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강제동원- 와니시제철소로 동원된 사람들(대일항쟁기강제동원지원위원회)

[이국언]

와니시제철소로 동원된 사람들

사진의 뒷면에는 와니시 제철소의 주소와 구연석의 창씨명(都元榮治) 등이 기재되어 있다. 뒷면의 기재내용에 따르면 그는 ‘제5기 협화훈련대(協和訓練隊)’ 소속이었다.

구연석은 1943년 4월경 경남 사천에서 와니시제철소로 동원되었다. 동원 당시 그의 나이는 16세였다. 구연석은 당시 초등학교를 졸업한 총명한 소년이었는데, 집안 사정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일본제철주식회사의 모집에 응했다고 한다.

훗카이도의 제철소로 동원된 후, 구연석은 가족들이 궁금해 할 것을 생각하여 집으로 편지를 자주 보냈다. 가족들은 편지에서 그가 기차 신호수로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해방 직전 그의 귀환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가족들에게 구연석이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77세가 된 그의 동생은 형의 사망소식이 전해졌던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상하였다. “나는 사망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통곡을 하시던 장면만 기억날 뿐입니다. 근처에 어머니처럼 징용으로 아들을 잃은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우리집에 와서 어머니와 함께 통곡을 했습니다.”

수첩의 제목은 회중일기(懷中日記)이다. 이 수첩은 구연석이 동원지 와니시제철소에서의 생활을 기록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던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수첩에 그가 직접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훗카이도(北海道) 지도이다.

구연석이 무로란 공습경보 상황에 대한 기록을 남긴 부분이다.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5일간의 무로란 지역 공습을 시간까지 정확히 기록해 놓았다. 연도는 표기되어 있지 않으나, 잦은 공습경보 상황으로 보아 전쟁말기인 1945년의 기록으로 보인다. 개인의 짧은 기록에서 연합군의 함포사격을 앞두고 짙은 전황()에 휩싸여 와니시 제철소의 급박한 상황이 느껴진다.

[내용]

6월 26일 - 최초의 B-29 정찰

26일 새벽, B-29 1대 공습경보발령. 무로란 지국 경계경보 발령

6월 28일

28일 밤 20시 반경 B-29 1대 북해도 지구 정찰

6월 29일

29일 밤 12(시)반경 B-29 1대 정찰. 1대가 무로란 상공을 축회하던 중 방공정보에 의하면 상공을 초시하다가 결국에 발견됨. 용감한 8중대의 포격에 의해 보기 좋게 명중.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남양으로 도주하다가 결국 추락함.

6월 30일

30일 오후 12시 반경 B-29 한 대가 북해도 지구 정찰, 무로란에 경보발령.

7월 3일

3일 밤 1시 반경 느닷없이 무로란에 경보발령. 2시경 공습경보 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