또한 어둠 속에서 서서히
해가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훗날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는 거의 모든 그의 교향곡에 이러한 개시 방법을 도입해서
“브루크너의 모든 교향곡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이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신비로운 1악장의 도입부가 지나면 d단조의 주제가 단호한 어조로 등장한다. 쓸데없는 수사나 장식 없이
전 오케스트라가 큰 소리로 단순 명쾌한 주제를 연주하는 순간 압도적인 숭고함이 뿜어 나온다. 그러나 1악장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바순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베이스가 D에서 A로 반음계적으로 하행했다가 다시 D로 되돌아오는 선율을 반복해서 연주하며 어둡고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확신에 찬 어조를 다시금 비탄의 정서를 자아내며 1악장을 마무리한다.
2악장에서 비극은 익살극으로 얼굴을 바꾼다
태초의 혼돈과 우주의 생성으로 시작해 비탄으로 끝난 1악장은, 이런 심각한 슬픔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한 활기찬 2악장으로 이어진다. 베토벤 연구가 솔로몬이 이 악장에서 비극은 갑자기 익살극으로 바뀐다고 말했듯이, 2악장의 기괴한 음악은
1악장의 고뇌를 한순간에 하찮은 농담으로 전락시킨다. 그 농담은 유쾌하다기보다는 냉소적이며 지극히 악마적인 것이다. 여기서 팀파니는 2악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희극배우로 활약한다. 보통 방식대로 완전 5도로 조율되지 않고 옥타브 음정으로 조율된 팀파니는 갑자기 큰 소리로 끼어들며
우리에게 섬뜩한 농담을 건넨다.
2악장의 열광적인 무곡이 끝나면 사랑으로 넘치는 3악장 아다지오가 뒤따른다. 음악학자 조지프 커먼은
베토벤의 후기 기악곡에 ‘인간의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의 아다지오야말로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
아다지오는 순수 기악곡이지만 여기에는 마치 성악곡과 같은 유려한 멜로디가 흐르며 천상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4악장 ‘환희의 송가’를 통해 모든 인간은 하나가 된다!
4악장이 시작되면 오케스트라의 서주를 지나 베이스 독창자가 일어나 “오, 벗이여! 이런 곡조는
아니오! 더 즐겁고 환희에 찬 곡조를 노래합시다!”라 말한다. 그러면 지극히 단순하지만 강한 설득력을 지닌 환희의 선율이 시작된다. 그 뒤를
이어 터키 풍의 행진곡과 느리고 장중한 음악, 환희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변주,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 등이 합쳐지면서 거대한 음악적 통일이
성취된다.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은 모두 하나가 된다.
기악을 마치 성악처럼 다루는 방식은 4악장에서 더욱 돋보인다. 9마디 상박부터 시작되는 첼로의 기악
레치타티보는 그 대표적인 예로, 이 멜로디는 후에 나타날 ‘오, 친구여’로 시작되는 베이스의 레치타티보에 해당된다. 4악장은 기악곡을 성악곡처럼
쓴 곡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의 목소리가 들어간 성악곡이기도 하다. 베토벤의 시대에는 교향곡에 성악을 사용하는 예가 거의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 혁명적인 시도여서 당시의 몇몇 평론가들은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를 넣은 것은 큰 실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토벤은 애초의 계획을
그대로 고수하여 그의 마지막 교향곡을 기악과 성악을 혼합한 장엄한 대서사시로 만들어 후대의 교향곡 작곡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베토벤 交響曲 제 9번 - 合 唱
베토벤 음악의 최고 절정을 이루고 있으며, 고금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뛰어난 걸작품의
하나.
마지막 4 악장에 독일의 위대한 시인 프리드리히 쉴러(Fridrich Schillers)의 長詩 An die Freude
<환희의 송가> 에 의한 합창 붙임을 가진 교향곡이며, 네 사람의 독창과 대합창이 사용된 최초의 교향곡이다.
