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생일상을 차려
주기로 한 날이었다. 약속 시간전에 많은 어르신이 모였다.
커피를 한 잔씩 드리자 내 손을
붙잡고 연신 고맙다고 했다.
어르신들이 일찍 온 건 마음이
고파서라는 걸 나는 안다.
빨간 스웨터를 입은 할머니에게 눈길이
멈췄다. 할머니는 미역국을 먹다말고 눈물을 흘렸다.
나는 조용히 다가가 할머니의 거친
손을 잡았다.
그러자 할머니가 입을 열었다. "영감
죽고 50년 만에 받는 생일상이라---. 시집 오던 첫해에 영감이 미역국을 끓여 줬는데 이걸 보니 영감 생각나 넘어가질 않아." "할머니 제가
영감 해 드릴게요." "진짜가? 진짜?"
마음이 조금 풀렸는지 할머니는
미역국을 한 그릇 뚝딱 비웠다. 나는 할 일을 뒤로하고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기로 했다.
"새댁아 나는 나무가 최고 부럽데이.
봄에 꽃 핀다고 사람들이 보러 오제. 여름엔 덥다고 나무 밑에 모이제, 가을에는 단풍 본다고 찾지 않나?" 이에 내가
말했다.
"제가 이제 할머니 보러 올 테니
저의 나무가 되어 주셔요." 할머니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껄껄 웃었다.
행사가 끝나고 차를 타려는데 할머니가
다가와 내 손을 꼭 잡더니 무언가를 건네주고는 휙 가 버렸다.
그건 꼬깃꼬깃 구겨진 만
원짜리였다.
눈물이 났다. 어쩌면 전 재산일지도
모르는 그 돈에 할머니의 세월이 보였다.
돌아오는 내내 나는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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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김경아) 중에서 -
모처럼 통술집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통술집은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술을
시키면 안주가 따라 나오는) 실비집을 이야기 하는데 지금은 의미가 변하여 다양한 해산물이 나오는 선술집 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입니다.
마산에는 통술거리가 있는데 과거에는
오동동에 있었으나 지금은 신마산(경남대학쪽)으로 옴겨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해에도 있다고 하기에 가서
보니 다찌집이라고 간판에 적혀 있었습니다.
다찌집은 다찌노미야 라는 말에서 나온
말로 서서 먹는집, 즉 시간이 없기에 서서 얼른 간단하게 먹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바닷가 라서 그런지 해산물이 풍부하게
나왔고 특히 도다리 미역국이 제철음식으로 좋았습니다.
저녁을 먹지 않고 갔기에 거의 음식은
남기지 않았지만 주변 좌석에는 다소 많은 음식들이 남겨져 있어 빈곤속의 풍요란 말이 떠 올라 아쉬웠습니다
걸어서 돌아 오는 길은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는 양 가득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왜 우리는 항상 부족한 것만 이야기 하고 남을 비교하면서 살아갈까?
첫댓글 커피 한잔 ^^
반갑습니다!~~^^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