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6년 영국 의사가 발명… 당시엔 입만 가리는 모양이었대요
마스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마스크 사용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처음엔 갑갑하게만 느껴졌던 마스크가 일상의 일부분이 됐습니다. 전염병이나 황사 등 건강을 해치는 입자들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마스크는 언제부터 사용하게 됐을까요?
유해 물질을 직접 흡입하지 않기 위해 입이나 코 등의 호흡기를 막는 방식은 고대부터 있었습니다. 당시 전쟁에서 불을 질러 공격하는 화공 방식이 자주 활용됐는데, 불 자체도 위협적이지만 불을 질렀을 때 발생하는 연기로 인한 질식이 화공의 진정한 무서움이었대요.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화공에 대처하기 위해 해면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고 합니다. 고대 로마 사람들은 얼굴에 동물 방광을 뒤집어썼다고 하는데요. 철학자 플리니우스가 방광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16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서 마스크와 관련된 내용이 나옵니다. 새 부리처럼 생긴 가면으로 일종의 방독면이었습니다. 이 새 부리 마스크는 17세기에 흑사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주로 사용했어요. 당시엔 전염병의 원인이 '미아스마'라는 나쁜 공기에 있다고 믿었어요. 미아스마는 고대 그리스어로 오염이라는 뜻이에요. 호흡기를 미아스마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새 부리처럼 생긴 가면을 뒤집어쓰고, 새의 부리가 있는 위치에 허브와 약초 등을 잔뜩 집어넣어 미아스마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습니다. 다만 흑사병은 호흡기 전염병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고 해요.
현재와 유사한 형태인 천에 끈을 달아 사용하는 마스크 방식은 1836년 영국 의사 줄리어스 제프리스가 발명했습니다. 사실 제프리스는 마스크를 방역용으로 만든 건 아니었어요. 공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폐 질환 환자들의 호흡을 돕기 위해 발명했습니다. 그래서 제프리스가 마스크에 붙인 이름도 '호흡기'였죠. 제프리스의 마스크를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 지금처럼 코와 턱을 모두 가리는 형태가 아니라 입만을 가리는 모습입니다.
마스크가 방역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현대 세균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루이 파스퇴르의 역할이 컸습니다. 파스퇴르는 질병과 미생물을 최초로 명확하게 연결해 전염성 질병의 원인이 병원성 미생물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는 공기 중에서 미생물을 발견했고 방호용 마스크 이론을 정립했어요. 마스크를 통해 세균의 전파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1910년 만주에서 흑사병이 유행했을 당시 방역을 맡은 의사 우롄더는 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장했습니다. 이후 스페인 독감 등을 겪으며 마스크를 통해 공기 중의 독성 물질이나 병원체를 막는 방식이 민간에도 널리 퍼졌습니다.
1899년 영국에선 호흡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마스크를 개발했고, 프랑스에선 이를 개량해 천 6겹을 덧댄 형태의 마스크로 발전시켰어요. 1930년대엔 부직포를 이용한 마스크도 개발됐습니다. 오늘날에는 공사 현장에서 쓰이는 분진 차단용 마스크, 의료용 마스크, 황사 등의 미세 입자 차단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 등 용도와 쓰임에 따라 다양한 규격의 마스크가 사용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