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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강의 징검다리(제 16행시집 11.10.14-12.1)
떨어지는 낙엽에도 네 생각 뿐
떨린 손 잡아주며 안아준 그대사랑
어느새 가슴깊이 바위로 가라앉아
지는 해 뜨는 달로 지새고 밝았더니
는 것은 그리움이 파도로 밀려오고
낙숫물 쏟아지는 빗줄기 바라보며
엽서로 고이 접은 꽃 편지 펼쳐보니
에돌던 세월 탓에 헛나이 청춘가고
도지는 사랑의 꿈 아쉬워 눈물 나네.
네사랑 별이 되어 내 마음 고이 뜨면
생채기 아문자리 추억에 감싸면서
각오도 부질없어라 문풍지 우는 밤
<뿐이고>~ 노랫가락 눈감고 읊조리네. 11. 10. 15.
소탐대실(小貪大失)/귀향
소쩍새 울고 가던 뒷동산 숲길 따라
탐방길 고향길손 미소로 맞는 갈 꽃
대문짝 손잡이에 빛바랜 <입춘대길(立春大吉)>
실개천 피라미들 은비늘 고운 가을.
소탐대실(小貪大失)/소인배
소인배 특성이란 제 배만 채우는 법
탐심이 올무 되어 제 목줄 조여 오면
대박 난 흥타령에 뒤통수 얻어맞고
실추된 망신살에 울어도 소용없네.
소탐대실(小貪大失)/낙엽의 꿈
소복이 쌓인 낙엽 희망에 춤추던 날
탐스런 열매 맺고 초연히 가는 길에
대단원 막을 내린 종착역 어느 하늘
실팍한 희망 한 줌 봄꿈을 심고 간다.
---1---
갈대
갈 때는 가더라도 한번 쯤 보고픈데
대놓고 말 못하고 가슴만 뜯습니다. 11. 10. 16.
창업수성(創業守成)
창업(創業) 붐 벤처기업 법인체 많았어도
업종별 기술경쟁 극심한 현대사회
수없이 명멸(明滅)하는 비정한 경쟁의식
성공의 비결이란 오로지 기술혁신.
창업수성(創業守成)/산사의 밤
창공에 기러기 떼 고향땅 찾아가고
업드린 산 그림자 땅거미 내려오면
수도승(修道僧) 염불소리 골 깊이 잦아들어
성불(成佛)을 기원하는 산사(山寺)의 풍경소리.
창업수성(創業守成)/가을밤에
창틈에 소슬바람 귀뚤이 울던 가을
없는 듯 찾아들어 지새는 그리움에
수없이 되뇌어 본 그대의 한마디 말
<성공해 돌아오소, 손꼽아 기다려요> 11. 10. 16.
거족경중(擧足輕重)
거창한 공약들을 봇물로 쏟아내도
족적(足跡)은 의문스런 불법의 사각지대(死角地帶)
경종(警鐘)도 무시하고 법망을 넘나들며
중직(重職)을 탐하면서 사자후(獅子吼) 불을 뿜네.
거지꼴 우글거린 대도시 역(驛) 주변에
족쇄(足鎖)에 발이 묶인 노숙자 비참한 삶
경을 칠 나라님은 두 눈이 멀었기로
중병 든 파탄(破綻)인생 모른 척 외면하네.
거족적 통일정책 인내로 가다듬어
족보에 기리 남을 영웅적 결단이면 ---2---
경제적 중심지로 발돋움 되련마는
중요한 분수령에 네 탓만 핑계 대네. 11. 10. 17.
내곡동(이대통령 사저 예정지)
내각(內閣)은 줄 서기로 낙하산 타고 내려
곡굉이 던져두고 헛 삽질 노닐다가
동량재(棟梁材) 썩혀두니 청기와 비가 새네.
내밀한 아방궁의 속내를 살펴보면
곡소리 소름 돋는 구미호(九尾狐) 은신처로
동굴 속 박쥐들만 숨죽여 잠들었네.
내실이 없는 정치 빈 수레 요란하여
곡간은 빈 죽정이 알곡은 간데없고
동결된 경제성장 국가 빚 산더밀세. 11. 10. 17.
