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시민의 상식으로 언론의 민낯을 파헤치는 ‘언소주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해부해 볼 기사는 2026년 6월 24일 자 조선일보 사설, [주가 오를 때 즐기다 증시 흔들리자 "반성한다"는 무책임]입니다. 코스피가 하루아침에 900포인트 넘게 폭락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에 투자한 개미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시점. 참으로 시의적절하고 날카로운 정부 비판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기득권의 스피커가 이렇게 서민의 아픔에 공감하며 분노할 때는, 항상 그들이 감추고자 하는 ‘진짜 주범’이 커튼 뒤에 숨어있기 마련이거든요. 자, 돋보기를 들고 이 사설의 행간을 한번 뜯어보겠습니다.
1. 현상과 본질: '정부 때리기'라는 화려한 조명, 그 뒤에 숨은 진짜 포식자
이 사설이 말하는 껍데기(Fact)는 명확합니다. 금융당국이 위험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승인해놓고 이제 와서 후회하는 것이 무책임하며,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들이 선거 눈치를 보다 뒤늦게 폭탄 매도를 해서 시장이 무너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기사가 진정으로 유도하려는 프레임(Intent), 즉 본질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번 폭락장의 모든 책임은 오직 금융당국과 정부, 그리고 연기금에 있다"는 꼬리 자르기입니다.
사설을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증권사(금융투자업계)'입니다. 2배의 변동성을 가진 초고위험 단일 종목 ETF, 누가 만들었습니까? 금감원장이 밤새워 기획했나요? 아닙니다. 수수료 잔치를 벌이기 위해 증시 호황기에 탐욕스럽게 상품을 찍어내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지금 안 타면 벼락거지 된다"며 공격적으로 마케팅한 금융사들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금융당국의 '승인'과 '사후 대처'만 맹비난할 뿐, 폭탄을 제조해 팔아치운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침묵합니다. 대중의 분노를 '무능한 정부'라는 샌드백으로 유도해, 광고주이자 기득권 카르텔인 금융사들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는 겁니다.
2. 논리적 허점 타격: 폭락이 진짜 '선거용 연기금 지연' 때문일까요?
사설은 코스피 대폭락(9.99%)의 원인을 기관과 연기금의 '변칙적 매도 집행' 탓으로 돌립니다. "선거 직후인 4일 이후 14거래일 동안 6조 6천억 원어치를 한꺼번에 팔아치웠다"며, 선거를 위해 주가를 방어하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던졌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깁니다.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과연 그럴까요? 코스피가 9,100 선에서 8,200 선으로 하루 만에 900포인트나 빠지는 대폭락은 대한민국 기관투자자들의 6조 원 매도만으로 일어날 수 있는 규모가 아닙니다.
사설 앞부분에 슬쩍 지나간 "미국·이란 종전 합의 등 대외 호재에도 환율이 1,500원대"라는 문장을 보십시오. 환율이 1,500원이라는 건 엄청난 거시경제적 위기 신호입니다. 글로벌 자본이 한국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거대한 구조적 위기가 닥쳤는데, 사설은 이를 억지로 '선거와 연관된 연기금의 꼼수'로 축소해 정치적 공격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통계를 왜곡하진 않았지만, 인과관계를 비틀어 버린 전형적인 '침소봉대(針小棒大)'입니다. 거대한 글로벌 쓰나미가 덮쳤는데, "동네 이장이 댐 수문을 늦게 열어서 마을이 다 잠겼다"고 호통치는 격이죠.
3. 역사/사회적 맥락: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언론의 민낯
맥락을 봐야 합니다. 경제지나 보수 언론이 증시 호황기(코스피 9,000시대)에 어떤 기사들을 쏟아냈는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금융당국의 낡은 규제가 자본시장 혁신을 가로막는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과감한 파생상품을 허용하라"며 '관치 금융 철폐'를 외쳤을 겁니다.
만약 이찬진 금감원장이 한 달 전에 "위험하다"며 레버리지 ETF 출시를 막았다면? 조선일보는 다음 날 사설로 "시장주의 역행하는 금융당국의 시대착오적 몽니"라며 맹폭을 가했을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비가 오면 우산 장수를 패고, 해가 뜨면 짚신 장수를 패는 논리입니다. 시장이 좋을 때는 금융자본의 규제 완화 나팔수 노릇을 하다가, 거품이 터지고 개인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왜 당국이 리스크 통제를 안 했냐"며 엄격한 규제론자로 돌변합니다.
결국 이 사설은, '이익은 금융자본이 사유화하고, 손실에 대한 책임은 국가(정부)가 떠안게 만드는' 기득권 언론의 오랜 생존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주가 폭락으로 겪는 우리의 고통과 상실감은 너무나 큽니다. 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정치권의 숟가락 얹기도 분명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언론이 차려놓은 밥상머리에서 그들이 가리키는 손가락 끝만 쳐다봐서는 안 됩니다. 사설이 화를 내는 척하며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지, 그 교묘한 시선 분산을 읽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금융 소비자와 언론 소비자가 스스로의 주권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지금까지 언소주 사설 탐정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oTZObycA1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