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東생각>은 2014년 9월 추가한 게시판으로 오로지 나 혼자 만의 생각을 써온 특별 게시판이다.
내용 중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때로는 글을 써놓고 이 내용은 작가회와 문예지를 대표하는 글이
아니라고 토를 달기도 한다. 즉, 게시판 이름 그대로 내 생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게시판에는 일반 글도 있지만 문학과 사회, 정치와 관련된 글들로 채워졌는데 특히 정치적인 내용이 대체로
많다. 그렇다고 내가 정치인일까? 의아해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어느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은 무당층이다.
따라서 나는 정치에서 자유롭다. 다만, 특정 정당을 비판 또는 비난하는 것은 그 뿌리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게시판을 살펴보니 지난 3월 윤석열의 친일을 넘은 숭일에 두 개의 글을 올렸을 뿐 이후로는
<開東생각>이 한 줄도 없다.
오늘 이 글 역시 문학도 정치도 아니다. 다만, 휴면화 되어 가고 있는 이 게시판에 뭔가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에서 쓴다.
따라서 평소 게재한 내용들과는 달리 개인사라도 늘어놓으려 한다.
나는 집사람이 작년 11월 저렇게 되고 난 뒤 검찰공화국의 무능과 언론 탄압, 정치 탄압, 노동자 탄압을 무수히 보고
들어왔지만, 집중이 되지 않아 아무 것도 쓸 수 없었다.
'남자가 마누라 좀 아프다고 이렇게 어깨가 늘어지고 정신줄을 놔서야 되겠어?"라고 하는 이도 있을 수 있는데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사람 하나 아픈 것이 이렇게 나를 흐트러놓을 수 있을까?
그런데 집사람은 조금 아픈 게 아니다. 컴퓨터로 치면 본체가 다 깨지거나 엉키고(수리불가), 모니터 전원만 깜빡거리는
격이다. 정신은 어디론가 도망가고 육체는 반송장이다. 아직 병명도 없다.
발병 1년, 아무런 희망도 없는 이런 상황에서 어깨 쳐지지 않고 집중력을 잃지않을 만큼 나는 강하지 못함을 고백한다.
모순적이지만 내게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우선 작년 11월 이전까지는 10시만 되도 빨리 자자고 하던 잔소리가 지난 1년간 없었다. 집에서 10개월 간병할 때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무반응이 긍정적?) 잔소리 할 때도 12시가 지나야 잤는데 지난 1년은 두 시든 세 시든 내가 자고 싶을 때
잔다. 그리고 이미 초안을 잡아놓고 있었기 때문에 집사람 건강과는 크게 관련 없지만 재작년에 이어 작년 11월에 다시 장편소설
초고를 완성했다. (가제는 '잡놈'으로 재작년 출간한 '여정'이 역사 겉핥기였다면, '잡놈'은 그냥 재미로 보는 묻지마 로맨스 소설)
문제는 빨리 자자는 잔소리도 없었는데 1년째 퇴고만 반복하고 있다. 출간을 내 생일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오는 11월 10일로 예정했었는데 이제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날짜에 맞추려면 8월에 탈고를 했어야 함)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문학의봄' 겨울호에 단편소설을 하나 싣게 됐는데 집사람이 소재를 제공해준 셈이다. 곧 실화에 가깝다는 것이다.
좋은 꿈들 꾸고 계신가요?
나도 이만 잘라요. ^^
첫댓글 開東 선생님!
어려움 속에서도 글을 쓰셨네요.
새롭게 출간될 소설 기대 됩니다.
속만 뒤집힐 뿐 시간은 많았어요.
와! 대단한 정신력입니다.
장편, 단편 모두 대박 응원합니다!
누군가는 단편소설은 한 달에 한 편 정도 써야 한다던데 그건 강 건너 불이고... 사실 이번 단편도
초고는 중편 분량에 가까웠는데 지면 사정상 절반 이상을 덜어내다 보니 좀 엉성해 보일 걸세.
어려운 상황에서 꽃 피운 귀한 작품,
기대됩니다.
고민만 하다가는 나까지 입원할 것 같아 그냥 쓰는 거죠.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요즘은 유튜브도 많이 봐요.
가을에 찾아오는 소설ㆍ기대합니다ㆍ
단편은 겨울호에 실리겠지만 장편은 기약이 없어요.
지금부터 준비해야 봄에 나올 건데 아직 문을 두드려 본 출판사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