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악회 유스 클럽 활동.
한국과 가까워 산악문화 및 산악행정 등에 있어 한국산악회와 가장 비슷한 조직인 일본산악회는 회원 고령화로 인한 문제를 자각하고 2012년 유스클럽을 새로 조직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악회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이를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간략하게 일본산악회의 활동에 대해 브리핑해드리겠습니다.
유스 클럽은 일본산악회에서 주관하고, 일본산악회의 회원 역량 강화와 확충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꼭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또 유스 클럽의 기능 중 가장 큰 것은 등산의 올바른 보급입니다. 여기서 등산이란 하이킹, 캠핑 등 일반적인 것부터 암빙벽등반, 설계등반, 스키등반 등 전문등반, 산악마라톤, 등반대회 등 경기등반, 산악구조, 또한 산에서의 동식물에 관한 연구 등까지도 포함됩니다.
유스 클럽은 이에 따라 크게 청년부와 학생부, 반더포겔부로 나뉘며, 청년부는 대학 졸업자 등 학생이 아닌 30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학생부는 고등,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반더포겔부는 기존 회원 중 59세 미만(일본산악회의 평균연령은 65세로 59세면 젊은 축임)으로 보다 가벼운 산행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비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등산(하이킹)강습회를 열고 있는데, 이는 일본산악회가 사단법인으로서 공익활동으로 하는 것으로 회원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월 2일(주중 저녁과 주말)에 걸쳐 매월 1회 강습회를 열고 있습니다. 등산강습회는 식사와 숙박 등만 실비로 받고 거의 무료로 진행되며 봄부터 겨울까지 매월 다른 내용과 과목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수강생은 60세 미만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령 올해의 경우 4월에는 등산의 계획과 보행기술, 5월에는 독도법, 6월에는 산에서의 의식주(산장교육), 7월에는 산악기상, 8월에는 기초 하이킹 구조법, 9월에는 야영법, 10월에는 실전 사고 대처법, 11월에는 독도법 및 스마트폰 GPS활용법, 겨울철에는 초급 설산 등산의 기초지식과 여러 가지 기술에 대해 진행한다고 합니다.
강습을 받고 난 사람들은 산에 더 관심이 생기고 일본산악회의 역사와 아이덴티티에 대해 동의하면 우리와 같이 임원 2명 추천을 요청해 회원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신청한다고 회원이 전부 되는 것은 아니고요...
강습을 수료한 사람들, 또는 강습 참가자들 중 연령대별로 청년부, 학생부, 반더포겔부로 들어가 보다 자주, 그리고 심화된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스클럽의 각 부 회원들 또한 전부 일본산악회의 회원은 아닙니다. 다만 이중 학생부나 청년부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후일 회원으로 키우기 위해 강사로 활동하는 일본산악회 회원들이 중점적으로 리더십과 등산기술에 대해 가르치고 지원을 합니다.
먼저 학생부를 보면, 우리와 달리 학생부는 주로 대학산악부에서 단체가맹하고 있습니다. 도쿄 주변의 우리가 잘 아는 릿교 대학이나 게이오대학 산악부를 비롯한 25개 정도 산악부가 학생부에 가입되어 있구요, 일본산악회에서는 여기에 임원을 파견해 지도를 합니다. 월1회 일본산악회 사무국에서 각 학교산악부 주장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연간 열리는 행사로는 마라톤대회가 있습니다. 학교산악부가 일본산악회에 가입해서 얻는 혜택은 전문 강사 파견 및 여러 등반기술 무료 교육 등이 있고, 학생들끼리 원정대를 조직했을 때 어른들이 물자와 금전적 지원을 해주는 정도입니다. 학생부 회원들은 단체회원이므로 회원번호가 없고 회원으로서의 권한(회보를 받아보거나 산장, 장비점 이용에 할인 및 선거권, 피선거권)과 의무(회비납부)가 없습니다.
한중일 교류등반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모두 이 학생부에 속해 있는 대원들입니다. 참고로, 한중일 교류등반에서 대원 모집을 할 때 이들은 일본산악회에서 지원해주지 않습니다. 본인이 돈을 모아 비행기를 타던 배를 타던 일본산악회의 대표가 되어 타국에 가면 그때부터 모든 숙식이 무료라는 게 학생들에 대한 가장 큰 베네핏입니다.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 청년부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만일 학생부를 거치지 않고 20대 청년이 청년부에 들어오고 싶다면 먼저 반더포겔부를 거친 후 심사를 받아야합니다. 청년부는 모든 구성원을 선발을 통해 조직해 일본산악회 내에서 가장 강도 높은 산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산악회로 치면 예전 산악기술위원회 같은 조직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전 야마노이 야스시 같은 세계적인 산악인도 일본산악회 청년부 회원이었습니다.
본래 청년부는 후배들을 가르치기 위한 준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지만 매번 교육에만 치우치다보니 첨예한 등반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회원이나 비회원을 대상으로 한 심화된 교육은 반더포겔부를 조직해 이관했습니다. 대신 청년부는 굉장히 알피니즘에 입각한 원리주의적인 산행만을 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로프를 쓰는 산행’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2번 모여서 등반에 대해 토론하고 산행은 한달에 4~5번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연 4회 발간하는 소식지도 따로 만들어서 정보를 공유합니다.
반더포겔부는 2013년에 생긴 조직으로 현재 59세 이하 일본산악회원 13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더포겔이지만 계곡에 발 담그고 놀러가는 등산이 아니고 어느 정도 체계적인 교육과 팀워크 위주의 산행을 합니다. 매월 목요일에 산악회 사무국에 모여서 회의를 하고, 매월 신입회원 상견례와 근처 산에서 하이킹을 합니다. 또한 하이킹 중에는 초보자들을 위한 독도법, 산악기상, 구조, 초급 등반 등을 강습하며 강의는 선배 회원들이 하고 있습니다. 또 여름에 야영을 하는 1박 이상의 산행과 북알프스에서 집중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반더포겔부에서 1년 이상 활동한 사람 중 선발해 청년부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세 부서 모두 중요한 건, 매번 산행을 할 때마다 어느 작은 산을 가건 산행계획을 세우고 다녀와서는 보고서를 남깁니다. 홈페이지에 쌓아놓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 회원들이 보기에도 편하게 해놨습니다.
여튼 이렇게 부지런히 운영을 해서 2015년의 경우 유스클럽 내에서만 학생부는 네팔동부지역 미답봉을 등반하고 한중일을 함께 하는 무한지질대학 학생들과 함께 티벳 타리봉 합동등반, 또 청년부에서는 네팔 서부 아피 남벽 등의 해외등반과 일본 국내에서도 다양한 모험적인 등반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이려면 돈이 많이 들텐데, 큰 원정은 본회에서 지원(해외등산기금을 마련해 34년째 지원하고 있음)을 하거나 스폰서를 구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국내 교육이나 산행은 참가자들이 1/n으로... 등산은 무상의 행위이기에...
일본산악회는 이외에도 총무, 재무, 도서, 편집, 지부사업, 국제, 조난, 자연보호, 의료 등 다양한 위원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나이 지긋한 회원들 위주이고요, 유스 클럽은 다분히 실제 산행 위주의 위원회입니다. 또한 유스 클럽은 본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각 지부 중에서도 규모가 큰 지부에서는 자체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서 매번 본회에서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두서없이 적었는데 이 내용을 정리해서 회보에도 게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