허수아비 사랑
허름한 옷도 마냥 잘 어울리고
수줍은 미소가 더 예쁘던 그대
아쉬움에 사무친 어느 가을 날
비로소 눈을 뜨는 그리운 사연
사랑도 단풍 빛으로 곱게 타는데
랑데부 메시지 한 줄 쯤 띄어주세요.. 11. 10. 18.
무하마르 카다피 사망
무지한 철권통치(鐵拳統治) 영화를 즐기더니
하늘에 사무치는 국민의 분노 따라
마침내 막을 내린 세기의 독재자여
르포(reporitage)*에 피투성이 거리에 질질 끌려 *언론에 보도된 현지 기사
카운트 넉 다운 된 꼴불견 연출무대
다급한 최후순간 상상도 못한 비극
피로서 씻지 못할 처참한 비명횡사
사망의 덫에 걸린 들짐승 최후처럼
망령도 설 땅 없는 불귀의 고혼(孤魂)일세. 11. 10. 18. ---3---
온고지신(溫故知新)/향수
온돌방 화롯가에 오종종 둘러 앉아
고구마 알밤 구워 온가족 나눠먹던
지금은 사라져간 아쉬운 고향 풍경
신비한 전설같이 맴도는 고운 추억.
온고지신(溫故知新)/가을
온 누리 곱게 물든 원색(原色)의 단풍잎들
고요한 햇살 아래 열리는 하늘빛도
지천에 널브러진 야생화 고운 자태
신명난 건들마에 춤추는 들국화여.
온고지신(溫故知新)/부부
온 세상 다 준데도 내 사랑 변하리까
고생도 함께하고 기쁨도 같이 누린
지극한 정성으로 한 소망 다지면서
신천지(新天地) 열리는 날 춤추고 찬양하세. 11. 10. 26.
가을꽃 구절초/허수아비 인생
가을걷이 끝난 들에 허수아비 혼자남아
을씨년스런 바람결 겨드랑이 훑고 가면
꽃띠청춘 그리운 듯 하늘 한번 쳐다보고
구레나룻 쓰다듬어 억지 춤을 추어 봐도
절레절레 흔들림에 참새 들도 웃고 가면
초췌한 몸 쉬어갈 곳 뜬구름에 물어본다.
가을꽃 구절초
가늘게 떨려오는 그대의 더운 입김
을왕리 해변에서 포근히 안으시던
꽃망울 터뜨리어 뿜어낸 향기같이
구름 위 노을빛에 벌겋게 상기되어
절절히 끓는 사랑 단풍 빛 타는 가슴
초저녁 별빛에도 알큰히 저립니다. ---4---
가랑잎 휘날리던 그 어느 가을날에
을숙도 갈대숲을 손잡고 거닐다가
꽃게탕 해장술로 얼큰히 취기 돌아
구수한 입담으로 은근히 추스르고
절묘한 인연이라 넌지시 추파 띄워
초미의 관심부터 일깨워 다가선다. 11. 10. 27.
살여울/북한동포
살아도 죽느니만 못하는 지옥생활
여생에 한이 맺힌 동토의 아귀다툼
울어야 풀릴 거라면 천 날인들 못 울까.
살생을 파리 잡듯 인명이 하찮아서
여가를 빼앗기고 굶주려 허기지면
울 넘어 풀잎 뜯어서 연명하는 동포들.
살인적 폭정으로 울분을 삭이면서
여태껏 버티는 건 피맺힌 한이 남아
울화병 도질 때 마다 가슴 치며 운다네. 11. 10. 27.
내장산 단풍
내륙(內陸)의 산맥 따라 갈바람 내려오면
장미꽃 닮은 열정 애끓는 사랑되어
산마다 인산인해(人山人海) 꽃보다 고운 풍경
단애(斷崖)의 절벽마다 아스라이 흔들려
풍운(風雲)의 징조인가 터질듯 부푼 하늘
내노라 하는 나라 온 누리 누벼 봐도
장관(壯觀)의 오색(五色)치장 삼천리 금수강산
산마다 타는 불길 단풍잎 햇살 받아
단번에 안고 싶은 벅찬 정 또 있으랴
풍파에 찢긴 아픔 거뜬한 위로되네.
