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평론가 강헌 씨의 폐폐인 debut album**
한국에서 록밴드가 살아남기란 낙타 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90년대 중반 이후 클럽을 중심 으로 인디들의 반란이 시작되었지만 그 방대한 목록 중에서 시장에 간신히 연 착륙한 밴드로는 언니네 이발관,델리 스파이스, 크라잉 넛, 자우림 등 열 손 가락을 채우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밴드는 젊고 진지 한 음악인들의 완결된 소우주이다. 이 들은 이 틀에서 무한한 표현의 자유와 창조의 압박, 화려한 환호성과 처절한 좌절을 경험하며 자신의 존재를 실현한 다. 수려한 네명의 청년들로 이루어진 PaPain의 야심만만한 출사표인 데뷔 앨범 <>는 싱그럽고 상쾌하며 적절한 우울함의 여운까지 세련되게 블 렌딩한 수준작이다. 이 앨범의 저력은, 아마도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듭한 연습 과 무명의 핸디캡을 안고 수없이 오른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음이 분 명한, 선율악기와 리듬악기 그리고 보 컬이 자아내는 투명한 일체감이다. 프론트맨 류키의 음색은 아이돌 스타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산뜻한 우수의 아우 라가 녹아있고 근호의 리드 기타는 앨 범의 전편을 관통하며 베이스와 드럼과 어울려 아크릴 톤의 사운드 스테이지를 조직한다. 머리곡 <난 너에게>와 프로모션 싱 글 에 마음을 여는데 십분의 시 간이면 족하다. 그러나 이들의 매력을 더욱 즐기기 위해선 eyes> 와 <기도>를 비롯한 나머지 트 랙까지 샅샅히 훑어야 할 것이다.
2004 년 6 월 20 일 강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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