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체 활동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강옥자 (하이츠 88건강동우회 대표제안자 / 총무)
저는 경북 문경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서울로 대학을 왔습니다. 서울 와서 직장생활 좀 하다가 결혼하면서 중랑구로 왔어요. 면목동에 살다가 신내동으로 이사를 왔어요. 중앙 하이츠아파트에 온 날이 기억납니다. 2002년 1월 5일, 엄청 추운 날이었거든요. 아파트 내의 활동에 처음부터 관심이 많았던 것 아니었어요. 이사를 왔을 때 중앙 하이츠 아파트 난방 체계가 중앙난방이었어요. 저는 개별난방을 원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때 아파트 주민회의에 참여해서 의견을 내고 주민들과 협의하는 과정을 통하여 개별난방으로 바꿨던 경험이 있어요. 아파트에 살면서 꽃꽂이, 리본공예, 화훼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다가 부녀회 활동을 알게 되었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3개월의 활동 후 부녀회가 해체되었어요. 아쉬웠지만 부녀회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분들과 모임을 지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문서를 작성하는 것, 엑셀을 다루는 것, 파워포인트를 만들어 보는 것 모두 처음이라서 독수리 타법으로 배워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독학으로 하고 있어요.
김영옥 (하이츠 88건강동우회 대표제안자, 중앙하이츠아파트 동대표)
평범한 가정주부입니다. 중랑구에 산지는 30년이 넘었어요. 우연한 기회로 동네일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파트 동 대표 회장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성장하는 게 좋았습니다. 사실 힘든 일도 많습니다. 아파트에 문제가 있을 때 해결사 역할만 바라는 것 같을 적에는 힘들었어요. 속상한 일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파트에 대한 문제를 사람들과 논의하고 협의과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들이 아파트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찾습니다. 나도 사실 컴맹이지만, 계속 익히고 배웠더니 실수가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아파트 공동체 일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협의하는 과정 중에서 배우는 것이 많아요.
서광열 (하이츠 88건강동우회 대표제안자, 대표)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와서 대학교를 다녔습니다. 이후 인천에 본거지를 두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았어요. 현재는 중랑구에 거주하면서 무역협회 전문위원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역협회 전문위원 중에 동탄에 사는 분이 있어요. 아파트에 거주하시는데 아파트에 등산, 낚시 등 동호회가 12개가 넘습니다. 아파트 내에 주민 활동이 굉장히 활발했어요. 부러웠습니다. 요즘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서로 인사도 안하고, 서로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지낼 때가 많은데요. 우리 중앙하이츠88 아파트에서도 주민 활동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만만치 않았어요. 아파트 내에서 진행되는 주민 활동에 대한 인식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서일까요? 아파트 내에 주민들이 모여 화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었으면 좋겠고, 주민들이 모여 반찬도 만들고, 술도 한 잔 나누고, 그런 멍석을 까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 미래를 상상합니다.
김영주 (아파트 공동체 플래너)
천안에 살다가 결혼과 동시에 중랑구에 왔습니다. 그 전에는 중랑구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천안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중랑구에 터를 잡아서 오게 되었어요. 제가 결혼을 조금 늦게 했는데요. 현재 자녀는 둘이에요. 큰 애는 중1이고,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신내 8단지에 14년 동안 살았어요. 연고가 없는 곳에 오다보니 이웃을 만나고 싶었어요. 어디서 이웃을 사귀어야 하지? 제가 성당을 다니는 데 성당에 구역장이 있어요. 구역장이 찾아오셨는데, 이웃이 되어 주셨어요. 참 고마웠습니다. 누군가 이사를 오면 이웃이 되어줘야지, 다짐을 했어요. 비슷한 나이, 아이들 엄마를 만나면 먼저 인사를 건넸어요.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느낌이 좋았어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차 관계망이 늘어났고, 마침 뭔가 활동을 하고 싶어질 때 중랑구에 무엇이 있나? 찾아보다가 초록상상을 만나게 되었어요. 아이들 숲놀이, 먹거리 교육 등 관심 분야의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활동을 하다보니 관계망도 더 확장되고, 자기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을 활동을 알게 되었고, 공동주택 활성화 사업 커뮤니티 플래너 모집을 보게 되었습니다. 공동주택 플래너 활동을 하며 아파트 내에서도 다양한 주민 모임을 지원하고 활동하고 있어요.
우리 사업을 소개합니다.