내밀(內密)한 정분들을 앙가슴 담고 싶어
장구한 세월동안 오롯이 갈고 닦은 ---5---
산정(山頂)에 기를 모아 허공에 뿜어 올린
단청(丹靑) 빛 수(繡)를 놓아 병풍의 산수화(山水畵)로
풍우(風雨)에 고이 씻긴 하늘의 예술일세. 11. 10. 29.
강도
강을 건너고 바다를 건너서라도
도둑처럼 오소서 그리운 그대.
강심장도 때로는 이렇게 콩닥 일까?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안타까운 기다림.
강도라 하지마소 마음을 훔쳤다며
도마에 오른 루머 내사 참겠어요.
강물에 비하리까, 줄기찬 연모의 정
도도히 흘러가니 세월도 못 막아요. 11. 10. 30.
일벌백계(一罰百戒)
일 벌려 예산 쓰고 지나면 그만인데
벌과금(罰科金) 물어내도 횡재한 부조리들
백안시(白眼視) 두려워서 검은손 주저하랴
계속된 공직비리 누적된 국고손실.
일과성(一過性) 형식감사(監査) 눈감고 아옹하기
벌점(罰點)도 덮어주고 눈치껏 넘어가면
백지로 시말서에 형식적 경고조치
계고장(戒告狀) 한 장으로 오만 일 무사통과.
일손이 부족하여 어려운 농촌형편
벌판을 가득 채운 풍성한 가을걷이
백과(百果)가 빚어내는 과일 향 골짝마다
계곡의 옥수(玉水) 따라 가을이 익어가요. 11. 10. 30.
당선
당신이 선택한 것 자유의지(自由意志)라 하지만
선심 쓰는 말잔치 끝도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6---
침묵의 다수
침묵을 무소신(無所信)이라 폄하(貶下)하지 말라
묵비권도 당연히 보장된 권리인데
의인은 말이 없고 지성은 관용해도
다수의 횡포가 정의를 억누르면
수없는 역사의 현실은 비극을 잉태하느니..
징검다리(외손자 입영하던 날)
징징대는 어린아이 업어주고 달래면서
검불덤불* 얽힌 사연 눈물가득 고이는데 * 뒤엉켜 어수선한 모양
다그쳐도 닿지 못할 낯 설은 땅 연병장에
리턴매치 경기처럼 힘겹게 버틴 도전.
징집영장 받아들고 침울하던 네 모습이
검게 타도 우렁차게 통일구호 거수경례
다부지게 변한모습 기도하며 기다리니
리트머스 시험처럼 변한모습 보여 다오.
징검다리/다듬이소리의 추억
징검다리 놓인 돌들 폴짝폴짝 건너뛰면
검둥개도 함께 가던 고향마을 시냇가에
다듬이질 두 방망이 고부간(姑婦間)*에 마주앉아 *시어머니와 며느리
리드미컬 고운장단 음악보다 정겨워라. 11. 11. 1.
야단법석(野壇法席)/연민
야삼경 기울도록 뜬눈에 가물거려
단꿈도 앗아버린 당신의 이름세자
법망이 두려워서 마음 문 닫았는지
석류 알 속살처럼 빨갛게 익습니다.
야멸친 결심들도 한순간 녹아 내려
단대목 장터처럼 목청껏 불러 봐도
법석을 떠는 소음 두 귀가 막혔을까
석유등 그림자에 문풍지 혼자 우네.
---7---
야단법석(野壇法席)/의원 본분
야단법석 떨기 전에 민생부터 챙겨야지
단상점거 기물손괴 국회의원 할 짓인가
법을 만든 사람들이 불법만을 자행하면
석연찮은 의정활동 국민혈세 줄줄 새네. 11. 11. 1.
옥녀봉
옥같이 맑은 하늘 머리에 이고 서면
여인들 등산복이 꽃피고 잎이 되어
봉우리 오색무늬 참 고운 꽃밭일세.
옥수(玉水)에 갈증 풀고 감로수(甘露水) 원기 받아
여가(餘暇)를 즐겨보는 산행 길 고운님들
봉마다 아롱다롱 어울린 단풍행렬.
