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화를 끌어 올리는 일이 많네요.
휴대폰 회사에서 있지도 않는 전화에 대한 요금을 매달 청구하더니 이젠 고소한다네요.
더욱 열받게 한건 외국인 아니냐는 독촉 전화에 울린 소리.
외국인이건 아니건 자기 일만 하면 될 것을 왜 비아냥 거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말해야 좀 더 자극 받을 줄 알았겠지요.
독촉 전화하는 사람들도 일로서 매번 의사 전달하다보면 답답할 때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안타까운건 전화 센타에 매달 가서 해명했건만, 소귀에 경 읽기입니다.
다시금 문서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영수증은 항상 잘 보관하셔야겠습니다.
증거가 되니 말입니다.
바로 정리하고 싶어 전화 센터로 가려하니 휴일이라 사람들 많을거라 합니다.
가보지도 않고 조언을 하는 것에 또 뚜껑이 열리려 합니다.
하긴 개인적으로 필리핀에서 안가는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무선 전화 회사와 은행입니다.
콩나물 시루 같은 곳에 마냥 기다려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집사람을 보냈습니다.
내 맘껏 일이 풀리지 않더라도 답답한 줄서기에 혈압 오르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와이프한테는 일을 잘 처리 못했다 핀잔주지만 내심 고맙습니다.
직접 가도 더 잘되리란 보장은 없거든요.
대신 가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필리핀은 휴일이 많습니다.
오늘도 휴일인대요.
흔히들 한국 사람들은 그 의미를 모르니 맨달 쉰다고 투덜거리게 됩니다.
은행 일도 못보게 되고, 납기일을 둔 사장님은 더욱 막막하겠죠.
필리핀 직원들은 여지없이 휴일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일을 하게 되면 휴일 수당을 바라죠.
뭐 당연하다고 생각해야겠습니다.
인건비가 싼 만큼 책임감을 더 바랄 수는 없지요.
그래서 어느덧 익숙해져 갑니다.
역시 필리핀답게 국경일 이름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Bataan Day
Araw ng Kagitingan
Bataan and Corregidor Day
불리는 이름이 해마다 바뀌고 있네요.
1942년 4월 9일 새벽 맥아더 장군은 67000명의 필리핀 군과 11796명의 미군을 버리고 일본군에 항복합니다.
바타안에서 마지막 저지선을 지키던 이들은 140킬로 떨어진 딸락의 캠프 오도넬로 일본군에 의해 강제 이송됩니다.
이 과정에서 탈수, 절차를 지키지 않은 처형, 굶주림을 당하게 됩니다.
다행히 살아 남은 이들은 산페르난도에 도착하지만, 남은 25마일은 더 지옥 같았습니다.
이 길은 널부러진 시체들로 가득 찾으며, 도움을 호소하는 울부지음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76000명 중 54000명만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죽음의 행진이라고 부르죠.
바타안 사맛 산에 가면 이에 관한 박물관이 있답니다.
필리핀 사람들에겐 그리 기억하고 싶은 않은 역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날씨가 꿀꿀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