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경쟁 (electoral closeness;
선거경합)
1. 개념
선거에서 당선경쟁은 선거과정의 역동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유권자의 선거관심과 투표참여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선거경합은 당선경쟁을 의미하는 바, 당선경쟁은 특히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선거경합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선경쟁이 투표참여를 높인다는 가설은 크게 두 가지 이론적 배경에서 논의된다. 첫째, 투표참여 기대효용 이론에 따르면,
투표에 드는 비용보다 투표에서 얻는 효용이 클 때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라 본다.
따라서 투표율은 투표의 효용이 높을수록, 그리고
투표의 비용이 낮을수록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표에서 얻는 유권자의 효용은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이나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편익과
자신의 투표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을 고려한 것으로, 그 확률은 선거인단의 규모뿐 아니라 선거의 경합성에 따라 달리 인식될 수
있다(Downs, 1957; Riker and Ordeshook, 1968).
한 표가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미소한 부분을 차지한다 할지라도
자신의 한 표가 선거결과를 좌우할 중요한 몫으로 인식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투표참여로써 얻는 편익은 심리적인 것을 포함하여 증가될 것이다.
반대로 이미 한 후보자의 당선이 예측될 만큼 우세한 경우에는 유권자의 참여 동기가 떨어질 것이다. 합리적인 유권자라면 자신의 한 표가 투표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여길 때 쓸데없이 투표 비용을 지불하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치엘리트의
전략적 선거활동 모형은 당선경쟁이 치열할수록 정당의 엘리트들이 선거경합이 치열한 선거구에 집중하여 적극적인 지지 동원 활동을 벌이고 후보자들의
선거홍보 노력이 증가하여 유권자의 정보획득 비용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으로 설명한다(Cox and Munger, 1989).
치열한 선거환경이
정치엘리트들의 위기감을 자극하여 더 많은 선거비용을 지출하고 이러한 비용은 유권자들에게 선거와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유권자가 지불해야
할 선거정보 획득비용을 0에 가깝게 낮추어 투표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는 늘어난 정보를 통해 후보에 대한 더
높은 관심을 지니게 되고 그 결과 각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적 입장의 차별성을 더욱 분명히 인식하게 됨으로써 기대효용 계산에서 이익을 증가시켜
투표율이 상승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Aldrich 1993).
2. 측정방법
당선경쟁에 대한 측정방법은 상위 두 후보자의 경합만을 고려한 1위와 2위 후보자의 득표율 또는 득표수 차이를 이용하는 것과 3명이상
후보자의 경합을 고려한 경쟁도 지수나 엔트로피(Entropy)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각각 장단점이 존재하여 어느 한 방법이 완전히
우월하다고 하기 어렵다(윤성호·주만수, 2010). 대표적인 측정방법으로서 상위 두 후보자의 경합만을 고려한 당선경쟁은 특히 지역별 유효경쟁
정당수가 양당제적 성격을 띨 때 적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1위와 2위 후보자의 득표율 또는 득표수 차이로 측정하거나 1위와
2위 득표수의 합을 1위와 2위 득표수의 차이로 나눈 값을 1에서 뺀, 즉 1-(1위-2위)/(1위+2위)의 당선경쟁도 지수로써 측정한다.
당선경쟁도 지수는 0(무투표당선)에서 1(1위, 2위 후보의 동수 득표)까지의 값을 지니며, 1, 2위 간 득표(율) 차이가 같더라도 득표(율)
수준에 따라 선거경합이 달리 인식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예를 들어 상위 두 후보의 득표율이 각각 55%, 45%인 경우와 각각 25%,
15%인 경우는 득표율 차이가 10%로 동일하지만, 전자(0.9)는 후자(0.75)보다 당선경쟁이 더 치열한 것으로 간주된다.
3. 경험적 증거와 연구동향
당선경쟁의 선거경합이 유권자의 인식과 판단뿐 아니라 후보자와 정당의 지지동원과 매개되어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은 국내외 다양한
경험적 연구에서 널리 입증되어 왔다(Patterson and Calderia, 1983; Cox and Munger, 1989; 조성대
2006; 한정훈·강현구, 2009; 윤성호·주만수, 2010; 황아란, 1996, 2011).
당선경쟁과 투표율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에서는
당선경쟁의 측정에 대한 방법론적 쟁점뿐 아니라 통제변수, 특히 후보수, 현직의 출마여부, 선거인수, 정당지지 등의 변수 통제에 주목한다. 이는
당선경쟁과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당선경쟁이 투표율에 독립적인 영향력을 지니는가에 규명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후보수가 많을수록, 현직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경쟁선거구가 출마한 선거구보다, 선거인수가 적을수록,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지 않을수록 당선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부 변수들(특히 현직의 출마여부, 정당지지 등)은 투표참여에 반대 방향의 영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연구(황아란 2011)에서는 당선경쟁이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이 선거마다 다르고 도시유형에 따라 다르다는 주장도
제기 된다. 예를 들어 동시지방선거의 경우, 광역단체장선거의 당선경쟁은 자치구의 투표율에 매우 강력한 요인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시·군의
투표율에는 그리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 기초단체장선거의 당선경쟁은 자치구의 경우 그리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시·군 투표율의 주요
변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당선경쟁에 대한 향후 연구들은 이론적인 영역에서 투표참여와 관계를 설명하고, 방법론적인 영역에서 측정방법의
유용성과 한계를 제기하며, 경험적인 영역에서 이를 검증하는 노력들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윤성호·주만수. (2010). 투표참여의 경제학: 제18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결정요인
분석. 「경제학연구」, 58(2): 221-54.
조성대. (2006). 투표참여와 기권의 정치학: 합리적 선택이론의 수리모형과 17대
총선. 「한국정치학회보」, 40(2): 51-74.
한정훈·강현구. (2009).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과 정치엘리트의 전략적 행위가 투표율
변화에 미치는 영향: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사례분석. 「한국정치연구」, 18(1): 51-82.
황아란. (1996). 선거구 특성이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 「한국정치학회보」, 30(4): 285-298.
황아란. (2011).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선거경쟁이 동시선거
투표율에 미친 영향: 2010년 지방선거를 중심으로. 「한국행정학보」, 45(4).
Aldrich, J. (1993). Rational
Choice and Turnout. Americ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37: 246-78.
Cox,
G. and M. Munger. (1989). Closeness, Expenditures, and Turnout in the 1982 U.S.
House Election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83: 217-31.
Downs, A.
(1957). An Economic Theory of Democracy. New York: Parper &
Row.
Patterson, S. and G. Calderia. (1983). Getting Out the Vote:
Participation in Gubernatorial Election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77: 675-689.
Riker, W. and P. Ordeshook. (1968). A Theory of the Calculus of
Voting.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62:25-42.
키워드 : 선거경합, 투표참여, 기대효용이론
저자 : 황아란(ahwang@pusan.ac.kr)
작성일 : 20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