옥피리 들고 오실 한량님 오시는 날
여운이 길게 남는 옛 가락 한 곡조에
봉황 꿈 아로새긴 청아(淸雅)한 피리소리. 11. 11. 3.
엄동설한(嚴冬雪寒)/서민의 처지
엄동(嚴冬)의 강추위가 불시(不時)에 몰아닥쳐
동장군 드샌 위력 만물이 주눅 들고
설한풍(雪寒風) 험한 입김 피 말린 살바람에
한겨울 나목(裸木)으로 서 있는 영세(零細) 서민.
엄동설한(嚴冬雪寒)/현대인
엄습(掩襲)*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 *갑자기 습격 함
동굴은 미로(迷路)의 시작이었을 뿐
설 땅을 잃은 사람들의 좌절(挫折)이란
한갓 허상(虛像)을 위해서 달려왔던 것일까...
엄동설한(嚴冬雪寒)/사랑의 포로
엄살꾸러기 그대는 나의 우상(偶像)
동당거리던 주책들은 사랑의 돌팔매질
설설 기어야만 한다면 ---8---
한 아름 장미꽃을 바치오리다. 11. 11. 4.
장독대 위 홍시(시어머니 장맛)
장독대 주위에는 봉숭아 맨드라미
독마다 가득채운 간장과 전통된장
대대로 물려받은 비법의 손맛 따라
위업을 이어오는 독특한 조상의 얼
홍안의 미소년도 백발의 고령자도
시절을 짚어가며 간 맞춰 사는 보람.
장독대 위 홍시(어떤 이별~)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듯
독한 맘 고삐 풀려 슬그머니 돌아서서
대들보 쳐다보며 가슴 쓸었지
위하는 마음이사 굴뚝 같은디
홍당무로 붉힌 얼굴 고개 숙이며
“시방 어디로 가시능 감유? 절 버리고~” 겨우 한마디 ㅋㅋㅋㅋㅋㅋ
노도 신병교육대(1)/(입소 신병을 위한 기원)
노래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새날을 맞고
도도히 흐르는 시간을 소중하게 아끼며
신병 훈련에 기쁨 마음으로 임한다면
병영 생활이 진정한 인생의 수련장이 되리라.
교육과 훈련에 최선을 기우리면
육 해 공 어디인들 철벽 수비로
대한의 자랑스런 용사가 되리라. 11. 11. 4.
노련한 전투력은 땀의 열매
도전에 응징하고 야욕을 분쇄하려면
신새대의 용기로 새롭게 변신하여
병사의 업무를 거뜬히 소화하고
---9---
교육은 실전처럼 실전은 교육처럼
육군의 명예를 스스로 빛내거라.
대한민국 조국은 기다린다. 그대의 승리를.. 11. 11. 5.
노래하라! 청춘을
도전하라! 새 희망에
신명난 인생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병영을 성공의 산실(産室)로 생각하면
교육은 젊음을 길들이는 용광로 되어
육중한 삶의 무게를 스스로 짊어지고
대 단원의 인생극장 환희로 채울 것이다.
노력은 창조의 길라잡이
도움으로만 살다 보면 낙오자로 전락 할 것
신기술 신학문도 땀의 열매이니
병영생활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교만과 개으름을 깨끗이 물리치고
육탄전(肉彈戰)*도 불사(不辭)하는 용사가 되어오리 *육체를 탄환 삼아 싸움 *사양하지 않음
대장간 쇠붙이도 달궈져야 명품이 되듯이..
노골적 주권 침해 빈번한 국제정세
도저히 용서 못할 한반도 도발(挑發) 위협
신속한 대응태세 군기를 확립하고
병약한 염세주의(厭世主義) 뿌리 체 뽑아내어
교양미 기본으로 체력을 단련하면
육대주(六大洲) 넘나들며 큰 꿈을 이루어 낼
대망의 푸른 희망 꽃피어 자라리라.
노을빛 곱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면
도토리 알밤 줍던 고향도 그리워라
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익어 가면
병영 밖 하늘가에 그리운 가족 얼굴
---10---
교육장 우렁차게 군가가 울려 퍼져
육체도 강건하게 정신력 집중하고
대장부 높은 기상 당당히 키워오라.