사업명 : 함께 하는 건강 활동, 하나 되는 중앙 하이츠
단체명 : 하이츠 88건강동우회
사업을 시작한 배경으로는 중앙하이츠 아파트 내의 부녀회가 해체되고 노인회 외에는 주민들의 공동체가 없었어요. 입주민의 다양한 활동 욕구를 충족하고 이웃과 만날 수 있는 장이 필요했지요. 이웃 주민 간 정을 나누고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다양한 공동체 활동 프로그램의 제공으로 입주민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함께 하는 건강 활동, 하나 되는 중앙 하이츠'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아파트 단지 운영에 대한 입주민 참여도 향상을 기대하고 있어요. 부녀회 해체 후 노인회 외에 공동체가 전무함에 입주민의 다양한 공동체 활동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사업 초기라, 공간을 만들고 예산을 마련하는 등 준비 작업이 주로 이뤄지고 있어요. 프로그램 운영으로 이웃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이웃들을 모이는 장을 마련한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며 가장 즐거웠던 것
강옥자 - 발대식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 하이츠 88건강동우회가 발대식 하면서 즐거웠어요. 발대식 할 때 주민들의 호응도가 좋았어요. 주민들의 기대가 느껴졌습니다. 차츰차츰 시간 차를 두고 오긴 했지만, 기대치가 이 정도면 발전하겠구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건강 활동 프로그램 중 하나인 요가를 처음 모집 했을 때 인원이 안 올 것 같았는데, 결국 정원이 넘쳤습니다. 예비 명단까지 생겼지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하는구나. 지금도 예비 명단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분이 있을 때 이런 보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들, 꾸준히 참여하신 분들은 자세들이 더 좋아졌어요. 모두 다 함께 야유회까지 가게 되면 좋겠습니다.
김영옥 -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요가 프로그램이 호응이 굉장히 좋아요. 참여하는 주민들도 우리 아파트에 이런 활동이 있다고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 보람을 많이 느껴요. 우리가 이러한 장을 만들어 건강한 이웃사회를 만들고 있구나, 주민들에게 건강한 삶의 기회를 드리고 있구나, 일정 부분 기여를 했구나, 큰 보람이죠. 더욱 더 하이츠 88건강 동우회 활동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파트공동체 불모지에서 이렇게 해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10월에 야유회를 갈 예정인데요. 주민들이 더욱 더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려고 합니다.
서광열 - 사람을 만나는 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사람 만나는 일이 가장 즐거운 일입니다. 가장 즐거운 것은 많은 사람들,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것.
사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
강옥자, 김영옥, 서광열 - 공간, 시설 정비가 시급합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공간 마련 문제다. 주민들이 모여 운동도 하고 공동체 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아파트 공동체 사업비로는 프로그램 운영은 가능하지만 시설 정비는 어렵다. 이제 겨울이 온다. 난방도 해야 하는 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 열악한 환경이다. 또한 프로그램도 주민들이 만족하는 프로그램을 선별하는 게 필요하다. 주민들의 욕구 조사를 통하여 우선적으로 시작할 것들을 정해야 한다. 현재는 요가와 걷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고민은 주민들에게 아파트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확산할 수 있을까? 이 사업이 연속적으로 실행되어 주거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인식을 어떻게 확산하고, 활동가의 리더십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무형의 자산을 마련하는 것 또한 고민 지점이다.
나에게 마을이란?
강옥자 – 같이 생각하고 따라 다니는 같이 동반자. 마을은 나에게 그런 공간이다. 나갔다 들어왔을 때 편안하기도 하고 익숙하다보니, 어딜 가도 불안한 느낌이 없다. 산에 혼자가도 불안하지 않다. ‘우리 동네는 안전해. 믿음직 해. 가끔 개똥 있어서 눈살 찌푸려지긴 하지만, 좋다.’
서광열 – 나는 중랑구에 살고 있지만, 고교 친구 및 사회생활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강남에 산다. 모임을 주로 강남에서 한다. 내가 가끔 친구들을 중랑구, 봉화산으로 초대한다. 봉화산 한 바퀴 하고, 우리 동네 구경을 시켜준다. 맛집 가서 밥 먹고, 막걸리 집 가서 막걸리 한 잔 한다. 강남에는 이렇게 맛있는 막걸리집이 없다. 내가 사는 동네는 ‘맛있는 막걸리 집이 있는 동네, 친구를 초대하고 싶은 동네’다. 인간의 정이 넘치는 곳이다. 정겨운 곳. 마을이라는 곳은 막걸리다. 인간 냄새 풍기는 막걸리다.
김영옥 – ‘나에게 마을이란?’ 나는 이곳에 오래 살다보니, 여기는 고향이다. 바깥에 있다가 여기에 오니까 너무 편안해진다. 신랑이 전원주택 얘기하는 데, 내가 마음이 편안한 곳은 여기다. 관계망이 많아서 여기가 좋다. 마음이 편안한 곳. 물가가 싸다. 봉화산도 너무 좋다. 그리고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하게 되면서 서광열 대표님, 강옥자 총무님 등 좋은 사람들과 함께 화합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어 참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