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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교실] 31. 육식에 관한 생각 ③ 불교 육식거부, 대승불교서 비롯 육식에 여러 가지 제한을 가하면서도 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았던 부파교단과는 달리, 대승불교에서는 육식 금지를 설하는 경전들이 다수 등장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열반경』, 『능가경』, 『범망경』등은 단호하게 육식 금지를 주장하는 대표 경전들이다.
『열반경』에서는 탁발한 음식에 고기가 섞여 있다면 물로 씻어 고기를 제거하고 먹어야 하며, 너무 많은 고기가 들어 있을 경우에는 받지 말아야 한다고 설한다. 이는 분명 초기불교나 부파불교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으로, 육식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엿볼 수 있다.
『능가경』에서도 ‘성스러운 자는 보통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지 않으니, 하물며 부적당한 고기나 피로 물든 음식을 먹겠느냐’고 하며, 나아가 ‘각각의 생존에 있어 일체중생이 친족, 권속이라는 생각을 품고 일체중생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것을 수행하기 위해, 자비를 본질로 하는 보살은 모든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혹은 ‘모든 생류를 공포에 떨어뜨리므로 자비로운 마음을 원하는 유가행자인 보살은 모든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여, 축생에 대한 연민과 자비로부터 육식을 삼가야 함을 설한다.
이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범망경』과 같은 대승계경에서는 보살이 지켜야 할 48경계 가운데 하나로 불식육계(不食肉戒)가 제정되기에 이른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서로 얽혀 있어 어느 것이 좀 더 본질적인가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미 모든 부파의 율장에서 이른 시기부터 육식에 대한 제한을 두는 움직임이 확인되며, 그 이유가 다름 아닌 일반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할 때,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좀 더 본질적인 방아쇠 역할을 했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하물며 출가자들이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사회적 비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대승불교도들은 이런 사회적 흐름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그 결과 전면적인 육식 금지를 주장하고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율장에 등장하는 삼종정육(三種淨肉)이라는 표현은 물론이거니와,『열반경』에서 고기를 물로 씻어 제거한다는 등의 내용이 당시 힌두교가 갖고 있던 정(淨)·부정(不淨)이라는 관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이미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바이다.
『열반경』에서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즉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존재한다는 가르침이 등장했고, 『능가경』에서는 생류에 대한 적극적인 자비의 마음이 강조된다. 그리고『범망경』에서는 육식을 하는 자는 대자비의 불성종자(佛性種子)를 끊는 것이며 한량없는 죄를 짓는 일이라고 하여, 불식육계가 제정된다.
중생 구제를 최대의 목표로 삼고 정진하는 대승불교도에게 있어 대사회적으로나 교단 내부에서나, 기존의 전통승단이 지니고 있던 육식 허용이라는 입장을 더 이상 고수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다. 日 도쿄대 연구원 [출처 : 법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