순망치한(脣亡齒寒)/한반도 정세
순정(純情)도 어지러이 낙화(落花)로 흩어지고
망울진 꽃 봉우리 서릿발 드샌 날에
치켜든 희망까지 흙발에 뭉개지면
한 발짝 발돋움도 힘 들 날 찾아 올 듯.
순망치한(脣亡齒寒)/노년의 행복
순한 양 같던 당신도 세월 앞에 약이 없어
망가진 옛 모습에 한숨 깊지만
치러낸 역경들이 밑거름 되어
한없는 행복에 노래하는 날이 오는군요.
순망치한(脣亡齒寒)/사회 정화 운동
순국(殉國)의 영령에게 당당히 서려면
망국의 사치병과 부정을 몰아내고
치부(恥部)를 들어내는 비리들을 엄단하여
한 마음 한뜻으로 복지국가 세웁시다. 11. 11. 7.
갈색 추억의 단상
갈잎 쌓인 오솔길 그녀와 걸으면서
색소폰 경음악이 꿈처럼 감미로워
추풍이 휩쓸고 간 허전한 거리에도
억지로 꾸민 고백 농담 반 진담 반에
단풍도 알았는지 홍당무 붉히면서
상큼한 미소 지며 살며시 내려앉네.
갈색 추억의 단상
갈무리하지 못한 세월의 앙갚음
색조 변한 낙엽으로 나뒹굴고 ---11---
추락하는 날개 부러진 상처에
억새꽃 흐드러진 산그늘 덥힐 때
의식의 밑바닥에 흐르는
단조로운 욕망 한 점
상처 싸매며 그리움으로 꽃피는 저녁. 11. 11. 8.
소설
소문내지 말더라고요, 내 지금 열애중이라고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늦바람이 나능가 벼 ㅋㅋㅋㅋㅋ
촌색시
촌티로 얼굴 붉혀 살짜기 돌아서며
색다른 부끄럼에 가늘게 떨리는 손
시큼한 풋사랑에 내 마음 흔들렸네.
촌마을 뒷동산에 진달래 만발한 날
색시의 분단장이 꽃 속에 어른거려
시골집 들판에는 사람 꽃 더 고와요. 11. 11. 13.
임 떠난 빈 역사(驛舍)
임 오시던 날
신명나던 그 자리에
떠나시던 옛 모습
어제 런 듯 선연한데
난데없는 회오리바람
온 들판 쓸고 간 뒤
빈들에는 낙엽만 쌓이고
철없는 소슬바람만
옷소매에 매달립니다.
역사 주변의 화단에는
코스모스 이미 시들고
---12---
사무치는 그리움이 듯
들국화 몇 송이
야속하게 흔들고 있습니다. 11. 11. 14.
야단법석(野壇法席)/의원 본분
야단법석 떨기 전에 민생부터 챙겨야지
단상점거 기물손괴 국회의원 할 짓인가
법을 만든 사람들이 불법만을 자행하면
석연찮은 의정활동 국민혈세 줄줄 새네.
진주조개/짝퉁세상
진품은 간데없고 짝퉁만 판을 치니
주머니 채워지면 온 몸을 성형하여
조상도 몰라보게 변모된 여인 모습
개꼬리 삼년두면 황모(黃毛)*가 된다더냐. *족제비 꼬리털은 최고의 붓을 만드는 재료임.
진주조개/전통미 실종
진실은 배척되어 의인은 설 땅 없고
주인이 뒤바뀌는 오천년 오랜 역사
조상 얼 찾아보니 모래펄 바늘 찾기
개판된 시민의식 한심 한 사회현실.
진주조개/논개
진주성 촉석루에 달빛도 고운 밤에
주흥(酒興)에 넋이 빠진 적장(敵將)의 목을 감아
조급해 열병 같은 거룩한 분노 따라
개망신 사무라이 물귀신 되었다네.
진주조개/ 어느 사랑 이야기
진주 빛 은은한 정 당신의 사랑으로
주야에 사무치는 아픔도 견뎌내며
조가비 마음 닮아 꼭 다문 가슴속에
개펄에 몸 사려도 뜨거운 사랑이여.