23세의
젊은 베토벤은 <환희의 송가>를 읽고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실제로 <환희의 노래>가 교향곡에 담겨
완성된 것은 31년 뒤인 1824년이다. 베토벤이 처음으로 교향악과 칸타타의 결합을 시도한 것은 1808년의 《합창 환상곡》작품 80번에서였으며
이 시도 가 후에 《합창》교향곡이란 위대한 작품을 만들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거의 청력을 상실한
상태로 육체적인 건강의 악화와 가난 때문에 그의 생활은 지극히 고통스러웠다. 그러한 환경에서 그는 고뇌를 이겨낸 환희를 영원히 노래 부르고
음으로써 표현한 것이다. 그는 예술에 의해 인간의 고난을 극복했으며 역경에 놓일수록 그것을 이겨나가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던
것이다.
初 演
(Premiere)
초연은 1824년 5월 7일 금요일 빈의 케른트네르토르
극장(Kärntnertortheater) 에서 였다. 베토벤도 함께 한 무대에서 움라우프(Michael Umlauf)의 지휘로 베토벤 자신의
다른 작품 '헌당식 서곡' (the overture Die Weihe des Hauses), '장엄 미사'(Missa Solemnis)와 함께
연주되었다. 베토벤은 무대옆에 앉아서 매 악장의 시작시 템포를 주고 악보를 넘기며 전혀 들을 수 없는 관현악단의 소리에 박자를
맞추었다.
초연에 대한 일화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어쨋든 큰 성공이었다고 한다. 비올라 연주자 Josef Bohm 는 당시를 이렇게
술회했다.
" 베토벤은 자신이 직접 지휘를 하였는데
악보대앞에 서서 마치 모든 악기들을 자신이 연주하고 , 합창 전부를 자신이 노래하고 싶은 듯 격렬한 몸짓으로 연주를
이끌었다"
등을 지고 서 있던 베토벤이 청중들의 환호와 열광적인 박수소리를 듣지 못하자, 알토 가수인
웅거(Caroline Unger)가 베토벤에게 다가와 그를 돌려세워 청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게 했다.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와 환호가
계속되었고 연주가 끝나자 모든 청중들은 다섯차례의 기립박수(standing ovations)를 보냈으며 그의 답례에 청중들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더욱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고 한다.
당시 오스트리아에서 황제부처가 입장할 때 세번의 기립으로 맞이한 관례와 비교하면 한
개인에 불과한 그것도 신분상 하인정도에 그쳤던 음악가에게 이러한 대접은 허용될 수 없는 매우 파격적인 사건이었던 것이었다. 경찰은 이 자발적인
박수갈채를 제지시켰고 베토벤은 대단히 감동하며 연주회장을 나섰다고 한다.
5월 23일 성내의 대회당에서 다시 연주가 이어졌으나
참석한 청중이 적었었고 또한 당시에는 이 교향곡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이 많았다고 한다.
제 4 악장
관현악의 서주로부터 시작되는 이 악장은 변주곡 형식으로 형식적인 것보다는 고뇌를
극복하고 환희에 도달한 음악 내용이 압도적인 힘으로 다가온다.
먼저 관악기만으로 숨가쁘고 리드미컬한 곡조들은 제1, 제2,
제3악장의 주요한 악상을 회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베토벤 자신이 <아니다(Nein)>라고 적어 넣은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에
의한 레치타티보(recitativo 敍唱)풍 의 가락을 무반주로 제시한다. 그리고 망설이던 《환희》의 주제가 되풀이된다. 리드미컬한
팡파르가 짧은 명상을 깨뜨리고 울리다가 멎고, 바리톤이 힘차게 노래를 시작한다.
오! 벗들이여 이 가락이 아니고 더욱 즐거운 가락 그리고 환희에 넘친 가락을 함께
부르자!
이 가사는 쉴러의 시에 의한 것이 아니고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이다. 바리톤 독창은 이어서 처음에
기악으로 모습을 보였던 레치타티보 가락에 의한 환희의 주제를 노래부른다.
환희여! 아름다운 주의 빛, 낙원에서 온 아가씨여, 정열에 넘치는 우리들은 그대의 성정에 들어가리.
그대의 매력은 가혹한 세상의 모습에 의해 떨어진 것을 다시 결합시키도다. 그대의 날개에 머물 때 모든 사람들은 형제가
되리.
이 노래는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는 16마디로 된 민요풍의 노래이다. 곡은 일변하여 안단테
G장조 3박자로 위엄있게 변한다. 남성 합창이 코랄풍의 노래를 장중하게 부르기 시작하여 높은 음의 현과 함께 여성이
등장한다.
