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3. (토) 08:00
만산홍엽님이 모임에 참석하느라 대타로 정기라이딩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어디로 갈까?
먼저 오랜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는 전례를 벗어나서 짧고 굵게 타보고 싶었습니다.
은파수변로를 따라서 옥구향교를 거쳐 염의서원 깔딱고개를 넘어오면 어느 정도 몸풀기가 되어서 본격적인 부곡산 업힐이 부드러울거라 생각했습니다.
거기에다 힘들더라도 휴식 시간을 줄여 오래 탄 것처럼 심신에 압박을 주자.
제 방식을 고집할 수 없는 것은 공동체이기 때문이죠.
네 명(아침이슬님, 작은거인님, 백호님, 삼다리님)이 모여 월명산을 누비며 짧고 굵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4도.
상평을 다녀오는 계획은 뒤로 미루고 급히 몸을 뜨겁게 하려고 부곡산을 오릅니다.
밖으로만 쏘다니느라 정기라이딩으로는 오랜만에 왔습니다. ㅎ ㅎ ㅎ
아픈 몸인데도 라이딩에 참가하신 작은거인님이 걱정됩니다.
“이 고통은 지나가리라, 이 길 또한 지나가리라”
열정일까 무리일까 우선 응원의 박수부터 보냅니다.
가파른 경사길을 끌바하지 않고 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부드럽게 원형으로 페달을 저어 뒷바퀴 접지력을 유지하자.
망치질하듯 아래로만 페달링을 하면 동력 전달이 불규칙하게 되어 접지력과 회전력이 상실된다.
좋은 연습은 평지에서 한 발로 페달링을 해보라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이 불가능 할 것입니다.
철인시대님 맞죠?
아주 천천히 도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주행해 보세요.
앞바퀴가 들리거나 제멋대로 움직이지 않고 뒷바퀴 접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체중을 적절히 전후좌우로 이동시키자.
팔꿈치를 이용해 핸들바를 아래로 당기면서 몸을 낮게 숙여야 합니다. 접지력 유지를 위해서는 엉덩이를 뒤에 두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서서 타서 뒷바퀴 접지력을 만들 수 있으나 체력 소모가 크므로 짧게 타야 한다.
휴식하며 한해 한해 체격은 불어나는데 체력은 줄어든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죠.
한해 한해 실력이 늘기는커녕 게을러 지려 합니다.
후기 작성하느라 열정은 날아가고 먼지만 쌓인 산악자전거 가이드를 펼쳐놓고 옮겨봅니다.
새해가 됐으니 초보자 심정으로 고급기술을 하나씩 익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눈치채셨다시피 사진 상태가 삐리리입니다.
먼지 쌓인 서드파티(제3자업체, 비교적 저렴) 렌즈를 교체해서 찍다 보니 중간 점검을 안 했습니다.
광각렌즈(11-20mm)라 넓은 배경을 담을 수 있어서 착용했는데 실수였네요.
삐리릭~~
부곡산을 넘어 금성교회를 앞에 두고 박대박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상평다녀오면 때를 맞춰 합류하려고 했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상평 라이딩을 미룬 것은 이성당 모닝세트 때문이었다.
공지하지는 않았지만, 카톡으로 일정을 공유하고 흔쾌히 공감해주신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어쩌다 대타로 선도하게 되어 어리숙하게 라이딩을 이끌다 보니 잡념에 길을 잃기도 하고 일정이 꼬이기도 했습니다.
만산홍엽님, 작은거인님과 라이딩하면서 발칙한 발언을 최근에 했습니다.
카페 활동하며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선데요.
이미 발설한 것이라 주워 담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성당 모닝세트 40년째 인기 상품이라고 하지요.
야채스프, 달걀프라이, 구운식빵, 양배추샐러드, 잼, 우유, 커피.
한 끼 식사 대용이라지만 줄어든 양을 체감하면 누군가에겐 간식에 불과할 수도 있죠.
야채스프 만큼은 배워서 만들어 보고 싶다.
1990년대 맞은편에 있던 시청이 이전하며 유동인구가 줄어 원도심 상권이 위기를 맞았다.
조화당, 남풍당, 풍년제과 등 구도심의 오래된 빵집들은 문을 닫았지만 이성당은 자리를 지켰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 신흥동 말랭이 마을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모르면 물어볼 수밖에 없다.
저기로 가랍니다. 쉽네요.
말랭이 마을은 1930~40년대 무렵부터 일본인들이 집을 짓고 살았으며, 6.25전쟁을 겪으면서 피란민이 지금의 해망동, 신흥동 등지에 터를 잡고 살며 마을이 형성됐다고 합니다.
라이딩하며 지나치기만 한 곳을 오늘은 쉬엄쉬엄 둘러보고자 했습니다.
식민지, 피란민, 근대화의 흔적이 남아있는 말랭이 마을은 과거의 풍경을 연출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축음기 등의 음악 역사를 볼 수 있는 ‘소리마당’과 김수미 배우의 집은 들르지 못했지만,
비탈진 골목길 사이사이 곳곳에 조성된 전시관과 볼거리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신흥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사라는 호객행위에 어수룩한 제가 호구가 되었습니다.
이성당 모닝세트 비용을 백호님이 지불해서 답례의 기회다 싶어서 그랬는데 생각이 짧았습니다.
백호님 모닝세트 잘 먹었습니다.
말랭이마을 벽화는 화려하고 3차원적으로 표현한 산비탈 건축물을 가리키며 추억의 이야기를 쏱아냈으며,
시장풍경을 만날 수 있는 추억의 전시관에서의 공기놀이, 군산에서 촬영했던 영화를 홍보하는 영화관, 실제 양조장을 복원한 신흥양조장을 비롯해 아직 주인이 없는 작가 레지던스 공간을 둘러보며 휴식을 가졌습니다.
시내 전경과 멀리 하구둑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208렐리의 종점이었죠.
튤립의자. 달걀의자인가요.
안장에 오르지 않은 자 자전거를 논하지 말라.
다시 장계산으로.
“산악자전거를 잘타는 방법은 ‘직접’, ‘오래’, ‘많이’ 타면서 충분히 훈련하는 길밖에 없다”
책에 소개된 글을 카피하며 타고, 또 타고, 타자!
나운동 사거리에서 직장으로, 집으로 그리고 상평으로 흩어지며 모임을 종료했습니다.
자전거는 위험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믿어라!
인생에서 최고의 결실을 거두고 최고의 기쁨을 누리는 비결은 위험하게 사는 것이다.”-니체
첫댓글 사진이 삐리리 죄송합니다.
바퀴가 굴러가기 힘든 곳을 짧게 다녀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괌~만해 업힐을 해서 꿀~벅지가 되려고 해요 업힐 후유증으로는 목에서 거품이(ㄸㅁ) 나오려고 하고 입에서는 숨을 헐떡이며 ㅆ ~ㅂ 소리리가 하염없이 나와요 ^^나만 들리게^^ 그래서 오늘의 한줄평 오늘은 자장구도 나도 휴우무!!!
오랫만에 여럿이 같이 타니 꿀~~잼
날씨가 너무좋고 공기가 폐를 정화 시켜줘서 개운한 개꿀~~잼
모닝세트도 맛나고 떡도 맛나고 커피랑 디저트도 너무 맛나서
맛~~잼
백호님 이슬님 삼다리님 잘 먹었습니다^^
추운날씨에 이곳저곳 굵고 짧게 라이딩하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올핸 위험하게 살아볼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