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날의 흔적을 살짝 뒤져 본다.
그렇게 한창이던 매미 소리도 어느덧 사라지고...
울학교에서 찾을 수 있는 '매미의 고난' 흔적 한개.(2009.7.29)
이 나무 끝까지 매미는 얼마나 용쓰며 올라갔을까?
꽉 붙잡고 있는 모습이나 더이상의 생명력을 볼 수 없다.
마지막 허물을 벗고 새생명은 훌훌 날아갔기 때문...
장안평 네거리... 샐비아(Salvia 사루비아) 화단...
많은 이들의 삶을 지탱해주었던 예전 지게.
장식용이지만 정겨움을 느낀다.
오가는 사람들의 무심한 눈초리만이 전부는 아니다.
삶의 즐거움, 꽃들의 생명력도 깨닫게 된다.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교정에 숨어 있는...
보라색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 나팔꽃)...
흘낏 지나가는 순간 발걸음을 잡아 당긴다.
오른쪽 벌레먹은 나뭇잎도 역시 관심 대상이고...
꽤 유명해진 시 한편...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시인
시인은 구멍 뚫린 떡갈나무 잎을 통해 하늘을 본다고 했다.
하지만, 벌레 먹어 구멍난 무수한 풀잎과 나뭇잎은
오히려 삶의 의미를 깨닫도록 땅바닥을 보게 만든다.
생명력을 통해 많은 숨붙은 생물체에게 삶의 터전이 되는 땅...
시인의 표현처럼 그 나뭇잎들은 다른 생명체에게 자신의
살과 생명을 나누어주고 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이 잘못인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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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방긋 웃는 나팔꽃처럼 웃음 짓는 매순간 되시길.
몰래 숨어 피는 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채송화는 잘 자란다.
드디어 가을의 때가 시작되었다.(2009.9.14)
이제 이와같은 단풍모습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단풍 곱게 갈아 입고 겨울 채비를 하기 시작하겠군.
어렸을 때 많이 불렀던 동요가 불리워지는 시간이다.
가을이라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 입고서 남쪽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모아 봄이오면 다시 오라 부탁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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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에 피어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코스모스.
장안평 버스역에서 출근길에 버스 기다리던 중.
가로수가 떠오르는 태양을 품고 있는 모습.(2007.10월)
이제 가을이 깊어지며 삶의 모습들이 많이 바뀔 것이다.
단풍과 함께 일년을 만끽하는 재미있는 계절...
깊어지는 가을속에서 마음까지도 더 멋지고 풍성하시길.
첫댓글 나팔꽃! : Morning Glory(아침의 영광) ! 무엇보다 멋진 이름 아녜요? 재밌는 것은 꽃마다 꽃말이 있다는 것 ^^ 사색의 계절입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남기고 떠날것인지.... 이 계절에 한번쯤 생각해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