포옹하라! 만민들이여! 온 세상에게 이 입맞춤을 주리. 형제들이여! 푸른 하늘 위에는 사랑하는 주가
꼭 계시리. 땅에 엎드려 비나니 만물들이여 조물주를 믿는가? 푸른 하늘 위에서 주를 찾으라. 많은 별 위에 그는 꼭 계실
것이다.
이윽고 혼성합창으로 포옹하라의 선율과 환희의 주제가 얽힌 장려한 2중 푸가가 전개된다. 알레그로
에네르지코 셈플 마르카토의 D장조 6/4박자이다. 2중 푸가가 귀결부로 들어가면서 다시 기도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는 곡상이 변하여 2/2
박자의 조심성 있는 알레그로로 된다. 환희의 주제에 의한 변주로 돌아가서 네 명의 독창자와 합창이 《환희의 송가》 첫 구절의 새로운 변주를
반복하여 노래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전곡의 코다가 되어 독창과 합창은 프레스티시모로 열광적인 환희를 노래한다.
품에 안겨라. 만민들이여! 온 세상에 이 입맞춤을 주리... 환희여! 아름다운 주의 빛, 낙원에서 온
아가씨들이여, 환희 여, 아름다운 주의 빛.
마지막에 전 관현악 악기는 합창과 함께 무한한 환희 속에서 화려하게 이 대곡을 끝낸다. 베토벤 자신의
말처럼 "고뇌를 돌파하고 환희에 도달" 한다.
Beethoven -Symphony No.9 D minor Opus
125 전악장
'합창'
교향곡 감상 포인트
*감상
포인트의 글은 이동활의 저서 <올댓 클래식> 54~58쪽에서 전재한 것입니다.
1악장: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 운 포코 마에스토소
소나타 형식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분위기의 현의 화음으로 시작되어, 바이올린이 살짝 제1주제의 운을 뗍니다. 주제는 점차 힘을 모아 증대된 후, 전 오케스트라에
의해 장엄하게 펼쳐지죠. 제2주제는 목관에 의해 은은한 울림으로 연주된 후, 제1주제로 장렬한 클라이맥스를 이룹니다. 내내 침통한 분위기가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2악장: 스케르초. 몰토 비바체
강렬한 현의 터치와 팀파니의 울림으로
시작됩니다. 바그너는 이 극적인 부분을 두고 “절망에 쫓겨 새로운 행복을 휘어잡으려고 노력하는 듯하다”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빠른
진행을 보입니다.
3악장: 아다지오 몰토 에 칸타빌레
자유로운 변주곡으로 숭고한 서정이
돋보이는 악장입니다. 제1바이올린이 다른 악기들의 받침 속에 조용히 제1주제를 연주하고 관악기가 조용한 화성의 메아리를 이루지요. 동경으로 가득
찬 제2주제를 제1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연주합니다. 곡은 변주와 함께하는 내내 천국의 나래처럼 잔물결을 이루며 평화로운 인상을
줍니다.
제4악장 프레스토 - 알레그로 아사이
변주곡 형식이라 할 수 있는데, 4명의
각 성부별 독창과 합창으로 이루어진 ‘환희의 송가’입니다. 고뇌를 이겨내고 환희에 도달한다는 음악 내용이 그야말로 압도적이죠. 처음에는
불협화음이 사용된 괴상하고 격정적인 빠른 리듬으로 시작됩니다. 도입부는 마치 “사람은 많은 투쟁을 경험하며 그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을 가르치는 듯합니다. 이어서 지금까지 나온 제1악장의 투쟁과 노려, 제2악장의 열정, 제3악장의 평화의 주제들을 숨 가쁘게 회고하며 두루
연주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좀 더 다른 것이다”라는 의미에서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에 의한 부정이
차례로 이루어지면서 드디어 절망 이후에 찾아오는 환희의 주제가 펼쳐집니다. 이 주제는 기품을 지닌 채 거침없이 흐릅니다. 3회 변주되어 차츰
악기의 수를 증가시키며 두터움과 색채를 더해가죠. 리드미컬한 팡파르가 멎는 순간, 바리톤이 힘차게 서장을
장식합니다.
오!
