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5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달갑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장기화 속에서 경기 침체로 침울해진 가운데 선거운동의 소음도 없이 조용히 치러졌다.
마스크를 끼고 2미터 간격으로 떨어져 수백 미터 줄을 서면서도 그 어느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했고, 최종 투표율도 66.2%로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외국민의 이동이 제한되고 일부 해외공관의 선거사무소 설치가 무산되면서 재외 유권자 투표율이 23.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자가격리 유권자들 수만 명이 투표를 하지 못한 가운데 나온 기록이라 더욱 주목된다.
여느 해에 비해 선거운동 모습도 집회도 소음도 사라진 가운데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결과는 더욱 놀라웠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표몰이에 성공해 국회 전체의석(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을 차지한 '슈퍼 여당'으로 재탄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개표 결과, 지역구 의석은 민주당 163석, 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득표율은 미래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 33.8%(19석), 민주당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33.3%(17석), 정의당 9.6%(5석), 국민의당 6.7%(3석), 열린민주당 5.4%(3석) 순이었다.
단일 정당 기준으로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넘어서는 거대 정당이 탄생한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국회 5분의 3의 의석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힘을 지니게 됐다.
한편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포함해 전체 103석에 그쳐, 간신히 개헌 저지선인 100석에 턱걸이했다.
보통 정권 3년째 접어드는 시기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정권이 아니라 야당들이 심판받은 셈이다.
강남과 용산 등 수도권 일부와 '텃밭' 격인 경상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의 책임성 사퇴와 함께 비대위 구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후폭풍에 휩싸였다.
주요 접전지인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상대로 초반부터 표 차이를 보이며 당선을 확정지었고, 동작을은 후배 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통합당 나경원 후보를 패배로 내몰았다.
광진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변인 고민정 후보가 전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를 접전 끝에 물리쳤고, '조국(曺國) 대전'으로 일컬어지던 경기 남양주병에서는 김용민 민주당 후보가 현역의원이던 주광덕 통합당 의원을 이겼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선 민주당의 이재정 후보가 접전 끝에 통합당 원내대표인 심재철 후보를 누르는 파란까지 일으켰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曺國) 장관 임명 강행으로 인터넷 검색어와 온갖 언론에서는 100여 일간 온통 '조국'과 그의 가족에 대한 뉴스만 어마어마하게 쏟아지고 있었고, 그로 인한 국민 분열로 얼핏 보면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많이 떨어지는 듯 보였다.
현 정권과 여당은 '코로나19의 장기화'라는 위기 속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 등으로 최근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야당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올 만큼 접전이 예상됐다.
그런데 왜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야당에게 등을 돌린 것일까?
야당은 제대로 된 준비도, 변화도, 협조도, 세대교체도 하지 않은채 모두가 오로지 '자신의 위치만을 위한' 이기적인 선거를 치렀다.
정당의 이름만을 바꾼 채, 변화하지 않는 투쟁 방식으로 세월호에 대한 막말과 세대를 비하하고, 섣불리 시도한 세대 교체 또한 모두 실패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n번방 사건'에 대해 당대표가 호기심 발언까지 하는 등 젊은 3040 유권자들의 표심은 걷잡을 수 없이 떠나갔다.
미래통합당이 세대 교체를 내세우며 30대, 40대 후보들을 대거 공천했지만, 30대 후보 11명 가운데 서울 송파을 배현진 후보를 제외하고 10명 모두가 낙선했다.
야당은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쏟아내는 비판과 국정 발목잡기에만 몰두해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당 내에서도 이기적인 싸움으로 분열을 일으킨 데 대해 식상한 국민들이 등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여당 민주당은 개헌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법 활동을 야당 협조 없이도 추진할 수 있게 됐고,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네 번째 전국민 선거에서 승리하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셈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코로나19 극복형 경제대책, 검찰개혁, 남북 평화체제 구축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을 과감히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든 지나고 나면 반면교사로 학습하게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견해
형식적 측면에서는 우선 변화보다 투쟁을 선택한 보수라는 말에 흥미를 가져 칼럼을 보게 되었고 객관적인 시각적 자료와 지표를 첨부한것과 또, 주장을 뒤이어 바로 근거가 따라와 신뢰성을 구축하여 보다 정확하고 쉽게 이해를 도와주었습니다.
내용적 측면에서는 이번 총선의 대목인 제1야당의 패배를 '야당은 제대로 된 준비도, 변화도, 협조도, 세대교체도 하지 않은채 모두가 오로지 '자신의 위치만을 위한' 이기적인 선거를 치렀다.'라는 주장과 세월호, n번방 막말이라는 강한 비판을 통해 아픈 구석을 꼬집으며 비판하였습니다. 또, 지적하고자 한 문제점을 현 정권과 1야당의 상반된 사례를 통하여 눈에 쏙쏙 들어오게끔 잘 지적하였고, 제목과 부합하는 필자의 자신감 넘치는 평론을 통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