진눈개비 쌓이는 어느 한 겨울밤에 ---13---
주셨던 정표선물 가슴에 품어 안고
조용히 다가서는 그대의 환영 향해
개사곡(改詞曲)* 노래지어 온 밤을 새웁니다. * 가사를 바꾸어 부른 노래
진보라 란제리의 속치마 비친 살빛
주홍빛 황홀한 꿈 온몸에 번져오면
조바심 꽃발서서 숨죽인 밀실 향해
개런티* 없는 연출 능숙한 러브게임. *출연료 사례금 11. 11. 16.
즐탁동시(喞啄同時)
즐겁게 박수하며 환호로 격려하면
탁류에 젖은 마음 말끔히 헹궈내고
동심의 맑은 하늘 꽃나비 날개같이
시공을 휘저으며 고운 꿈 펼치리다.
즐풍목우(櫛風沐雨)* 세월에 청춘이 힘들어도
탁발승 고행같이 쉼 없이 정진하면
동녘 해 어둠열고 날빛을 빚음같이
시대를 개척하는 역군들 태어나요.
*바람으로 머리 빗고 비로 목욕 한다: 긴 세월을 객지로 떠돌며 고생함
즐기는 풍류들도 세월에 약이 없어
탁탁한 세상인심 노래로 달랬는데
동공(瞳孔)도 빛을 잃고 기력도 시들하니
시퍼런 마음의 멍 언제쯤 갈앉을까. 11. 11. 17.
미.인.대.칭(美人對稱)
미소로 바라보는 앳된 정 고와 보여
인사로 다가서며 동정(動靜)*을 살펴보니 *움직이는 상태
대화도 부드러워 비단결 따로 없네.
칭찬해 이루어진 깊은 정 살가와요.
미움은 사랑만이 치료할 약이래요
인내로 지켜보며 다독여 보듬으면
대단한 증오심도 어느 날 녹아내려
칭찬할 고운성품 서서히 이뤄져요.
---14---
미끄러지듯 능숙한 춤사위에
인정인지 함정인자 부드러운 속삭임
대담한 유혹에 포로가 되어 넘어버린 마지노 선
칭얼대는 투정이 지금 와서 무슨 소용일까.. 11. 11. 17.
괴담천국(怪談天國)
괴담이 판을 치니 온 국민 넋을 읽고
담박에 천지개벽 난리가 날것처럼
천하에 몹쓸 망언 전국에 강타하니
국제적 망신살에 서민들 골탕 먹네.
괴고앉아 깊은 시름 로댕의 조각같이
담쟁이 넝쿨 닮아 목 타는 삶의 현장
천 갈래 만 갈래로 할키운 줄기마다
국물도 말라버린 영세민 겨우살이.
괴이한 뜬소문에 주가(株價)가 춤을 추면
담담히 평온하던 금융가(金融街) 태풍일고
천하를 주름잡는 기업의 사냥꾼들
국가도 못 말리는 검은손 경제 강도(强盜). 11. 11. 18.
빛고을(光州)
빛 고운 노령산맥 산정기 이어 받아
고을들 품어 안는 무등(無等)의 산자락에
을시고 빛난 문화 열리는 정든 고장.
빛 바다 파도치는 문화의 요람이여
고래(古來)로 명인재사(名人才士) 수없이 내었기로
얼비친 구비마다 발자취 빛납니다. 11. 11. 18.
목로주점(木爐酒店)
목덜미 뒷 잔등이 그렇게 시린 것은
노려본 시선마다 삿대질 책망 같아
주머니 사정이야 무일푼 빈 털털이
점심도 건너뛰고 외상술 저녁일세.
목마름 축여주는 선 술잔 몇 순배에 ---15---
노골적 농담마저 술안주 입맛 살아
주거니 또 받거니 귀가길 잊어먹고
점찍은 주모에게 수작도 걸어봤지.
목동이 불고 가는 풀피리 구성지게
노루목 산등성이 봄꽃들 멍울 풀면
주름진 엄마 얼굴 봄바람 타고 날아
점멸등 신호같이 끔벅이는 고향 꿈 11. 11. 18.
