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랜드를 꿈꾼 그를 보내며
정치외교학과 3학년
최원석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제임스 메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의 동화 『피터팬(Peter pan)』을 보면 반짝이는 별이 무성한 밤하늘에 커다란 배와 피터팬, 그리고 팅커벨이 나타나 웬디와 그녀의 동생들을 데리고 네버랜드로 떠난다. 그처럼 칠흑같이 어둡고 조용한 밤하늘 위에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우리는 그가 네버랜드로 떠나는 것을 말없이 지켜봐야 했다. 어쩌면 피터팬이 우리 모르게 와서 네버랜드로 데려간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난 너보다 생명선(손금)이 짧으니까 아마 내가 너보다 먼저 죽을 거야.”라고 부인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말이 현실이 되어서 일까? 그의 옆에서 50년이나 그를 지켜온 부인이 쓸쓸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은 그가 71세 되는 해였다.
그는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삶은 그렇게 평범하지 않았다. 그의 친구들은 그의 유년 시절을 다재다능(多才多能) 개구쟁이로 기억하는데 공부, 운동, 노래 등 못하는 게 없었다고 한다. 한 지인은 “머리가 좋아서인지 무언가를 가르쳐 주면 흡수력이 상당히 빨랐다.”고 했다. 게다가 사교성도 뛰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학급회장을 했었다고도 한다. 이것은 그가 남 앞에 나서기를 굉장히 좋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를 좋아한 여학생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러한 그의 인기는 훗날 그의 아킬레스가 된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음악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너가 음악을 계속하려면 내가 집에서 뛰어내릴 테니 그 다음에 하라.”고 하여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잠깐 포기시킨 적이 있다. 왜냐하면 그 때 당시 그의 집은 아파트 13층이었기 때문이다. 또 고등학교 3학년 때 그의 친구들은 그가 담임선생님께 뺨 맞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이유는 음악학원에 가기 위해서 야간자율학습을 안하고 도망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듬해, 그는 백제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입학한다. 그의 부모님도, 고3 담임선생님도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최씨 고집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였는지 그는 1년 후에 학교를 중퇴, 재수의 길을 걸었으나 실패하고 해병대에 입대한다. 전역 후,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여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한다. 다양한 활동, 다수의 공모전 입상 등을 하면서 음악을 부르짖던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대학시절 한 지인은 “그는 조금 극단적이었어요. 모 아니면 도였죠. 할 거면 확실하게 하고, 제대로 안될 거 같으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았죠. 그래서 그런지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는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 부었어요.”라고 언급했다.
이랬던 그가 29세 되던 해, 대한민국 경찰간부후보시험에 최종합격한 것은 주변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경찰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고, 그가 경찰이 될 거라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는 시험에 합격했고 경찰조직에 몸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번 하면 끝장을 보는 그의 성격 탓인지 일에 한 번 미치기 시작하니까 걷잡을 수 없었고 그러한 능력과 성과들이 인정되어 빠른 승진을 거듭했다. 그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 시절, 수사대 검거율 1위를 기록했다. 조직폭력배 필로폰 밀반입 판매책 등 18명을 검거(MBC, YTN 등 12개 언론사 보도)했고 5억원대 사기도박 3개파 조직폭력배 7명 검거, 집단폭행사건 8명 검거, 심야유흥가 흉기대치 난투조폭 9명 현장검거, 유흥업소 갈취폭력배 23명을 무더기로 검거하는 실적을 올리며 민생 조직범죄를 소탕한 것은 두 말할 것 없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것으로 그는 언론에 크게 보도된 것은 물론,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나쁜 일도 생기는 법. 그가 대구 동부경찰서장을 지낼 때 인생의 발목을 붙잡히게 될 문제가 생기게 된다. 바로 여자 문제다. 그의 집은 인천에 있었고, 그 혼자 대구에 내려와 일을 하고 있었다. 업무상 알게 된 젊은 민간 여자와 순간적인 감정에 이끌려 지속적인 만나게 된 것이다. 그의 생활패턴을 알고 있었던 부인은 예민한 여성이라 작은 변화에도 민감했다. 수상한 낌새를 채고 대구로 내려와 평소 알고 지내던 그의 후배인 김 경정의 도움을 얻어 그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인지 결국 일은 터졌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게 된다. 그의 부인이 간통이니 뭐니 하면서 난리를 피워서 현직 서장이 대한민국 최초로 간통죄로 수감될 뻔했지만 사건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좋게 끝나는 선에서 잘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 때 당시의 기억에 대해 “그때 가정이 파괴될까봐 너무 두려웠고,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청장님께 엄청나게 맞았다.”라고 회상한다고 한다.
그렇게 일이 좋게 마무리 된 후, 그는 강서, 연수, 성서, 수성경찰서장을 지낸 후에 경무관으로 승진하여 인천지방경찰청 차장으로 재직한다. 그리고 충남지방경찰청장까지 승진하여 승승장구하지만 아쉽게도 치안정감 승진에서는 물을 먹게 된다. 바로 서장 당시 발생했던 스캔들 사건 때문이었다. 한국사회가 많이 변화하긴 했지만 공직자의 승진에 있어서는 아직 냉정한 듯하다. 그래도 치안감까지 승진한 그의 능력과 저력이 돋보이지 않나 싶다.
그가 반평생을 몸담았던 경찰생활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항상 원칙을 중요시했고 어떠한 이유로든 피해 받는 사람들이 없기를 원했다. 그의 서재에는 셜록홈즈 전집과 명탐정 코난의 만화책 전권이 있었으며 수많은 추리소설들을 섭렵한 그였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선진강국”을 외치며 그가 이룬 것들은 한국의 질서와 안정이었다. 그는 그것을 인정받았고 사람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 『피터팬』을 좋아해 그 책이 닳아 뜯어질 때까지 본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피터팬과 함께 네버랜드를 어지럽히는 후크선장과 결투를 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원석아~ 잘 읽었어^^ 피터팬이나~ 데이지나~ 쌤쌤이야^^
그런가요ㅎㅎㅎ 피터팬이 좀 더 유치한거 같은데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치안정감에서 승진이 멈추는 사실에 조금 안타가워 한숨을 쉬었습니다 ㅋ.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현실에서는 꼭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ㅎㅎ
구체적인 내용이 상당히 많네요. 간통이라..ㅋ 재미있네요
사실이든 상상이든 구체적이어야 글이 더 재미있고 짜임새 있을거 같아서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성추문을 넣으신게 흥미롭습니다.
^^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경찰의 꿈 꼭 이루시길 바랄게요 !
뽜이팅해야죠!!!ㅎㅎ
간통죄라니 말년이 제대로 꼬일뻔 했군요. 가지고 계신꿈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 실제로는 저런 일이 생기면 안되는데 말입니다ㅎㅎ 꿈은 꼭 이뤄야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피터팬에 비유하셔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날고싶다는 꿈은 어릴 적 누구나 가지고 있었는것 같네요!!나중에 경찰관이 되고나셔서 한번 뵙고싶어요 !!ㅎㅎㅎ
네!~ 그래요ㅎㅎ 혜원씨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로 찾아가야겠는데요ㅎㅎ 하늘을 나는 꿈은 아직 간직하고 있답니다 후훗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5.28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