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不生 無祿之人 地不生 無名之草”
하늘은 쓸모없는 사람을 낳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낳지 않는다고 했던가.
우리나라 산천에는 약 1천5백여 종의 나무들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한수 이남에도 어림잡아 1천여 종의 나무들이 산과 들과 정원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수백여 종의 풀과 나무들은 이름조차 사라져버린 채
이미 멸종이 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나무의 이름은 맨 처음 누가 지어서 부르기 시작했는지
모양이나 특징이나 쓰임새에 따라 나름대로의 아름다운 이름들이 있다.
나뭇가지가 꾸불꾸불 용틀임하는 것 같은 용버들
버들강아지가 호랑이 눈 같은 호랑버들
가지가 층층이 난다 하여 층층나무
멍석을 깔아놓은 것 같은 멍석딸기
가지가 부드러운 부들나무
모양이 커서 왕(王)이란 접두사가 붙은 왕버들, 왕대, 왕자귀나무
누워서 크는 눈향나무, 눈잣나무, 눈측백나무
참빗 살을 만드는 참빗살나무
작살을 만드는 작살나무
윷을 만드는 윤노리나무
이정표로 5리, 10리마다 심었던 오리나무
친정어머니가 딸네 집에 갈 때 떡을 만들어 싸서 갔던 떡갈나무
말채찍을 만들었다는 말채나무
이 나무를 심으면 집안에 환자가 없어진다는 무환자나무
수피가 푸른색인 벽오동(碧梧桐)
수피가 갓 자란 황금색의 사슴뿔처럼 보드라운 노각나무(녹각나무)
잎의 모양이 박쥐 날개 같은 박쥐나무
일곱 개의 잎이 달린 칠엽수(마로니에)
다섯 개의 잎으로 갈라지는 오가피
새 순이 돋는 모양이 붓(筆)과 같은 붓순나무
잎이 가위로 잘라 놓은 것 같은 가새뽕나무
새 눈이 나오는 모양이 말의 이빨 같은 마가목(마아목)
밤에는 작은 잎들이 서로 붙어서 자는(잠자는데 귀신같은) 자귀나무
작은 깻잎 모양을 한 좀깨잎나무
잎의 끝이 우묵하게 들어간 우묵사스레피나무
만개한 흰 꽃은 마치 쌀밥(이밥) 같다 하여 이팝나무
이팝나무 꽃보다 작은 꽃들이 소담스레 피는 조팝나무
수수 이삭과 같은 꽃이 피는 수수꽃다리
수액을 채취하여 마시면 뼈에 이롭다는 고로쇠나무(骨利樹)
가짜 중(돌중)이라는 뜻의 가중나무
진짜 중이라는 의미의 참중나무
본 이름보다 볼품이 없거나 왜소한 개나리,개살구,개오동,개박달나무....
과연 누가 지었을까?
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무의 이름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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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나무 이름의 연유를 살펴보는 것은
식물의 생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