회전목마(回轉木馬)
회오리로 몰아치던 열정도
전설 같은 추억들만 머무는 공간
목마른 푸념인들 아득한 옛 이야기
마중물 퍼 부으면 옛정이 되살아날까. 11. 11. 18.
초가삼간(草家三間)
초승달 가는 허리 요정(妖精)이 타고 내려
가지에 노래하던 새들도 집을 찾고
삼매경(三昧境)의 교향곡 풀벌레 노래 소리
간드러진 화음이 하늘에 사무치네.
초록별 눈길마다 태고적(太古的) 신선미로
가없는 우주공간 주인을 찾음인가
삼생(三生)의 인연 따라 육도(六道)를 윤회해도
감명한 유아독존 아직도 혼미하네.
초특가 바겐세일 청춘을 내다 팔고
가혹한 시련 앞에 뒤늦게 철이 들어
삼경이 기울도록 뒤척인 새우잠에
간간이 들려주는 귀뚤이 호통소리. 11. 11. 18.
부산저축은행 수사
부산을 떨어 봐도 결과는 뻔한 짓을
산처럼 쌓인 의혹 못 푸는 검찰수사
저만큼 물러서서 핑계만 찾고 있지
축내버린 뭉칫돈 9조라 했었나요? ---16---
은폐는 금메달 감 수사는 목 메달 감
행방을 모르는가 모른 척 하는 건가
수다만 요란할 뿐 피라미 잡는 낚시
사실을 밝힌다면 목줄이 달아나나. 11. 11. 21.
오막살이
오지의 산자락에 오막살이 초가집
막노동 산나물에 뜬구름 벗 삼아도
살가운 산새노래 열리는 새날들이
이생의 복락으로 넉넉한 행복일세.
오글보글 넘치는 된장국 고소한 맛
막 솟은 옹달샘에 입 한번 헹궈내고
살무사 기어가며 혓바닥 널름대도
이른 비 늦바람에 풍년을 거둔다네.
오르막 내리막길 힘들고 고단해도
막걸리 한 사발을 단 숨에 들이키면
살 냄새 분 냄새가 교묘히 뒤엉키어
이 밤도 용트림에 몸살이 날듯하네. 11. 11. 23.
유비무환(有備無患)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도 정겨워라
비개인 구름위로 티 없이 맑은 하늘
무지개 일곱 빛깔 색동옷 차려입고
환하게 웃는 하늘 탁 트인 가슴이여.
유정한 임을 만나 한세월 살렸는데
비속한 욕심인가 그 마음 끔쩍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살펴봐도
환심의 방법 몰라 안달이 나옵니다.
유리창 걸터앉아 침실을 엿보는 달
비장한 애모의 정 저 달이 알까마는
무정한 임 소식을 달빛에 물어보며
환청에 잠 못 드는 당신의 목소리들.. 11.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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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지처(糟糠之妻)
조밥에 김치 한쪽 누릉지 물로 채워
강보에 쌓인 아이 줄줄이 키우면서
지극한 정성으로 요람을 지킨 보람
처녀지 밭 갈듯이 가꿔낸 스위트 홈.
조울증 도질 만큼 숨 막힌 시집살이
강냉이 몇 알 넘겨 끼니로 때운 식사
지새운 길쌈일감 허리가 휘청거려
처지는 무릎관절 질질질 끌고 사네.
조용히 살펴보니 가난도 정이 들어
강심장 되어가며 입지도 든든해져
지란의 향내처럼 은은한 삶의 향기
처대는 환란풍파 복의 씨 심고 갔네. 11. 11. 25.
화룡점정(畵龍點睛)
화륜선 뱃고동에 청춘의 꿈을 싣고
용솟음치는 열정 오대양 누비면서
점점 더 번져가는 한류(韓류)의 열풍 따라
정상에 우뚝 서는 대한의 위상이여.
화풀이 막말들로 오염된 의정사(議政史)여
용기란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는 것
점증(漸增)한 민심이반(離反) 신뢰도 떨어지고
정치란 바른말을 실천해 보이는 일
화려한 조국강산 사시절 고운 얼굴
용서와 배려로써 보듬어 안고 살면
점찍듯 얽힌 연분 한겨레 한 형제들
정치로 흥정하는 상품이 아니라오. 11. 11. 26.