벗들이여 이와 같은 곡조들이 아니다! 좀
더 즐겁고, 더욱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이 가사는 실러의 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입니다. 이어서 바리톤 독창은 실러의
‘환희의 송가’를 앞장서서 부릅니다.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찬란함이여, 낙원의 아가씨여, 황홀감에 취한 우리들은 그대의 하늘과 같은 성역에 발을 내딛도다. 그대의 매력은 이
세상의 관습에 의해 끊어진 것을 다시 맺어지게 하도다. 그대의 나래가 멈추는 곳에 모든 이들은 형제가 되노라.
마지막 2소절을 합창과 4중창이 두 번
되풀이합니다.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벗이 된다는 어려움에 성공한 사람, 정숙한 여성의 사랑을 얻은 자여, 다함께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렇다, 단 하나의 넋이라도 진정 자기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는 우리 환희의 대열로 오라. 그렇지 못한 자는 눈물을 흘리며 이
대열에서 떠나라.
마지막 2소절을 합창이 되풀이한 후 4중창이 다음을
노래합니다.
만물은 자연의 젖에서 환희를 마시도다. 모든 선한 것, 모든 악한 것은 장미 핀 오솔길을 더듬도다. 자연은 골고루 그것에 입맞춤과 포도송이를 주도다. 또한 죽음에 의해 시련 받은 벗들, 그리하여 벌레에게도 쾌락이 주어져 있고 천사 케루빔은 신 앞에 서도다.
마지막 2소절을 합창이 되풀이합니다. 다음엔 선율이 변주되어 상쾌한 군악 형태가 되고, 테너 독창과
남성합창이 따릅니다.
환희여,
하늘의 아름다운 계획에 의해 수많은 태양이 무한한 궤도를 즐거이 날아가듯이 형제들이여, 그대의 길을 개선 영웅처럼 기뻐하며 달려라.
이어서 제법 긴 행진곡의 형태로 연주되는 혼성합창은 이 시의 처음 구절을 다시 한 번 노래합니다.
분위기가 급변하여 3박자의 안단테가 되어 낮은음 현과 트롬본의 당당한 음이 등장합니다. 남성 파트가 새로운 선율을 노래하며, 높은음 악기와 여성
파트가 여기에 따릅니다.
온 인류여, 서로 굳게 포옹하라! 온
세계에 입맞춤을 주리라! 형제들이여! 별
저편에 사랑해야 할 아버지는 살아 계시다. 만민들이여 무릎을 꿇었는가? 만물들이여, 창조의 신이 존재함을 깨달았는가. 별
저편의 신을 찾으라! 별
저편에 그는 반드시 살고 계시도다.
오케스트라는 합창과 함께 무한한 환희 속에서 절정의 클라이맥스를 이루며 곡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베토벤은 그가 원하던 ‘고뇌를 통하여 환희에로!’를 완벽하게 음악을 통해
이루었습니다.
환희에 부쳐
_
프리드리히 실러
환희여, 신들의 아름다운 광채여, 낙원의 처녀들이여, 우리 모두 감동에 취하고 빛이 가득한 신전으로 들어가자. 잔악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신비로운 그대의 힘은 다시 결합시킨다.
그대의 다정한 날개가 깃들이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위대한 하늘의 선물을 받은 자여, 진실된 우정을 얻은 자여, 여성의 따뜻한 사랑을 얻은 자여, 환희의 노래를 함께 부르자. 그렇다. 비록 한 사람의 벗이라도 땅 위에 그를 가진 사람은 모두... 그러나 그것조차 가지지 못한 자는 눈물 흘리며 발소리 죽여 떠나가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시고 모든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환희의 장미 핀 오솔길을 간다. 환희는 우리에게 입맞춤과 포도주, 죽음조차 빼앗아갈 수 없는 친구를 주고
벌레조차도 쾌락은 있어 천사 케르빔은 신 앞에 선다. 장대한 하늘의 궤도를 수많은 태양들이 즐겁게 날듯이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영웅이 승리의 길을 달리듯. 서로 서로 손을 마주잡자, 억만의 사람들이여, 이 포옹을 전 세계에 퍼뜨리자. 형제여, 성좌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신이 계시는 곳이다. 엎드려 빌겠느냐,
억만의 사람들이여, 조물주를 믿겠느냐, 세계의 만민이여, 성좌의 저편에 신을 찾아라,
별들이 지는 곳에 신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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