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인 큰 아이가 있습니다.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밤 12시까지 야자(말이 야간자율학습이지 실제는 강제학습이지요)를 하면서
" 엄마,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문자에 콧등이 뜨뜻해졌습니다.
살인적인 경쟁과
공부를 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학교생활에서
아이는 제 삶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빠랑 큰 아이랑 산청간디학교를 갔었습니다.
17,8년전 간디학교가 문을 열기전 간디대학 1기였던 때를 돌이켜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 땐 화려하고 자유로운 영혼인 싱글 전성시대였거든요.
학습이 전부가 아닌 다양성과 공동체성이 있는 학교라서 좋고
아이들의 선택권을 존중해줘서 좋고
자발적인 선택과 책임을 키울수 있는 학교라서 좋았습니다.
아이가 얼마만큼 선택과 책임을 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간디학교 입학결정은 불확실하지만,
일단 자퇴를 결정했습니다.
더 길고 오랜 인생의 길에서
자신을 더 다듬고 차근차근 고민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여
자신의 삶에 더 충실하게 가꾸길 바라고
좀더 공동체적 세상의 따뜻한 사람으로
그리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엄마 딸아,
지역에서 농민운동을 하는 엄마아빠는 그랬단다
내 아이만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학교생활을 하기보단
넘들과 같은 평범속에서 넘들 겪는 보통의 고민들을 겪어가며 잘 극복해가길 바랐는데
우리의 욕심만 앞서 널 힘들게 했나보다.
미안하다
이제 다시 새로운 길 떠나는 딸에게 힘내라고 박수를 보낸다.
딸옆에서 늘 함께 할께. 용기백배하고 힘내 딸.
첫댓글 꼭 합격해서 행복한 학교 생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