첫눈 오는 날
첫눈 밟으시고 오실 것만 같아
눈 덮인 들길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오로지 당신만을 기다리는 보람으로
는적인 세월의 갈피마다
날개로 엮어가는 꿈 올올이 사려 둡니다. 11. 11. 27. ---18---
가족은 나의 꽃
가정은 천국의 그림자
족한 줄 아는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체험으로 배우며
은혜의 강물이 마르지 않는 곳
*가난해도 편히 분수를 지켜 도를 즐김.
나눔과 배려로 평화의 쉼터 되어
의리와 사랑의 끈에 단단히 묶여
꽃피고 열매 맺기까지 기다려 주는 곳.. 11. 11. 27.
버릴 수도 없다하네
버드나무 늘어진 호숫가 그늘에서
릴케의 명시들을 외우던 문학소녀
수수한 원피스에 맨얼굴 고왔는데
도둑눈* 쌓인 들길 손잡고 걸으면서 *밤사이 모르는 사이에 내린 눈
없는 듯 조용하게 발소리 죽여 가며
다그쳐 묻는 말엔 모른 척 넘어가고
하얀 눈 밟고 온 길 개척자 자취같이
네 개의 발자국이 꿈속에 떠올라요. 11. 11. 27.
괴담천국(怪談天國)
괴자 운 어려워서 문우(文友)들 발길 돌려
담에는 쉬운 말로 풀어서 쓰자하네
천지에 쉬운 일이 어디에 있을까 만
국솥에 찌는 밥도 설익는 날 있어요.
괴담에 간 조려서 화장실 못 간다며
담 벽에 기대서서 오돌 오돌 떠는 이
천정(天井)의 그림자도 도깨비 형상 같아
국부(局部)만 가리고서 동 동 동 발 굴러요.
괴수 중 왕 괴수는 북쪽에 있다 네요
담대한 으름장에 호통을 쳐대지만
천생에 무슨 원죄(原罪) 그리도 많았기로
국물도 없는 가난 국민은 굶어죽지. 11. 11. 29.
괴담천국(怪談天國)/방랑시인 김삿갓 ---19---
괴팍한 사색당파 분쟁에 휘말려서
담뱃대 하나들고 초라한 삿갓 쓰고
천둥벌거숭이로 천하를 두루 돌며
국사범(國事犯) 은신(隱身)처럼 떠도는 방랑자여.
괴는 술 향긋하게 코끝을 간질이면
담장 안 넘겨보며 주인장 꾀어내고
천변(天邊)의 야생화를 한 아름 들고 와서
국면(局面)을 돌리는 맛 시 한수 제격일세.
괴나리봇짐 메고 삼천리 두루 돌며
담담한 시 한수로 웃기고 울려주던
천하의 김삿갓도 사랑에 빠져들어
국소(局所)*에 점찍는 법 그렇게 서툴렀나. ㅋㅋㅋ 11. 11. 29. *여성의 중요한 부분
배수지진(背水之陣)
배 지난자리 흔적은 없어도 임은 떠나고
수평선에 별들 떨어져도 자취가 없는데
지나간 세월 뒤에 아쉬움은 남는가.
진종일 그대 생각에 달 기우는 줄 몰랐네.
지록위마(指鹿爲馬)/노숙자들
지새는 달빛마저 창백한 안색으로
녹록잖은 하룻밤에 눈빛도 수척(瘦瘠)해져
위경련 증상 닮아 속 알이 쓰린 심사
마법에 걸림인가 흔들린 눈동자여
지린내 진동하는 해우소(解憂所)*문 앞에서 *스님들 화장실
녹내장 흐린 눈빛 그마저 내리깔고
위압(威壓)의 단속반도 이제는 면역되어
마뜩한* 온정 없어 버텨낸 천덕꾸럭. *마음에 마땅하다
지지대 무너지고 서까래 삭아내려
지탱한 한 가닥의 밧줄도 곰삭아서
위계에 얽힌 삶을 한 올씩 들춰보면
마각(馬脚)*에 밟힌 흔적 피 묻은 하루일기. 11. 12. 1. * 말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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