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서울에 올라와 토익 공부를 할 때 종종 혼자 끼니를 때우러 가던 곳이 있었습니다. '라면집'이 그 가게의 이름입니다. 건물 한 쪽 구석에 위치하고 있는 이 곳은 강남 직장인들이나 근처 토익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주로 찾는 곳 입니다. 바깥에 나와 있는 입간판이 전부인 이 곳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듭니다. 저 또한 지인의 추천으로 위치를 알 게 되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라면집의 감동사례는 한결같은 맛과 정성이라 생각합니다. 이모님 두-세 분이서 함께 운영하시는 이 곳은 항상 손님들을 정감있게 맞아줍니다. 서울에서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해 라면집을 자주 방문했는데 제가 갈 때마다, 항상 혼자 와서 적게 시킴에도 불구하고, 이모님들은 밝게 인사 해 주시고 고생한다며 여러 음식과 반찬들을 챙겨 주셨습니다. 친척 집에서 아침 첫 차를 타고 혼자 학원에 와서 공부하다 늦게 들어가던 저에게 라면집은 몇 안되는 따스한 장소였습니다.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대학에 온 뒤로는 자주 가지 못해 이모님들이 저를 까먹으셨지만 항상 활기차게 인사 해 주시는 것은 여전하십니다. 맛 또한 제가 그 당시 먹었던 것과 변함이 없어 강남에서 간단한 약속이 있을 경우에는 제가 주변 친구들을 이끌고 방문하는 편 입니다. 정말 좁고 마주보고 식사할 테이블도 없는 가게지만 한결같은 맛과 정성, 그리고 특유의 분위기로 꾸준히 생각이 나고 강남에 갈 때마다 한 번씩은 들려 보게 되는 집 입니다.
지금은 3000원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면 그 당시 기본 라면 한 그릇 2500원에 밥 반 공기 500원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였습니다. 얼마 하지 않는 라면과 김밥, 주먹밥과 같은 음식들은 오픈된 주방에서 항상 정성스럽게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앉아서 라면을 먹고 있으면 다른 주변 직장인 분들과 이모님들이 정감있게 이야기 나누는 것을 들을 수 있었고, 그 분들 또한 이모님들 음식 솜씨를 자주 칭찬하셨습니다. 저 또한 라면이 너무 맛있다며 이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 매일 육수를 내고, 콩나물과 파 등 재료를 듬뿍 넣어 끓인다고 하셨습니다. 첫 방문 이후로 약 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꾸준한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기에 항상 그 당시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4동 벨라체 1층 라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