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감>
동심(童心) 불심(佛心)!
김기리
‘부처님, 부처님, 우리 부처님!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동시집 『웃음보 터진 구구단』이 한국불교아동문학상에 뽑혔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절로 저절로 이 말이 우러나왔습니다.
어린이의 영원한 동무인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묘비명은 ‘동심여선(童心如仙’이라지요. ‘아이 마음은 신선과 같다’.
저는 그것을 슬쩍, ‘동심여불(童心如佛)!’로 바꾸어 삽니다. ‘아이 마음은 부처님 마음이다!’.
제 동심의 뿌리는 이렇듯 불심에 가 닿아 있습니다. 당연히 제 동심의 열매 또한 불심이겠지요.
둘째손자 기준아, 팔십 넘은 이 할미가 ‘부처님이 내리는 보배로운 문학상’을 받는단다. 네 생각에 울면서 웃으면서 쓴 동시들로 말이다. 나보다 더 기뻐할 네가 떠올라 할미는 한 번 더 우는구나! 웃는구나!
부처님, 고맙습니다. 자연 사랑, 사람 사랑, 생명 사랑에 한결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들고 ‘동심 불심!’을 실천하겠습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오.
불기 2561년
대법륜 김기리 합장
<수상 작품>
힘센 봄 외 5편
김기리
딱딱한
나무껍질 뚫고 나온
저기
저 연둣빛
새순 좀 봐!
딱딱한
땅껍질 뚫고 나온
저기 저
폴짝 폴짝
개구리 좀 봐!
똑같아요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
피부색이
달라요.
하지만
아가를 보는
엄마 눈빛은
똑같아요.
아가가 먹는
엄마 젖은
똑같아요.
매미야, 고맙다
아빠가 입원한 날
터지려는 울음 꾹 참고 있는데
매미가 대신 울어 준다.
맴맴 씨일 씰
느티나무 가지에 앉아서.
아빠가 퇴원하는 날
목청껏 노래 부르고 싶은데
매미가 먼저 알고 노래 부른다.
맴맴 씨일 씰
정말, 내 마음 다 알고 있는 거니?
맨날 물어봐도
변함없이 같은 대답뿐.
맴맴 씨일 씰
하늘에 띄우는 네 소릴
내 마음대로 생각해도
한결같은 매미야
고맙다,
정말 고마워.
바다는 흔들의자
돌돌돌 말면서
달리기하는
검푸른 파도
모래밭에 풀어놓고
흔들
흔들
흔들리는
바다 위로
후르르
내려앉은
갈매기 가족
고개를
끄덕끄덕
꾸벅꾸벅 졸고 있다
흔들흔들
끼룩끼룩
흔들의자 위에서
꼬마 선생님
“조심하세요.
길이 패었어요.”
패인 길을 가리키며
꼬마가 서 있다.
사람이 다 지날 때까지
한참이나
서 있다.
웃음보 터진 구구단
할아버지와 구구단 공부.
“칠 삼은 이십 일, 칠 사 이십 팔,
칠 오 삼십 오, 칠 육 사십 이……”
― 어, 잘 한다. 다음은 팔 단.
“팔 오 사십, 팔 육 사십 팔,
팔 칠 오십 육, 팔 팔?
팔 팔은……?”
― 몰라?
“팔 육 사십 팔, 팔 칠 오십 육,
팔 팔?
팔 팔은……?”
― 천천히 생각해 봐.
“팔 육 사십 팔, 팔 칠 오십 육,
팔 팔?”
― 옳지, 그렇지. 팔 팔은?
“팔 팔은……?”
― 아직도 몰라?
“팔 팔은?”
― 그래, 그래!
“팔 팔은?
…… 할아버지 건강 나이!”
할아버지가 허허허, 웃으셨다.
나도 헤헤, 웃었다.
<약력>
ㆍ 1937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남
ㆍ 광주사범대학 가정과 졸업
조선대 사범대학 음악교육과 졸업
조선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 졸업(교육행정석사)
광주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문학석사),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문학박사)
ㆍ 2003년 《아동문예》 동시 당선
ㆍ 2004년 《불교문예》 시 당선
ㆍ 시집 『오래된 우물』, 『내 안의 바람』, 『나무 사원』
ㆍ 동시집 『보름달 된 주머니』, 『웃음보 터진 구구단』
ㆍ 제12회 광주ㆍ전남아동문학인상 수상
ㆍ 2016년 광주문화재단 문학창작지원금 수혜
ㆍ 광주문인협회 회원
ㆍ 광주ㆍ전남아동문학인회 회원
ㆍ 현대불교문학회 광주ㆍ전남지회 초대 회장 역임
ㆍ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원
ㆍ 광주걸스카우트 회원
ㆍ 광주적십자회 회원
ㆍ 국제쏠롭티미스트 광주클럽 회원
ㆍ 광주배드민턴협회 회장 역임
ㆍ 학교법인 <유은학원> 이사장 역임
ㆍ 학교법인 <유은학원> 이사
ㆍ 주식회사 <광주극장> 이사
첫댓글 많이 많이 축하 드립니다.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