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3일 월요일
10시~ 11시 30분 맑음
참석자: 공옥희, 김흥제, 양육희, 오수옥,
유영임, 이영숙, 이은희, 정영아, 정영임,
한현숙, 홍금순(11명)
낭독자료: 이문구 <관촌수필> 176쪽~ 224쪽
가을이 성큼 다가왔는가 싶더니 아직도 낮기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남아있는 오늘 대복이 이야기인 4. 녹수청산을 마치고
5. 공산토월로 넘어갔습니다.
낭독하다보니
" 일찍이 금년처럼 사람을 볶고 찐 여름도 없었을 줄 안다. "
라는 문구가 나타났습니다.
작가가 이 글을 쓰신 1973년 여름도 그렇게 무더웠던가보죠?
문득 2003년도에 타계하신 이문구 작가가 여태 살아계셨다면 올 여름 무더위를 어떻게 표현하셨을까를 생각하노라니 슬며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신문에서 쌀밥과 콜라와 포도가 먹고싶어 살인을 했다는 16세 소년 살인범 기사를 읽고 화자는 6ㆍ25 사변이 일어났던 해의 겨울을 떠올립니다.
피난살이를 하며 애 봐주는 댓가로 밀기울밥 한보시로 끼니를 떼우며 눈치밥을 먹은 경험은 소년 죄수에게 밥이라도 한번쯤 배불리 먹여줬으면 하는 마음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그 생각에 다음과 같이 말하며 제동을 건 이가 있었으니
"도대체 말야, 불갈비에 술을 걸치고 앉아서 말야, 무슨 새우젓 같은 소릴 허구 있는 거야."
귀에익은 말투는 바로 저의 첫직장 상사이기도 했던 한남철 작가님이셨습니다.
대학졸업과 동시에 입사한 회사에서 일할때만해도 그분이 작가인줄 몰랐습니다.
전직 중앙일보 기자이자 한창 잘나가고 있던 이순 작가의 남편되시는 분으로만 알았지요.
사회초년생인 저에겐 엄청 경이로울만큼
일을 효율적이고도 신속하게 처리하시던 능력자였습니다.
그렇게 알고있던 분이 관촌수필 속에서도 화자에게 노상 고기를 사주는 사람으로 등장하여 씨의 전화만 받으면 우선 입안에 군침부터 괼 정도였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고 그분의 갑작스런 죽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그렇습니다.
다른 회원분들도 <관촌수필>을 낭독하다보니 옛추억이 떠오른다고 말씀들하십니다.
살면서 한번쯤은 만나봤을 것 같은 인물들이 매개체가 되어 기억속에 저장되어 있던 추억들이 불쑥불쑥 솟아오르는건 아닐른지요?
저도 잠시동안의 인연이었지만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한남철 작가님의 기억을 글로 써보고싶은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첫댓글 관촌 수필 읽을 수록 빠져드는 책입니다.
책 제목만 보고 수필을 모아 놓은 책인가 보다 여러편의 수필을 읽겠네 하고 읽기 시작한 관촌 수필에 대해 무식하기 짝이 없던 나는 첫날 읽기를 마치기 까지도 토막토막의 글이겠거니 했는데 읽을 수록 아 이게 이어지는 이야기구나 읽을 수록 재미있네 하고 점점 빠져들어 가고 있습니다. 한번 쯤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졌어요
김흥제 선생님♥ <관촌수필> 읽을수록 점점 빠져들어가고 계신다고 하니 제가 작가이기라도한양 너무 반갑고 기쁩니다.
함께 관촌수필 낭독의 즐거움을 누리게되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