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국 내 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의 화장품을 비롯한 소비재 기업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공략을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17일 중국 재정부가 소비재, 제조장비와 친환경제품 등 784개 품목의 수입관세율을 올해 1월1일부터 최혜국세율보다 낮게 조정한다고 발표한 것.
이에 따라 올해부터 화장품을 비롯해 조미료, 조제분유, 심장박동 조율기, 혈관 내 스탠트 등 생활용품과 의료용품, 자동생산용 로봇,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스크린, 전동자동차용 인버터 모듈, 리튬, 전지 등 장비제조업과 신흥전략산업 관련 설비, 부품과 원자재, 고령토, 운모판, 페로텅스텐, 안티몬 등 에너지자원 제품 및 선박선박평형수(Ballast Water) 처리설비용 여과기 등 친환경 제품, 거여목, 사료배합기 등 농산품, 오리털, 아마포섬유, 방적기 등 방직산업 관련 제품 등의 관세가 인하된다.
우선 화장품 수입관세율은 6.5%에서 5%로 인하된다. 다른 품목에 비해 인하폭이 낮아 최종 소비자 가격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여 관세 조정에 따른 수요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지난해 허가를 신청한 기업들 대부분이 올해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보여 중국 화장품 수출이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실제로 2009년을 제외한 2003년 이래 중국의 화장품 수입은 연간 3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2011년 중국의 화장품 수입은 9억4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37.1% 증가했으나 작년에는 중국의 규제 강화로 중국의 화장품 수입증가율이 예년에 비해 둔화되었다.
올해 중국의 수입관세율 인하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분야는 유아용 조제분유 및 포장식품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하대상 품목 중 유아용 조제분유는 기존 20%에서 5%로, 유아용 포장식품은 기존 15%에서 5%로 낮아졌다.
단, 조제분유 수입관세가 낮아진다 하더라도 관세가 떨어진 만큼 최종 소비자가격이 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멜라민 분유사태 이후 중국 소비자들이 외국 분유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분유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과 식품안전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안전한 제품을 최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분위기인데다 매년 15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하는 등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산 조제분유와 유아용 포장식품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각각 3%이며, 중국의 한국산 유아용 포장식품 수입비중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다리미,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 수입관세율도 기존 최고 35%에서 2013년부터 최저 8%까지 낮아져 주목된다.
하지만 소형 가전은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2년 정도 사용하고 교체하는 경우가 많아 고가보다는 저가를 많이 찾고 있어 한국산 제품보다는 중국산 제품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전기밥솥가격은 50~300위안이나 한국산 전기밥솥 경우 1000위안 이상으로 고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산 중국 소형가전 수출이 적지만 증가추세에 있고 관세 인하로 소비자 가격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소형가전 분야 역시 큰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용 공기조절기, 유압엔진, 콘택트렌즈 등 중국 수입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의 수입관세율도 낮아져 앞으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중국의 수입관세 조정에 대해 리젠(李建) 중국 상무부 대외무역연구소 소장은 수입관세 조정은 중국 대외무역의 장기목표와 정책이며, 이번 관세인하는 국내 소비를 확대하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대대적으로 민생관련 제품의 수입관세율을 인하할 만큼 중국에서 소비 위주의 성장방식 전환과 소비진작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며 최근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생필품을 조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해외로 이탈하는 소비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것 또한 이번 조정의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