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날씨 치고는 꽤 추운 날이 며칠째.
정족산을 향해서 출발. 웅촌에서 검단과 양산 방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왼쪽 양산 방향. 여기서 약 1km(?) 쯤 가다가 오른 쪽 '무릉도원' 표지 쪽. 좀 불편한 길을 한참 가다 보면 '홍시꽃'이 주렁주렁 핀 반계마을(웅촌면 고연리). 옛날 생각이 자꾸 났다. 우리 집엔 감나무가 없어서 참 먹고 싶었던 참 배고팠던 시절이 . . . .
싸늘한 겨울 바람이 물소리와 함께 계곡을 더 맑게 씻는 듯하고 . . . .
우
'운흥사지' 는 신라 진평왕때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하며 고려말 '지공대사'가 중건하였고, 한창때는 50개의 암자를 거느린 큰 사찰이었다고 하나 임진왜란때 소실 되고 광해군때 '대희 대사'가 중창을 했으나 후에 폐사가 되었다고 한다. 유물과 유적이 많이 발굴되었고 불교경판을 간행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지금의 운흥사는 운흥사터 아래에 옮겨져 이름만 차용한 것 같고 절의 외양은 별 볼게 없다
옛날의 영화는 간 곳 없고 크고 작은 돌들만 이리저리 뒹굴어 세월의 허무함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 수습된 '부도'(지금은 '승탑' 이라고 함)는 바로 보이는 숲 너머 한곳에 모아서 모셔 두었다.
절터 한 쪽에 감나무 한 그루 홍시를 달고 섰는데 판자에 새겨 놓은 글귀가 좀 머시기 하다.
그 글귀를 보고도 홍시를 따고 있는 용감한(?) 아저씨와 그 아래에서 주워 먹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 . . . .
홍시를 올려다 보는데, 선명한 이것의 정체는(?).
하늘 가운데에 웬 무지개가 선명했다.
정족산 정상 무렵에서 뒤돌아 본 모습.
앞쪽의 산 풀밭 처럼 보이는 너머 멀리 대운산 정상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치우쳐 삼각형 모양으로 달음산이 보인다.
계곡 맨 위쪽으로 천성산 2봉, 아주 멀리 약간 볼록한 봉우리가 천성산1봉(원효산) 이고 그 앞쪽으로 울룩불룩 솟은 능선이 일명 '천성공룡능' 이다. 신불산 공룡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7-8개의 암벽과 암봉을 오르고 넘어야 갈 수 있는 등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편편한 개활지를 지나 마지막 급경사. 바위가 멋있게 솟은 곳. 정상 부분. 몇 번을 그냥 지났는데 오늘 이바위를 '물범' 으로 부르기로 했다. '물범' 암 수 두 마리. 사랑 달라고 조르는 숫놈과 싫다는 암놈. . . .
높은 곳 곁에 또 다른 좀 높이 솟은 바위 꼭대기에 태극기 휘날리고 .
정상을 나타내는 표지석은 이렇게 외롭다.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제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서서 묵묵히 자기 할 일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